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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외교참사는 엎지른 물…경제 참사라도 막아야"
정치 정치일반 2022.09.29 11:19:50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교 참사는 엎지른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보자"라면서 민생 입법과 예산안에 대한 야당의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븍에 올린 글을 통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무역수지 적자, 주가 폭락, 가계부채 부담까지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진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 경제의 큰 위기이자 민생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언급은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서 비롯된 논란과는 별개로 민생 문제 해결에 여야가 힘을 모으자는 뜻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이어 "대외경제 취약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위기 대응 의지 표명과 발 빠른 초동 조치는 국내외에 분명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경제심리 안정을 위해 가계부채 대책 제시, 한시적 공매도 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을 서둘러 이행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 이 대표는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겠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할 정부의 비정한 예산을 바로잡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경제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다수당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삶에 여야가 따로 있지 않다. 민주당은 어떤 역할도 감당할 준비가 됐으니 함께 힘을 모아 경제 참사를 막아내고 위기 극복에 나서자"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윤 대통령의 순방 관련 논란을 두고 "국익과 국가위상 훼손에는 강력 대응하겠다"면서도 "정쟁 때문에 민생이 희생되면 안 된다"면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 의지를 밝혔다. -
英, 중앙은행이 급한불 껐지만…S&P "이미 경기침체"
국제 국제일반 2022.09.29 10:29:38영란은행(BOE)의 긴급 국채매입으로 28일(현지 시간) 영국 금융시장의 급한 불을 일단 껐지만 영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나왔다. 이날 CNBC에 따르면 S&P는 전날 발행한 보고서에서 "영국 가계가 9.9%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에 직면해 있고 물가는 겨울에 더 올라 향후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영국이 지난 2분기부터 1년동안 이어질 완만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S&P는 "영국 정부가 가계의 전기요금 상한선을 설정하고 재정 부양책을 쓴 것은 가정경제를 상당히 보호할 것"이라며 노동시장 회복세 등을 언급하며 영국 경제 전망을 완전히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파운드 가치 하락이 수입 제품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BOE는 물가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2.25%인 기준금리를 내년 2월까지 3.25%까지 올릴 것이고 이는 경제를 급격히 냉각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S&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에다 파운드 환율 및 영국 국채시장의 계속되는 변동성이 전반적인 경제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S&P는 영국의 올 경제성장률을 3.3%로 예상하고 내년은 -0.4%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유로존에 대해서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성장이 정체될 것이며 올해 성장률은 0.3%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
이재명 "국가는 금융 약자의 버팀목..경제 참사라도 막자"
정치 정치일반 2022.09.29 09:33:25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외교 참사는 엎지른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보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무역수지 적자, 주가 폭락, 가계부채 부담까지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서 비롯된 논란과 별개로 경제 문제 해결에 여야가 협력하자는 취지다. 그는 “대외경제 취약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 표명과 발 빠른 초동 조치는 국내외에 분명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주가 폭락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만큼 국가가 금융 약자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부채 증가도 감내하겠다는 각오로 가계부채 대책을 제시하고 한시적 공매도 제한, 한미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해야 한다”며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폭락했을 때 1년 2개월간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로 증시를 안정화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이번 정기국회에서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할 정 부의 비정한 예산을 바로잡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면서 "경제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다수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삶에 여야가 따로 있지 않다. 민주당은 어떤 역할도 감당할 준비가 됐으니 힘을 모아 경제 참사를 막아내자"고 제안했다. -
韓 100대 기업 재고 100조 돌파…'복합위기' 역풍 [뒷북비즈]
산업 기업 2022.09.29 07:00:00원자재 값 급등, 경기 위축의 여파로 국내 매출 100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1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한 곳당 1조 원어치 이상의 재고자산을 쌓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고금리 국면에서 1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도 1년 사이 53조 원 이상 늘어 정부의 한 해 예산 규모와 맞먹게 됐다. 올 하반기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소비 위축→재고 증가→생산·투자 감소→이익 축소→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9일 서울경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금융사 제외)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이들의 총재고자산은 98조 14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포스코를 비상장 사업 법인으로 떼어낸 매출 5위 기업 포스코홀딩스(지난해 말 기준 7조 6232억 원)와 최근 물적 분할을 단행한 세아베스틸지주(001430)(올 1분기 기준 5089억 원)의 재고자산이 전체 액수에서 빠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액은 최소 106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 규모는 포스코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의 수치까지 포함했던 지난해 2분기(76조 3868억 원)와 비교해도 최소 21조 7603억 원(28.5%)이 더 많은 규모다. 