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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 라마단 전 휴전 사실상 불발…유혈 충돌 우려만 커져
국제 국제일반 2024.03.10 20:39:15미국 등 중재국들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인 10일(현지시간)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6주간의 휴전 협상을 타결하려 노력해왔으나 결국 불발됐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자지구뿐 아니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도 유혈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핵심 조건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2주 가까이 시간을 허비, 결국 라마단 전 휴전 합의에 실패했다. 카타르와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휴전이 체결되도록 양측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라마단 시작 후 이틀간만이라도 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라마단 기간 폭력 사태가 가자지구 밖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슬람의 가장 성지 중 하나인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사원에 집결할 것을 촉구했다. 알 아크사 사원은 이슬람과 유대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으로, 라마단 기간 참배객이 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도 잇따랐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이 작전을 '알 아크사 홍수'라고 명명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이스라엘 내 아랍 시민들의 알 아크사 사원 접근에 제한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간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계 이스라엘 주민은 라마단 기간 신앙의 자유를 이유로 사원 문을 걸어 잠그기도 하고, 이스라엘 경찰은 질서유지를 명목으로 이 같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행동을 제약했다. 이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빚어졌고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 무력 대치로 이어졌다. 여기에 2022년 극우세력을 등에 업은 베냐민 네타냐후가 총리로 복귀하면서 시작된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의 성지 도발은 아랍권 전체를 분노하게 했다. 전쟁 중 맞는 이번 라마단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아랍권의 반이스라엘 움직임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촉구하면서 "만약 라마단까지 휴전에 합의하지 못하면 아주, 아주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백기 들 용기 있는 자가 강자"…교황, 젤렌스키에 협상 촉구
국제 정치·사회 2024.03.10 18:52:55프란치스코 교황이 만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상황이 악화하기 전에 협상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9일(현지 시간) 사전 공개된 스위스 공영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초 바티칸에서 진행됐으며 20일 방송될 예정이다. 교황은 “상황을 보며 국민을 생각하고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협상이라는 말은 용감한 말”이라며 “패배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을 볼 때 협상할 용기를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백기’나 ‘패배’ 등의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이날 언급은 우크라이나가 수세에 빠진 와중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오늘날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중재자 역할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튀르키예가 그 예”라며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협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결코 항복이 아니다. 국가를 자살로 몰지 않는 것은 용기”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교황의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양측을 모두 비난했다. 그는 “전쟁은 한쪽이 아니라 둘이 하는 것”이라며 “무책임한 것은 이 둘이 전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
바이든의 후회… "여대생 살해 이주민, '불법' 아닌 '미등록' 칭했어야"
국제 국제일반 2024.03.10 11:15:0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이민 문제를 언급하는 동안 살인 혐의를 받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를 ‘불법 이민자’로 칭한 데 대해 깊은 후회를 보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이스라엘에 해를 끼쳤다”고 비난하면서도 직접적 ‘레드라인’을 설정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공개된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불법(illegal)’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며 ‘깊은 후회(remorse)’를 보였다고 NBC 방송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등록(undocumented)’ 이민자”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를 ‘해충’으로 비하하며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나는 이런 사람들을 무례하게 취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국정연설 당시 조지아주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에 대해 언급하며 불법 이민자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중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합의된 국경 안보 관련 법안 및 예산안의 통과를 촉구하던 중, “불법 이민자에 의해서, 맞다. 그런데 합법적 이민자(legal)에 의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해되는지 아느냐”고 말했다. 극우파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이민자에게 살해된 피해자 이름을 말하며 ‘불법 이민자’라고 외친 데 대한 대답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안팎에서 반발이 제기됐고, 이민자 권리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이민자의 권리 존중을 내세웠던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선 정식 입국 절차 없이 입국한 이들을 불법 대신 ‘미등록’ 혹은 ‘미승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인 8일 비슷한 질문을 받았을 때 “글쎄, 난 아마도…”라고 말문을 연 뒤 “안 한다”고 답한 바 있다. 