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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건설적 회담” 왕이 “오판 막아야”
국제 정치·사회 2023.10.27 17:49:30미중 외교 수장이 26~27일(현지 시간)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만나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갈등 구도의 즉각적인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양측이 관계 악화를 막을 제한적 협력 사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DC를 방문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왕 부장과 건설적 대화를 매우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왕 부장은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해와 오판을 막고, 끊임없이 공동 인식을 확대하고 호혜적 협력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향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의 사전 작업을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두 정상은 다음 달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회담을 갖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다. 왕 부장은 27일 오전에도 블링컨 장관과 회담을 했으며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도 만났다. 왕 부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한 입장 확인과 조율 방안이 핵심 의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해 중동 확전을 막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해왔다. 한편 중국은 중동에서의 휴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대이란 군사 지원에 문제를 제기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 양측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와 이에 맞선 중국의 전략 광물 수출통제를 비롯해 대만 및 북한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양측 간 갈등을 관리하기 위한 안전장치(가드레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두 개의 전쟁에 간접 관여하는 부담을 안고 있으며 중국은 부진한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안정적 대외 관계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우선순위는 양국 간 치열한 무역 경쟁을 포함해 많은 문제들에 대한 이견이 충돌로 비화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전했다. -
美, 이·팔전쟁 발발 후 첫 親이란 시설 공습
국제 국제일반 2023.10.27 17:48:21미국이 시리아에 주둔한 자국군을 겨냥한 공격에 대응해 시리아 동부에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관련 시설들을 공습했다. 이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후 미국이 중동에서 단행한 첫 번째 물리적 공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과는 별개의 조치라는 것이 미국의 설명이지만 실제로는 ‘확전의 최대 변수’로 거론되는 이란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기습 작전을 이틀 연속 실시하면서 확전 우려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6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미군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IRGC와 산하 단체들이 사용하는 시설 두 곳에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공격은 시리아 현지 시각으로 27일 새벽 4시 30분께 이뤄졌다. 미군은 F-16 전투기 두 대를 동원해 시리아 동부의 이라크 접경 마을 아부카말에 있는 탄약고와 무기 저장고를 정밀 공격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공격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미국의 공격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미군을 겨냥한 친이란 무장 세력의 공격이 계속돼 공습을 감행했다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17일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각각 최소 12건, 4건 발생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은 분쟁을 추구하지 않으며 더 이상의 적대 행위를 할 의사도 없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의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은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과는 별개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친이란 세력 공격은 자위권 행사 차원을 넘어 이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확전을 극도로 경계하며 이란에 참전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2척, F-16 전투기 대대를 비롯한 대규모 군사 자원들을 연일 파견하고 있는 것도 확전을 막기 위함이다. 미국은 이날도 이스라엘에 아이언돔 시스템 2기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에 맞서 분쟁 개입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이 26일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끝나지 않는다면 미국도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미국이 결국 군사 자원 배치에서 더 나아가 물리적 개입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의 확전 위험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틀 연속 이뤄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기습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7일 밤사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 관련 표적 수십 개를 공격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26일 새벽에도 비슷한 작전을 수행했으며 같은 날 오후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앞으로도 수일간 더 강력하게 (지상 기습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군과 정보기관 신베트(ISA)의 공조하에 샤디 바루드 하마스 정보국 부국장을 살해한 사실도 공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우려 탓에 쉽사리 지상전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이스라엘 정부 및 군 당국자를 인용해 군 지휘부가 지상전 계획을 완성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최종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가 중재하는 인질 석방 협상이 진행 중인 점, 가자지구 점령 이후의 사태 수습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지상전 개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