기업별로 보면 매출 1~4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기아(000270)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2분기 12조 7947억 원, 2조 8283억 원, 4조 9718억 원, 1조 7411억 원에서 올 2분기 21조 3902억 원, 3조 2967억 원, 7조 3108억 원, 2조 1575억 원으로 모두 크게 늘었다. 창고에 재고만 쌓이는 가운데 100대 기업의 부채 총계는 2분기 기준 588조 7055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분기(535조 2824억 원)와 비교하면 1년 새 53조 4231억 원(10.0%)이나 더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예산안(558조 원)보다 많고 올해 예산안(604조 4000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익률은 떨어졌는데 금리와 원자재 가격만 크게 오른 여파다. 지난 1년간 매출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은 회사들이 그간 코로나19 특수를 대비해 공급을 크게 늘렸다가 역풍을 맞은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값 급등,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복합 위기를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는 얘기다. 또 원자재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원재료를 미리 비축하려는 수요도 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 뒤따른다.재고자산의 증가 양상은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화학, 철강, 조선 등 대부분의 업종에 전방위적으로 걸쳤다. 기업들이 연초와 정권 교체기에 약속했던 투자까지 연쇄적으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이 소비 위축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상품과 원자재 재고를 동시에 쌓는 형국”이라며 “금융 비용이 증가하면서 제2 금융권을 찾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BOE 개입은 임시방편 금리인상이 핵심”…드러켄밀러 “깊은 침체 가능”
증권 해외증시 2022.09.29 06:04:25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영란은행(BOE)의 국채시장 개입에 따른 금리·환율 안정에 힘입어 크게 올랐습니다. 나스닥이 2.05%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97%, 1.88% 뛰었는데요. S&P는 연저점을 벗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전 일찍 연 4%를 돌파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BOE의 시장개입 소식에 한때 3.71% 선까지 내려왔는데요. 애플이 아이폰14 수요 부족에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에 1.27% 떨어졌지만 시장은 간만의 호재를 기회로 랠리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닙니다. 더 많은 것들이 남아있는데요. 오늘은 BOE의 시장 개입과 국채금리, 환율,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를 알아보겠습니다. “영국 10년 국채 4.56%→4.014%로 급전직하”…“근본적으로 달라진 것 없어. 금리 다시 오를 것” 우선 시장을 움직인 영국 상황부터 보죠. BOE의 개입이 미국 금리와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인데요. 현지 시간 이날 오전 BOE는 “금융정책위원회가 국채시장의 장애에 따른 금융 안정성 리스크를 주목했으며 일시적으로 제한된 매입을 하기로 했다”며 “구매는 장기 국채시장의 특정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엄격히 시간상 제한이 부과될 것이며 오늘부터 10월14일까지 이뤄진다”고 밝혔는데요. 하루 최대 50억 파운드씩 한다는데요. 다음 주 월요일에 시작하려고 했던 양적긴축(QT)도 10월 말로 미뤘죠. BOE 발표 이후 영국시간 오전11시1분께부터 10년 만기 영국 국채금리가 폭락했습니다. 연 4.55% 수준이던 게 1시간도 안 돼 3.91%까지 떨어졌는데요. 이후 다시 소폭 올랐지만 하루에 0.5%포인트(p)가량 금리가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BOE의 국채매입에 파운드화도 안정화(1.088달러대)했지요. 이는 미 국채금리에도 바로 영향을 줬습니다. 영국과 같은 시간인 오전6시1분, 4.01%였던 10년 물 미 국채금리가 급락하더니 한때 3.77% 정도로 내렸는데요. 이것이 증시의 숨통을 틔워줬죠. 한고비 넘겼습니다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BOE의 조치는 임시 방편인데요. 근본적으로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BOE는 옳은 일을 했다”면서도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것과 재정을 확대하려는 사이의 근본적인 모순을 해결한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는데요. 오늘의 상황이 좋긴 한데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것이죠. 실제 영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9.9%입니다. 국채금리 상승속도가 너무 가팔라 금리 파생상품 거래를 하는 연기금들이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를 받게 되자 BOE가 급하게 개입에 나섰습니다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인데요. QT를 앞두고 다시 양적완화(QE)로 돌아선 꼴입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미 재정 쪽에서 엇박자를 냈기 때문에 금융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나서야만 했던 것”이라며 “국채시장 개입은 단기로 할 수밖에 없으며 다음 단계는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대로 금리를 대폭 올리는 일이 남았다”고 전했는데요. 이날 하락한 2년 물 영국 국채금리가 4.23% 수준인데 정책금리(2.25%)를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2%p가량의 격차가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11월에 최소 1%p의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게 월가의 생각인데요. 실제 BOE가 정책금리를 올리는 것만큼은 피할 수 없습니다. BOE의 부인에도 긴급 금리인상 요구가 끊이지 않을 정도인데요.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따라 오르겠죠. 그동안 영국 국채금리가 단기간 내 너무 빨리 올랐던 것이 문제였고 이날 큰 폭으로 떨어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름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이는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 국채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터 카르딜로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최고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나는 단기적으로는 (10년 국채금리가) 단기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며 이(오늘) 수준에서부터 다시 오를 것 같다”며 “BOE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위한 통화긴축 정책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에리언 “QE에 더 오래 머물수록 이상한 금리·자산배분 왜곡에 출구 찾기 어려워져”…보스틱 “연말까지 1.25%p 11월에 0.75%p 원해” 다만, 문제가 있긴 합니다. BOE가 시장이 원하는 만큼 금리를 올리느냐는 점인데요. BOE는 앞서도 0.75%p를 하려다가 경기둔화 고민에 0.5%p만 했습니다. S&P 글로벌 레이팅은 “영국은 4분기에 완만한 침체에 빠질 것인데 이는 2분기부터 시작한 것”이라며 이미 경기침체 과정이 시작됐다고 봤는데요. 