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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美국무, 서안지구 깜짝 방문… 가자지구 교전중단·구호 등 논의
국제 정치·사회 2023.11.05 21:48:22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한 달을 앞두고 중동 순방 중 5일 전격적으로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찾았다. 그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을 만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적 교전 일시중단 등을 논의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블링컨 장관이 이날 예고 없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중심도시인 라말라를 찾아 아바스 수반과 회담을 했다. PA 측은 아바스 수반이 블링컨 장관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 정전,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확대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 구호 확대와 기초 서비스 재건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열망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쟁이 끝난 후 가자지구를 가장 이상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PA의 효율적 재편과 활성화를 제안했다. 다만 전후 일시적으로 다른 국가와 국제기구가 안보와 통치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휴전안 거부" 이스라엘 고집에…출구 안보이는 중동 화약고
국제 국제일반 2023.11.05 17:43:46지난달 7일(이하 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곧 한 달을 맞는다. 이스라엘 건국 이래 최대 사망자가 나온 하마스의 공격에 이스라엘은 ‘피의 보복’을 공언했고 그 약속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지상전으로 현실이 된 모습이다. 미국의 개입과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전황은 확대 일로다. 전쟁이 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타격, 각국의 테러 위험 고조 등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전 세계가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美 전방위 외교에도 꼬이는 전쟁=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이스라엘 도착을 시작으로 개전 이후 두 번째 중동 순방에 돌입했다. 지난달 12~18일 순방 이후 3주 만이다. 당시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이스라엘을 찾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지만 3주 사이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한 탓에 이번 순방에서는 인도적 교전 일시 중단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5일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만나서도 즉각 교전 중단과 가자지구 구호 확대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관계국 간 이견만 확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블링컨 장관은 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교전 일시 중단을 압박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회동 직후 성명을 내 “인질 석방 없는 일시적 휴전안은 거부한다”며 ‘퇴짜’를 놓았다. 다음 날 찾은 요르단 암만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외무장관들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이 ‘전면 휴전’을 요구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4일 취재진과 만나 가자지구의 인도적 교전 중단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그렇다(yes)”고 답해 여지를 남겼다. 결국 미국의 개입은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등의 전략자산을 배치하고 이란에 개입 자제를 촉구함으로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중동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는 데 그치고 있다. ◇한 달 새 생지옥 된 가자지구=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는 생지옥이 됐다. 연일 가자지구를 공습하던 이스라엘은 민간인에게 ‘남쪽 대피’를 권고한 후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지상전을 시작한 상태다. 면적 365㎢로 서울의 60% 정도인 가자지구는 인구 240만 명이 이스라엘의 통제하에 살고 있어 ‘지붕 없는 감옥’으로 불려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개전 이후 5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977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주장한다. 이 중 어린이 사망자는 적어도 4800명에 이른다. 이스라엘이 병원·구급차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며 전쟁범죄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3일 가자시티 병원 입구에서 부상자를 이송하던 구급차를 공습하면서 10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 여파로 남부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한 외국인·이중국적자, 중환자 등의 대피 작업이 중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 대립각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이 폭격을 맞아 500여 명이 숨진 사고가 결정적이었다. 이스라엘과 관계를 개선해오던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아랍 국가들의 대(對)이스라엘 적대감은 한층 깊어졌다. 