[단독] 4분기 이라크 추가계약 가능성…대우건설, 올 수주액 5조 '훌쩍'
부동산 건설업계 2023.10.27 17:39:11대우건설(047040)이 올 들어 대규모 해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다음 달 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비료 공장 건설 계약을 맺으면 이미 5조 원 이상의 수주액을 올리는 셈인 데다 연말 이라크에서 추가 ‘수주 낭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는 데 성공하고 있어 올해 건설 업계가 목표했던 35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다음 달 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투르크멘화학공사와 비료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대우건설은 연산 115만 톤의 요소 비료 및 연산 66만 톤의 합성 암모니아 생산 설비인 ‘발칸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와 연산 30만 톤의 인산 비료 생산 설비 및 부대 시설인 ‘투르크메나바트 인산 비료 플랜트’를 신규로 건설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 7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 부총리 등으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이 한국을 찾았는데 이때 대우건설 본사를 방문해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번 계약 현장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2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 들어 연이어 해외 수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7억 9000만 달러(약 1조 700억 원)의 ‘리비아 멜리타·미수라타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와 5억 8918만 달러(약 7980억 원)의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 시설 긴급 보수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3520억 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IEFCL 비료 생산 플랜트 3호기 신설 공사 수주에도 성공했다. 업계는 추가 수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상반기에 2조 3000억 원의 해외 수주를 달성하며 이미 가이던스 1조 8000억 원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고 장민준 KB증권 연구원도 “올해 남은 기간 리비아와 이라크 등에서 수의계약 기반의 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만큼 추가적인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건설 수주액이 급감한 가운데 건설 업계는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해외 건설 수주액은 235억 달러로 전년 동기(224억 달러)를 넘어섰다. 23일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4분기에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올해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310억 달러) 수준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수주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데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이 높아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우디 아람코의 적극적인 설비 투자 등으로 해외 플랜트 발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에도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010년대 초반 국내 건설사들이 무리한 저가 해외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대규모의 손실을 떠안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을 꿈꿔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불과 10여 년 전에도 중동 붐이 불면서 너도나도 해외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며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에서 볼 수 있듯 중동 등 해외시장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단독] 대우건설 또 해외서 잭팟…투르크메니스탄서 3조원대 수주 눈앞
부동산 건설업계 2023.10.27 17:34:26대우건설이 3조 원이 넘는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공장 건설 계약 체결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은 올해 이미 2조 원 이상의 수주액을 올린 데다 연말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아 올해 5조 원을 훌쩍 넘는 해외 수주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다음 달 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투르크멘화학공사와 비료 공장 건설 관련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발칸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와 ‘투르크메나바트 인산 비료 플랜트’를 신규 건설하는 내용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에 본계약을 맺는다. 계약 금액은 약 25억 달러(약 3조 3887억 원)로 추산된다. 올 7월 서울에서 열린 한·투르크메니스탄 고위급 회담에서 당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억 달러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내 비료 플랜트 사업 2건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계약 체결 현장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한국과 투르크메니스탄 외교부가 공동 주최하는 ‘제16차 한·중앙아 협력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 달 1일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시가바트를 찾을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조만간 투르크메니스탄에 지사도 설립할 방침이다. 