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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그 자체"…가자 주민·탈출 외국인 트라우마 시달려
산업 IT 2023.11.15 19:50:40“전쟁터로 내몰리는 꿈에 시달리고 탈출 당시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았던 상황도 수시로 떠올라요.” 영국인 나세르 하미드 사이드(52) 씨 가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사이 전쟁이 이어진 지난 5주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 갇혀 있다가 이달 12일 가까스로 귀국했으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이집트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를 빠져나오기 위해 차를 타고 내려올 때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았다. 그는 “결국 두려움에 떨며 아내와 어린 아들 둘과 함께 최소한의 물만 든 채 걸어서 겨우 빠져나왔다”고 몸서리를 쳤다. 그는 이어 “영국 대사관을 비롯해 아무도 도와줄 곳이 없었다”며 “폭탄으로 죽지 않으면 굶주림으로 죽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의 가족은 사방에서 가해지던 이스라엘군의 폭격과 부족한 식량, 더러운 물, 끊긴 전기에 시달렸던 악몽을 잊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트라우마가 깊다. 그나마 사이드 씨처럼 가자지구의 외국 국적자 수백 명은 이달 초부터 라파 국경검문소를 통해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육해공을 모두 봉쇄한 채 전면 공격을 받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여전히 지옥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식량·전기·의약품 등 생활필수품의 극심한 부족도 모자라 언제 미사일이나 총을 맞아 죽을지 몰라 극심한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이스라엘 측에서 ‘하마스의 근거지’라고 주장하며 병원을 집중 공격해 다쳐도 치료받기도 힘들다.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태어나서부터 봉쇄된 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가난과 절망 속에 지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다.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 아동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위기에 내몰렸다고 우려했다. 이미 수천 명 이상의 아동이 숨진 데 이어 살아남은 아동도 부모와 가족의 죽음 앞에서 트라우마를 극복할 동력을 갖기 힘들다. 실제 수많은 아동이 불안·초조·두려움·악몽, 끔찍한 기억, 감정 억제·회피 등에 시달린다. 지난해 6월 세이브더칠드런의 보고서를 보면 이미 가자지구 아동의 80%가 끊임없는 불안과 걱정·슬픔·비통함을 겪고 있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한 가자지구 직원은 “당장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두렵다. 시체가 도처에 깔려 있다”며 “아동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상황이 너무나 심각하다”고 말했다. -
다가온 겨울…'전염병 공포'에 떠는 戰場(가자지구·우크라이나)
산업 IT 2023.11.15 19:49:48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말기 전장에 급속히 퍼진 ‘스페인 독감’은 1918~1919년 팬데믹으로 변한다. 당초 미국 캔자스에서 시작해 1918년 프랑스 주둔 미군 사이에 확산된 뒤 유럽의 전쟁터 곳곳으로 퍼진다. 위생이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고 사람이 몰려 있다 보니 감염병이 번진 것이다. 노인과 어린이가 많이 걸리는 일반 독감과 달리 젊은이들이 많이 걸렸다. 전후 군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더 빠르게 확산돼 미국에서는 한 달 만에 약 50만 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였다. 1918년 조선총독부 통계연감에는 한반도에서도 총인구 1670만 명 중 44%가 독감에 걸려 14만 명이 숨진 것으로 나온다. 독감에 걸린 한국인과 일본인의 치사율은 각각 1.88%, 0.71%로 한국인의 피해가 훨씬 컸다. 이처럼 스페인 독감은 세계로 퍼져 세계 3분의 1가량의 인구를 감염시키며 약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에야 종식됐다. 앞선 크림전쟁(1853~1856년)에서도 감염병이 창궐해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자원해 부상자를 돌본 영국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수십만 명의 사망자 중 총·칼보다 전염병으로 숨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을 간파했다. 야전병원의 비위생적 환경과 오염된 물로 인해 부상자들이 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더 타임’지에 야전병원의 참상을 전한다. 결국 영국에서 조립 위생 병동을 개발해 야전병원 사망률을 42%에서 2%까지 획기적으로 낮추는 계기를 만든다. 크림반도는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가량을 숨지게 한 흑사병(페스트)의 중간 전파 경로로도 거론된다. 쥐벼룩에 의한 흑사병은 치사율이 90%나 됐다. 몽골에서 시작된 이 병은 1347년 몽골 킵차크한국 군대가 이탈리아 제네바 식민도시인 카파(현 페오도시야)를 공격할 때 여의치 않자 감염된 시체들을 투석기로 성안에 던지면서 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결국 제네바인들이 12척의 배를 타고 모국으로 피란했다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는 설이 나온다. 당시 흑사병은 유럽은 물론 러시아·인도·중국에까지 크게 번졌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원주민 몰살이나 아프리카 식민 지배 확장, 명나라의 몰락,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과 북아메리카 식민지 팽창 실패 등에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쟁(1950~1953년) 당시 영양실조로 인한 면역력 취약과 열악한 위생 환경 등으로 결핵, 수인성 감염병, 신증후성 출혈열 등 감염병에 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지난달 7일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들 사이에 감염병이 늘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척결을 이유로 물·식량·전기·의약품 공급을 차단한 데 이어 병원까지 무자비하게 공격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위생 상태가 열악해졌기 때문이다. 