모하마드레자 아슈티아니 이란 국방장관은 5일 미국을 향해 “가자에서 전쟁을 즉각 멈추고 휴전하지 않으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등, 아랍 넘어 문화 전쟁으로=중동 갈등은 아랍권을 넘어 전 세계를 친(親)이스라엘과 친팔레스타인으로 분열시키는 ‘문화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난민촌 공습이 잇따르자 유럽 주요 국가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프랑스와 독일 전역에서 각각 2만 6000여 명, 1만 9000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미국에서도 시위대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유대인·이슬람 혐오주의 확산에 따른 경계령도 내려졌다. 전쟁 발발 이후 프랑스와 영국에서 확인된 반유대주의 범죄는 각각 819건, 805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 이슬람 혐오 범죄 역시 774만 건에 달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전 세계적으로 반(反)유대주의·반이스라엘 선동이 늘어나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두 개 전쟁 동시에 세계경제 살얼음=중동 분쟁 격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두 개의 전쟁을 한꺼번에 겪게 된 세계경제는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신(新)중동전쟁 발발에 따른 오일쇼크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는 아니지만 전쟁이 주변 국가로 번질 가능성이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전쟁에 개입하면 세계 석유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은행(WB)은 세계 석유 공급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며 이 경우 유가가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대 2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 기조가 겨우 진정되는 국면에서 유가 상승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 인더미트 길 WB 수석연구원은 “두 개의 에너지 충격(중동·우크라이나 전쟁)을 동시에 겪는 것은 처음”이라며 “세계경제는 가장 취약한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
'자산 vs 부채' 동맹을 보는 두 시선…글로벌 안보질서 갈림길
국제 정치·사회 2023.11.05 17:21:19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월 키이우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미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민감한 미 대선 문제를 그가 직접 거론한 것은 미국 내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목소리와 거세지는 ‘트럼피즘’을 의식한 것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약 440억 달러(약 59조 7200억 원)의 막대한 안보 지원을 했으나 전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피로감이 미국 정치판을 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중동 사태까지 겹친 ‘지역 분쟁’의 한복판에서 내년 미 대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이 돌아왔다(동맹 중시 외교)’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미국 우선주의)’가 충돌하며 글로벌 안보 지형에 격동이 예상된다. 외교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국제 분쟁에) ‘미국이 얼마나 개입해야 하느냐’는 문제는 미국 의회 정치와 공화당 대선 경선으로 침투했으며 내년 대선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전략 경쟁과 대북 정책의 변화 역시 미 대선과 함께 한국 정부가 주시해야 할 문제다. 잇따른 전쟁으로 미국의 국방 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막대한 규모의 동맹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이 높다. 외교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가 시작될 경우 ‘예측 불가능’과 ‘변덕스러움’이 외교정책을 지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터 러셀 미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는 “트럼프는 강력한 세계 지도자들과 직접 거래하는 것을 선호하며 예측 불가능하다는 그의 평판을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가장 큰 자산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협상으로 끝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의 집권 시 현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서방의 단일 대오가 흐트러질 가능성이 있다. 그는 앞서 “내가 대통령이라면 그 전쟁을 하루 안에 끝낸다. 24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영토 수복은 중요치 않다”고 분석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사태를 ‘역사적 변곡점’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의 승리를 돕는 것이 미국의 안보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 방문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하마스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한데 묶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미국은 여전히 세계의 등불이며 필수 불가결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국제 정세를 ‘권위주의 대 민주주의’로 규정해온 바이든 정부 외교정책의 핵심은 미국을 민주주의 진영의 리더로서 재정립하는 것이다. 바이든 2기에서도 전 세계 동맹들과 협력해 미국을 존경받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외교정책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노선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혼란스러운 철군,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등 동시다발적인 악재가 겹치며 위기에 봉착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 내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관련해 진보 및 아랍계 유권자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이 1980년 이란 인질 구출 작전 실패 등의 영향으로 재선에 실패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에 대한 견제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면서도 대중 견제 분야에서만큼은 트럼프 정부 정책을 상당 부분 수용하고 더 강화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와 군사 분야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강화된 규제가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집권 시 대외적으로는 보다 더 강경한 대중 기조가 예상된다. 