이로써 올해 대우건설의 해외 수주 금액은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올 들어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와 나이지리아 비료 생산 플랜트 신설 공사,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 시설 긴급 보수 공사 등 총 2조 2000억 원 이상의 해외 수주를 달성한 상태다. 4분기 이라크 추가계약 가능성…대우건설, 올 수주액 5조원 ‘훌쩍’ 대우건설이 올 들어 대규모 해외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다음 달 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비료 공장 건설 계약을 맺으면 이미 5조 원 이상의 수주액을 올리는 셈인 데다 연말 이라크에서 추가 ‘수주 낭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는 데 성공하고 있어 올해 건설 업계가 목표했던 35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다음 달 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투르크멘화학공사와 비료 공장 건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대우건설은 연산 115만 톤의 요소 비료 및 연산 66만 톤의 합성 암모니아 생산 설비인 ‘발칸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와 연산 30만 톤의 인산 비료 생산 설비 및 부대 시설인 ‘투르크메나바트 인산 비료 플랜트’를 신규로 건설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1월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 7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 부총리 등으로 구성된 경제 사절단이 한국을 찾았는데 이때 대우건설 본사를 방문해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번 계약 현장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확한 계약 금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25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 들어 연이어 해외 수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7억 9000만 달러(약 1조 700억 원)의 ‘리비아 멜리타·미수라타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와 5억 8918만 달러(약 7980억 원)의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 시설 긴급 보수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3520억 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IEFCL 비료 생산 플랜트 3호기 신설 공사 수주에도 성공했다. 업계는 추가 수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상반기에 2조 3000억 원의 해외 수주를 달성하며 이미 가이던스 1조 8000억 원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고 장민준 KB증권 연구원도 “올해 남은 기간 리비아와 이라크 등에서 수의계약 기반의 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만큼 추가적인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건설 수주액이 급감한 가운데 건설 업계는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해외 건설 수주액은 235억 달러로 전년 동기(224억 달러)를 넘어섰다. 23일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4분기에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올해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310억 달러) 수준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수주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데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이 높아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사우디 아람코의 적극적인 설비 투자 등으로 해외 플랜트 발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에도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010년대 초반 국내 건설사들이 무리한 저가 해외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대규모의 손실을 떠안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해외시장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을 꿈꿔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불과 10여 년 전에도 중동 붐이 불면서 너도나도 해외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며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에서 볼 수 있듯 중동 등 해외시장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팔 전쟁에 금값 2000달러 돌파… "S&P500 수익률 넘어서"
국제 국제일반 2023.10.27 15:33:30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의 여파로 금값이 온스당 20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몰리며 올해 금 상승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치도 넘어섰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한때 뉴욕 금 선물 가격이 온스당 2003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초 1820달러까지 떨어졌던 금값이 급등세로 전환한 것이다. 금값 상승의 원인은 중동 불안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가격 상승을 보인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도 금값은 수직 상승해 지난해 3월 금값은 2078달러를 나타내기도 했다. 금 소비도 늘고 있다. 중국황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올 1~3분기 금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7.32% 증가했다. 시장은 미국 국채금리가 5%를 넘보는 와중에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데 주목한다. 닛케이는 “통상적으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금값은 역행하지만 현재는 국채와 금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통화량이 감소하며 금값이 내리는 경향이 있으나 지정학적 위기에 특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올해 금 수익률은 증시 상승률을 넘어섰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금 가격은 9%가량 올랐는데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8%가 채 오르지 않았다. 최근 들어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빅테크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금값은 폭등하며 수익률이 역전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이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현물 자산인 금 보유에 대한 기회비용이 늘어난다.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금값 상승은 일시적이었다는 경험칙도 있다. 닛케이는 “과거 냉전과 핵전쟁 위협, 걸프전과 이라크전 당시에도 금값이 급상승한 바 있지만 상승 주기는 짧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
