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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폭주 속 'K담배' 웃는다
산업 생활 2022.10.10 17:51:30최근 지속적인 달러 강세 기조로 KT&G가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KT&G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수출은 3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담배 수출 판가 상승으로 실적이 더 개선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G가 올 상반기 해외로 수출한 일반담배는 171억개비다. 2021년 같은 기간 (143억개비)보다 19.6%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수출과 해외법인에서 올린 판매량을 합친 일반담배 해외 매출액은 495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 늘었다. 올 3분기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달러 강세 까지 겹치면서 해외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이 실린다.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면 수출 물량의 원화 환산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 간 원·달러 환율이 10% 가량 올랐는데 업계는 환율 10% 상승 시 KT&G의 연결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 대비 5.5%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2분기 부진했던 중동 수출 회복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KT&G가 3분기 수출한 담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G 관계자는 “2015년부터 수출 및 해외 법인 판매 담배량이 국내 판매량을 역전할 정도로 해외 시장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 국가가 현재 124개국까지 증가했고 주력 제품인 ‘에쎄’ 판매량이 중남미, 인도네시아 등에서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KT&G는 2020년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전자담배 ‘릴(Lil)’을 판매하고 있는데 수출 국가가 1년 전 일본, 카자흐스탄, 세르비아 등 10개국에서 현재는 이탈리아, 폴란드 등까지 25개국으로 늘어났다. KT&G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전 세계 이동량이 늘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면세사업 공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KT&G의 국내 시장 일반담배 점유율은 65.4%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 3분기에도 비슷한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릴 솔리드’, ‘릴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올 1분기 45%의 점유율로 첫 1위를 달성했으며 2분기에는 47%로 두 개 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르면 올 안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궐련형 전자담배도 선보일 계획이다. -
반도체난·금리인상에…은행 오토론 직격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0 17:50:06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대출금리까지 치솟으며 시중은행의 자동차대출(오토론) 실적이 올 들어 급감했다. 차량 출고가 장기화되며 일부 은행은 오토론 취급을 아예 중단했다. 1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오토론 신규 취급액은 신차 3702억 원, 중고차 1792억 원 등 총 5494억 원을 기록했다. 7개월 동안의 실적이기는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신차 대출은 76.3%, 중고차 대출은 59.6%나 쪼그라든 수치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시중은행의 오토론 취급액은 1조 원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시중 5대 은행의 오토론 신규 취급액이 매년 2조 원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은 평년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취급액이 급감했지만 평균 연체율은 0.46%로 지난해(0.49%)와 비슷했다. 가파르게 오른 금리가 오토론 회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대란’에 경기 침체까지 겹친 것이 실적 악화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신차가 나오는 속도도 줄고 차를 구입하는 사람 자체도 적어지니 대출 역시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총 81만 80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5%나 감소했다. 일부 은행은 오토론 취급을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지지난해와 지난해 말 각각 ‘채움오토론’ ‘오토론 전환대출’ 판매를 종료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하나 남은 자동차 관련 상품인 ‘NH간편오토론’마저도 10개월이 넘게 판매를 중단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상품 리모델링 관계로 중단한 것”이라며 “다만 재개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주택이나 전세 대출 등 필수재 관련 대출은 유지돼도 자동차처럼 필수재가 아닌 상품 대출은 감소했다”며 “대출을 받아서까지 차를 사야 할 유인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판매를 중단한 농협은행을 제외하고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오토론 금리는 신차 기준 5.27~8.59% 수준(국민·신한은 금융채 6개월, 하나·우리는 신규 취급 코픽스 6개월 기준)이다. 오토론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의 금리는 일주일 전보다 0.06%포인트 더 오르기도 했다. 민 의원은 “고환율·고물가에 따른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에 따른 고유가마저 예상돼 한국 경제의 전망이 어둡다”며 “연체율의 경우 아직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안심하기 이른 단계인 만큼, 차주의 부담이 심화되거나 연체율이 급등하지 않도록 금융권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토론의 급감이 외부 요인도 있지만 상품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토론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는데 오토론과 같은 역할을 하는 카드사 및 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은 DSR 산출 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2020년 금융위원회에 “오토론은 자동차 구매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며 DSR 산출 대상에서 오토론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경우 자동차 금융시장의 후발 주자로 뛰어들면서 취급 수수료 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했었는데 이제는 2금융권에서도 과거의 불합리했던 부분을 많이 개선하고 플레이어도 많아지면서 시장이 평준화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
