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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한동훈, 곧 '김건희 특검'도 찬성할 것…당대표 될 가능성 별로"
정치 정치일반 2024.06.27 15:37:50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가운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전에 김건희 특검도 찬성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박 의원은 27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한 전 위원장이 채상병 특검이나 한 일간지 인터뷰 내용을 보면 전향적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반대 입장인데 오늘 아침에 보면 상당히 전향적으로 나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은 실패한 사람"이라며 "총선에 참패했고, 그런 분이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한 전 위원장이 비윤(비윤석열)의 길을 가고 민심을 쫓아가는 것은 잘하고 있다고 본다"면서도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을 못 얻고 결국 결선을 가면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기 참 어려울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한편 박 의원은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25일 '핵무장론'을 제기한 것을 두고는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만 무식의 소치"라며 "만약 우리가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고 핵무장을 하면 수출을 못 한다. 경제가 지탱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옮겨갔다. 원희룡 후보를 내세웠기 때문에 원 후보가 될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며 '한동훈 후보가 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저는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
[사설] 흔들리는 한반도 비핵화론…북러 핵동맹 대응 방안 진지한 논의를
오피니언 사설 2024.06.27 00:05:00북한과 러시아가 최근 ‘무력 침략을 받을 경우 지체 없이 상호 군사원조’를 골자로 한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한반도가 신냉전의 최전선이 됐다. 핵 강국인 러시아와 핵·미사일 고도화에 나선 북한이 사실상 군사동맹을 부활시킨 것으로 ‘핵 동맹’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김정은 정권은 문재인 정부 당시 비핵화를 약속하는 기만 전술로 핵 무력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었다. 북한은 이번 조약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전쟁 시 자동 군사 개입’을 보장받을 뿐 아니라 첨단 군사기술을 지원받아 핵 능력 증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6일 유엔 대북 제재를 어기고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했다. 비록 해당 미사일은 공중폭발했지만 향후 한미의 미사일 방어망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핵 동맹 강화로 한국과 미국의 조야에서는 핵 공유와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최근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배치 및 한미 핵 공유 당위성을 공론화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우리나라 여당의 당권 주자 사이에서도 ‘핵무장(나경원)’ ‘핵 잠재 역량 보유(한동훈)’ 등의 다양한 북핵 대응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가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만들려면 북핵 폐기를 비롯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지키는 틀 안에서 한미 연합 방위 시스템인 확장 억제 및 우리 군의 독자적 3축 체계를 강화하는 기본 전략을 견지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최악의 도발을 시도할 경우를 대비해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핵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현실론을 토대로 유사시 북한 등의 도발 원점과 지휘부를 즉각 응징할 수 있도록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등 모든 수단을 갖춰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나 한미 핵 공유뿐 아니라 유사시 우리의 핵무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핵 잠재력을 갖추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핵 물질 농축 및 사용 후 재처리를 제한하고 있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부터 적극 협의해야 한다. -
나경원 “핵무장, 당대표 되면 당론 추진”…뜨거워지는 국힘 전대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6.26 17:52:22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띄운 ‘핵무장론’이 경쟁 후보들 간 논쟁을 넘어 정치권 쟁점으로 떠올랐다. 나 의원은 당권을 거머쥐면 핵무장에 대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며 ‘친한’ 대 ‘친윤’ 구도로 흐르던 7·23 전당대회에서 존재감을 부각하는 모습이다. 나 의원은 26일 “북핵은 고도화하고 있으며 북러 협력 등 국제 정세도 대한민국의 안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면 (핵무장 관련 내용을) 당론으로 정하고 당 차원의 보다 세밀한 정책적 준비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국제 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이라는 핵무장 3원칙을 당론에 담겠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이 연일 핵무장론을 강조하는 데는 보수층에 민감한 ‘안보’ 이슈를 선점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특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등장으로 전당대회가 ‘친윤 대 친한’ 대리전으로 흐르자 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핵무장론이 전대의 화두로 부상할 조짐에 경쟁 후보들도 뛰어들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이 반대하기 때문에 당장 핵무장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박근혜 정부 때부터 한반도 영해 바깥에 미국의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상시 배치하고 한미 핵 공유 협정을 맺자는 얘기를 줄기차게 해왔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핵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맺은 워싱턴 선언에 따른 핵우산 강화가 먼저”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권 주자들은 또 전체 책임 당원의 약 40%가 몰린 ‘영남권 당심 잡기’에 집중하기도 했다. 사흘째 대구·경북(TK)에 머물고 있는 원 전 장관은 대구시청에서 홍준표 시장을 만난 뒤 달서을·달서병 당원협의회를 찾았다. 원 전 장관은 나 의원과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저는 무엇이든지 열려 있다”고 자신했다. 나 의원은 박완수 경남지사와의 오찬을 시작으로 경남도의원들과 창원마산합포 당협, 부산 사하을 당협을 찾은 후 박형준 부산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 전 위원장과 나 의원은 이날 TK 국회의원 보좌진·언론 모임인 ‘보리 모임’이 주최하는 만찬에도 얼굴을 비췄다. 전대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친윤 인사들도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실력 행사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재 여러 의원들이 공개적 혹은 물밑으로 보좌진 파견 등 각 캠프에 결합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당헌 당규의 입법 취지와 맥락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년 최고위원 도전장을 낸 김소연 전 윤석열 대선캠프 조직 부본부장은 경쟁자이자 한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인 진종오 의원을 향해 “특정 의원실 보좌진이 한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가 공공연히 돌고 있다”며 “이는 규정 위반이자 선거 범죄”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이슈화한 '핵무장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주장”이라며 “주장할 수는 있으나 실현은 불가능한 ‘뻥카’”라고 직격했다. -