윤상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피해 우려…레바논 동명부대 철수계획 마련해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3.10.27 15:19:49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정부가 레바논에 주둔 중인 동명부대 철수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상현의원(인천동구미추홀구을)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동명부대는 이스라엘 국경지대로부터 후방(직선거리 20km)에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안일하게 인식해서는 안된다”며 “평상시 기준으로 위험에 대한 인식할 것이 아니라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나서는 상황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은 지상전 강행 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개입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레바논 지역에는 24일 기준 한국인 140명 외에도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으로 300여명 규모의 동명부대가 주둔 중이다. 윤 의원은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동명부대는 공격을 할 수 없어 전시상황에서 속수무책”이라면서, “동명부대에서 불과 2.7km 떨어진 마을인 ‘테라 디바(Tayr Debba)’마을은 헤즈블라의 2인자 이마드 무그니예(Imad Mughniyeh)의 고향이자 헤즈볼라의 근거지인데 헤즈볼라의 군사기지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오폭 공격을 유도하는 계략 가능성이 상존해 있어 동명부대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윤 의원은 “과거 2013년 12월 남수단 공병부대인 한빛부대가 반군의 공격을 받았을 때 다른 UN군은 철수했는데 우리는 철수 계획을 미리 마련하지 않아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세 급변 가능성에 대비해 동명부대의 철수 시점, 이동 교통수단, 인접국 협조 등 시나리오별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며 "외교부는 자국민 보호 및 안전 조치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나서 국방부, 합참, 국가안보실 등과 함께 동명부대 철수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 비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란 "하마스, 인질 풀어줄 준비 돼"…카타르도 "목표는 전원 석방"
국제 국제일반 2023.10.27 11:05:41이란과 카타르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 가능성을 잇따라 거론하고 있다. 단 석방 조건으로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 일시적 교전 중단이 제시돼 이스라엘이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긴급 유엔총회에 참석해 "하마스는 민간인을 테헤란(이란 수도)에 풀어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이란은 카타르, 튀르키예와 함께 매우 중요한 인도주의적 노력에서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팔레스타인 죄수 6000명을 석방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또 다른 필요이자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 있는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은 이전부터 하마스가 요구해 온 내용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인질 협상을 중재하는 카타르도 같은 날 석방 가능성을 거론했다. 무함마드 알 쿨라이피 카타르 외무담당 정무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민간인 인질 전원을 석방하는 것"이라면서도 "중재자(카타르)가 최선의 방법으로 (인질 석방) 임무를 수행하려면 평온한 시기에 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잠시 중단돼야 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스카이뉴스는 해석했다. 앞서 하마스가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은 이스라엘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200여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하마스는 미국인 2명, 이스라엘인 2명 등 4명의 인질을 풀어줬으며, 이 과정에서 카타르가 중재 역할을 했다. 카타르는 하마스, 이스라엘은 물론 하마스의 '뒷배'로 여겨지는 이란,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이란과 카타르가 내건 석방 조건이 충족될지는 미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5일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단 미국이 인질 석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어 석방을 둘러싼 외교적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
이스라엘 국방 "전면적 지상전 개시, 멀지 않았다" [이-팔 전쟁]
국제 정치·사회 2023.10.27 09:57:37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인 지상전 개시가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 중 지상전 개시 시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그것이 올 날이 멀지 않았다. 여건이 맞을 때 기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 중인 협상으로 하마스가 끌고 간 인질들이 석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아끼면서 "그런 목표가 달성되는 한 어떠한 채널이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제외한 어떠한 상대와도 전쟁을 벌일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남부 전선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북부에서의 어떠한 전개에도 준비가 돼 있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큰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쟁을 확장하는데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유대 안식일인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400명이 넘는 인명을 살상한 하마스를 말살하겠다고 공언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한 채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킨 상황이다. 22일부터는 가자지구 내부로 소규모 병력을 침투시켜 군사 목표물을 파괴하는 등의 제한적 지상 작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중동 전역으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만류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200명이 넘는 인질을 돌려받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란 점 등을 고려해 전면적인 지상전을 미루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스라엘군은 제한적 지상 작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오늘 밤에도 (급습이) 진행될 것이며, 앞으로 며칠간 더욱 강력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와 별개로 이달 7일 바다와 공중에서부터 가자지구를 겨냥한 '대규모 폭격'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이는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는 작전에 참여한 하마스 고위 조직원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