[알립니다] 제23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금융, 경계를 넘어 컨버전스로’
오피니언 알립니다 2022.10.10 17:45:36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산업·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금융회사도 은행·보험·카드 등 각 업종 내에서 뿐만 아니라 업권·산업 간 경쟁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산업은 그동안 여러 가지 규제로 새로운 도전이 막히고 전통 금융 이상의 것을 시도하기 무척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 현상 심화로 우리 금융도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동시에 그 이후 도래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서울경제신문은 금융 당국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학계·연구기관의 전문가를 모시고 ‘리빌딩 파이낸스 2022-금융, 경계를 넘어 컨버전스로’라는 주제로 ‘제23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을 개최합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새 정부의 금융정책 과제와 방향’을 내용으로 기조 강연을, 최흥범 삼정KPMG 파트너가 ‘슈퍼앱 전쟁과 금융산업의 미래전략’이라는 내용으로 주제 강연을 맡습니다.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서도 생중계됩니다. 많은 성원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주제=리빌딩 파이낸스 2022-금융, 경계를 넘어 컨버전스로 ◇일시=2022년 10월 18일(화) 오전 7~9시 ◇장소=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별관 B2F) ◇문의=서울경제신문 마케팅기획부 (02)724-8781 주최:서울경제신문·SEN 서울경제TV 후원: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
잡힐줄 모르는 물가·환율에…한은, 역대 두번째 빅스텝 '성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0 17:43:06고물가·고환율 위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시 한번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나 가계 이자 부담 등이 걸림돌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빅스텝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이미 10월을 넘어 11월까지 빅스텝을 밟게 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이 이번에 빅스텝을 하게 되면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4월·5월·7월·8월에 이어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빅스텝을 할 경우 기준금리가 2.50%에서 3.00%로 단숨에 뛰어올라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25bp(1bp=0.01%포인트)보다 50bp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동안 ‘성장과 물가 전망 경로가 다르지 않으면 당분간 25bp씩 금리를 올리겠다’는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제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연준이 올해 말 정책금리에 대한 전망치를 3.4%에서 4.4%로 대폭 높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총재도 “미 연준 최종 금리에 대한 기대가 상당 폭 높아졌다”며 전제 조건이 달라졌음을 인정했다. 이 총재가 국회에서도 사실상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시장금리도 이를 반영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26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55%로 전일 대비 0.35%포인트 급등하면서 2009년 10월 28일(4.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당일 이 총재가 국회에서 “(10월) 금통위에서 새로운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발언하자 즉각 반응한 것이다. 이달 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28%로 소폭 하락했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4%까지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상태다. 최근 나타나는 여러 경제지표도 빅스텝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5~6%대 고물가 상황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도 1400원을 넘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를 막을 방법은 금리 대응뿐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환율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을 통해 고물가 상황 고착화를 방지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빠른 긴축 속도 역시 고려 대상이다. 현재 한미 금리 역전 폭은 0.75%포인트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25bp를 올리고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한번 75bp를 인상한다면 금리 역전 폭은 1.25%포인트로 확대된다. 한은이 11월 금통위에서도 25bp를 올린다면 연준이 50bp만 인상해도 역전 폭은 1.50%포인트로 역대 최대 격차와 같아진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환율·물가 연쇄 상승이 나타날 뿐 아니라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도 커질 수 있는 만큼 금통위가 빅스텝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11월까지 빅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BNP파리바는 한은이 10월과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50bp씩 올려 3.50%까지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 역시 “한은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이라며 “11월에도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에 11월 금통위는 25bp 인상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리를 빠르게 올려 경제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다면 오히려 환율 불안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수출 둔화 등 경기 위축에도 최근 연준의 가파른 긴축 시사로 인한 자본 유출이나 원화 약세 압력을 누그러뜨리고자 금리 인상 폭을 50bp로 확대할 것”이라며 “추후 연속 빅스텝 가능성도 남겨둘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긴축 강화에서 자칫 인상 폭이 미흡하거나 소외될 경우 외환시장 경로를 통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10월에 이어 11월까지 빅스텝 인상 여지가 크고 내년 1분기까지 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사주 소각·전기차소재 진출 호재…금호석화, 6일간 20% 급등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0 17:41:15금호석유(011780)화학의 주가가 질주하고 있다.