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서 “중국은 미국의 전체주의 적(totalitarian enemy)이지 전략적 파트너나 공정한 경쟁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방 정책 분야를 집필한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은 “중국은 국력의 범주 전반에 걸쳐 미국의 이익에 도전”이라며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특별히 강렬하고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동맹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밀러 전 대행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서 “비용 분담은 미 국방 전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한국에도 기존의 5배인 50억 달러에 달하는 방위비 분담을 요구해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2기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등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의 분담금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을 부채로 보는 프레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이·팔 '두 국가 해법' 탄력?…美中 "논의할 것"[뒷북 글로벌]
국제 국제일반 2023.11.04 07:00:00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오는 7일(현지 시간)로 한 달을 맞는 가운데 외교적 해법으로서 ‘두 국가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된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으로, 당장 타결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글로벌 양대 권력 축인 미국과 중국이 이 해법을 주장하고 나섰고 궁극적인 해법은 이것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로 출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당일(분쟁)에 집중하고 있지만 (분쟁) 이후(day after)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두 사람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국가를 앞으로 어떻게 달성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국가 해법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고, 예루살렘을 동서로 분할하며 유대교와 이슬람교 성지가 몰려 있는 구시가지는 공동 통치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1990년대 초 오슬로 협정 체결 이후 양측은 이를 기반으로 20년에 걸쳐 논의를 했지만 2014년 이후 약 10년째 회담은 중단됐다. 이번 달 유엔 안보리 순회의장국이 돼 중동 영향력 강화를 모색하는 중국도 지난 1일 왕이 외교부장이 “두 국가 방안 실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이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서안지구에는 유대인 정착촌이 깊숙이 파고 들어가 있어 팔레스타인 독립을 어렵게 하고 있고, 이스라엘 내에서도 팔레스타인 독립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유대 근본주의자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9월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IDI)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이스라엘 유대인은 5년 전(47%)보다 15%포인트 급감한 32%에 그쳤다. 이번 전쟁으로 하마스가 해체되더라도 제2의 하마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은 상황이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마무드 아바스 수반도 장기 집권과 부패 의혹 등으로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잃은 상태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선 이건 먼 꿈”이라면서도 “모두가 궁극적으로는 가자지구 통제권이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이양되길 원한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가자지구 남부와 단절시켰다고 이스라엘군이 2일 전했다. 가자지구 북부만 따로 떼어 내 시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세가 강해지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가자시티 근처 난민촌까지 사흘 연속 폭격했다. 유엔은 현재 가자지구 북부에 고립된 민간인이 3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하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제외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143억달러(19조원)의 군사 지원을 하는 안보 예산안을 가결했다. 예산안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주도로 통과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는 민주당 측이 우크라이나 지원까지 포함하자는 입장이어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
한국인·가족 16명 동승 日 수송기 도쿄 도착