5년 만에 컴백한 싼타페, 현대차 호실적 '숨은 공신'
산업 산업일반 2023.10.27 08:09:22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3조 8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왔던 분기 최대 영업이익 경신 행진은 멈췄지만 3분기에 ‘피크아웃(실적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현상)’을 맞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8월 출시한 신차 '디 올 뉴 싼타페’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선전했고, 해외에선 북미·유럽·인도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호조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마진이 높은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판매 전략 역시 이번에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분기 영업이익 146% 늘어난 3조8218억원…"피크아웃 없다" 현대차(005380)는 지난 26일 경영 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 82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업이익은 2011년 세웠던 기존 역대 3분기 최고치(2조 989억 원)를 12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차량 판매 비수기인 3분기를 맞아 ‘피크아웃’을 겪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고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첫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3분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조4605억원과 견줘 2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차가 지난 한 해 기록한 영업이익 9조8198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매출은 41조 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34% 증가한 3조 3035억 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실적 호조로 올해 연간 판매 목표와 영업이익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를 432만 대, 연간 영업이익 상단을 14조 7500억 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4분기가 전통적으로 자동차 업계에 성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목표치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도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시장의 수요 증대로 지속적인 판매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낮은 재고 수준 및 신형 싼타페 등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연간 가이던스 상단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싼타페(SUV)가 끌고, 제네시스가 밀고…'돈 되는 차' 많이 팔렸다 현대차의 3분기 실적 호조를 이끈 것은 고수익 차종의 판매 증가다. 현대차는 올 3분기 글로벌 무대에서 104만 5510대(도매 기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었다. 마진이 높은 제네시스, SUV, 대형 승용차의 비중이 65.7%에 이른다. 10대 중 6대를 소위 ‘돈 되는 차’로 팔았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SUV가 3분기 판매량의 54.7%를 차지했고 대형 승용차(5.9%), 제네시스(5.1%) 등의 순이었다. 시장별로 보면 국내에서는 올 8월 새로 출시한 ‘디 올 뉴 싼타페’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SUV 중심의 판매 증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16만 6969대가 팔렸다. 해외 시장에서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함께 북미·유럽·인도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87만 8541대가 판매됐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대수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판매 확대로 전년 대비 33.3% 증가한 16만 8953대를 기록했다. 이·팔 전쟁…美 UAW 파업 등 불안 요인도 잠재 불안 요인도 있다. 4분기에는 중동 지역 내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과 인플레이션 확대, 높은 금리 수준에 따른 신흥 지역의 수요 위축 등 경영상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들이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UAW의 파업이 향후 현대차 미국 공장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는 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 부사장은 “이스라엘 전쟁으로 4분기에만 5000~6000대의 판매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UAW 파업도 향후 당사 미국 공장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미국 공장의 근로자들은 UAW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추후 GM·포드의 임금 협상 결과에 따라 임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4분기에도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글로벌 인지도 제고와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날 3분기 배당도 전 분기와 동일하게 1500원(보통주 기준)으로 정했다. -
"왜 여기 누워있니"…생방송 중 가족 시신 마주한 후 오열한 '특파원 아빠' [이-팔 전쟁]