가자지구를 봉쇄한 채 토끼몰이식으로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벌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욱이 겨울철로 접어들며 우기가 시작돼 추위가 몰아닥치는 점도 감염병을 키울 요인으로 꼽힌다. 가자지구 난민 주에이디 씨는 AFP에 “옷·매트리스·담요 모두 물에 젖었다. 개도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갈아입을 옷도 없고 잘 곳도 없다. 사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자지구에서 5세 미만을 중심으로 3만 3500건 넘는 설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수인성 감염병과 박테리아 감염, 유아 설사가 늘고 있다”며 “우기철로 접어들며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감염병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지난해 부패한 시신과 쓰레기로 인해 식수가 오염돼 콜레라·이질 등 수인성 감염병이 발생했다. 올 6월 카호우카댐 파괴로 침수됐던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서도 수인성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 세계사’를 펴낸 황건 국군수도병원 교수(인하대 의대 명예교수)는 “20세기까지 수많은 전쟁에서 전염병으로 숨진 경우가 훨씬 많았다”며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도 감염병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 상황점검회의 개최…“위협에 선제 대응”
정치 대통령실 2023.11.15 17:21:33국가안보실이 사이버 위기 대응 기능을 수행하는 각 부처들과 함께 사이버안보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카카오 사태 1주기를 돌아보며 사이버 공격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 대비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 태세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가안보실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같이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사이버 안보 관련 기관들인 국가정보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검찰청·경찰청·방첩사령부·사이버작전사령부·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 등의 실무진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인 차장은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서 양측 공방이 사이버 공간 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며 “북한 또한 가상자산 탈취 등의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을 지속 수행 중”이라고 우려했다. 인 차장은 “자칫 사이버 위기 상황이 고조될 경우 국민 생활은 물론 국가안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국내외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선제적 방어 역량 강화에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국가안보실은 앞으로도 국민생활·국민경제와 직결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점검활동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
美 "하마스, 알시파병원 군사거점 이용"
국제 정치·사회 2023.11.15 16:56:39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작전 거점이 있다고 알려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내 알시파병원에 전격 진입해 수뇌부 제거에 나섰다. 알시파병원이 하마스 군사 조직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만큼 이스라엘군의 작전 경과에 따라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세력을 소탕하고 가자지구 내 새 안보 체제를 구축할 수도 있으나 아직 하마스의 저항 방식이 불분명하고 이슬람권 국가들이 전쟁에 개입할 수 있어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군은 15일 새벽 2시 알시파병원을 급습해 ‘정밀하고 표적화된’ 작전 수행에 나섰으며, 이 과정서 테러범과 교전하고 폭발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39일, 지상전이 본격화한 지 18일 만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병원 진입 전 폭발물과 테러범을 조우했고, 병원 밖에서 테러범들을 제거할 때까지 교전이 잇따랐다”며 최소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다만 병원 내에서 교전은 없었으며 병원 진입 과정에서 환자나 병원 직원들과 마찰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이 병원을 하마스의 군사 본부로 지목하고 장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포위하고 있었다. 의료시설 공격이 국제인도법에 따라 엄격히 규제된다는 점을 악용해 하마스가 병원 물자와 전력에 의존하며 버티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미국 백악관에서 하마스의 군사 거점이 알시파병원에 있다고 언급한 지 몇 시간 만에 바로 군대를 투입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샌프란시스코행 기내에서 “하마스가 알시파병원을 군사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 이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하마스가 알시파병원을 포함해 가자지구 내 병원에 지하 터널을 뚫어 무기를 비축하고 인질을 붙잡아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작전 개시 이후 하마스는 성명을 내 즉각 반발했다. 하마스는 “백악관 성명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더 많은 학살을 저지르게 한 ‘청신호’”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끔찍한 일이다. 신생아와 환자, 의료진 보호는 다른 무엇보다 우선이다. 병원은 전쟁터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전격 진입…"정밀표적 작전"[이-팔 전쟁]