국제 정치·사회 2023.11.03 22:16:22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과 일본인 등 46명을 태운 일본 자위대 수송기가 3일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6시45분께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일본 항공자위대 KC767 공중급유·수송기는 일본 정부가 자국민 대피를 위해 투입한 것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서 2일(현지시간) 밤 이륙했다. 수송기에는 한국인 15명, 외국 국적 가족 1명과 함께 일본인 20명, 베트남인 4명, 대만인 1명과 이들의 외국 국적 가족 5명 등 모두 46명이 탑승했다. 한국인들은 공항 인근 호텔이나 지인 집에서 잠시 머물다가 귀국하거나 나리타공항 등으로 바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이송으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한국인은 420여명으로 줄었다. 주일 한국대사관 직원들은 이날 도쿄에 도착한 한국인들의 입국 절차를 돕고 교통 편의도 제공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일본 정부가 자위대 수송기로 자국민을 이송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한국인의 출국을 지원한 것도 두 번째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본인 60명과 외국 국적 가족 4명, 한국인 18명과 외국 국적 가족 1명을 이스라엘에서 태워 지난달 21일 도쿄로 이송했다. 이는 같은 달 한국 정부가 공군 수송기로 이스라엘 교민 163명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과 가족 51명을 무상으로 함께 이송한 데 대한 보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요르단에 파견한 나머지 자위대 수송기 2대는 당분간 현지에 대기시킬 방침이다. -
팔레스타인은 '총', 이스라엘은 '기도'…왓츠앱 AI이미지 편향논란
국제 국제일반 2023.11.03 20:10:00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메타의 소셜미디어(SNS) 왓츠앱이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왓츠앱이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스티커 생성' 기능에 전날 '팔레스타인 무슬림 소년'을 입력하자 AK-47 소총으로 보이는 총기를 든 소년 이미지가 나왔다. 이 소년은 무슬림 남성이 흔히 착용하는 모자 '타키야'를 쓴 모습이다. 왓츠앱은 키워드 하나에 AI가 생성한 대표 이미지 4개를 첫 페이지에 제공하는데, 이 중 1개에 총기 관련 이미지가 포함됐다. 그 외 '팔레스타인인'이라고 쳐도 총기를 든 남성 이미지가 최소 1개 생성됐고 '팔레스타인'을 입력하자 총을 들고 있는 손 모습이 떴다. 반면 이스라엘 관련 키워드에는 총기 등 무력과 연관된 이미지가 생성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소년'을 입력하자 축구 등 평범한 활동을 하는 아이들 이미지가 나왔고, '이스라엘 유대인 소년'이라고 치면 유대인 상징 '다윗의 별' 목걸이를 한 소년 등이 떴다. 유대인이 예배 때 착용하는 모자 '야물커'를 쓴 남성 이미지도 생성됐다. '이스라엘군' 등 무력과 직접 관련된 단어를 입력해도 총기 이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왓츠앱은 이들 키워드에 군복을 입고 미소 짓는 군인 남녀와 낙타를 탄 병사 이미지를 생성했다. 기도하는 군인 이미지도 제공됐다. 케빈 맥알리스터 메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모든 생성형 AI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왓츠앱 AI) 모델도 부적절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점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타는 이전부터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편향된 조처를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측을 지지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사용자 다수는 자신의 계정이 사전 설명 없이 다른 사용자로부터 숨김 처리되는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
'두국가 해법' 탄력 받나…美中 "논의할 것"
국제 국제일반 2023.11.03 18:36:20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를 세 방향에서 포위한 가운데 외교적 해법으로 ‘두 국가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된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으로 당장 타결될 가능성은 작지만 글로벌 권력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이 모두 이 해법을 주장하고 나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로 출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당일(분쟁)에 집중하고 있지만 (분쟁) 이후(day after)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두 사람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국가를 앞으로 어떻게 달성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BC 방송은 블링컨 장관이 3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가자지구의 민간인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했고 전했다. 두 국가 해법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고 예루살렘을 동서로 분할하며 유대교와 이슬람교 성지가 몰려 있는 옛 시가지는 공동 통치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1990년대 초 오슬로협정 체결 이후 양측은 이를 기반으로 20년에 걸쳐 논의를 했지만 2014년 이후 약 10년째 회담은 중단됐다. 이번 달 유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이 돼 중동 영향력 강화를 모색하는 중국도 1일 왕이 외교부장이 “두 국가 방안 실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도 전쟁이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하마스의 뿌리를 뽑되 가자지구에 새로운 안보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해 두 국가 해법에 일부 부합하는 구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서안지구에는 유대인 정착촌이 깊숙이 파고 들어가 있어 팔레스타인 독립을 어렵게 하고 있고 이스라엘 내에서도 팔레스타인 독립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유대 근본주의자들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전쟁으로 하마스가 해체되더라도 제2의 하마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은 상황이다. 영국 시사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는 이건 먼 꿈”이라면서도 “모두가 궁극적으로는 가자지구 통제권이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이양되길 원한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가자지구 남부와 단절시켰다고 이스라엘군이 2일 전했다. 