나경원 "당 대표 되면 핵무장 당론으로" 연일 강조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6.26 09:51:02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26일 대표가 되면 핵무장을 당론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재차 강조에 나선 것이다.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 정통성’을 내세운 나 의원이 핵무장론을 이슈로 던져 보수 지지층을 껴안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핵은 고도화되고 있으며, 북러 협력 등 국제정세도 우리 대한민국의 안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억제력이 작동하고 있지만, 미래 안보 환경 변화까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 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이라는 핵무장 3원칙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국제사회의 역사는 외부의 위협을 억제할 힘이 있는 국가만이 생존해 왔음을 보여준다"며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무장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우선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를 견인해 내겠다"며 "한미 간 협력을 통한 핵무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존을 위한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이나 영구히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과의 핵 군축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해 내고, 평화를 회복하는 핵무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미관계나 국제규범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이 제한된다 해도, 핵무기를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있는 준비는 당장 하겠다"면서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담보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제가 국민의힘 대표가 되면, 이상의 내용을 당론으로 정하고 당차원의 보다 세밀한 정책적 준비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
"냉전 때 美도 핵으로 평화” 韓 핵무장론 불 붙는다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4.06.26 06:00:00북한과 러시아가 사실상 군사동맹을 맺자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분출하고 있다. 25일 하루에만 여당 유력 인사들의 핵무장 관련 발언이 쏟아졌고 미국의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은 25일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북러 조약은 한반도 안보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의 태도도 바뀔 수 있어 핵무장을 할 때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핵을 고도화해서 잠재적으로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바로 핵무장으로 가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일본처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보다는 신중하지만 핵무장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한 셈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서울에서 한 강연을 통해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해 핵우산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최근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 미국의 핵무기를 해당 지역(한국·일본·호주)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핵무장론은 윤석열 정부 취임 초기에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한미 ‘워싱턴 선언’으로 일단락이 됐다. 전술핵을 한반도에 두지 않되 한미가 ‘핵협의그룹(NCG)’을 구성해 기존 핵우산을 강화하자는 합의였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러시아와 매일 핵 능력을 고도화시키는 북한이 사실상의 군사동맹을 맺으면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우선 남한의 핵무장은 크게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 △자체 핵무장 △재처리 등 평시 핵 기능 향상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자체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술핵은 1950년대부터 남한에 배치되기 시작해 1977년까지 최대 686기가 배치됐으며 이후 서서히 줄어 냉전 종식 직후인 1991년 말에는 완전히 철수됐다. 미국은 현재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튀르키예 등 5개 나토 회원국에 전술핵무기를 두고 있다. 핵 보유 및 통제권은 미국 대통령이, 전투기를 통한 핵 운반은 각국이 하는데 ‘나토식 핵 공유’로 불린다. 핵무장론이 나오는 가장 큰 배경은 북한과 러시아·중국에 대항해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19일 북러정상회담에서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의 진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고도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핵을 보유한 북한과 중국·러시아와 맞댄 한국만 핵이 없으므로 우리도 핵을 저장고에 두고 있어야 북러의 위협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냉전 시대 핵무기 4만 기를 가진 소련에 대해 미국은 핵무기 3만 기를 확보하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을 구사했다. 힘의 균형으로 결국 냉전은 핵전쟁 없이 끝났다. 30여 년 만에 신냉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한국판 MAD 전략’을 구사해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남한에 핵무기가 있어야 북한의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핵무장론의 배경이다. 