국제 국제일반 2023.10.27 00:03:12카타르의 아랍어·영어 방송 '알자지라'가 이 방송 특파원인 언론인의 가족 전원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겨눈 이스라엘의 공습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25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가자지구에 있는 아랍권 특파원 와엘 다흐두흐의 집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아 다흐두흐의 부인과 딸, 아들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15살 아들과 7살 된 딸의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그의 모습은 알자지라 방송에 그대로 송출됐다. 알자지라 측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동료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지난 19일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표적 7000개 이상을 공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공습 횟수는 역대 최다로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가자지구에서 벌인 모든 군사작전 건수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65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
하마스 비밀 지하도에 모스크·시장까지…'가자지구' 판박이 '이곳'의 정체[이-팔 전쟁]
국제 정치·사회 2023.10.26 18:33:22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축소판'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지상전 훈련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제압하기 위해 지상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가자지구와 흡사하게 만든 훈련소에서 모의 훈련을 벌이고 있다. '리틀 가자'(Little Gaza)라고 불리는 이곳은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한 기지에 지어졌으며, 공식적으로는 2006년부터 '도시 훈련 센터'로 쓰이고 있다. '리틀 가자'에는 8층짜리 건물을 포함해 학교, 판잣집 등 600개의 구조물이 세워졌다. 하마스의 비밀 요새로 알려진 지하도를 비롯해 모스크, 시장 등까지 만들어 실제 가자지구와 유사하게 구현했다. '리틀 가자' 인근 기지에는 지휘관, 정보 장교, 병참 부대로 구성된 정규군 부대가 주둔했으며, 낙하산병, 탱크, 보병 등 수천명의 예비군이 거주 중이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25일 모의 훈련에서 좁은 거리와 미로 같은 터널로 침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가짜' 하마스 조직원이 투입돼 이스라엘군과 총격을 주고받거나 건물 창문 사이에서 테러리스트를 색출하는 훈련 등도 이어졌다. 지상전에 대비해 '리틀 가자'에서 이뤄진 훈련이 실제 전투로 실행될 시점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스라엘은 일찌감치 하마스 섬멸을 공언하고 지상전 태세에 돌입했지만, 아군 병력 또한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는 데다가 국제 사회에서도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재차 천명했다. 이어 밤사이 가자지구 내에 탱크 등을 동원, 비교적 대규모 심야 공격을 가한 뒤 철수해 사실상 지상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
이, 가자지구 심야 급습…사실상 지상전 돌입
국제 국제일반 2023.10.26 18:33:18이스라엘군이 26일 새벽(현지 시간)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지를 급습했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지상전에 대비한 전초전의 수위를 갈수록 높여가는 모습이다. 이번 심야 급습을 시작으로 이스라엘이 전면적 지상전 돌입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이날 오전 X(옛 트위터)에서 “밤 사이 우리 군은 다음 단계의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지바티 여단의 지휘하에 탱크를 활용해 가자지구 북부에 대한 표적 급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탱크와 보병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지상군은 하마스의 군사 기지, 대원과 대전차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한 후 가자지구를 떠났다. 이스라엘은 22일부터 비슷한 지상 작전을 산발적으로 실시해왔지만 이날 공격은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IDF가 운영하는 군 라디오방송은 이날 작전이 7일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상 공격이라고 전했다. 하마스의 방어 능력을 탐색하고 타격을 가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준비 작업이 본궤도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IDF가 언급한 ‘다음 단계의 전투’에 대해 “전면적인 지상 공격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 일정이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상전 준비 사실을 재확인하며 전의를 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TV 연설에서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점은 전시 내각의 만장일치 합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후 곧바로 가자지구 기습이 이뤄진 것도 지상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스라엘은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줬다. 지상전이 임박할수록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자국의 이해에 따라 휴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달리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영국은 인도적 지원을 위한 교전 일시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전면적 휴전이 하마스에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러시아와 아랍 국가들은 즉각적인 휴전을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아랍 국가들이 전쟁으로 인한 자국의 정정 불안을 걱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의견 차이로 인해 전날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는 가자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결의안을 한 건도 채택하지 못했다. -
美 하원의장에 '親트럼프' 존슨…민주당과 대립 격화