국제 국제일반 2023.11.15 10:49:51이스라엘이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알시파 병원에 전격 진입했다. 알시파 병원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시설로 가자시티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자국군이 알시파 병원 내 특정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작전이 작전상 필요와 첩보 정보를 기초로 하고 있으며, 병력에 의료진과 아랍어 통역요원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자국군이 복잡하고 민감한 환경에 준비하기 위해 별도의 훈련을 수행했으며, 민간인 피해를 피하기 위해 '정밀하고 표적화된'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 내 모든 하마스 요원에 대해 투항할 것을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중심가에 위치한 알시파 병원 지하와 주변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주요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환자와 의료진을 '인간방패'로 사용해 왔다는 주장이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도 전날 브리핑에서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과 일부 병원을 군사 작전 및 인질을 감추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와 병원 측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알시파 병원에는 현재 600명의 환자와 200∼500명의 의료진, 1500여명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다. 이번 발표 직전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 보건부는 이스라엘이 수 분내 알시파 병원을 급습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한 달 넘게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벌였다. 약 2주 전부터는 본격적인 지상전을 전개하고 있다. -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북러 군사협력, 심각한 위협"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3.11.15 09:54:08한미일이 14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3국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15일부터 17일까지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인 모스코니 센터에서 만났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는 지난 9월 유엔 총회 이후 약 2개월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다. 3국 장관은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가 한미일 협력의 역사적 분기점이 되었다는 데 공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 3국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안보 협력이 지속 강화되고 있음을 평가했다. 아울러 한미일이 고위급 사이버 협의체를 신설하는 것을 평가하면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한 핵·미사일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공조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한미일 장관은 북러 군사 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국제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긴밀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회의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지역·국제정세 현안도 논의됐다. 박 장관은 탈북민 강제 북송 관련 우려와 함께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도 전했다. -
가자지구 하마스 의회 점령한 이스라엘군
국제 국제일반 2023.11.14 17:40:44이스라엘군이 13일(현지 시간) 가자시티 내 하마스 의회 건물을 점령한 뒤 이스라엘 국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리가 그들(하마스)을 끝내지 못한다면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이번 전투는) 끝까지 가는 전쟁”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지상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통제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X 캡처 -
이스라엘, 하마스 국회에 국기 꽂아…네타냐후 “끝까지 갈것”
국제 국제일반 2023.11.14 11:23:0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무장 정파 하마스 의사당에 국기를 거는 등 하마스 소탕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병원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시설로 쓰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요지부동이다.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하마스 의사당 건물 내부에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한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제지할 수 있는 세력은 없다”며 “테러범들은 남쪽으로 도망치고 있고 민간인들이 하마스의 기지를 약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을 언급하며 “우리에게는 스톱워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가자지구 장벽 인근의 병력 집결지를 찾아 “(적군 격퇴는) ‘작전’이나 ‘라운드’가 아니라 끝까지 가는 전쟁”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끝내지 못한다면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포로 석방을 위해 교전을 중지하려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병원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에 최소한 병원에 대한 공습은 자제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기자회견에서 가자시티 란티시병원 지하에서 하마스 지휘통제소, 각종 무기와 폭발물, 인질을 억류한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가자지구 병원 내 