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결정과 전기차 소재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나선 점이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쇼트커버링 수요까지 가세해 주가를 더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석유는 전 거래일보다 1만 500원(8.47%) 오른 13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거래일 동안 19.56% 올랐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달 26일부터 9거래일 연속 사들이며 총 118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가도 같은 기간 121억 원 순매수했다.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 호재로 작용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20일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했다. 이번 소각 대상은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수의 3.2% 규모다. 지난해 발표한 별도 당기순이익의 5~10%를 자기주식 취득·소각에 사용한다는 계획보다 5%포인트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기차 소재 사업 육성에 나선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석유는 올해 6월 2차전지 소재로 활용되는 탄소나노튜브(CNT)와 전기차 경량화 소재로 대표되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중점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쇼트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매수)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유의 4일 공매도 잔액은 시가총액의 0.57%에 해당하는 207억 원이었다. 지난달 7일 공매도 잔액(452억 원) 대비 245억 원 감소했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황이 당분간 부정적이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 실적은 환율 상승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충격으로 대부분 전 분기 및 시장 컨센서스 대비 큰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내년 경영계획 짜야 하는데…답 없는 정부에 기업만 ‘한숨’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0 17:40:4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 인하 방안이 도리어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대 야당이 법인세 감면을 ‘초부자 감세’라며 강력 반대하는 가운데 정부도 뚜렷한 돌파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앞서 추진한 종합부동산세 3억 원 특별공제(종부세 인하)가 사실상 무산됐는데도 아직까지 공식 포기 선언도 하지 않아 납세자들의 불안만 키우고 있는 상태다. 10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제출한 법인세 인하 방안은 여야 간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잇달아 설명회 등을 개최하면서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법인세 인하는 어차피 국회 통과가 어려우니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냉랭한 반응이 더 많다고 한다. 4~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기획재정위원회에 소속된 대다수 야당 의원들이 법인세 인하 수용 불가 방침을 드러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인세 인하를 통한 성장론(論)은 하버드대 교수들도 ‘가짜 만병통치약’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법인세 인하 절대 불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야당 의원들도 단일 대오로 전선을 형성하는 구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당장 내년도 경영전략을 짜야 하는 기업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기업들은 추석 연휴 이후 내년도 경영계획 입안에 들어가는데 환율·원자재·금리 같은 변수에 더해 법인세까지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에 빨려 들어가 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단순히 법인세 감면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추산하기 어렵다는 수준이 아니다. 법인세 인하 여부에 따라 토지 등 자산 매각 시점, 법인세 인하분을 활용한 재투자 계획 수립 등 경영 전반이 이번 세법 개정에 따라 완전히 꼬여 버릴 수도 있다는 게 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국내 화학 계열 대기업에서 경영전략 수립을 맡고 있는 한 부사장급 임원은 “예년 같으면 내년 경영전략을 최종 확정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지금은 워낙 불확실성이 크다”며 “대외 요인도 복잡한데 국내 정치적 요인까지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야당의 반발을 돌파해 낼 당정의 구체적인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 내부에서는 법인세 인하도 야당의 반대로 불발된 종부세 완화 전철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온다. 정부는 앞서 1세대 1주택자를 대상으로 종부세 비과세 기준을 기존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3억 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현재 국회 논의가 중단됐다. 보유 주택 공시가격이 11억~14억 원에 속하는 1주택자 9만 3000명은 올해 세금을 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 몰려 있다. 정부는 “법인세 인하는 순기능이 더 크기 때문에 야당이 논리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울 것(기재부 고위 관계자)”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올해 세법 개정안이 이미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정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학생 취업률이 45%에 불과한데 법인세 인하는 청년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라며 “논리적 설득이 어렵다면 야당과 정치적 ‘빅딜’을 해서라도 반드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가 일각에서는 야당과 정상적 논의가 어렵다면 차라리 법인세 인하 1년 유보를 선언하고 남는 세수(稅收)를 활용해 경기 침체에 대응한 확대 지출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세제 개편을 통한 내년도 세수 감소액이 6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세법 개정이 불발될 경우 이 돈은 그대로 용처 없이 국고에 저장된다. 민간연구소의 한 임원은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과 세금인데 지금은 두 문제가 하나로 엮여 있다”며 “어차피 내년부터 경기 침체로 접어든다고 본다면 통화정책으로는 한계가 있고 재정지출 정책이 필요한 만큼 야당에 끌려다니지 말고 적극적 전략 변화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LG 직원에게 고객은?"…구광모 회장 묻고 직원 답하다