북한은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며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발사도 시험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를 타격하는 데는 통상 10분 내외가 걸리지만 전술핵이 남한에 없는 상태에서는 북한에 핵 보복을 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북러의 위협에 비하면 NCG의 효용성이 약하다는 것도 핵무장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한미 양국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NCG를 발족하고 미국의 핵 전력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합의를 했다. 하지만 차관보급 회의 채널로 힘이 실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정권 교체에 따라 안보 공약이 바뀔 수 있으므로 미리 핵무장을 갖춰야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 또한 나온다. 올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수차례 “우리가 왜 부유한 한국 같은 나라를 지켜줘야 하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국가안보실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모든 옵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은 확보하겠다고 주장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주한미군 감축 이야기가 나올 것이므로 반대급부로 우리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해달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 공유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화, 핵 보유 가속화 등 동북아시아에서 도미노 핵 보유 현상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강력 반발도 명약관화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경제 보복을 할 것”이라며 “2017년 사드 보복과 같은 큰 파장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러의 자극… '韓 핵무장론' 확산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4.06.25 17:38:30북한과 러시아가 사실상 군사동맹을 맺자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분출하고 있다. 25일 하루에만 여당 유력 인사들의 핵무장 관련 발언이 쏟아졌고 미국의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6·25전쟁 74주년을 맞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북러 조약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고 경고한 뒤 역대 대통령 중 세 번째로 미 항공모함에 승선해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과시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나경원 의원은 이날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북러 조약은 한반도 안보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의 태도도 바뀔 수 있어 핵무장을 할 때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핵을 고도화해서 잠재적으로 일본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바로 핵무장으로 가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일본처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보다는 신중하지만 핵무장에 대해 열린 자세를 취한 셈이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서울에서 한 강연을 통해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해 핵우산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최근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 미국의 핵무기를 해당 지역(한국·일본·호주)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에서 남측 핵무장론이 급속히 확산하는 것은 북러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사실상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합의하는 군사동맹을 맺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북중러 핵위협에 대응해 남한도 핵을 갖고 있어야 힘의 균형을 이뤄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가 지난해 4월 ‘워싱턴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을 발족했지만 차관보급 협의체로 현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 기념행사에서 “강력한 힘과 철통 같은 안보 태세가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에 정박 중인 미국의 핵추진항공모함인 ‘시어도어루스벨트함’에 탑승한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 선제 사용 가능성을 공언하며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 동맹은 어떤 적도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 -
러 지원땐 北核 고도화…'공포의 균형' 위해 전술핵 재배치 거론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4.06.25 17:37:46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제기된 북핵에 대응해 남한에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해 4월 한미 ‘워싱턴 선언’으로 일단락이 됐다. 전술핵을 한반도에 두지 않되 한미가 ‘핵협의그룹(NCG)’을 구성해 기존 핵우산을 강화하자는 합의였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탄두를 보유한 러시아와 매일 핵 능력을 고도화시키는 북한이 사실상의 군사동맹을 맺으면서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우선 남한의 핵무장은 크게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 △자체 핵무장 △재처리 등 평시 핵 기능 향상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자체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술핵은 1950년대부터 남한에 배치되기 시작해 1977년까지 최대 686기가 배치됐으며 이후 서서히 줄어 냉전 종식 직후인 1991년 말에는 완전히 철수됐다. 미국은 현재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튀르키예 등 5개 나토 회원국에 전술핵무기를 두고 있다. 핵 보유 및 통제권은 미국 대통령이, 전투기를 통한 핵 운반은 각국이 하는데 ‘나토식 핵 공유’로 불린다. 핵무장론이 나오는 가장 큰 배경은 북한과 러시아·중국에 대항해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19일 북러정상회담에서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의 진전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고도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핵을 보유한 북한과 중국·러시아와 맞댄 한국만 핵이 없으므로 우리도 핵을 저장고에 두고 있어야 북러의 위협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냉전 시대 핵무기 4만 기를 가진 소련에 대해 미국은 핵무기 3만 기를 확보하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을 구사했다. 힘의 균형으로 결국 냉전은 핵전쟁 없이 끝났다. 30여 년 만에 신냉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한국판 MAD 전략’을 구사해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남한에 핵무기가 있어야 북한의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핵무장론의 배경이다. 