여기에 BOE의 고민이 있겠죠. 만약 11월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인다면 시장이 동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니스 드부쉬에르 22V 리서치 사장 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일부 사람들은 영국 국채매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므로 파운드화가 붕괴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것은 아마도 BOE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에만 사실일 것”이라고 했는데요. 뒤집어 보면 공격적인 금리인상 없이는 추가 혼란이 가능하다는 얘기지요. BOE의 국채매입이 예상대로 10월14일에 끝날지도 관건입니다. ING는 “극적인 정책 유턴”이라며 “채권매입은 처음에 제시한 2주보다 더 길게 지속해야만 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BOE도 성명에 시장의 기능이 정상화했다고 판단하면 매끄럽고 질서있는 방식으로 중단하겠다는 표현을 넣어 놨습니다. 정상화가 돼야 매입을 중단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더 길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QE라는 ‘라 라 랜드(La La Land)’에 더 머무를수록 이상해서 놀라울 정도의 금리와 우스꽝스러운 개입, 자산배분의 왜곡 등으로 출구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정부 입장에서는 10월14일을 어떤 식으로든 넘기더라도 11월23일이 남는데요. 이날 내놓기로 한 재원 조달 방안을 포함한 재정계획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야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지는 않은데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쿼지 콰탱 영국 재무부 장관을 만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으로 8주 동안의 시간이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11월23일까지 못 기다리겠으니 중간중간에 진행과정을 발표해달라는 거죠. 영국 정부의 앞길이 험난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오늘의 시장 개입 이후에도 더 많은 지뢰가 남아있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도 마찬가지인데요.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영국의 대규모 감세가 구조적으로 재정적자와 차입비용을 높여 성장 전망을 낮추고 영구적으로 부채 지불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럼에도 BOE의 개입이 주는 효과가 적지 않았나 봅니다. 이날 오전11시50분 현재 CME 페드워치상 11월 기준금리 0.5%p 인상 전망치가 47.5%까지 급등해 0.75%p(52.5%)와 엇비슷해졌는데요. 0.5%p가 하루 새 10%p가량 급등했습니다. BOE도 시장개입에 나서니 연준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또 생겼던 것이죠. 물론, 오후 들어 11월 0.5%p 확률이 41.6%로 낮아지긴 했는데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이 없는 것은 우리가 적당히 제한적인 영역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더 많이 생각하게 한다"며 “나에게 이것은 4.25~4.50%이며 연말까지 도달하기를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영국과 우크라이나, 중국들이 모두 걱정”이라면서도 “11월 회의에서 0.75%p, 12월 회의 때 0.5%p를 올리는 것이 기본 전망”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글로벌 변동성이 금융시장의 긴축을 추가로 더할 수 있지만 더 굳건한 인플레의 지속 리스크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정말로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고 했죠. 그 또한 내년 3월까지 금리를 4.50~4.75%로 올린 뒤 한동안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요. 연은 총재들 말마따나 아직은 BOE 조치가 연준에 미칠 영향이 없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투자은행(IB) 파이퍼 샌들러의 로베르토 페를리 글로벌 정책 헤드는 “미 국채 시장에 유동성이 없어 보여도 시장은 좋지 않은 유동성으로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미 국채시장은 그곳에 있지 않으며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연준은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죠. “거시경제 환경 무서워 주식 낮은 비중 유지해야”…루벤스타인 “시장 바닥 기다리는 것은 실수 지금 사야” 그 결과 경기침체 가능성은 차곡차곡 높아지고 있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이날 CNBC에 “우리의 중심 가정은 2023년까지 경착륙을 한다는 것이며 내년에 우리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은 침체가 올 수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실수를 했으면 잘못했음을 시인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연준은 가만히 앉아서 120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였다고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머스 전 장관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막고 억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훨씬 더 큰 위험을 뒤로 미룰 수 있다”면서도 “미국에 큰 문제는 급격한 금리 상승의 결과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할 수 없다”고 걱정했는데요. 월가에서는 이날 반등을 계기로 투자를 권하는 목소리가 꽤 나왔습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그룹 회장은 딜리버리 알파 투자자 서밋에서 “사람들은 지금 (시장에 들어가) 사는 것을 두려워 하면 안 된다”며 “투자세계에서 거대한 부는 종종 싼 것들을 사는 데서 얻어진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어 “시장의 바닥이나 최고점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며 “완전한 바닥까지 기다리는 것은 아마도 실수일 것”이라며 지금 뛰어들어야 한다고 했죠. 메리 캘러한 에르도스 JP모건 자산&웰스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역시 주식과 채권, 외환, 부동산을 거론하며 현재 모든 곳에 투자 기회가 있다며 낙관론을 폈는데요. 그는 “지난 주 사람들은 영국에 아무 것도 투자하지 마라고 했는데 그때가 바로 우리 같은 사람들이 거기 가보자고 생각할 때”라고 빗대 말했습니다.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27일 기준 최근 5일 동안 소매 투자자들이 애플과 테슬라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고 하는데요. 애플은 4억7755만 달러, 테슬라는 4억587만 달러어치에 달한다고 합니다. 방어적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걸 권하는 곳도 있긴 한데요. 앨리시아 레빈 BNY 멜론 웰스 매니지먼트의 주식 헤드는 “헬스케어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시장에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상황만으로 손바닥 뒤집듯 하기엔 리스크가 크죠. 