산업 기업 2022.10.10 15:34:21구광모(사진) LG그룹 회장이 연일 ‘고객 경험 극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회사 내 공모전, 포털 교육, 시상식 등 사내 행사를 통해 끊임없이 이 슬로건을 임직원에게 전파하며 ‘고객 중심’ 문화를 LG에 정착시키는 모습이다. 10일 LG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나에게 고객은 ○○○다’라는 질문에 임직원들이 직접 답하는 공모전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고객 가치에 대해 고민한 뒤 사내 포털 ‘LG 라이프’를 통해 글을 올려 참여했다. 기발한 문구를 생각해 낸 임직원 100명에게는 LG전자 스탠바이미 등 경품을 제공한다. LG그룹 임직원들은 ‘나에게 고객은 환율이다. 이유 없는 변동은 없다’ ‘나에게 고객은 약이다. 가끔은 쓰지만 고객이 있어야 회사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공모전에 응모했다. 참여한 임직원들은 “질문에 답하면서 나에게 고객은 누구인지 업무 연장선에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LG그룹의 공모전 개최는 지난 4년간 회사 안팎에서 ‘고객 가치’를 강조해 온 구 회장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 2018년 6월 취임 이후 그는 신년사, 사장단 회의, 현장 경영 등 공개된 자리에서 항상 고객을 언급했다. 한 예로 지난달 29일 사장단회의를 주재한 구 회장은 “미래 고객이 누구이고, 정말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에 대해 우리는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것이 미래 준비의 시작”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번 공모전 역시 그의 의지를 LG 임직원과 공유하기 위해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공모전 외에도 고객 가치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그룹사 홈페이지, 사내 방송, 포털 등에 고객 가치에 관한 콘텐츠를 공개하고 ‘LG 어워즈’로 고객 혁신을 해낸 임직원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다. -
염재호 의장 "데이터청·산업정보원 별도 설립해 공급망 문제 선제 대응을"
산업 기업 2022.10.10 14:09:25“우리처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는 요소수만 없어도 난리가 나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할 기관이 있어야 됩니다. 통계청보다 더 중시해서 만들어야 할 게 ‘데이터청(廳)’이에요. 국가정보원처럼 전 세계 산업·자원 정보를 전담할 ‘산업정보원’도 별도로 둬야 합니다.” 염재호(67) SK(034730)㈜ 이사회 의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무실에서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나 무역 적자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염 의장은 취재진이 어떠한 질문을 던져도 막힘없이 대안을 쏟아냈다.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깊이 고심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금 데이터가 얼마나 많습니까. 글로벌 가치사슬에 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국정원보다 더 강력한 산업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시대가 됐어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보호무역주의로 가고 있는데 글로벌 패권 다툼이 심화할수록 자국 중심주의가 더 강화될 겁니다.” 염 의장의 전망이었다. 그는 이어 “중동 원유 문제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나오면 국가가 휘청이지 않느냐”며 “그런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서 막아야지 사후에 대응하려면 지금처럼 힘들다”고 꼬집었다. 기업이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글로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기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염 의장은 정부가 데이터·공급망 정보 수집 기관을 만드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기업들의 싱크탱크(정부 정책·기업 전략 연구소) 운영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은 싱크탱크만 3000개나 되는데 우리도 기업이 이를 만들겠다고 하면 세제 혜택을 많이 줘야 한다”며 “지금은 경제도 총체적인 안보 문제라서 어디에 저렴한 원자재가 있는지 등의 정보는 기업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의장은 지금 같은 미중 갈등, 자국 보호주의 강화 국면일수록 한국이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으로 안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염 의장은 특히 새 강대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두려워하게 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는 뜻의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를 들며 “강대국 간 갈등에서 이스라엘처럼 철저히 장사만 하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는 북한의 존재가 있어서 입장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한반도나 남중국해에서도 무력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도 반도체·배터리 등 ‘한국이 공격을 받으면 전 세계의 공급망이 충격을 받는다’는 수준의 핵심 기술이 10개만 있어도 우리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짚었다. 초격차 기술만이 미중 갈등과 글로벌 보호주의 환경에서 한국 경제가 생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설명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복합 위기의 파도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국가의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염 이시장은 “정부는 죽기 살기로 싸우는 기업들에 괜한 훈수를 두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낫다”며 “축구장의 잔디만 잘 깎으면 되지 그라운드에 서서 선수들에게 지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 활동에 대한 정치권의 태도에 그만큼 실망했다는 뉘앙스가 강했다. 그는 국내에 만연한 반(反)기업 정서부터 서둘러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쟁 국가들이 앞다퉈 미래 산업 육성에 나서는 상황에서 우리만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염 의장의 지론이었다. 염 의장은 “리쇼어링(해외 이전 기업의 국내 복귀)이 계속 심화할 텐데 우리는 법인세 감면 같은 정책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다”며 “예컨대 바이오를 육성할 생각이면 택스프리존(면세 구역) 같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겠다고 스타트업에만 돈을 대주고 정작 세계와 싸우는 대기업에는 잘못만 묻는다”고 지적했다. 