참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시설이자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물밑에서 포로 교환 협상은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카타르 중재자들에게 5일간의 휴전을 대가로 가자지구에 있는 70명의 여성과 아이들을 풀어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주 카타르 형제들이 적군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어린이 200명과 여성 7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적군 포로들을 석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전에는 완전한 정전이 포함돼야 하며 가자지구 전역에 지원과 인도주의적 구호가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거래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마스의 주장은 5일간의 휴전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대가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275명을 하마스가 인질로 잡은 민간인과 맞바꾸는 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꾸물거려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에는 로이터통신이 인질 협상 소식을 전해 들은 팔레스타인 관리를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알시파병원 대응을 문제 삼아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尹 "北 군사정찰 위성 성공 ICBM 능력 격상 의미…대응 강화해야"
정치 대통령실 2023.11.14 11:11:13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군사정찰위성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사실상 핵투발수단의 고도화에 주요한 목적에 있다”며 “이에 대한 강화된 대비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출국을 하루 앞두고 AP통신과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이는 북한 ICBM 능력의 한 단계 상승을 의미한다”며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대응능력과 응징태세를 갖춤으로써 강력한 안보태세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기후위기, 높은 인플레이션 등 과거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시기에 개최된다”며 “바로 지금이 역내 협력을 통해 세계 경제의 변곡점마다 위기 극복과 혁신을 주도해 온 APEC이 다시 한번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불법 무기 거래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항의하고 국제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은 한미의 즉각적인 반격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오판을 방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굳건한 한미 연합 방어 태세를 기반으로 강력한 억제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P 통신은 “(한반도에서는) 세계가 중동과 우크라이나 충돌에 집중하는 동안 북한이 도발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북-러 군사협력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총 87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세계 평화와 안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북한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금지하는 군사협력을 추진하는 것은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유럽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투자 자유화, △혁신·디지털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제안하며 강력한 국제 연대를 촉구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중동 지역 분쟁으로 에너지 안보가 취약해지고 경제 자원의 무기화로 세계 경제의 분절이 심화되는 상황”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상품과 서비느는 물론 사람·돈·데이터가 단절 없이 흐르는 자유로운 공간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제 디지털 규범 정립의 시급성을 재차 거론하기도 했다. -
국방차관, 15일 인니 출국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 참석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3.11.14 10:34:14국방부는 김선호 차관이 16∼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제10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한다고 14일 밝혔다. ADMM-Plus는 아세안 10개국과 아·태지역 주요 8개국이 참가하는 역내 대표 다자안보협의체로, 이번 회의는 '여성, 평화, 그리고 안보'라는 주제로 열린다. 회원국 중 미얀마를 제외한 17개국의 국방 장·차관이 참여한다. 김선호 차관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와 핵 선제사용 위협이 한반도뿐 아니라 모든 회원국을 위협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무력분쟁 등 주요 안보 이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역내 평화를 위해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김 차관은 회의 기간 필리핀, 라오스, 뉴질랜드 등의 국방 장·차관과 양자회담도 갖고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안보 정세와 국방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한다. -
주말 유럽 곳곳 '반유대주의 타파' vs '휴전촉구' 시위 열려[이·팔 전쟁]