폴라 볼렌트 록펠러대 부총장 겸 CIO는 우크라이나와 중국의 상황을 거론하며 “거시환경이 나에게는 매우 무섭다”며 “내 역대 경력상 현금비중이 가장 높다”고 우려했습니다. 가브리엘라 산토스 JP모건 자산운용 전략가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낮은 주식비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강달러 전망도 유효합니다. 나네트 헤클러-파이더베 크레디트스위스 인터내셔널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 세계 각국들의 재정·통화정책이 그들의 자국 통화를 강화하지 않는 한 우리는 매우 강한 달러를 예상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일부에서 정책전환 기대가 약간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보수적으로 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시타델의 설립자 켄 그리핀은 “영국의 신뢰 상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걱정이다. 이것은 우리가 주요 선진국 시장이 신뢰를 잃는 것을 본 첫 사례”라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잘 고정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는 길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했는데요. 현재로서는 영국이나 유럽이 부러지거나 미국이 침체에 빠지는 정도가 돼야 연준을 움직일 수 있을 듯합니다. 연준의 세밀한 움직임을 잘 봐야겠지만 직전까지 파월 의장과 함께 일했던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의 “연준은 과잉긴축을 하려고 할 것”이라는 말, 흘려 들으면 안 되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10월은 빅스텝인데 11월도 빅스텝?…최종금리는 4.0%에 닿을까? [조지원의 BOK리포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29 06:00:00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해 다음 달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11월까지 빅스텝 행보를 이어갈지에 쏠려있다. 한은이 두 달 연속 빅스텝을 밟아 연말 기준금리가 3.50%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최종금리가 4%마저 넘어설지 탐색전이 벌어지고 있다. 모두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10월 12일 금통위 먼저 이 총재가 10월 빅스텝을 시사한 첫 장면은 22일 미 FOMC 결과가 나온 당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다. 그동안 ‘성장과 물가가 전망 경로가 다르지 않아 당분간 25bp(1bp는 0.01%포인트)씩 올린다’라는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제시)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4%대로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한 달 만에 많이 바뀌어 상당 폭 높아졌다”고 말했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했을 땐 조금 더 강한 신호를 줬다. 이 총재는 “9월 FOMC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미국의 점도표가 확 올랐다”라며 “정부와 비상거금회의를 하고 금통위가 있기 전에 이걸 알려야 하기에 전제조건이 바뀌었고 (10월) 금통위에서 새로운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연말 정책금리(중간값)를 4.4%, 내년 말 4.6%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와 관련 이 총재가 “미국 금리를 반드시 일대일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만 큰 금리 차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도 주요 발언이다. 1440원을 뚫어버린 환율 역시 빅스텝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이 총재는 국회서 빅스텝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물가가 5%인 상황이라 물가를 잡지 않으면 실질소득이 하락하는 효과가 있고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도 있다”라는 말도 남겼다. 7월 빅스텝 당시에도 금통위는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고려한 바 있다. 원화 약세 기대→외국인 자금 유출→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논리였는데 지금은 7월 금통위 당일(1306원 90전)보다 환율이 더 높다. 마지막 변수로 여겨졌던 정부의 속도조절론마저 해프닝으로 끝났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방송에 나와 가계부채를 우려해 엇박자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빅스텝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추 부총리는 28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금 정책은 무엇보다도 물가 안정”이라며 “모든 정책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11월 24일 금통위와 그 이후 일련의 과정에서 올해 연말 미국 연준의 연말 정책금리가 3.4%, 한은 기준금리가 2.75~3.0%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가 바뀌자마자 시장은 요동쳤다. 특히 통화정책 가속 기대를 선반영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9일 3.76%, 20일 3.82%(+6bp), 21일 3.85%(+3bp), 22일 4.10%(+25bp), 23일 4.20%(+10bp), 26일 4.55%(+35bp), 27일 4.30%(-25bp), 28일 4.34%(+4bp) 등으로 단기간에 급등했는데 미국 FOMC(22일)와 총재 국회 발언(26일)을 전후로 변동 폭이 커졌다. 26일 국고채 금리는 2009년 10월 28일(4.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일 상승 폭도 2003년 3월 19일(51bp) 이후 19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문제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3~4.5%까지 오버슈팅(일시적 급등) 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는 3년 안에 한은의 기준금리가 4%대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는 의미인데 그렇게 되려면 한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1.5%포인트를 더 올려야 한다. 포워드 가이던스가 흔들린 만큼 앞으로 한은이 금리를 어느 정도 더 올릴 수 있을지는 탐색하는 과정에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다. 새롭게 발표된 지표도 없이 시장에서는 10월, 11월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BNP파리바는 27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10월과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0.50%포인트씩 올려 3.50%까지 인상할 것으로 봤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제시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인플레이션 압력 속 금융 안정성 우려로 금리 인상이 더 빨라진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말 기준금리를 3.50%로 50bp 상향 조정하면서 “10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50%에서 50bp 높은 3.00%로 인상될 것”이라며 “올해 마지막으로 예정된 11월에도 다시 한번 빅스텝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이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0.75%포인트, 0.50%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은도 10월과 11월 회의에서 연속적인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이 총재는 아직 11월까지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지 않았다. 이 총재는 거금회의서 “(미 연준의 최종금리 상향이라는) 전제조건 변화가 물가와 여러 상황에 대해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해 금통위를 통해 새로운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금리 수준 역시 알 수 없다. 이 총재는 국회서 “(미 연준이) 이 정도까지 최종금리를 올릴지 예상 못 해서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며 “연준이 다음 FOMC에서 75bp를 올릴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또 한 번 충격이 있을 수 있어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조지원의 BOK리포트’는 국내외 경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경제학계 전반의 소식을 전하는 연재입니다. -