이처럼 입장이 바뀐 건 당 내외 반발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곧 시작되는 이슬람교 금식성월(라마단)을 앞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휴전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그 지역에 머물고 있으며, 휴전이 성립되기를 원한다”며 “6주간의 대규모 포로 교환을 보고 싶다. 라마단 기간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남부 라파 공격이 미국과 관계를 더 긴장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정부를 직접적으로 제지할 대응책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을 방어할 권리는 여전히 중요하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 투표가 속출하는 등 반발이 거센 데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분노를 비난하지 않겠다. 희생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ETF줌인]금보다 더 금값…국내 최초 금 채굴기업 ETF ‘주목’
증권 해외증시 2024.03.08 18:27:53최근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가운데 금 현물 상품 대비 2배 이상 수익률을 기록 중인 글로벌 금 채굴기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금값에 연동되면서 배당까지 취할 수 있어 추가 상승을 전망한다면 현물투자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일 기준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는 최근 일주일 새 12.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한 전체 ETF 수익률 1위다. 지난 1월 18일 상장 이후 수익률이 1.21%인 점을 감안하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일주일새 금 현물 ETF 수익률은 5~6%대로 금채굴기업 ETF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향후 금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일 때 금 채굴기업의 실적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는 글로벌 금광업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상품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에크금채굴ETF(GDX)와 동일한 기초지수를 추종해 ‘한국형 GDX’로 불린다. 7일 기준 GDX를 11.59% 편입 중이며 뉴몬트(10.68%), 바릭골드(7.60%), 애그니코이글마인스(7.31%) 등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글로벌 금 채굴기업 50개 종목을 담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금 가격이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위험 해소 여부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추이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금 가격 상승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 금채굴 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는 금 현물 투자 대비 금 채굴 기업 투자는 배당 격인 분배금을 취할 수 있는 건 또다른 장점이다. 예상 분배율은 연 1% 수준이다. 다만 금 채굴기업의 주가는 실제 금 현물 가격 대비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금 가격 상승은 올해 하반기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와 경기침체, 우크라이나·러시아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헷지 수단으로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가 여전히 높아 지속적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금값 상승에 베팅한다면 현물보다 높은 수익률에 배당까지 챙길 수 있는 금채굴기업 ETF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민주주의 위협 받고 있다"… 바이든 '위대한 컴백' 내세우며 대선전 포문
국제 국제일반 2024.03.08 17:49:19“미국은 수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위대한 컴백 스토리를 쓰고 있습니다. 좌절을 컴백으로 바꾸는 것, 그게 미국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진행한 첫 번째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에서 ‘위대한 컴백’을 강조하며 대선전의 포문을 열었다. 11월 대선을 불과 8개월 앞두고 열린 국정연설에서 그는 1시간 8분 동안 집권 1기 자신의 업적과 향후 정책 비전을 제시하며 반전의 계기를 노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에 없이 ‘거침없다(feisty)’는 평가를 내놓았다. 미 정가 안팎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지지율 반등과 논란 불식의 계기로 삼을 것으로 관측했던 만큼 일찌감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민간인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 부두’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인도적 지원 규모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이스라엘을 향해서는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무고한 가자지구 민간인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압박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지상군 파병은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경제적으로는 진보 성향의 유권층을 겨냥해 ‘부자 증세’를 제시했다. 그가 이날 밝힌 법인세 최저세율 21%로 인상, 대기업 및 임원 급여에 대한 세금 감면 종료, 억만장자를 대상으로 한 25%의 추가 소득세 부과 등은 대기업과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적자를 3조 달러 줄이는 게 목표”라면서 “연봉 40만 달러 미만이면 누구도 추가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 각종 보조금 정책의 성과를 소개하며 이에 반대했던 공화당을 향해 “이 돈을 원하지 않으면 누구든 알려달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내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으며, 특히 연설 초반부터 트럼프를 겨냥해 “자유와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성토했다. 그는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을 “남북전쟁 이후 민주주의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날을 세웠다. 또 “내 전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 지도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며 “나는 푸틴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을 원하지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손을 내밀었다. 