염 의장은 그러면서 “국세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만 26%에 달한다”며 “국세의 약 30%는 소득세인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도 기업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내는 세수다. 회사는 보유 재산에 대한 세금도 따로 낸다”고 지적했다. 국가 세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을 육성해 재정과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기업 지원=특혜’라는 낡은 이념의 덫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염 의장은 앞으로 사회에서 기업인들이 맡는 역할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 자체를 바꾸는 선두에 설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그는 “18세기 시민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사상가들이 사회를 바꿨지만 지금은 사상가도, 정치인도 아닌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 같은 기업가가 사람들의 삶을 혁신한다”며 “기업가들도 이제 납세 등 소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여하고 책임도 지고 목소리도 내야 한다”며 “이제 기업인들이 목소리를 내는 방향으로 문명사가 달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염 의장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을 옥죄는 제도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제 규제는 풀고 사회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며 “직원 몇 만 명을 데리고 있는 경영자가 모든 사고를 어떻게 다 책임지느냐. 같은 논리라면 재해 발생 시 대통령, 야당 대표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사회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지 않고 기존의 것은 다 잘못됐다는 식으로만 접근한다”며 “미래 기획을 해 주는 사람은 없고 과거를 단죄하는 사람들만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미래를 위협하는 저출산 문제에도 염 의장은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그리스의 스파르타도 금욕주의에 따른 저출산 문제를 노예로 충당하려다가 군사력이 약화하면서 무너졌다”며 “지난해 정부의 저출산 예산이 43조 원인데 출생아 26만 명에게 1억 원씩 나눠줬어도 남았을 수준으로 비효율적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염 의장은 우리 대기업이 지향해야 할 경영 방식을 두고는 소유(오너) 경영과 전문 경영을 융합하는 형태를 추천했다. 오너 경영은 장기·책임 경영에 강점을 보이는 형태로 두되 각종 복잡한 기업 현안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생각이었다. SK그룹 역시 경영 영역을 체계적으로 나눠 최태원 회장은 기업 비전과 조언자 역할만 맡고 나머지 세부 사안은 전문 경영인이 최종 결정권까지 쥔다고 소개했다. 염 의장은 “‘SK 퓨처 리더 프로그램(SFLP)’ 등을 통해 차기 리더로 키울 젊은 직원을 매년 뽑아 훈련시키고 있다”며 “최 회장도 경영 시간의 15%를 이들에게 쓰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 기업의 경우 이 같은 시스템을 발판으로 항상 최고경영자(CEO) 상비군을 3~4명씩 두고 있다”며 “SK㈜ 이사회도 인사위원회를 통해 CEO 후보군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 이 같은 CEO 육성 방법을 전 계열사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 의장은 ‘대기업 이사회는 총수의 거수기’라는 일각의 의구심에 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SK㈜ 이사회는 2019년부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보완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염 의장은 2019년 3월 이후 현재까지 3년 이상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염 의장은 “지난해 이사회를 14번 열었는데 안건마다 이사회 산하 위원회 등에서 2~3시간씩 수차례 논의·수정해 회의에 올라오다 보니 당연히 거부하는 게 많지 않다”며 “정부의 국무회의도 차관회의 등에서 이미 다 조율된 게 올라오기에 거부되는 안건이 없다. 이사회가 거수기라는 건 국무회의도 거수기라는 논리”라고 말했다. 그룹 내 이사회의 주요 역할에 대해서는 “세계적 흐름이나 위험 관리 등에 집중하면서 미래를 위한 포석을 놓는 작업을 한다”며 “특히 투자전문회사로 변모를 선언한 SK㈜는 지주회사로서 배당만 받고 군림만 하는 게 아니라 선제적 상생 투자나 인류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투자 등도 모색한다”고 밝혔다. 정리=윤경환 기자 사진=권욱 기자 He is… △1955년 서울 △서울 신일고 △고려대 행정학 △고려대 행정학 석사 △스탠퍼드대 정치학 박사 △1990년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2007~2013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문위원 △2009~2013년 한국연구재단 BK21 사업관리위원회 위원 △2010년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회 자문위원장 △2010~2015년 행복나눔재단 이사 △2010~2015년 서울시 산학협력포럼 회장 △2011~2013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2012~2015년 우정사업운영위원회 위원장 △2012~2015년 한일미래포럼 대표 △2014~2015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단장 △2014년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2015~2019년 제19대 고려대 총장 △2019년~ SK㈜ 이사회 의장 -
국내기업, 환율급등에 올 4분기 전망 '흐림'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10.10 13:29:47기업들은 올 4분기에 국내 제조업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산업연구원이 국내 10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시황(92) BSI, 매출(95) BSI가 모두 3분기보다 하락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 분기 대비 경기 개선 전망이, 0에 근접할수록 경기 악화 전망이 각각 많다는 뜻이다. 시황 전망치는 3분기 95에서 4분기 92로, 매출 전망치는 97에서 95로 각각 하락했다. 내수(94)와 수출(97) 전망치도 2분기(내수 96·수출 99)보다 각각 하락해 기준선을 밑돌았다. 4분기 설비투자와 고용 전망치는 각각 96, 98로 3분기 101, 103보다 낮아지며 기준선을 하회했다. 기업들은 경영 활동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복 응답)에 대해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 비용 부담(70.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인플레이션 심화(49.9%)’, ‘금리 상승(44.1%)’, ‘코로나 재확산(38.9%)’ 등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이른바 ‘3고(고환율·고물가·고금리)’ 현상의 어려움은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74.8%)이 대부분이었다. -