침체 본격화되나…기업 체감 경기 1년 7개월 만에 최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29 06:00:00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계속되면서 반짝 회복했던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한 달 만에 크게 후퇴했다. 수출과 내수 모두 꽉 막힌 상태에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데 환율마저 짓누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전 산업 업황 BSI는 78로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8월(81) 1포인트 상승한 지 한 달 만에 하락 전환이다. 2021년 2월(76)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하회한다. 한은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 영향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업황 전망 BSI도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79를 기록했다. 기업 체감 경기가 하락한 것은 제조업 업황 BSI가 74로 전월 대비 6포인트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조업 BSI는 2020년 9월(68)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둔화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13포인트 하락했다. 제품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에 1차 금속이 11포인트, 건설·철강 등 전방 산업 업황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로 기계·장비가 9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나 인력난·인건비 상승이 뒤를 이었다. 특히 환율을 경영 애로 사항으로 꼽은 기업 비중은 4.6%에서 9.4%로 4.8%포인트나 증가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81로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주택 경기 둔화로 인한 신규 수주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등으로 건설업이 3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에 도소매업도 3포인트 내렸다. 반면 방역 수칙 완화로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예술·스포츠·여가는 5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사설] 외국인 자금 이탈 급증, ‘제2환란’ 딴 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오피니언 사설 2022.09.29 00:00:01원화 약세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급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8일 전일 대비 18원 40전이나 급등한 1439원 90전으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은 9월 들어 28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조 5010억 원 , 코스닥 시장에서 617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비율은 30.68%로 금융 위기였던 200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아시아 외환 위기 재연 가능성’을 보도했다. 킹달러 현상으로 위안화와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자본의 아시아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제2의 아시아 외환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원화, 필리핀 페소화, 태국 밧화 등을 취약한 통화로 지목했다. 한국은 9월까지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경상수지도 조만간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도 문제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대폭 인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3.25%로 한국의 기준금리 2.5%와 비교해 0.75%포인트 더 높다. 미국이 연내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대폭 올릴 것으로 보여 우리와의 금리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데도 정부는 4364억 달러(8월 말 기준)에 이르는 외환보유액만 믿고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에도 정부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다가 1400원 선을 넘자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의 외환 스와프 등 땜질 대책들을 쏟아냈다. 무역수지 적자에도 정부 관계자는 “경상수지가 흑자여서 염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으나 이제 경상수지 적자도 임박한 상황이다. 앞으로 한미 금리 격차 확대, 경상수지 적자 전환, 경기 침체, 기업 실적 부진 등이 이어지며 외국인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제2 환란’을 딴 나라 얘기로만 치부할 상황이 아니다. 경각심을 갖고 비상 플랜을 마련해야 할 때다. -
[목요일아침에] 다시 소환되는 외환위기의 악몽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9.28 18:24:30그해 겨울은 유독 춥고 혹독했다. 1997년 말 대한민국은 대출금리가 20%를 웃돌고 원·달러 환율이 2000원 가까이 치솟으며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파산했다. 부도기업이 속출했고 살아남은 기업들도 구조 조정과 감원으로 일자리가 없어져 거리에는 실업자들이 넘쳐 났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다시 외환위기의 악몽이 소환되고 있다. 28일 마감 환율 1439원 90전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킹달러’ 현상으로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 하락이 지속된다면 자본의 아시아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짐 오닐은 “‘달러당 150엔선’이 뚫리면 1997년 외환위기 수준의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엔·달러 환율은 144엔선이다. 통신은 한국의 원화, 필리핀 페소, 태국 밧화 등 경상수지가 적자이거나 적자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의 통화가 취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5개월 연속 적자 상태이고 경상수지 흑자는 최근 급격히 줄고 있다. 