낙태·이민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는데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이 ‘복수’와 ‘품위’ 사이에서 선택권을 주며 트럼프와 대조를 이뤘다”고 논평했다. 그는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법률로 성문화하겠고 강조했다. 판례를 폐기했던 연방대법원을 겨냥해 “판사님, 여성들이 선거권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민주·공화 양당이 상원에서 합의했던 초당적 국경 통제 강화 입법에 협조하라고 공화당에 촉구했다. 그는 극우파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이 전달했던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된 피해자 이름이 적힌 버튼을 들고 “공화당은 법안 통과를 위해 미국인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령 논란과 관련해서는 “내 나이가 되면 더 명확해지는 것들이 있다”며 “연륜을 통해 민주주의와 가치를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얼마나 나이가 들었느냐가 아니라 우리 생각이 얼마나 낡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1시간이 넘는 연설 중간중간에 농담과 애드리브를 섞으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우려했던 말실수도 없었다. -
바이든 "팔레스타인 민간인 3만명 죽어…이스라엘 보호 책임 있어"
국제 정치·사회 2024.03.08 12:34:0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민간인 사망에 대한 이스라엘의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가자 지구에서 이전에 발생한 전쟁을 다 합친 것보다 이번 전쟁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더 많이 희생됐다"면서 "3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졌고 이들은 하마스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라마단 휴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최소 6주간 지속될 즉각적인 휴전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협상 타결이 있어야 인질이 집으로 돌아오고, 참을 수 없는 인도적 위기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앞서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의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임시 항구를 해안에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은 연설에서도 이 사실을 거론하며 “이를 통해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인도적 지원을 더 허용해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은 부차적 고려사항이 아니고 협상 카드가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병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이날 연설에서도 고수했다. -
스웨덴 연구기관 "한국, 민주화→독재화 전환 진행"
국제 국제일반 2024.03.08 11:16:13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에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았다. 연구소는 이날 공개한 연례 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한국의 지난해 자유민주주의 지수(LDI)가 0.60으로 179개국 중 4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보고서에선 LDI는 0.73, 전체 순위는 28위였다. LDI는 각 국가·지역의 선거민주주의, 삼권 분립과 시민자유, 표현의 자유, 평등 등 관련 지수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산출한다. 0~1까지로 1로 갈수록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민주화가 독재화로 전환 중인 국가를 소개하며 그리스, 폴란드, 홍콩, 인도 등과 함께 한국을 꼽았다. 특히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민주화 진전이 끝난 후 5년 이내에 독재화가 진행되는 케이스’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의 LDI가 진전됐다고 짚었다. 정부 부정부패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며 지수 상승의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스토리를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 부패 스캔들 이후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 전 대통령이 취임하며 LDI를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았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다음 대선의 대통령의 변화가 한국의 지수를 다시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성 평등에 대한 공격, 전임 정권 및 야당을 향한 강압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여기서 나온 ‘성 평등에 대한 공격’은 윤 정부에서 추진한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일련의 이슈로 한국이 2023년 말 여전히 자유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통령의 노력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언론 자유 위축도 언급됐다. 한국은 언론의 대(對) 정부 비판이 위축된 나라 20개국 중 한 곳으로도 지목됐다. 보고서는 “한국과 그리스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침해받는 일이 비단 가혹한 독재 국가 만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인도 같이 인구가 많거나 영향력이 있는 글로벌 강대국이 독재화하는 것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독재화 물결을 더욱 가속화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지난해 179개국 중 91개 국가가 민주주의, 88개 국가가 독재정치 진영으로 분류됐다. 민주주의 진영 인구는 29%(약 23억 명)에 불과했고, 독재(권위주의) 진영은 71%(약 57억 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48% 늘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 범주에서 벗어났다. 연구소는 “2023년 말 현재 일반 사람들이 경험하는 민주주의가 (냉전시대 말기인) 1985년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LDI 순위에서 1위는 덴마크(23년 0.88, 22년 0.89)로 전년과 순위 변동은 없었다. 스웨덴이 0.85로 2위였고, 독일 11위, 프랑스 12위, 미국 20위, 일본 30위, 대만 31위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북한은 각각 172위, 178위에 올랐다. -
군비 경쟁·수은법 개정에…K방산주 '고공행진'