국제 정치·사회 2023.10.26 18:13:50사상 초유의 해임 사태로 3주간 공석이던 미국 하원의장에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인사인 마이크 존슨 의원이 선출됐다. 이에 따라 공화당의 내분은 일단락됐으나 소수 강경파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미국 정치의 진영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존슨 의장은 이날 하원의장 선출 투표에서 재석 의원 429명 가운데 공화당 소속 의원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어 과반(217표) 득표에 성공함으로써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하원은 이날 존슨 의장 취임 직후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의장 공백 사태를 비로소 해소했다. 이에 앞서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은 스티브 스컬리스, 짐 조던, 톰 에머 의원을 차례로 의장 후보에 올렸으나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낙마했다. NYT는 “잔인한 당 내분에 지친 보수 강경파와 주류 공화당원들이 연합해 존슨 의원을 선출했다”면서 “3명의 후보가 연이어 낙마한 초유의 사태가 아니었다면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의장으로 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루이지애나를 지역구로 둔 4선의 존슨 의장은 올해 51세에 불과하며 그동안 미 의회에서 이렇다 할 보직을 맡은 적이 없어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보수 색채가 매우 강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충성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트럼프 하원 탄핵 당시 그의 변호팀에서 일했고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의 선거 뒤집기 시도를 미 하원 차원에서 지지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결국 존슨 의장이 선출된 것은 공화당 내분의 피로감과 트럼프의 ‘상왕 정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NYT는 “이번 하원의장 선출은 공화당 내 지배 세력이 된 강경파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존슨 의장이 당선된 직후 “그는 위대한 의장이 될 것”이라는 축하 글을 남겼다. 대선을 불과 1년 앞둔 상황에서 하원을 맡은 존슨 의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와 확실히 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묶어 1050억 달러 규모의 안보 패키지를 의회에 요청했으나 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존슨 의장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과 관련한 예산안에 이미 두 차례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미 NBC방송은 존슨 의장이 반도체지원법·인프라법 등 바이든 행정부가 초당적으로 추진한 수많은 법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존슨 신임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 수요를 해결하고 22일 안에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피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중요한 현안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가능한 한 공통점을 찾기 위해 상호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外人 5000억 '매도폭탄'에 털썩…반등시점 예상도 쉽잖아
증권 증권일반 2023.10.26 17:40:19국내 증시는 26일 미국발 고금리와 기술주 급락, 환율 상승 등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며 코스피가 약 10개월 만에 2300을 내주는 등 급락했다. 업종 기준으로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와 2차전지를 위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증시 기초체력도 급격히 약화하고 있다. 연중 최저치를 향해 가는 투자자 예탁금과 최근 급격히 줄어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등 증시 하방을 책임질 자금이 줄면서 전문가들은 섣불리 국내 증시 반등 시점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하락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으로 4779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는 2800억 원을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208억 원, 1105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물량을 받아냈다. 이달 들어 26일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올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총 2조 1693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은 6월부터 이달까지 5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5개월간 총 7조 210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는 전날 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2% 넘게 하락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개장 후에는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기(009150)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5.88% 하락했고 삼성전기는 13.22% 급락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이슈, 실적 등 3가지 측면에서 진퇴양난에 빠지다 보니 급락세가 연출됐다”며 “2100 선까지 내려갔던 지난해 9월 투매가 떠오를 정도로 투자심리가 많이 망가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 급락해 743.85로 마감한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728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9억 원, 601억 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에서는 에코프로비엠(247540)(-6.29%), 에코프로(086520)(-10.00%), 포스코DX(022100)(-7.91%), 엘앤에프(066970)(-7.23%) 등 2차전지주와 HPSP(403870)(-12.97%), 에스앤에스텍(101490)(12.60%), 동진쎄미켐(005290)(-6.17%)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이 특히 크게 하락했다. 증시 기초체력도 급격히 악화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연중 최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 24일 기준 예탁금은 47조 3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 27일(58조 1991억 원)에 비하면 11조 원 넘게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3월 22일 연중 최저치인 46조 3326억 원을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확실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자금을 거치해두는 CMA 잔액도 덩달아 줄고 있다. CMA 잔액은 8월 29일 71조 6429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4일에는 68조 4689억 원까지 줄었다. 