올 들어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92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8월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주식전략가는 “역사적으로 달러화 강세는 금융위기나 경제위기, 또는 둘 모두를 포함한 경제난이 터지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고 경고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대내외 건전성은 아직 외환위기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 말 기준 4364억 달러로 세계 9위권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도 7441억 달러나 갖고 있다.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Aa2로 상위 세 번째 등급이다. 영국·일본보다도 높고 프랑스와 같은 등급이다. 국가신용도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7월 6일 56bp(1bp=0.01%포인트)까지 올랐다가 9월 15일 32bp까지 떨어진 후 다시 9월 27일 52bp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CDS 프리미엄은 캐나다·포르투갈·스페인 등과 비슷한 수치여서 부도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도 외환위기 당시와는 차원이 다르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 대기업들은 부채비율이 수백%로 취약했으나 지금 우리 기업들은 국가신용도와 버금가는 신용도를 자랑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신용도 역시 나쁘지 않다. 외환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종금사와 같은 금융회사도 없다. 그럼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곳곳에서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최근의 과도한 환율 급등은 헤지펀드나 외국 투자은행들의 환차익을 노린 투기적 수요도 일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다음날 하루 동안 영국·스위스·대만·인도네시아 등 13개국이 자국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다. 투기 세력들은 한국이 막대한 가계부채 문제에 가로막혀 미국의 연속적인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그 결과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환율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최고치로 상승한 단기외채 비율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올 2분기 단기외채 비율은 41.9%로 2012년 2분기 45.5% 이후 최고다. 따라서 1997년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 상황은 이미 와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 전환 전망과 함께 미국이 당분간 자이언트스텝·빅스텝 등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이탈도 계속되면서 환율 추가 상승, 금리 상승, 주식·집값 하락, 경기 부진 등 복합 위기 상황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국민적인 ‘금 모으기 운동’ 등 단합된 힘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되새겨볼 때다. -
10월 '빅스텝' 수용으로 돌아선 정부… "정책 최우선순위는 물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28 18:21:4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분간 물가안정을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최우선 과제는 물가 안정이고 이후 경기에 대응한 추가 정책으로 넘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28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을 위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장마가 몰아치고 있는 상황인데 장마를 오지 않게 할 방법이 우리 힘으로는 없다"면서 "비가 오는 것은 소화를 하되 부실한 곳에서 축대가 무너지고 침수가 되고 하는 부분을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불안과 주가 급락 및 금리 급등과 같은 현상이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우리나라만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정부 경제 정책이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한국은행과 결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 정책은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라며 "환율, 금리 모든 거시 정책과 미시 정책을 그쪽 방향으로 가고 중앙은행과 우리의 스탠스에 일체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한은의 0.5% 포인트 이상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결정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이어 "경기를 살리면서도 물가도 안정시키는 해법은 경제학에는 없는 해법"이라면서 "지금 타이밍은 여러 상황에서 볼 때 우선은 물가를 안정시켜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
'동시다발 악재' 환율 하루 20원 요동…정부 불신에 사재기까지 확산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28 18:05:02원·달러 환율이 위기 수준인 1400원을 넘은 후 하루 20원이 넘는 변동성을 보이며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유럽(파운드화 급락, 에너지난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 중국(경기 둔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 일본(24년 만의 외환 개입에도 엔화 추락) 등 글로벌 악재에 지역 통화일 뿐인 원화는 속절없이 추락하는 양상이다. 천장이 뚫린 환율의 움직임은 물가에 주는 영향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정부가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2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8원 40전 오른 1439원 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최고가는 1442원 20전이었다. 환율이 장중 144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3월 16일(1488원 50전)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22일 1400원을 돌파한 후 변동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환율 수준이 높아지면서 하루 변동 폭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환율 변동률이 1.3%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단 4.1%만 움직여도 1500원에 금세 닿는다. 