증권 국내증시 2024.03.08 06:00:00전 세계 곳곳에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K방산주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무기 수요 확대에 국내 기업들의 수주 기대가 커진 데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금 증액 관련 법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겹호재를 맞은 영향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가격 대비 우수한 무기 제조 역량을 지닌 국내 방산 기업들의 주가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넥스원(079550)은 전날 대비 5.40%오른 17만 76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10.64%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LIG넥스원의 최근 한 달 주가 상승률만 56%가 넘는다. 특히 지난 6일 정인교 산업통산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경북 구미 LIG넥스원 사업장을 방문해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방산 종목은 LIG넥스원뿐이 아니다. 구리 합금 제품 생산과 탄약을 판매하는 풍산(103140)의 주가도 이날 3.71%까지 치솟았다. 장중 한 때는 10% 넘게 오르며 단숨에 52주 신고가를 넘어섰다. 또 다른 방산 기업들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현대로템(064350) 등도 올 들어 이날까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방산주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관련 종목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일의 방산 ETF인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방산Fn’의 순자산은 6일 하룻동안 81억 원 이상 늘어 790억 7900만 원으로 불었다. 전체 순자산의 10%가량이 단 하루 만에 늘어난 셈이다. 이 ETF의 올해 총 순자산 증가액이 191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42% 정도가 6일 유입량이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의 주가 상승 바탕에는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들 국가와 인접한 유럽·중동을 중심으로 군비 증강 경쟁이 이뤄지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도 방위 산업의 경우 무기 판매 이후에도 유지·보수·관리(MRO) 영역에서 매출을 내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규연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한국산 무기는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규격을 공유하는 미국·독일 등 경쟁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고 생산 능력 확장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며 “과거 국내 방위 산업이 대북 정책 등에 영향을 받는 내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금 증액 관련 법 국회 통과가 국내 방산기업들의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는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종전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하는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규모 방위 수출 프로젝트에서 수출국인 한국이 수입국에 금융 지원을 제공할 여력이 커진 셈이다. 당장 폴란드에 20조 원가량의 2차 수출 물량을 보유한 현대로템이 이번 법 개정의 직접적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된 점도 국내 방산주에 우호적인 소식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한 선거 유세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분담금이 2%를 넘지 않는 국가를 채무불이행자로 규정하고 “나토를 해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국내 방산 기업들은 2차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기본 요건을 확보했다”며 “가격 대비 우수한 무기를 제조하고 철저한 납기 준수 등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방산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은법 개정·수출 기대 UP…K방산주 '날개'
증권 국내증시 2024.03.07 17:23:53전 세계 곳곳에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K방산주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세계 각국의 무기 수요 확대에 국내 기업들의 수주 기대가 커진 데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금 증액 관련 법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겹호재를 맞은 영향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가격 대비 우수한 무기 제조 역량을 지닌 국내 방산 기업들의 주가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높게 봤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넥스원(079550)은 전날 대비 5.40%오른 17만 76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10.64%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LIG넥스원의 최근 한 달 주가 상승률만 56%가 넘는다. 특히 지난 6일 정인교 산업통산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경북 구미 LIG넥스원 사업장을 방문해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활용한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방산 종목은 LIG넥스원뿐이 아니다. 구리 합금 제품 생산과 탄약을 판매하는 풍산(103140)의 주가도 이날 3.71%까지 치솟았다. 장중 한 때는 10% 넘게 오르며 단숨에 52주 신고가를 넘어섰다. 또 다른 방산 기업들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현대로템(064350) 등도 올 들어 이날까지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방산주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관련 종목을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유일의 방산 ETF인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방산Fn’의 순자산은 6일 하룻동안 81억 원 이상 늘어 790억 7900만 원으로 불었다. 전체 순자산의 10%가량이 단 하루 만에 늘어난 셈이다. 이 ETF의 올해 총 순자산 증가액이 191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42% 정도가 6일 유입량이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의 주가 상승 바탕에는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들 국가와 인접한 유럽·중동을 중심으로 군비 증강 경쟁이 이뤄지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도 방위 산업의 경우 무기 판매 이후에도 유지·보수·관리(MRO) 영역에서 매출을 내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규연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한국산 무기는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규격을 공유하는 미국·독일 등 경쟁국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고 생산 능력 확장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며 “과거 국내 방위 산업이 대북 정책 등에 영향을 받는 내수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금 증액 관련 법 국회 통과가 국내 방산기업들의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는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종전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하는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규모 방위 수출 프로젝트에서 수출국인 한국이 수입국에 금융 지원을 제공할 여력이 커진 셈이다. 