불과 두 달 사이 CMA 잔액 3조 1740억 원(4.5%)이 사라진 것이다. CMA는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회사채 등에 단기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입출금 통장 금리보다 높은 3.5% 안팎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데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신용거래 융자를 활용한 ‘빚투’ 열기도 크게 꺾였다. 2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합한 신용 거래 융자 잔액은 17조 82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올 3월 2일 17조 8125억 원 이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8월 23일 20조 1246억 원까지 치솟았다가 2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과 함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조금이라도 끝날 기미가 보여야 반등할 수 있을텐데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데 다 고금리 기조도 계속되고 있다”며 “금리가 꺾이거나 전쟁이 마무리될 기미가 보여야 증시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하락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서 시작한 만큼 투자자들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의 시그널을 찾으려 할테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증시가 많이 떨어졌기에 반등이 나올 수도 있지만 단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
[해외칼럼] 이·팔 전쟁 해법은 이·사우디 관계 정상화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3.10.26 17:34:35하마스의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이스라엘 공격은 세계를 경악시켰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스라엘 정부마저 허를 찔렸다는 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는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탓에 늑장 대응을 했고 이로 인해 숱한 민간인이 학살을 당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전면전을 벌인 것은 지난 15년 사이에 이번이 다섯 번째다. 가자지구에 접근할 수 있는 항로와 육로, 그리고 해로는 이스라엘의 완전한 통제 아래에 있다. 게다가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가자지구에 방대한 정보망을 구축해놓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배경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네타냐후 정부는 안으로는 사법 개혁, 밖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상에 정신이 팔려 이집트로부터 사전 경고를 전달받았음에도 가자에서 변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한 듯 보인다. 드미트리 슘스키 히브리대 교수의 설명은 한층 도발적이다. 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를 무력화하는 대신 하마스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이스라엘에 유리하다’는 파괴적이고도 뒤틀린 정치 독트린을 개발하고 추진했다. 이 같은 접근법은 팔레스타인을 분열시키고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자치정부를 약화시킴으로써 이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단일 국가 건립이 불가능하다는 네타냐후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슘스키는 2019년 리쿠드당 모임을 다룬 예루살렘포스트의 기사를 인용해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카타르 정부가 하마스에 제공하는 자금 지원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를 빌미 삼아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립을 막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이슈를 제쳐놓은 채 이란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기 위해 막강한 기술 기반 경제를 지닌 이스라엘과의 연합을 원하는 걸프 국가들과 직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의 토대였던 가정이 2주 전 하마스의 공격으로 무너져내렸다. 지난 20년간의 중동 지역 형세는 워싱턴의 움직임, 특히 이라크전과 뒤이은 미군 철수에 따라 결정됐다. 이라크전은 이란과 다른 아랍국들,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뒤흔들어놓았다. 미국이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을 무너뜨리자 이란은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에서 전례 없는 영향력을 확보했다. 이어 미국이 중동에서 발을 빼기 시작하자 이란·튀르키예·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와 이스라엘 등이 각기 자국의 이익을 좇아 미국이 남긴 힘의 공백을 채우려 들었다. 우리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까지 20년간 세계가 꽤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동 지역은 과거 20년 동안 피비린내 나는 전화를 겪었다. 이라크전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뒤이은 시리아 내전으로 1400만 명의 난민과 수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어 예멘에서 터진 전쟁은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 그리고 이 모든 위기와 충돌은 이 지역의 국가들이 편을 나눠 그들의 이점을 극대화하고 적의 피를 말리려 든 데서 비롯됐다. 우리는 질서와 무질서를 대표하는 세력 사이의 글로벌한 각축전을 목격하고 있다. 러시아·이란·헤즈볼라와 하마스는 국제 시스템을 잠식하려 시도 중이다. 만약 하마스가 성공한다면 다른 집단들 역시 무력을 사용하려 들 것이다. 하마스를 물리치는 것은 힘겨운 과제다. 테러리스트 집단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과잉 대응으로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와 동시에 하마스는 이번 사태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의 관계 정상화 협상이 결렬되기를 원한다. 이스라엘의 대응이 격렬해질수록 협상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상 재개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하마스에 대응하고 팔레스타인 이슈를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는 하마스·헤즈볼라와 이란에 치명타를 가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교훈이 있다. 미국은 중동에서 완전히 손을 떼서는 안 된다. 워싱턴은 이 지역에서의 군사 개입을 포기할 수 있고 중동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중심적 위치를 인정할 수도 있지만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적극적인 개입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의 개입은 세계를 안정시키는 힘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미국이 떠난 후 중동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눈여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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