롯데免 "日여행 내국인 모셔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0 11:12:46이달 11일부터 일본 무비자 자유여행이 허용되면서 면세점 업계가 내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롯데면세점은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내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일본 도쿄 2박 3일 여행권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10일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말까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4000달러 이상 구매한 내국인 고객 25명을 대상으로 대한항공 왕복 항공권, 호텔 숙박권 등이 포함된 일본 도쿄 2박 3일 여행권을 2매씩 선착순 증정한다. 또 50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 중 응모를 완료한 고객 5명에게도 추첨을 통해 여행권 2매를 증정한다. 롯데면세점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는 NHN여행박사와 손잡고 합리적인 가격에 특전을 더한 일본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아울러 11월 말까지 일본으로 출국 예정인 내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1달러 이상 구매 시 ‘LDF 페이’ 5000원을 증정하고,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는 화장품·향수 전용 ‘더드림’ 포인트 10달러를 증정한다. 또 롯데면세점 회원 모두에게 도쿄긴자점 전용 1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높은 환율에도 최근 3개월 기준 내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증가하는 등 오름세”라며 “해외여행 선호도가 높은 일본의 자유 여행길까지 열려 내국인 매출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변동성 위기 수준…경상수지·한미금리 등 복합 작용"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10 11:00:00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이후로 환율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한미 금리 격차, 위안화 약세, 경제주체의 심리 악화 등 각종 요인이 복합 작용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다양하고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외환시장 불안정성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 배경에는 경제 심리 악화, 통화정책 요인과 위안화 동조성, 국제수지 요인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원·달러 환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한미 단기금리 차이, 경상수지, 위안화·달러 환율, 뉴스심리지수 등으로 분석했다. 한미 단기금리 차이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중이 각각 1%포인트 확대되면 원·달러 환율은 각각 1.45%포인트, 1.8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고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진 것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주체의 심리 악화나 위안화 절하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발생했다. 뉴스심리지수가 1% 상승하면 원·달러 환율은 0.03%포인트 하락한다. 위안화 환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도 원·달러 환율은 0.44%포인트 상승했다. 한중 경제가 상호 긴밀하게 얽힌 만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경상수지 흑자 폭 감소 등 경제 펀더멘탈 악화에 의한 것일 뿐만 아니라 경제주체의 심리 악화와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에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외환시장 불안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환율 변동성 지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7~9월 변동성 지수는 72.1포인트로 장기평균 수준인 50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외환위기(85.5포인트), 2001년 닷컴버블(82.9포인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83.3포인트) 등 과거 위기 때보다는 낮다. 하지만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인 만큼 환율 변동성 수준이 과거 위기 시기에 근접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외환시장 안정화는 물론이고 대외 경쟁력 제고, 국내 경제 펀더멘탈 유지 등 다양한 정책 대응을 해야 한다”라며 “외환시장에 급격한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
'품절' 아이폰14 프로, 다이내믹 아일랜드·AOD 등 매력적 기능 '듬뿍'[잇써보니]
산업 IT 2022.10.10 10:22:45매년 “혁신은 없다”는 반응에도 또 다시 ‘물량 부족’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14 프로’를 사용해 보면서 애플의 ‘급 나누기’ 전략이 제대로 통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기존의 노치 대신 들어간 펀치홀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다이내믹 아일랜드’와 애플 최초의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 최대 120Hz의 가변 재생률과 더 밝아진 디스플레이, 여기에 2배 망원 줌 옵션과 A16 바이오닉칩까지 모든 프리미엄 기능을 프로 시리즈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과 이동통신사는 물론 애플스토어나 리셀러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아이폰 14 일반 시리즈는 재고가 남아 있지만 프로 시리즈는 ‘품절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14 프로를 사용해 보면서 처음 눈에 확 띄는 변화는 AOD 기능이다. 갤럭시 시리즈에는 오래전부터 있던 기능이지만 아이폰에는 14 프로 시리즈에 처음 적용됐다. 뒤늦게 들어간만큼 시간과 알림 등만 나왔던 갤럭시와 달리 배경화면까지 지원해 색다른 느낌이었다. 배경화면까지 나오면서 배터리 소모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전작 대비 20% 더 적은 전력을 소모하는 A 16칩과 1Hz까지 떨어지는 가변 주사율 덕에 배터리 사용 시간은 큰 변화가 없었다. ‘꼼수’와 ‘독창적’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다이내믹 아일랜드는 쓸수록 마음에 쏙 드는 기능이었다. M자 탈모라는 놀림을 받았던 노치 대신 카메라 모듈 부분만 뚫은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14 프로부터 처음으로 적용했지만 애플이 페이스 아이디(얼굴 인식 기능)를 고집하면서 옆으로 길쭉한 알약 모양의 디자인이 됐다. 노치보다 더 눈에 거슬리는 어정쩡한 모습이었지만 애플은 중요 경고나 알림, 현황 등 각종 정보를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표시하는 창구로 승화시켰다. 실제로 벨소리 전환이나 충전 상태, 에어팟 사용 등 알림 및 시스템 현황은 물론 음원 재생 등 백그라운드에서 작동 중인 활동에 대한 정보 확인이 용이했다. 