가자지구 북부만 따로 떼어 내 시가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세가 강해지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가자시티 근처 난민촌까지 사흘 연속 폭격했다. 유엔은 현재 가자지구 북부에 고립된 민간인이 30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하는 상황이다. 반면 이란 측은 이스라엘과 각을 세우며 ‘맞불’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친(親)이란 민병대가 헤즈볼라 지원을 위해 레바논 남부로 이동했다고 2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SA-22(일명 판치르)’ 방공 시스템을 헤즈볼라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북부의 교전도 계속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19개 주둔지를 유도 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테러 조직에 전투기·탱크 등으로 반격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제외하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143억 달러(19조 원)의 군사 지원을 하는 안보 예산안을 가결했다. 예산안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주도로 통과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에서는 민주당 측이 우크라이나 지원까지 포함하자는 입장이어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
다섯 아이 안고 업은 '가자 아버지' 사진 가짜였다니…전세계 '충격'
국제 국제일반 2023.11.03 17:48:19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던 사진 한 장이 ‘가짜’로 밝혀지며 전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가 된 사진은 ‘공격 받는 가자(Gaza_under_attack)’라는 해시태그로 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 퍼져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진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아버지로 보이는 한 성인 남성이 겁에 질린 5명의 아이들을 어깨와 팔에 업거나 안고, 걸어 나오는 이미지다. 사진이 알려지며 이스라엘과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 사진이 증거다”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심지어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은 같은 사진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2일 AFP통신은 이 사진이 인공지능(AI)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을 본 사진 전문가들은 “아마도 인공지능(AI) 기술이 동원됐을 디지털 조작”이라며 “그러나 굳이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지 못해도, 자세히 보면 상당히 조잡하게 합성된 이미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남성의 몸에 올라탄 아이들의 다리는 뭉개져 있고, 각도 역시 부자연스럽다. 또 남성의 손을 잡고 가는 아이의 두 발을 보면 왼발이 어색하게 안쪽으로 꺾였다. 전문가들이 지적한 사진이 가짜일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이 매달린 모습이다. 사진을 보면 남성의 어깨에 올라탄 두 아이는 매달려 있기 위해 자신의 팔 힘으로 버텨야 했다. 심지어 한 아이는 남성의 목을 한 팔만으로 버티고 있는 ‘비현실적’인 모습도 보인다. 남성의 머리를 움켜쥔 여자아이도 마찬가지다. 그의 하체는 어떠한 지지도 받지 못한 채, 두 손으로만 남성의 머리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조작 사실이 밝혀지자 국제사회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국제사회의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AI로 생성한 허위 콘텐츠까지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무력 충돌로 인해 민간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일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가 어린이 3760명, 여성 2326명을 포함해 9061명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지난 2주간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해왔다"며 "매우 긴급한 요구"라고 강조,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바 있다. 이후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부터 사흘 연속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인 자발리아 주거지를 공습, 수백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경악했다"며 규탄 메시지를 냈고,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민간인의 안전과 보호는 도덕적인 의무일 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지상전을 더욱 확대할 조짐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TV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 공군은 아직 전체 역량의 절반 이하만 가자지구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
美 "인질 수색 위해 가자지구 상공에 '정찰드론' 운용"[이-팔 전쟁]
국제 정치·사회 2023.11.03 13:17:06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수색을 위해 가자지구 상공에서 감시 드론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두 관리는 미국이 인질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일주일 넘게 가자지구 상공에 정보 수집용 드론을 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200명이 넘는 인질 중에 행방불명된 미국인 10명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240명 이상을 가자지구로 납치해 인질로 삼았다. 인질 가운데는 이스라엘인은 물론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외국 국적자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이스라엘은 인질 문제에 대해 각국 인질을 구출하는 것이 이스라엘과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라면서도 카타르가 중재하는 인질 석방 협상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는 제안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는 동시에 핵심 지역인 가자지구 포위를 완료하고 시가전을 본격화하려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 -