북한은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며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발사도 시험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를 타격하는 데는 통상 10분 내외가 걸리지만 전술핵이 남한에 없는 상태에서는 북한에 핵 보복을 하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린다. 북러의 위협에 비하면 NCG의 효용성이 약하다는 것도 핵무장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한미 양국은 워싱턴 선언을 통해 NCG를 발족하고 미국의 핵 전력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합의를 했다. 하지만 차관보급 회의 채널로 힘이 실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정권 교체에 따라 안보 공약이 바뀔 수 있으므로 미리 핵무장을 갖춰야 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주장 또한 나온다. 올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수차례 “우리가 왜 부유한 한국 같은 나라를 지켜줘야 하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초 최종현학술원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이라 보는가’라는 질문에 부정적 응답이 60.8%에 달했고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72.8%로 집계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국가안보실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모든 옵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일본 수준의 핵 잠재력은 확보하겠다고 주장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주한미군 감축 이야기가 나올 것이므로 반대급부로 우리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해달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 공유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본 자위대의 재무장화, 핵 보유 가속화 등 동북아시아에서 도미노 핵 보유 현상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강력 반발도 명약관화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경제 보복을 할 것”이라며 “2017년 사드 보복과 같은 큰 파장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의 핵무장론이 비등하자 러시아는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북러 조약이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한국이 차분히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며 “이미 어려운 동북아 상황을 악화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核무장 불지핀 나경원 “나약한 사고 깨야”
사회 사회일반 2024.06.25 15:56:04국민의힘 당권주자 나경원 의원이 25일 자신의 핵무장론에 대해 속도 조절을 주장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안이한 대응”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후보 말씀은 이도 저도 아닌 듯 아주 어정쩡하다”며 “그래서는 이 안보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이 나 의원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바로 핵무장으로 가면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국민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언제든 핵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데까지는 나아가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것에 대한 반박이다. 실제 한 전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이 올라온 지 30분 여 만에 나 의원은 재반박 글을 올렸다. 나 의원은 “문제는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는 것”이라며 “군사동맹에 준하는 북러조약의 체결은 한반도 안보 지형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신냉전의 한파가 더 세게 불어닥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동훈·원희룡 후보가 하는 말들이 과거에는 ‘신중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안이하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고 당권 경쟁자들을 동시에 저격했다. 나 의원은 “나약한 사고방식을 깨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 우리 국민을 지켜줄 힘을 갖추는 것에 주저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치권에서도 한국 핵무장론은 더 이상 금기어가 아니다. 많은 핵심 참모진과 안보 전문가가 한국 핵무장 필요성을 논하고 있다”며 “최근 논의들을 챙겨본다면 선뜻 제 주장에 반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홍준표, '핵무장론' 가세 "뉴욕 불바다 각오하고 미국이 서울 지키겠나"
정치 정치일반 2024.06.25 14:36:55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잇달아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을 제기한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도 가세했다. 홍 시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프랑스의 드골 전 대통령은 (과거) 미국을 향해 뉴욕이 불바다 될 것을 각오하고 파리를 지켜줄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며 "드골은 바로 나토를 탈퇴하고 핵무장에 들어가 핵개발 후 나토로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면서 "뉴욕이 불바다될 것을 각오하고 (미국이) 서울을 지켜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NPT(핵확산방지조약) 10조는 자위를 위해서 탈퇴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서 "이젠 드골과 같은 결단력이 필요한 때"라고 독자 핵무장을 강조했다. 홍 시장은 "핵무장 주장을 하면 극우로 몰리는 게 두려워 좌파들 눈치나 보는 얍삽한 지도자는 필요없다"며 "조속히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일본처럼 핵물질 재처리 권한부터 얻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동북아의 군사력 균형을 위해 미국도 한국의 방어적 핵무장을 용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앞서 올린 다른 글에서는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지원 약속을 받고 남침한 6·25처럼 김정은이 푸틴에게 지원 약속 받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건지…"라면서 "북핵 해법은 남북 핵균형정책 뿐"이라고 밝혔다. 이날 74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의 비극을 상기시키면서 독자 핵무장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