국제 정치·사회 2023.11.14 09:06:02주말 사이 유럽 각지에서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시위와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12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와 스트라스부르·리옹·마르세유 등 프랑스 곳곳에서 반유대주의 타파를 촉구하는 대규모 가두행진이 열렸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파리에서만 10만 5000명, 전국에서 18만 2000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행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충돌 발생 직후 반유대주의가 확산한다는 우려 속에 제라르 라르셰르 상원 의장과 야엘 브룬 피베 하원 의장이 함께 요청해 열렸다. 파리 시민들은 '우리는 모두 프랑스 유대인이다', '다시, 지금은 절대 안된다' 등 구호가 적힌 팻말과 이스라엘·프랑스 국기를 들고 센강 좌안부터 에드몽 로스탕 광장까지 2.4㎞ 구간을 행진했다. 시위에는 좌파 성향 정당 대표들과 함께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도 참석했다. 부친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인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맨 앞에서 행진 대열을 이끌었다. 프랑수아 올랑드와 니콜라 사르코지 등 전직 대통령들과 전직 총리 5명, 배우 내털리 포트먼과 샤를로트 갱스부르도 시민들과 함께 행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위 개최 전 일간 르파리지앵에 게재한 서한에서 "우리 유대인 시민들이 두려움에 떠는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니다"라고 사실상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시위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 유대인과 무슬림 인구가 많은 프랑스에서는 최근 한 달간 최소 1240건의 반유대주의 행위가 신고돼 10일 기준 539명이 체포됐다. 이번 주말 시위는 지난달 초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력충돌 이후 유럽 각지에서 일고 있는 관련 시위의 연장선이다. 전날의 경우 유럽 각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규탄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다수 열린 바 있다. 영국 런던에서만 경찰 추산 30여만명이 참여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향해 기습을 시도한 반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무더기 연행되기도 했다. 벨기에 브뤼셀, 독일 베를린·뮌헨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파리에서는 전날 수천명이 모여 "가자에서의 학살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
[사설] 반도체 수출도 플러스…기술 초격차 적극 투자로 속도 내야
오피니언 사설 2023.11.14 00:05:0011월 1~10일 반도체 수출이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데 힘입어 전체 수출도 늘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27억 9568만 달러를 기록했다. 1~10일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9월의 7.9% 이후 처음이다. 승용차(37.2%), 정밀기기(17.1%), 무선통신기기(4.1%)에 이어 반도체 수출까지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10일까지 전체 수출액도 1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흑자 진행 중이던 무역수지는 17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 규모의 18.9%를 차지하는 주력 품목이다. 승용차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반도체도 반등 조짐을 보임에 따라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 늘어나 지난해 9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내년 총수출이 올해 대비 3.8%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중국 경제 부진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출이 언제 다시 마이너스 수렁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민관이 원팀이 돼 수출 진흥 전략을 촘촘히 마련해 서둘러 실천해야 한다. 수출 반등의 온기를 이어가려면 무엇보다 반도체 등 전략 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자원이 부족하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붙잡을 수 있는 생명줄은 세상에 없는 기술 개발이다. 이를 위해 우리 기업들은 과감한 선제적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경쟁 기업들을 압도하는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조속히 제거하면서 세제·예산·금융 등 전방위 지원을 해야 한다. 수출 시장을 아세안·인도·중동 등으로 다변화하고 새로운 수출 품목을 발굴하는 노력도 미뤄서는 안 된다. 그래야 한국이 글로벌 정글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
[사설] 한미, ‘北 하마스식 기습’ 응징할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하라
오피니언 사설 2023.11.14 00:05:00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3일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보다 강화된 확장억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2013년에 체결된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을 10년 만에 개정하고 새 TDS에 서명했다. 개정된 TDS에는 북한의 핵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의 전략자산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포함한 한미 동맹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반영됐다. 신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이 전쟁 도발을 하게 되면 없어지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라며 한미 동맹의 압도적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상시 전투태세)’ 자세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은 철통같다”고 화답한 뒤 미국 항모가 곧 한반도에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이번 SCM 개최를 계기로 북한의 기습 공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혼돈을 틈타 갑자기 도발을 감행해 ‘다중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오스틴 장관 일행을 만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오판해 하마스식 기습 공격을 포함한 어떠한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단호히 응징할 수 있는 한미 연합 대비 태세를 유지해달라”고 말한 것도 최근 북한의 호전적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북한은 러시아와 ‘악마의 거래’로 핵·미사일 고도화를 꾀하면서 되레 한미 양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한미 국방장관 회의에 대해 “새로운 침략 전쟁을 도발하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라고 생떼를 부렸다. 