‘군 면제’ 이스라엘 초정통파 신자 하레디 2000명 자원입대[이-팔 전쟁]
국제 국제일반 2023.11.03 10:28:21이스라엘에서 병역 의무가 없는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 ‘하레디’들이 자원입대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 공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군대 복무 경험이 전혀 없는 하레디 남성 2000여명이 이스라엘군에 자원입대했다. 이들 지원자는 일반적인 이스라엘군 징집 연령을 넘겼으나 하마스와의 전쟁이 전례없는 범위에서 벌어지자 군이 이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들인 하레디는 세속주의를 배격하는 근본주의 단체를 말한다. 전통적인 유대교 율법을 엄격히 따르는 이들은 이스라엘 전체 인구의 12% 정도로 추산된다. 하레디 남성은 유대교 율법을 공부한다는 이유로 1948년 이후로 병역을 면제받아왔다. 그러나 하레디 인구가 계속 늘면서 이들의 군 면제는 그간 형평성 논란을 빚었다. 1948년 당시에는 군 복무 면제 수혜자가 400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그 수가 늘어 병역을 면제받는 사람이 수만 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하레디 남성이 병역을 면제받는 것을 선택하고 있지만 하레디가 아닌 18세 이상 이스라엘 청년들은 최소 32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하레디 랍비들은 종교 연구와 기도가 군 복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맞서왔다. 2017년 9월 이스라엘 대법원이 하레디에게 병역을 면제하는 법률이 위헌이라며 폐기하라고 판결했으나 유대교 정당 등의 거센 반발로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지 못했다. 이번에 자원입대하는 하레디 남성들은 수주 또는 수개월간 주로 운전병이나 취사병 등 비전투원으로 복무하겠지만 이는 분명 상징적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IDI)의 길라드 말라흐 박사는 “군사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나누려는 의지는 긍정적인 발전이다”며 “이번 전쟁 기간 사회 내 일반인들에게 약간의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말라흐 박사는 또 “하레디 남성들의 이번 자원입대가 이들의 군 면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전환점이 되고 이스라엘 정치에서 종교와 세속 사회 사이의 힘의 균형을 바꿀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에 입대를 자원했다는 38세 하레디 남성 모셰는 “어떤 방법으로든 돕고 싶다. 입대 전에는 하마스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한 응급구조단체 자카(ZAKA)에서 일했다”며 “내가 군대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상관없는데 시키는 대로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 체류 한국인 15명, 日수송기로 오늘 도쿄 도착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3.11.03 09:40:47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 15명이 일본 군 수송기를 통해 현지를 빠져나왔다. 이번 출국으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는 한국인은 420여 명으로 줄었다. 3일 외교부와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과 일본인 등 46명을 태운 일본 자위대 수송기가 2일(현지시간) 16시 47분경 텔아비브에서 일본을 향해 출발했다. 수송기에는 한국인 15명을 비롯해 일본인 20명, 베트남인 4명, 대만인 1명과 이들의 외국 국적 가족 6명이 탑승했다. 수송기는 이날 저녁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일본 정부가 자위대 수송기로 자국민을 이송하는 것은 두 번째다.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에 체류 중이던 한국인의 출국을 지원한 것도 두 번째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본인 60명과 외국 국적 가족 4명, 한국인 18명과 외국 국적 가족 1명을 이스라엘에서 태워 지난달 21일 도쿄로 이송했다. 이는 같은 달 한국 정부가 공군 수송기로 이스라엘 교민 163명을 대피시킬 때 일본인과 가족 51명을 무상으로 함께 이송한 데 대한 '보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주일본 한국대사관은 일본에 도착한 우리 국민의 한국 입국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요르단에 파견한 나머지 자위대 수송기 2대는 당분간 현지에 대기시킬 방침이다. -
美안팎서 거세지는 휴전 요구…중동 찾은 블링컨 '교전 중지' 설득
국제 정치·사회 2023.11.03 06:41:55중동 사태 발발 이후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및 인질 석방을 위한 ‘인도적 교전 중지’를 이스라엘 측과 논의할 계획이다. 2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 측과 만나 장기적인 휴전이 아닌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인도적 교전 중지를 설득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이후 팔레스타인 사상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아랍 동맹국들로부터 휴전을 중재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저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인도적 교전 중지는 일시적인 것이며, 민간인들이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가자지구 곳곳에 구호품들을 전달하려는 구호 단체들에게도 일시적 교전 중지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아울러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두 개의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이스라엘 측에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워 이스라엘과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가 오랫동안 지지해온 해법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순방 목적과 관련해 "우리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를 위해 항구적이며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현재 당일(분쟁)에 집중하고 있지만 (분쟁) 이후(day after)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 제거 작전에 본격 돌입한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어떤 종류의 휴전도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군은 지상 작전의 일환으로 가자시티 포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