당장 폴란드에 20조 원가량의 2차 수출 물량을 보유한 현대로템이 이번 법 개정의 직접적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나아가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재대결이 사실상 확정된 점도 국내 방산주에 우호적인 소식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한 선거 유세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분담금이 2%를 넘지 않는 국가를 채무불이행자로 규정하고 “나토를 해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국내 방산 기업들은 2차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기본 요건을 확보했다”며 “가격 대비 우수한 무기를 제조하고 철저한 납기 준수 등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방산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사과 71% 뛰고 귤 78% 폭등…미친 과일값에 물가 또 3%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3.07 07:15:06사과와 귤 등 과일 값 폭등세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2%대로 내려왔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3%를 넘어섰다. 정부는 오렌지와 바나나 수입을 확대하고 할인 지원에 6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물가를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제유가가 꿈틀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은 설 연휴가 끼어 있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고 6일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3.3%)과 12월(3.2%) 3%를 웃돌다가 올 1월(2.8%)에는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한 달 만에 상승률이 3%를 넘게 됐다. 물가 급등의 원인은 신선과실이다. 신선과실은 전년 대비 41.2%나 올랐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귤 78.1% △사과 71.0% △배 61.1% △토마토 56.3% △딸기 23.3% 등이다. 과일·채소류가 반영되는 신선식품지수 상승률도 20%를 기록해 2020년 9월(20.2%)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도 10% 넘게 뛰었다. 시내버스요금이 11.7% 올라 11년여 만의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택시요금도 13.0% 급등했다. 지역난방비(12.1%)와 도시가스(5.6%), 전기요금(4.3%) 등 역시 들썩였다. 경유·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5%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유가 오름세에 전월 대비로는 2.5% 상승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등 주요국의 경제 회복세로 수요는 늘어나는데 중동 분쟁은 이어지고 있어 유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물가 불안이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의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땅한 카드없이 돈풀기만 지속…유가마저 뛰면 속수무책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를 넘어선 것은 1차로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과·귤 값은 1년 전보다 70% 이상 올랐다. 이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3%대를 보이다 1월 잠시 2.8%로 내려왔는데 한 달 만에 3%를 웃돌게 됐다. 신선과실이 41.2%나 오르며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농산물도 1년 전보다 20.9% 치솟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물가상승률 3.1% 가운데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기여도가 1%포인트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상기후 탓에 농산물·채소가 원활히 출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귤의 경우 노지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과일 수요가 많아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폭이 커졌다. 교통요금도 오르고 있다. 시내버스료는 11.7% 올라 2012년 6월(11.8%)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4.9% 올랐다. 물가 둔화 흐름을 이끈 유가마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 하락 폭은 1.5%에 그쳐 지난해 12월(-5.4%)과 올해 1월(-5.0%)보다 약해졌다. 수입 원유의 약 7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12월 배럴당 평균 77.2달러에서 1월 78.9달러, 지난달 81.2달러로 단계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두바이유가 배럴당 82~84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발표될 3월 물가 동향에서 석유류 가격이 플러스로 전환해 전체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씨티그룹은 향후 1년 6개월 내에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원유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연장한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 600억 원 투입 △오렌지·바나나 직수입 확대 △만다린·두리안 및 파인애플 주스 관세 인하 등의 추가 물가 안정책을 내놓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석유류의 경우 불법·편승 인상이 없도록 매주 전국 주유소를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정부에서 관세 인하와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을 유지한 채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 단속,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등 동원할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시점에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물가 안정 카드가 많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경우 2021년 11월부터 이어지고 있어 정책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과일 값만 해도 햇사과가 나오는 7월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수답식 대책인 셈이다. 