시장에서는 환율에 바로 영향을 주는 글로벌 시황이 급변하고 있어 이 같은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환율 상승 역시 미국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과 영국의 감세안 발표로 나타난 파운드화 불안, 유럽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중국 성장 둔화 충격으로 인한 위안화 가치 하락 등 세계 각국에서 터져 나온 여러 악재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악재에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한미 통화 스와프에 대한 실망감 등이 맞물리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대외 불안감 자체가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변동성 국면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 사재기 수요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환율이 1400원을 넘은 후에도 줄곧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기업들이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리 달러를 사놓거나 보유 달러를 팔지 않으려는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정부가 시장 불안을 해소해 투기 수요를 줄이는 방법뿐이다. 문제는 시장 불안을 해소할 만큼 정부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의 100억 달러 규모 외화 스와프 체결이나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등 각종 수급 대책으로도 좀처럼 환율을 잡지 못하는 배경이다. 정부가 먼저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기대감을 높여놓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론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해 엇박자 논란마저 불거졌다. 정부가 경기·부채를 강조하면서 다음 달 금리 결정을 놓고 재정·통화 당국의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진화에 나섰다. 추 경제부총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금 정책은 무엇보다도 물가 안정”이라며 “모든 정책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시장 불안감을 줄이려면 정책 담당자들이 일관되고 효율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위기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책 실패로 국채금리 급등, 파운드화 가치 폭락 등 시장 불안을 자초한 영국의 사례를 보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영국 정부는 최근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지만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만 키우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국 사례를 봤을 때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
환율 자극할라…삼성전자 M&A에 당국 긴장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28 18:03:45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인수합병(M&A)이 외환시장의 숨은 리스크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몸값이 최대 100조 원에 이르는 영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 암(ARM) 인수를 확정할 경우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몇 달 동안 일명 ‘마 거래’로 통하는 시장평균환율(MAR) 거래에서 달러를 거의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 거래는 환율 급등락 리스크를 헤지하는 차원에서 매일 정해진 환율 범위 내에서 외환을 사고파는 방식의 거래를 뜻한다. 삼성은 통상 현물환 거래보다는 마 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의 마 거래를 통한 일평균 달러 공급량은 4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올 들어 마 거래를 상당히 줄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M&A에 대비해 달러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ARM 인수를 확정 발표할 경우 외환시장에도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10월 중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ARM 매각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이미 사전 협상이 완료된 단계라면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매각이 공식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ARM의 몸값은 최소 60조 원에서 최대 100조 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삼성이 단독 인수가 아닌 지분 인수를 통한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더라도 최소 10조 원 이상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해외 사업 비중이 큰 삼성전자의 특성상 상당한 수준의 달러를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거래 규모에 따라 달러 환전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M&A 업계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해외 딜의 경우 고시환율에 따라 은행에서 송금을 해주면 거래가 완료되는 구조”라며 “제2의 금융위기까지 거론되는 특수 상황에서 ARM 인수와 같은 초대형 딜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아 환 전략을 짜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투자 대금 납입 기일을 통상 거래보다 미루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흘러 나온다. 방산 사업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특성상 해외 기업에 문호를 열기는 어려웠겠지만 해외 재무적투자자(FI)를 일부 유치하는 방식으로 딜 구조를 짰다면 어느 정도 달러 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어느 선을 넘으면 시장 전체가 패닉으로 끌려 들어갈 수 있다”며 “공격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코스피 2200 깨지자…이제와 '증안펀드' 꺼낸 정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2.09.28 18:03:34잇따라 터져 나오는 대내외 악재에 금융·외환시장이 연일 요동치자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꺼내 들었다. 일단 채권금리의 급등세를 막기 위해 5조 원을 긴급 투입하고 증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등 증시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뒷북 대응으로 시장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관련 기사 4·5면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2200선이 무너진 것은 2020년 7월 20일(2198.20) 이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원·달러 환율도 하루 만에 급반등해 전날보다 18원 40전 오른 1439원 9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442원 20전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16일(고가 기준 1488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1440원을 돌파했다. 환율·물가·가계부채 문제에 경기 침체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애플이 수요 부진을 이유로 올해 아이폰 증산 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중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자 위안화 가치도 급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0.54% 올린 7.1107위안으로 고시하며 9거래일 연속 위안화 절하에 나섰다. 