[해외 칼럼] 이·팔 전쟁, 미국이 중재해야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11.03 06:00:00이번 중동 위기는 국제 무대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현실적인 위치를 여실히 보여준다. 워싱턴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는 않을지 몰라도 미국을 대신해 중심적 역할을 담당할 마땅한 ‘대타’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미국은 지금보다 현명하게 행동해야 하고 이제까지 해온 것 이상을 해내야 한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위기 이후 러시아와 중국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수년 동안 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중동 지역에 진출했다. 러시아는 이스라엘과 우호 관계를 구축했고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재개 촉진에 힘을 보탰다. 그럼에도 가자 위기 이후 러시아와 중국은 그 어느 쪽도 긴장 해소에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미국은 처음부터 적극 개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먼저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미국의 분명한 입장을 밝힌 후에는 ‘조심스러운 충고’로 중심축을 이동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분노에 사로잡혀 성급하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9·11 사태’를 예로 들어 “전대미문의 테러 공격으로 분노와 두려움에 사로잡힌 워싱턴은 성급한 대응으로 참담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이스라엘이 그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바이든의 지적대로 9·11 이후 일련의 참담한 결정을 내렸던 미국은 아직도 대가를 치르고 있다. 당시 미국은 수십만 명의 인력과 24개 기구를 하나로 아우르는 ‘국토 안보’ 관료 시스템을 급조했다. 또 대통령의 권한을 극적으로 확대했고 정부 기밀을 추가했으며 테러리스트 피의자들에 대한 고문을 사실상 허용했다. 워싱턴의 군사전략 역시 처음부터 결함을 보였다. 9·11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야심 찬 접근 방식을 취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테러리스트들과 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자들” 사이에 차이는 없었다. 결국 미국은 알카에다뿐 아니라 탈레반과도 장장 20년간 전쟁을 치렀고 끝내 패했다. 전쟁과 관료제 확대 등으로 압축되는 미국의 9·11 대응에는 무려 8조 달러의 가격표가 붙었다. 이스라엘이 취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가자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하마스 테러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다. 이스라엘은 단순 대응 차원을 넘어 대담하고 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가자에서 지상전을 벌일 경우 이스라엘군은 테러 분자들을 상대로 위험천만한 소탕전을 펼쳐야 한다. 또한 가자 지역에 참혹한 인도주의적 비극을 초래해 아랍 국가는 물론 세계 여론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 것이다. 설사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승리한다고 해도 이스라엘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 하마스 이후 가자를 다스릴 새로운 자치정부와 이를 인정하지 않는 저항 세력 사이의 무력 다툼은 누가 수습할 것인가. 이런 일에 개입할 국가는 한 곳도 없을 것이며 결국 모든 뒤치다꺼리는 온전히 이스라엘의 몫이 된다. 이스라엘의 전설적 전사이자 극우파 정치인이었던 아리엘 샤론이 가자에서 손을 뗀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테러리즘의 노림수는 과잉 반응을 유발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최상의 대응은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조심스러운 대응을 촉구한 바이든의 다음 행보는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 수립이라는 열망을 달성할 정치적 경로를 제공하도록 이스라엘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일이다. 수십 년간 미국은 집권당에 상관없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효과적인 중재자로 활동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마틴 인디크, 데니스 로스와 같은 미국 외교관을 전폭적으로 신뢰했다. “협상을 통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미국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테러리즘을 포기하고 이스라엘을 인정하라고 압력을 행사했지만 그와 동시에 이스라엘에도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이런 모든 노력은 팔레스타인 수뇌부의 이기적이고 우유부단한 태도와 연이어 들어선 이스라엘의 우익 정부가 두 국가 공존 해법을 거부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이 때문에 하마스는 비폭력 협상을 통한 해법은 없으며 테러 행위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었다. 이제 미국은 다시 중동의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 위기를 방치할 경우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끔찍한 폭력이 이어질 것이다. -