수입 과일 관세 인하만 해도 과일 가격 전반을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어서 추가적인 공급 확대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도 미지수다.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햇사과가 나올 때까지는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데도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돈 풀기를 지속하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중견기업·첨단산업 저리 대출을 골자로 한 총 76조 원 규모의 대출 지원책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물가 수준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에 65%의 재정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1월 시중은행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간접 지원해주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9조 원 규모로 운용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를 더 확대할 가능성까지 내비친 바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광의통화량(M2, 평잔 기준)이 3916조 6854억 원으로 1년 새 116조 원 넘게 불어났다. 석 교수는 “경기 둔화가 대비되는 하반기에 대비해 실탄을 쌓아야 하는데 오히려 정책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기업 탓 "곡물값 하락 반영 안돼" 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로 뛰어오른 것이 확인된 6일 정부가 제때 가격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식품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가 물가 관리 실패의 책임을 기업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2022년 고점보다 절반가량 하락했지만 밀가루·식용유 등 식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면 하락 시에는 제때, 하락분만큼 가격을 제대로 내리는 것이 합리적인 경영 활동”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4일 기준 S&P식량가격지수는 391로 지난해 말(438)보다 9.4%, 고점이었던 2022년 5월 17일(736)보다 46.9% 하락했다. 지난달 26일 기준 1톤당 국제 대두유와 밀 가격은 각각 992달러, 212달러로 전년보다 대두유는 26.0%, 밀은 23.2%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제 옥수수 가격도 39.4% 낮아졌다. 반면 국내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2022년 5월 109.18에서 지난달 118.94로 오히려 8.9% 올랐다.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국제 원재료 가격 하락분이 식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식품 기업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압박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물가 급등의 원인을 기업으로 돌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곡물 가격이 제품 값에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있고 가격 산정에는 원자재 외에도 물류와 인건비, 마진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정유사와 식품 업체에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물가 관리 문제를 기업 책임으로 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마땅한 카드없이 돈풀기만 지속…유가마저 뛰면 속수무책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3.06 17:48:57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를 넘어선 것은 1차로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과·귤 값은 1년 전보다 70% 이상 올랐다. 이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3%대를 보이다 1월 잠시 2.8%로 내려왔는데 한 달 만에 3%를 웃돌게 됐다. 신선과실이 41.2%나 오르며 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농산물도 1년 전보다 20.9% 치솟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물가상승률 3.1% 가운데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기여도가 1%포인트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상기후 탓에 농산물·채소가 원활히 출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귤의 경우 노지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과일 수요가 많아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이 고공 행진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사정도 나빠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폭이 커졌다. 교통요금도 오르고 있다. 시내버스료는 11.7% 올라 2012년 6월(11.8%)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4.9% 올랐다. 물가 둔화 흐름을 이끈 유가마저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 하락 폭은 1.5%에 그쳐 지난해 12월(-5.4%)과 올해 1월(-5.0%)보다 약해졌다. 수입 원유의 약 7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이 지난해 12월 배럴당 평균 77.2달러에서 1월 78.9달러, 지난달 81.2달러로 단계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두바이유가 배럴당 82~84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발표될 3월 물가 동향에서 석유류 가격이 플러스로 전환해 전체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씨티그룹은 향후 1년 6개월 내에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원유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연장한 데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 600억 원 투입 △오렌지·바나나 직수입 확대 △만다린·두리안 및 파인애플 주스 관세 인하 등의 추가 물가 안정책을 내놓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석유류의 경우 불법·편승 인상이 없도록 매주 전국 주유소를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정부에서 관세 인하와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을 유지한 채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 단속,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등 동원할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시점에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물가 안정 카드가 많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경우 2021년 11월부터 이어지고 있어 정책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과일 값만 해도 햇사과가 나오는 7월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수답식 대책인 셈이다. 