애니메이션도 부드럽고 재생하고 있는 음원의 앨범 자켓 색상까지 표현하는 등 애플이 이 기능에 상당히 집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외에는 써드 파티 앱에서 이 기능이 지원되지 않지만 추후 지원이 되면 상당히 유용한 기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카카오T’나 ‘배달의 민족’ 등의 앱에서 호출한 택시나 배달 음식이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등의 정보도 조만간 제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존 노치 보다 펀치홀이 디스플레이 아래로 더 내려오면서 전체 화면으로 동영상을 재생할 때 더 방해가 되는 점은 아쉬웠다. 디스플레이의 밝기 또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중 가장 높은 밝기를 지원하는 등 크게 개선됐다. 햇볕이 강한 야외에서도 화면이 전작 대비 확연히 잘 보였다. 카메라는 2배 망원 줌 기능이 지원 되면서 3배 줌만 지원됐던 전작의 부족했던 점이 보완됐다. 기존 아이폰 13 프로로 촬영시 3배 줌만 지원되다 보니 너무 가깝게 찍혀 부담스러웠던 아이폰 유저에게는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 인물이나 음식을 찍을 때 2배 줌 기능이 상당히 유용했다. 여기에 야간이나 어두운 실내 등 저조도 상황에서의 사진도 상당히 개선됐다. 다만 야간 촬영시 빛이 렌즈의 경통이나 렌즈 면에 반사돼 반전된 광원 모양이 센서에 잔상으로 남는 현상인 이른바 ‘고스트 현상’은 14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아이폰 14 프로를 사용해 보면서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이러한 많은 기능들로 인해 충분히 매력적인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14프로는 155만원 부터 14 프로맥스는 175만원 부터 시작했지만 실제 대다수 사용자들이 프로 시리즈로 몰리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
"킹달러에 보수적 외화 관리 박차"… 은행, 모바일 환전 서비스도 축소
경제·금융 은행 2022.10.10 09:00:00IBK기업은행이 최근 소액 환테크 용도로 인기를 끈 모바일 환전 서비스를 축소 운영하기로 했다. 원·달러 환율이 13여 년 만에 1430원을 돌파하고 연내 1500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이 외화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원(ONE)할 때 환전지갑’ 서비스의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24시까지로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 ‘i-ONE 뱅크’를 이용해 외화를 환전하고 기간에 상관없이 환전한 외화를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24시간 365일 고객이 원할 때 자유롭게 외화로 환전하고 원화로 재환전할 수 있었다. 외화 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이용 가능한 점도 특징이었다. 이같은 편의성 때문에 ‘짠테크족(짜다+재테크의 합성어·생활비 등을 아껴 소액을 투자하는 것)’ 사이에서 해당 서비스가 소액 환테크 용도로 인기가 높았다. 서비스는 하루 최대 3000달러 이내에서 환전할 수 있고 최대 1만 달러까지 보관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들의 높은 만족도에도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이 서비스 운영 시간을 축소하고 나선 것이다. 기업은행 측은 “결제 방법 관련해서도 기존에는 무통장 입금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안 된다”며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에서 이러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외 다른 시중은행 역시 높은 환율 변동성에 따른 외화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다. 같은 달 26일에는 하루 만에 20원 넘게 급등하며 1420원에 이어 1430원까지 넘어섰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에 따라 ‘달러 초강세’ 현상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은행들은 외화 유동성커버리지(LCR) 비율 관리에 긴장감이 높아진 분위기다. 지난 8월 말 외화 유동성커버리지(LCR) 비율(잠정)이 소폭 감소하는 은행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화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하고 외화대출 등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등 외화 관리에 다들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핀테크줌人]최성욱 센트비 대표 "투자 혹한기 속 자금 유치, 美 진출 가속화하겠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10.09 16:00:00※핀테크줌人=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핀테크 서비스는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송금·결제부터 대출·투자까지 금융 활동이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하게끔 산업 간 ‘선을 넘는’ 혁신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핀테크줌人]은 금융의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는 핀테크와 핀테크 대표를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외환 전문 핀테크 기업 ‘센트비’는 최근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외 핀테크 투자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투자사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앞서 국내 외환 관련 핀테크사들이 줄줄이 고전했던 ‘스케일 업’을 앞둔 만큼 최성욱(사진) 센트비 대표를 만나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최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적으로는 한국을 벗어나는 한편 서비스 부문에서는 개인과 기업을 아우르는 ‘외환 토탈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투자금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 및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겠단 계획이다. 2015년 개인사업자, 국내 이주노동자 등 개인 대상 소액 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센트비는 업계 최초로 기업 해외 결제, 글로벌 송금·결제 서비스 등까지 사업을 확장한 핀테크 회사다. 현재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글로벌 회사는 총 80개 이상으로, 송금이 가능한 국가는 50여개 국가에 이른다. 이때 최 대표는 센트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기술’을 꼽았다. 환전 및 송금 수수료를 크게 낮추고 송금 속도를 빠르게 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단 것이다. 최 대표는 “자체 개발한 ‘자동 외환 헷징 시스템(AHS)’을 통해 외환 리스크를 최소화함으로써 보다 낮은 수수료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종의 공동구매인 ‘풀링’ 방식으로 여러 건의 송금을 모아 한꺼번에 보내다 보니 고정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이렇게만 하면 송금 규모가 일정 정도 모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데, 센트비는 파트너사와 상계 처리 구조를 구축하고 ‘포스트 펀딩’ 방식을 통함으로써 실시간 혹은 늦어도 하루 내에는 송금한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속도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국가에 파트너사를 두고 있는 만큼 이종 통화에 대한 환율 우대도 가능하다. 