북한의 최악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 공유 등 한미 핵협의그룹(NCG) 운영 방안 구체화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킬체인 강화와 압도적 군사력 확보 등으로 자주 국방 역량을 강화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만파식적] 워플레이션
국제 정치·사회 2023.11.13 19:24:311973년 10월 제4차 중동전쟁 발발 이후 아랍 6개국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발해 석유 무기화 조치를 단행했다. 제1차 오일쇼크가 발생하면서 그다음 해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는 두 자릿수 물가 급등과 마이너스 성장률 기록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졌다. 1978년 이란 혁명으로 제2차 석유 파동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28.7%에 달했고 성장률은 마이너스 2.1%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1%까지 인상하자 달러 가격이 급등하면서 신흥국들의 외채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이 국지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이루면서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란 참전으로 전면전이 발생하고 가장 중요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막힐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과거 오일쇼크 때와 같은 ‘워플레이션(war·전쟁+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중동 분쟁이 확산되면 공급망 병목현상 때문에 원유뿐 아니라 다른 상품들의 공급 가격도 오르게 된다. 또 국제 곡물 가격이 3개월째 하향 안정됐지만 러시아의 보복으로 우크라이나의 흑해 수출로가 다시 막히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올해 발생한 엘니뇨가 슈퍼 엘니뇨로 확대되면서 농수산업이 피해를 보고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시장이 1970년대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중동 분쟁이 확산하면 이중 충격으로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재연되면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에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신흥 시장에서는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이르고 식량 자급률은 45%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충격이 클 것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
美 '가자지구 4원칙' 발표…"이스라엘, 재점령 불가"
국제 정치·사회 2023.11.13 17:56:21전쟁 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두고 이스라엘과 미국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에 연일 반대 의사를 표하자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 재점령 불가를 골자로 한 ‘가자 4원칙’을 발표해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격화하면서 시내 병원의 기능이 마비되는 등 민간 피해가 계속되자 이스라엘·하마스 양측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 시간) CBS 방송에서 “우리는 서안과 가자가 팔레스타인인에 의해 다시 연결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며 팔레스타인의 미래 구상과 관련한 미 정부의 기본 원칙을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 불가 △미래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의 영역 축소 불가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제시한 ‘포스트 하마스 구상’에 이어 전후 이스라엘이 넘어선 안 될 한계선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통제권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돌아가야 한다는 미국 측의 주장에 연일 어깃장을 놓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CNN에서 “PA는 가자의 ‘비무장화’와 ‘탈(脫)급진주의’라는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실패했다”며 “전후 가자에 대한 통제권을 PA에 넘길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가자지구에서 최우선 목표를 “최우선적이고 경계선을 넘어선 이스라엘의 군사적 영역 구축”으로 꼽으며 또다시 재점령을 시사했다. 아비 디시터 이스라엘 농무장관은 “지금 ‘가자 나크바’를 전개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팔레스타인인 70만 명이 고향에서 쫓겨난 사건을 뜻한다. 이스라엘군이 시가전을 본격화한 가운데 병원 공습 문제가 불거지며 인질 석방 협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알시파병원 공격을 문제 삼아 인질 석방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병원과 알쿠드스병원은 전력 공급이 끊겨 이날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민간인 피해가 계속 커지자 공습을 강화하는 이스라엘과 민간인을 방패 삼는 하마스 양측에 대한 비난이 함께 쏟아지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병원과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다”며 규탄하는 한편 이스라엘 측에도 “민간인 보호를 위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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