수입 과일 관세 인하만 해도 과일 가격 전반을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어서 추가적인 공급 확대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도 미지수다. 김형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햇사과가 나올 때까지는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데도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돈 풀기를 지속하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발표된 중견기업·첨단산업 저리 대출을 골자로 한 총 76조 원 규모의 대출 지원책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물가 수준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에 65%의 재정을 조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1월 시중은행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간접 지원해주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9조 원 규모로 운용한다고 밝힌 데 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를 더 확대할 가능성까지 내비친 바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광의통화량(M2, 평잔 기준)이 3916조 6854억 원으로 1년 새 116조 원 넘게 불어났다. 석 교수는 “경기 둔화가 대비되는 하반기에 대비해 실탄을 쌓아야 하는데 오히려 정책은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라마단 휴전 불발 위기…바이든,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하라” 압박
국제 정치·사회 2024.03.06 10:47:58이스라엘이 빠진 채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흘간 진행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채 5일(현지 시간) 마무리되면서 ‘라마단 휴전’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재역을 맡은 미국과 카타르가 협상안 수용을 촉구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요구안을 양보하지도, 적극적으로 조율하지도 않은 채 버티고 있어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리인 바셈 나임은 이날 중재자에게 휴전안을 제안한 후 이스라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베냐민 네타냐후는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 공은 네타냐후를 압박해 합의에 이르게 할 미국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도 이날 저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은 가자지구 휴전 이후에만 가능하다”며 “휴전을 위한 우리의 조건, 즉 가자지구에서 완전한 철군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영구 휴전과 철군 등은 이스라엘 측이 수용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못 박은 조건이다. 이스라엘은 생존한 인질과 석방 대상자 명단을 요구했으나 하마스가 응하지 않았다며 이번 카이로 협상에 대표단도 파견하지 않았다. 양측이 서로의 요구안에 대해 일절 양보 없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달 10일 이전에 타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라마단 휴전’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재역을 맡은 미국과 카타르는 10일 전후로 시작될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 이전에 휴전 합의를 이루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은 하마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라마단 이전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주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휴전에 참여할지 여부는 하마스의 결정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이 이스라엘에는 별다른 압박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카타르·이집트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10명을 풀어주는 내용의 이 협상안을 검토한 뒤 이번 카이로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해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이번 주 내 협상이 타결되면 라마단과 한 달 뒤 이어지는 명절인 이드알피트르까지 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
상상인證 "역대 최고치 금값, 단기 과매수…추가 상승 어려울듯"
증권 국내증시 2024.03.06 09:20:44상상인증권(001290)이 6일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금 가격에 대해 거시경제 이벤트가 부재하다며 단기 과매수 상태라고 판단했다. 향후 가격 하락에 따른 약세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금 가격은 역대 최고치에서 추가 상승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과 고용지표에서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단기 과매수 상태에 대한 되돌림 약세장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141.90달러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로 같은 날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었다. 최 연구원은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은 귀금속 상품의 특성을 고려할 때 역대 최고치 돌파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 가격 이유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금 가격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이같은 분석에는 선을 그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컸던 연초에 금값이 강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분명한 금 가격의 상승 요인이지만 금 가격을 움직였다기엔 무리가 있다”며 “6월 금리 인하 전망은 3월 금리 인하 전망이 지연된 결과”라고 했다. 이밖에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금값 상승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유가, 비트코인, 나스닥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주요 위험자산들과의 동반 랠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침체에 대한 베팅이라고 해석하기에는 연관성이 부족하다”며 “이스라엘-하마스 관련 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오히려 금 가격의 약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이집트 휴전협상 진전없이 끝나…이스라엘 답 기다려”