역외시장에서는 장중 한때 달러당 7.24위안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가치 급락은 최근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진 원화 가치도 함께 끌어내렸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 홍콩 항셍지수는 3.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8% 빠졌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당국은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5조 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2조 원 규모의 긴급 국채 바이백(조기 상환)을 실시하기로 했으며 한은도 3조 원어치의 국고채를 단순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원회 역시 최근 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과 실무 회의를 갖고 증안펀드 재가동 등 시장 안정 조치 실행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이날 금융감독원과 금융시장 합동 회의를 개최하고 주식시장 등에 대한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7월 발표된 회사채 안정화 방안을 활용해 저신용 기업의 회사채 매입을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추가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 달 14일까지 긴급 국채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규모 감세 정책 발표 이후 영국의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화가 폭락하자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것이다. -
[단독] 쌓인 '재고 100조'·늘어난 '빚 53조'…기업 곡소리
산업 기업 2022.09.28 18:02:23원자재 값 급등, 경기 위축의 여파로 국내 매출 100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100조 원을 돌파했다. 기업 한 곳당 1조 원어치 이상의 재고자산을 쌓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고금리 국면에서 1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도 1년 사이 53조 원 이상 늘어 정부의 한 해 예산 규모와 맞먹게 됐다. 하반기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물가, 고환율 등으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소비 위축→재고 증가→생산·투자 감소→이익 축소→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8일 서울경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매출 상위 100대 기업(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금융사 제외)의 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이들의 총재고자산은 98조 1471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 포스코를 비상장 사업 법인으로 떼어낸 매출 5위 기업 포스코홀딩스(지난해 말 기준 7조 6232억 원)와 최근 물적 분할을 단행한 세아베스틸지주(001430)(올 1분기 기준 5089억 원)의 재고자산이 전체 액수에서 빠진 점을 감안하면 실제 총액은 최소 106조 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 100대 기업의 재고자산 규모는 포스코홀딩스와 세아베스틸지주의 수치까지 포함했던 지난해 2분기(76조 3868억 원)와 비교해도 최소 21조 7603억 원(28.5%)이 더 많은 수준이다. 기업별로 보면 매출 1~4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SK하이닉스(000660)·기아(000270)의 재고자산이 지난해 2분기 12조 7947억 원, 2조 8283억 원, 4조 9718억 원, 1조 7411억 원에서 올 2분기 21조 3902억 원, 3조 2967억 원, 7조 3108억 원, 2조 1575억 원으로 모두 급증했다. 창고에 재고만 쌓이는 가운데 100대 기업의 부채 총계는 2분기 기준 588조 7055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분기(535조 2824억 원)와 비교하면 1년 새 53조 4231억 원(10.0%)이나 더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예산안(558조 원)보다 많고 올해 예산안(604조 4000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익률은 떨어졌는데 금리와 원자재 가격만 크게 오른 여파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이 소비 위축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상품과 원자재 재고를 동시에 쌓는 형국”이라며 “금융 비용이 증가하면서 제2 금융권을 찾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기자의 눈] 폭락하는 증시, 안보이는 정부
증권 국내증시 2022.09.28 18:01:45증시가 무너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매일매일 코스피지수의 바닥이 어디인지, 내 주식계좌가 얼마나 더 파랗게 질릴지 걱정하고 있다. 하락의 끝을 알 수 없고 반등할 가능성조차 희미하다는 비관론이 증시를 뒤덮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환율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아래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킹달러’ 기조를 강화하는 요인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소모적인 정치적 이슈에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이 뒷전으로 밀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출근길에 막말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이슈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날은 코스피가 3% 넘게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날이다. 정치권은 막말 논란에 뒤덮였고 금융시장 안정화와 관련된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컨트롤타워로서의 존재감이 희미한 당국은 이제서야 증권시장안정펀드 등 대응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실제 집행이 진행될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는 상태다. 투자자에게 하루하루가 지옥같은 상황에서 증시 안정에 의지를 갖고 진두지휘할 지휘관이 절실하지만, 자취를 감춘 셈이다. 투자자들은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무리 현재 증시가 국내외 거시경제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무너져 내리고 있다지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한숨은 더욱 깊어진다. 하락장에서 외국인의 놀이터가 된 공매도 시장에 대한 반감은 커지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점은 분명하지만 대책은 요원하다. 물론 당장 증시 안정을 위해 시행할 수 있는 조치들이 마땅치 않을 수도 있다. 시장 개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미리 검토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바로 내일 증시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다.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의지를 가진 컨트롤타워를 바라는 것이다. 정부가 초토화된 시장을 내팽개친 채 막말 논란을 일으킨 대통령을 엄호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는 사이 국민들의 속은 더 타들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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