한동훈 "자체 핵무장론? 지금 단계서 추진은 문제 있어"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06.25 11:14:32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하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경쟁 주자인 나경원 의원의 한국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바로 핵무장을 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받고 국민들이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입장차를 드러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본처럼 마음만 먹으면 핵 무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는 게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제 정세는 늘 변하기 때문에 동맹에만 의존하는 건 한계가 있어 핵전력을 활용한 안보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자체 핵무장은 시기상조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다만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핵연로 재처리 권한을 확보, 국제 제재 대상을 피해가는 선에서 핵무장을 위한 잠재역량을 확보할 필요성은 있다는 게 한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대응에 대해 “대단한 업적”이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이전 정부와 차원이 다른 수준의 한미관계를 복원했다”며 “그런 면에서 우방을 통한 핵억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 정부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 안보에 있어서는 정부의 전문가적 판단에 대해 집권여당이 최대한 지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내 논란의 중심에 선 ‘채상병 특검법’ 수정 발의 제안에 대한 당위성도 거듭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자신의 주장을 반대한 후보들을 겨냥해 “거부권 행사 이후 재의결 됐을 때 이 정도(수정 발의)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의결을 막을 자신이 있느냐”며 “특검이란 제도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고르는 트검을 추진하는 세력과 제3자인 대법원장이 고르는 특검을 추진하는 세력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대단히 간명하고 쉬울 것”이라며 “이 사안은 젊은 청년 장병이 의무 복무 중 돌아가신 사안이기 때문에 저희가 더 적극적, 반성적으로 나서서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당권 도전’ 나경원 “우리도 핵무장 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4.06.25 10:44:58국민의힘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선 나경원 의원이 한국전쟁 74주년을 맞은 25일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며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라는 한 줄로 된 짤막한 글을 적었다. 나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알다시피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을 만큼의 핵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미국 태도 역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전제로 한 주장이냐는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나 의원의 자체 핵무장론은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보수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나 의원은 전날 7·23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당 대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에 대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25를 맞아 나경원 후보는 자폭을 선택하셨나 본다”며 “이제는 우리도 저런 ‘어그로’(관심을 끌기 위한 악의적 행동) 정치는 멀리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
북러 초밀착 행보에…美서 '한반도 핵무장론' 확산
국제 정치·사회 2024.06.23 02:11:00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체결하자 미국 내에서 한반도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확장억제 강화로 수면 아래 가라 앉았던 ‘한반도 핵무장론’이 북러 협력을 계기로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앨리슨 후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우리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으며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러 관계 강화와 이를 통한 북한의 핵 개발 고도화가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할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 연구원도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핵무장이 차악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밴도우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일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걱정한다”면서 “한일의 독자 핵무장이 좋지 않을 것이나 미국의 도시들과 사람들을 계속해서 북한의 인질로 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월 미국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에 핵우산 강화를 약속한 데 대해 “북한의 핵무기 수가 많을수록 미국에 대한 신뢰성은 하락한다”며 “한국은 북한과의 핵전쟁 발생 시 미국이 자기희생을 감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안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에서는 북중러의 핵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의 핵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앞서 북러 간 협력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동맹국인 한국·일본·호주와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는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처럼 미국의 핵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24년 만의 방북은 새로운 (안보) 현실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미국과 동맹, 전 세계 자유 세력에 나쁜 뉴스”라면서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에 있었던 미국의 핵무기를 해당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
'북핵 억제' 공조 무너져…"한국전쟁 이후 美안보 최대 위협"