국제 정치·사회 2024.03.05 20:08:42이스라엘이 빠진 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 없이 종료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자인 바셈 나임은 이틀간 협상 기간 동안 중재자에게 휴전안을 제시하고 이스라엘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제 공은 네타냐후를 압박해 합의에 이르게 할 미국에 넘어갔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이와 관련해 공개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생존 인질과 석방 대상자 명단을 요구했으나 하마스가 응하지 않았다며 이번 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앞서 이스라엘,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하마스에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보안 사범 10명을 풀어주는 내용의 이 협상안을 검토한 뒤 이번 카이로 협상에 대표단을 파견해 이견 조율을 시도했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 공격으로 3만 명 이상이 사망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비트코인·金 나란히 최고가 경신…안전자산 달러 대체하나
증권 국내증시 2024.03.05 17:25:37최근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동시에 최고가를 찍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불신이 커진 데 따른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통적인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서 달러 대비 금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늘었고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제도권 시장에 안착해 투기성 자산이라는 프레임을 해소한 게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두 자산의 동시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6만 8391달러에 거래됐다. 우리 돈으로 900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1억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서만 50% 이상 올랐다. 역대 최고가였던 2021년 11월 6만 9000달러대에도 한발 더 가까워졌다. 원화 베이스로는 비트코인 1개당 9685만 원으로 이날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금 가격도 사상 최고가 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전일 대비 1770원(1.98%) 오른 1g당 9만 8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KRX 금 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한국금거래소에서도 금 1돈(3.75g)을 살 때 가격은 이달 2일 기준 38만 1000원으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국제 금 선물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4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2126.30달러로 1974년 이후 처음으로 2100달러를 넘어섰다. 금 가격이 뛰자 금 관련 ETF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KRX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ETF는 연초 이후 5% 가까이 상승했고 250억 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동시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 중심에는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못 미더움이 자리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트코인이나 금은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달러의 반대편에 있는 금과 비트코인에 동시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 역시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돌파해 기록적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러가 안전하다는 인식에 금이 가면서 달러를 대체하는 그릇이 될 수 있는 금과 비트코인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현재 부채 수준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의회는 돈을 빌려 미래 세대에 더 많은 부채를 전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미국은 경제성장보다 부채가 더 빨리 증가하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재정 경로에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중국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달러 대신 지속적으로 금을 매입하고 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통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올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해준 데 더해 지난 몇 년간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성격이 부각되는 추세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본부장은 “현물 ETF 승인이 모멘텀이 돼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도 동반 강세가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4월 반감기에 따른 공급 감소 효과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 미 대선 후 정책 기조 변화가 예상되는 점이 추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비트코인을 통해 후원금이 몰렸던 것처럼 일각에서는 전쟁 발발 시 비트코인이 최고의 가치 교환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향후 두 자산 가격 전망은 어떨까.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들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명백히 다른 만큼 그에 따른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두 자산 가격의 방향이 같다고 해서 성격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금은 달러에 대한 헤지 자산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우려가 커질수록 상승하는 한편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인 나스닥지수와 연동돼 이를 둘러싼 거시 환경에 따라 향후 가격도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둘 사이 뚜렷한 연계성은 없지만 두 자산 모두 각개의 자산에서 안전자산이라는 심리가 존재한다”며 “비트코인은 4월 반감기 이슈와 현물 ETF 자금 유입에 따른 상승 동력이 존재하고 금은 수급 측면에서 중앙은행의 매입 등 실질적인 수요가 떠받치고 있어 견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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