[사설] 저성장 늪 빠진 韓, 고도 성장 아일랜드 개혁에서 배워야
오피니언 사설 2023.11.03 00:00:00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아일랜드는 법인세 인하와 노동 개혁 등을 통해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일랜드의 올해 1인당 GDP를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14만 5000달러로 높여 잡았다. 농업 국가였던 아일랜드는 1990년대 말 정보기술(IT) 서비스, 연구개발(R&D) 등 첨단 지식 기반 산업 국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아일랜드의 성장 배경에는 1987년 야당의 협조 아래 펼쳐진 공화당 정부의 전면적인 시장 개방 정책이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과거 40% 수준이었던 법인세율을 2003년에 12.5%까지 내렸다. 기업에 대한 세금을 파격적으로 낮추자 구글·아마존·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들었고 세수 확대와 고용 창출이라는 선순환을 낳았다. 아울러 고급 인재 양성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제1야당과 최대 노조 대표의 공동 제안으로 시작된 수차례의 사회연대협약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달성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법인세 최고 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됐지만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직면해 24%로 겨우 1%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1.2%)보다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파고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도 강성 노조들은 연례적인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일 아일랜드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아일랜드의 개혁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한국이 중대한 개혁의 기로에 서 있다”며 “세금 인하 등 친(親)기업 환경 구축과 노동 개혁에 성공한 아일랜드가 한국의 좋은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떨어졌고 잠재성장률은 올해 2% 아래로 추락해 일본식 저성장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도 아일랜드처럼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신성장 동력을 키워야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농산물 13%·의류 8%↑…더 얇아진 서민 지갑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11.02 17:44:12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3.8%(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상기후로 농산물 값이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의류·신발 물가도 31년 5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여 서민의 의식주 전반에서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8% 올랐다. 올 3월(4.8%)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2.3%로 저점을 찍었다가 8월 3.4%로 반등한 후 세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석유류는 전년 대비 하락률이 9월(-4.9%)보다 축소된 –1.3%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7.3%나 올라 9월(3.7%)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이는 농산물 물가 상승률이 7.2%에서 13.5%로 큰 폭으로 뛰며 2021년 5월(14.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신선 과실의 경우 26.2%나 올라 2011년 1월(31.9%) 이후 약 1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상 저온 현상으로 출하가 지연되면서 10월 이례적으로 높은 물가 수준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의류 및 신발도 전년 동월 대비 8.1% 올라 1992년 5월(8.3%) 이후 3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로 의류 품목 가격이 하락했던 부분이 반영된 가운데 원재료 물가 상승 등으로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먹고 입는 분야에서 물가 압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반면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린 3.2%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4.3%로 정점을 찍은 후 기조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안에 물가상승률이 2%대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보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연말에는 3% 초중반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한다”고 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원물가는 계속 내림세를 나타내는 한편 이스라엘·하마스 간 갈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한은도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유가나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물가 흐름도 8월 전망 경로를 웃돌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앞서 8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을 각각 3.4%, 2.4%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이달에 이어 앞으로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더해 최근 높아진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가 추가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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