국제 정치·사회 2024.06.20 17:42:23러시아와 북한이 사실상 안보 동맹에 준하는 협정을 맺은 가운데 북핵을 견제하던 강대국 간 공조가 무너지면서 한반도는 물론 미국의 안보 위협이 증폭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은 한때 북핵을 억제하려 했지만, 이제는 끝났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침략 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명시한 북러 간 협정을 두고 “가장 극명하게 냉전으로 돌아가는 순간 중 하나로, 북핵 확산을 막기 위한 세계 3대 핵 강대국의 노력이 소멸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과 맞서면서도 북핵을 억제하는 문제만큼은 공조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균열이 가기 시작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더 나아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 등을 위한 불특정 기술 지원을 약속했다고 NYT는 짚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번 협정과 관련해 “의심할 여지없이 냉전 시대의 안보 보장의 부활”이라면서 “러시아는 포탄, 북한은 첨단 군사기술이라는 상호 거래적 필요에 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정보 당국자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제 완전한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 능력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차 석좌는 “한국전쟁 이래 미국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 역시 이번 협정이 냉전 이후 평화를 유지시킨 국제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푸틴 대통령이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기 위해 북한에 급속도로 접근했을 것”이라면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탄력이 붙으면 한미일 안보에 대한 위협이 더욱 커지게 된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러 양국이 더 나아가 유엔 안보리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무력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중국·이란·북한 등 ‘새로운 축(new axis)’과의 군사적 협력을 심화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협력이 전쟁 후에도 미국과 동맹국들에 지속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러시아가 원활한 무기 공급을 받기 위해 시작한 협력이 공동 생산, 기술이전, 인력 공급 등으로 확장하면서 이들 국가의 군사력이 동반 상승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국가들의 안보 유대의 속도와 깊이는 때때로 미국 정보 분석가들을 놀라게 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는 러시아와의 핵군축 합의 때문에 재래식 무장만 가능했던 B-52H 전략폭격기에 핵무기 탑재 능력을 복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B-52H의 핵무장 능력을 복원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미국의 핵전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핵에는 핵’ 커지는 韓 독자 ‘핵무장론’…북한 90기·중국 500기 핵탄두[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4.06.18 06:00:00핵을 보유한 북한과 중국의 ‘사용 가능한’ 핵탄두 수가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전 세계 핵 위험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당장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가 50기에 달해 1년 전보다 20기 늘어났으며,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는 90기에 이른다는 추산치가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년도 연감(SIPRI Yearbook)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월 기준으로 핵탄두를 50기 보유해 1년 전보다 20기 늘린 것으로 추정됐다. SIPRI는 특히 “북한이 현재 약 50기의 핵탄두를 조립했고 총 90기의 핵탄두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작전 가능한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추정치는 한국(2018년)과 미국(2020년)이 공개한 정보 평가에서 언급한 20~60기 범위 내에 있다”며 “북한이 실제로 보유한 핵탄두의 수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해왔지만, 핵무기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의 군용 핵 프로그램은 여전히 주변국을 긴장하게 만드는 북한 안보 전략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6월 SIPRI는 2023년 연감을 공개하면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를 30기로,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를 50~70기로 각각 추정한 바 있다. 중국 역시도 핵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며 빠른 속도로 증강되고 있다. 2030년에는 미국이나 러시아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지난해 410기에서 올해 1월 현재 500기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보유 핵탄두는 미국 3708기, 러시아 4380기 보다는 월등히 적은 규모다. 하지만 SIPRI는 중국의 핵탄두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는 적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향후 군사력을 어떻게 편성하느냐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 수준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SIPRI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평시에 소량의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SIPRI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인 한스 M. 크리스텐슨은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핵무기를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SIPRI의 이 같은 중국 핵무기 추정치는 최근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포함된 수치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중국이 올해 5월 기준 5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이는 이전 예상치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프라나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비통제·군축·비확산 담당 선임보좌관은 최근 핵 군축 관련 회의에서 러시아, 중국 등이 핵전력을 계속 증강할 경우 미국이 더 많은 핵무기를 배치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WP는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핵 전문가 퉁 자오는 중국이 최근 몇 년 새 매우 빠르게 핵탄두 비축량을 늘리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지속한다고 가정할 경우 2027년까지 700기 이상, 2030년까지 10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과 중국의 보유 핵탄부 증가 추세와 달리, 전 세계 핵보유국이 가진 핵탄두 수는 지난 1월 기준 1만2121기로 1년 전(1만2512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된 핵탄두 등을 제외한 ‘사용 가능성이 있는’ 핵탄두는 9585기로 1년 전(9576기)보다 9기 증가하는데 그쳤다. SIPRI에 따르면 핵 보유국으로 분류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 등 9개국이다. 이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는 전 세계 핵무기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총량은 지난 1월 기준 5044기로 작년(50244기)보다 감소했다.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는 지난해와 같은 3708기로 집계됐다. 이 중 약 1770기(전략 탄두 1670기·비전략(전술) 탄두 100기)가 탄도미사일과 폭격기 기지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경우에 보유한 핵탄두 총량은 5580기로 지난해(5889기)보다 줄었다. 