이 같은 기술 및 파트너십을 통해 센트비는 연내 북미 시장으로도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회사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 진출한 상태다. 싱가포르에서는 국내 핀테크 기업 중 유일하게 외환 송금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지난해 싱가포르 전자지급 결제대행(PG) 서비스 라이선스 승인을 받기도 했다. 최 대표는 “미국의 경우 송금 업체들이 많지만, 아직은 특정 루트만 장악돼 있는 상태”라며 “동남아로 돈이 가는 방향 쪽에는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없어 그쪽 시장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 서비스의 경우 매월 이용 고객의 75% 이상은 기존 유저이고 기업들의 경우 한 번 이용한 기업은 90% 이상 다시 센트비를 찾는 만큼 서비스 품질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 및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해 최 대표는 다른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면 ‘환 리스크’라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수출입 업체 대부분은 거래하는 시점과 돈이 나가는 시점에 차이가 있는데, 거래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 기존 금융권에서 환율을 선물로 잡아주지만 중소기업, 영세업체는 이 같은 리스크 헷지가 어려웠다”며 “보험 상품에 가입하기 위한 장벽도 높은 만큼 센트비를 통하면 적은 비용으로 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3高 쓰나미’에…‘워룸’ 가동 시작한 대기업[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10.09 14:00:00대기업들이 ‘워룸(war room·지휘통제실)’ 가동에 돌입했다. 총수들이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쓰나미’ 상황을 살피고 투자 계획과 사업 방향을 재점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기업들이 전시(戰時)에 준하는 비상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전자·디스플레이·화학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대면 워크숍을 주재했다. LG그룹이 대면 사장단 워크숍을 개최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구 회장과 사장단은 복합 위기 상황을 체크하고 대응 방안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 회장은 주요 안건인 ‘고객 가치 강화’와 함께 강도 높은 위기 대응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 주재로 이달 ‘CEO 세미나’를 사흘간 열고 위기 상황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응 비상 계획)’을 마련한다. 배터리를 비롯한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등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투자 비용 부담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 역시 이달 사장단과 전 임원이 참석하는 그룹 경영 회의를 열기로 했다. 7월 사장단 회의에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긴급회의를 갖는 것이다. 재고자산이 증가하고 철강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현금 중심의 긴축 경영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26일 2년여 만에 전자·금융 계열사 사장단 40여 명이 모인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찬을 함께하며 경영 환경을 체크하고 향후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슈가 있는 현대차그룹은 수시로 대책 회의를 열고 있다. 이 같은 총수들의 활로 찾기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악화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해 투자 감축이 속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복합 위기 가속화에 대응해 상당수 내부 미집행 사업을 보류·축소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불필요한 지출을 감축해 대형 투자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경영 전략을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4조 3000억 원 규모의 청주 공장 증설 투자를 전격 보류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3600억 원 규모의 상압증류공정(CDU)·감압증류공정(VDU) 설비 신규 투자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1600억 원 규모의 질산유도품(DNT)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했다. 이밖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포스코그룹은 8월 동국제강과 함께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을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하면서 부실 해외 투자 정리에 나섰다. 포항제철소 복구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고 현재 철강 가격 역시 생산원가까지 근접하면서 포스코그룹은 이달 회의에서 투자 계획 조정과 해외 법인 리스크 재점검 등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도 권오갑 회장이 7월 “각 사는 경영전략을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사업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축소를 넘어서 비용 감축을 위해 ‘임금 삭감’까지 추진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4월부터 전 계열사 임원의 임금을 최대 20% 삭감하기로 했다. 전시에 준하는 기업들의 비상경영 돌입은 대외 환경이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하나만 닥쳐도 심각한 경영 위기로 작용할 변수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상황이어서 개별 기업이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6월 1252원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1439원으로 14.9%(187원)나 급등했다. 기준금리는 미국의 연이은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여파로 계속 급등해 올 초 1.25%에서 2.5%까지 두 배나 뛴 상태다. 금리 부담이 급등하면서 대한상의 조사에서 기업 61.2%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하는 등 기업 부담이 치솟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선제적인 대응이 어려울 정도로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여기에 평시 수준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경기 불황이 길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어 정부 등 다방면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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