사용 가능한 핵탄두도 4380기로 지난해(4489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가능한 핵탄두 중 약 2822기는 전략 핵탄두로, 이 중 약 1710기가 육상·해상 기반 탄도미사일과 폭격기 기지에 배치돼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러시아는 약 1558기의 비전략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美 핵탄두 中 1700발은 언제든 사용 가능 이외에 인도의 핵탄두는 164기에서 172기로 늘어났고, 파키스탄은 작년 1월과 같은 170기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SIPRI는 각각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전쟁으로 국제 관계가 긴장된 가운데 핵무기를 통제하려는 외교적 노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윌프레드 완 SIPRI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국장은 “우리는 냉전 이후 국제관계에서 핵무기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 중 한 때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흐름 때문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서방과 북한의 핵 협력 재개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로시 총장은 최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협력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연료 생산, 우라늄 처리 및 재생, 원자로를 포함해 매우 야심찬 핵 프로그램, 세계에서 유일하게 감시되지 않는 엄청난 수의 핵 시설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봉쇄에 실패했다”며 “최소 (핵)안전 기준이 충족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더 많은 핵무기를 보관고에서 꺼내 실전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나토 수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게 바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고 보도했다. 이어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얼마나 많은 핵탄두가 실전배치돼야 하고 어떤 것이 보관고에 들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작전상 세부사항을 거론하진 않겠지만, 우리는 이런 문제를 상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 중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3개국이다. 핵무기 보유 규모와 실전배치 비율은 기밀이지만 미국의 경우 보유 핵탄두 3700발 중 1700발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 등 5개국에도 1960년대에 개발된 항공폭탄인 B61 전술핵폭탄 20발씩을 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해당국들은 핵무기 투발을 위한 이중용도 항공기(Dual-Capable Aircraft·DCA)를 따로 지정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미국은 유럽에 있는 (미국)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폭탄을 현대화하고 있고, 유럽 동맹국들은 나토의 핵임무 수행을 위한 항공기를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까지 핵탄두 보유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이 시급하다는 핵무장론이 다시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중국의 대만 침공과 북한의 대남 도발이 동시에 전개될 경우 한국군 자체 핵무장만 하고 있어도 중국과 북한이 쉽사리 어떤 식의 핵공격에도 나서지 못하게 하는 유용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 등 활용,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로 나토식 핵공유 버금가는 수준으로 강화, 대한민국 핵무장 잠재력 확보 위한 ‘무궁화 프로젝트’ 가동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독자 핵무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찬성여론은 약 71%에 달한다는 결과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론’ 명분이 될 수 있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강력파들의 목소리가 최근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외교전문가들도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최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19회 제주포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테리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 2기가 출범한다면 (한국의 독자핵무장)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바이든 정부는 비핵화 체제를 중요시 여기고, 핵무기가 확산되는 걸 방지하고자 하기 때문에 한국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는 이제까지 일관성이 없고,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었지만 한 가지 일관성 있게 1990년대부터 125번이나 주한미군 비용이 많다며 왜 미국이 부담해야 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따라서 트럼프 2기에선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가능성이 열리고, 이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오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韓핵잠수함 도입론, 美는 열띤 논쟁…韓은 대통령실이 반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4.06.02 08:00:00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론을 두고 정작 미국 내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계열 간 찬반이 갈리면서 더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 미국이 구축한 핵우산으로는 북중러의 군사 협력과 높아지는 핵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화당의 대표적인 매파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러시아와 중국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25회계연도 국방 예산을 550억 달러(약 75조 원) 증액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 투자 계획인 ‘힘을 통한 평화’를 공개했다. 위커 의원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매년 계속해서 미국 본토와 인도태평양의 동맹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더 만들고 있다”며 “당장 외교 해법이 보이지 않기에 미국은 한반도에서 억제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것은 정기적인 한미 군사훈련을 통해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한반도에 미군을 지속적으로 주둔하며(persistent US military presence), 인도태평양에서 핵 공유 협정과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같이 한반도에서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을 모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북중러 안보 위협↑, 나토식 핵 공유 제기 그러면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들하고 체결한 것과 비슷한 ’핵 책임 분담 합의’(nuclear burden sharing arrangement)에 한국, 일본, 호주가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는 이들 국가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과 일본, 호주까지 포함한 인도태평양의 나토식 핵 공유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미 현지 언들들은 위커 의원은 상원 군사위가 다음 달 국방수권법안(NDAA)을 심사할 때 자신의 제안을 개정안 형태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 공화당에서 전술핵 재배치론이 부상하는 이면에는 한미가 지난해 4월 채택한 워싱턴선언을 통해 확장억제 강화를 꾀하고 있지만, 북핵 역량과 북중러 등 안보 위협이 빠르게 커지는 만큼 미국과의 동맹 안보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재선 시 국방장관 임명 가능성이 있는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대행도 최근 인터뷰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상황이 정말 악화하면 그건 분명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힘을 실어줬다. 이에 반해 민주당 기반의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한국 핵잠수함 도입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국 핵잠수함 도입론에 “지금은 미국이 수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1일(현지시간) 오스틴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 후 한국이 핵잠수함 보유를 추진한다면 지지하겠느냐는 패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오커스(AUKUS)와 많은 노력을 했고, 우리는 호주와 막 그 길을 가기 시작했다”며 “미국이 가까운 미래에 여기에 더해 한국과도 이러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인 오커스는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중점을 두고 2021년 출범했다.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를 추진 중이다. 오커스는 재래식으로 무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호주에 제공한다는 계획(필러 1), 3국이 첨단 군사 역량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필러 2)에 합의했다. 이에 반해 오스틴 장관은 오커스를 거론하며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 추진에는 선을 그으면서 “한국과 미국은 강력한 동맹으로 서로 의지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美, 인도·태평양 지역서 존재감 강력해”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클린턴 미 행정부 협상대표이자 미 국무부 북핵 특사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는 “한국과 북한, 심지어 미국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나쁜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국제 공공포럼인 ‘제주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갈루치 교수는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각종 미사일로 한국 등을 선제 타격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미국은 워싱턴선언 등을 통해 핵 보유에 가까운 억제력을 한국에 약속했다. 북한이 탐지하기 어려운 미 전략핵잠수함으로도 (한국의) 확장억제(핵우산)는 충분하다”고 했다. 게다가 워싱턴 정가는 위커 의원이 제안한 국방 예산 증액 등 특정 동맹국에게 나토식 핵 공유와 전술핵 재배치를 관철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한미가 지난해 4월 채택한 워싱턴선언을 통해 북핵 확장억제 강화를 꾀한 것은 물론 북중러 등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과의 협력을 통해 충분히 통제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현 미국 행정부 기조가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오스틴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아시아가 안전해야만 미국도 안전하다”며 “유럽과 중동 지역 충돌에도 인도·태평양이 미국의 ‘우선 작전 지역’으로 남아있어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강력하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에 대해 사실상 바이든 미 행정부 입장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사실상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핵우산)만으로 충분하다는 기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특별대담에서 일각의 '핵무장' 주장에 대해선 “핵 개발 역량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비춰 보면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핵 개발에) 시일이 오래 걸리지 않을 거란 말씀은 드릴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2∼3년 안에 핵무기를 개발해 배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게 국익에 더 부합된다”고 일축했다. NPT 체제는 핵 비보유국이 새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핵을 개발한다고 하면 아마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의 입장과 달리 최종현학술원의 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한반도 유사 시에 미국이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60.8%)는 부정적 답변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의 48.7%보다 12.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학술원은 이러한 변화는 한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기보다는 북한 핵무기 개발의 고도화와 광폭해진 도발 자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韓, 독자적 핵 개발 필요 응답 ‘51.4%’ 무엇보다 한국이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51.4%가 ‘그런 편’으로, 21.4%는 ‘매우 그런 편’으로 응답했다.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2.8%에 달한 것이다. 지난해보다는 4%p 정도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지지율이다. 특히 ‘북핵 위협에 가장 효과적 대응책’으로 한국의 핵 잠재력 강화(20.6%)를 가장 많이 꼽았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 유사한 미국 핵 공유(20.4%), 한국형 3축 체계 강화(18.7%),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 재배치(16.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독자 핵 무장이 어렵다면 영국의 핵무기 재무장 계획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미국의 영국 레이큰히스(Lakenheath) 공군기지 시설 현대화 사례처럼 주한미군기지에 접목하는 것이 북한의 핵 억제 방안으로 가장 실효성이 높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주한미군의 전술핵이 배치됐던 오산과 군산 공군기지 내 핵무기 저장시설을 현대화 또는 개조하거나, 전국 수십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주한미군기지에 핵무기 저장시설을 신축해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유사시 순환·임시·고정적으로 배치하는 환경을 구축하면 북한의 핵위협을 더 효과적으로 억제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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