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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보험료 차등인상 현실적"…50대 "경제력에 따라 올려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19 05:30:00국민 다수가 소득 보장보다는 재정 안정에 무게를 둔 국민연금 개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얼마를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연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2030의 불안감을 덜고 기금 고갈 시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보험료(35% 안팎) 부담을 지우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은퇴를 앞둔 50대는 보장 강화를 원해 가입 기간 확대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이달 6일부터 13일까지 전국의 20~50대 성인 남녀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대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연금제도의 지속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답변이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제고를 앞섰다. 전체 응답자의 60.8%(31명)가 재정 안정을 꼽았다. 앞서 정부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지금의 42%(2028년 40% 예정)로 유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공기업에 다니는 최유승(43) 씨는 “기금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 위기는 굉장한 사회 위기로 재정 안정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 회사 직원인 박지예(27) 씨는 “우리 세대가 보험료만 내다가 끝나지 않게 기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조선영(42) 씨 역시 “소득대체율을 무리하게 올리거나 유지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금 수령 시기가 임박한 50대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자영업자인 이 모(58) 씨는 “소득대체율은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뷰 결과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앞으로 보험료를 낼 기간이 많아 나중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느냐가 걱정일 것”이라며 “50대 이상의 경우 이미 노후 계획을 시작했을 테고 앞으로 보험료를 낼 날은 짧기 때문에 반응이 다르지 않았겠느냐”고 평가했다. 본지 심층 인터뷰는 국민연금의 바람직한 개혁 방안을 찾기 위해 시행된 것으로 20대 13명과 30대 12명, 40대 14명, 50대 12명 세대별 의견을 최대한 담았다. 직업도 취업준비생과 대학생(20대), 대기업 종사자, 중소기업 노동자, 자영업자, 공기업 근로자 등을 모두 포함했다. 단순 설문보다는 국민들의 생각을 자세히 들을 수 있게 심층 인터뷰라는 형식을 택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정부 개혁안에 관해서는 대체로 “수용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당 가능한 보험료율 상한선으로는 15%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김 모(29·스타트업) 씨는 “4%포인트 높이는 것은 실제로 보험료로 내는 돈이 지금보다 44% 오른다는 말”이라며 보험료 인상이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김경은(49) 씨도 “연금이 고갈되면 안 되겠지만 지금도 월세에 공과금을 내면 형편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세대 간 인상 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정부는 20대의 경우 매년 0.25%포인트씩 16년간, 50대는 매년 1%포인트씩 4년간 총 4%포인트의 보험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젊을수록 인상 속도가 느리고 50대는 가장 빠르다. 취업준비생 김창영(24) 씨는 “정부가 청년 세대의 보험료 납부 기간 등을 고려해 세심한 정책을 내놓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간에 낀 40대 조선영(42·금융사) 씨는 “연령대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현실적인 타협안”이라고 답했다. 반면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50대의 생각은 이번에도 온도 차이가 있었다. 김 모(51·중소기업) 씨는 “국민연금이 어렵다는 건 알겠지만 50대가 무슨 죄가 있느냐”며 “돈을 그저 더 내라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나이가 아닌 경제력에 따라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모(54·유통업) 씨는 “사회보험은 경제적 능력에 따라 지불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양보미(33·금융업) 씨도 “세대보다는 소득별로 보험료를 차등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차등 인상의 실제적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 모(47·공기업) 씨는 “인상 효과를 높이려면 모든 세대에 동일한 요율을 적용해야 한다”며 “연금 진입 세대에 따라 속도에 차등을 두면 보험료율 인상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모(25·대학생) 씨는 “인상 속도에 차이가 있다지만 결국은 4%포인트 올리는 건 같은 것 아니냐”고 밝혔다. 정부가 새로 도입하기로 한 자동조정장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면 도입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자동조정장치는 가입자 수와 기대수명에 따라 연금 수급액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 박효정(27) 씨는 “연금은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며 “자동조정장치도 지속 가능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선진(25·잡지사 에디터) 씨는 “일본과 독일·스웨덴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대다수가 연금제도에 자동조정장치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큰 우리나라도 도입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김현동(25·경제단체) 씨도 “재정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모(58·자영업자) 씨는 “버스요금을 조정할 때도 많은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한다”며 “국민 대다수의 삶이 걸려 있는 연금 수령액을 삭감하는 문제를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지연(51·인테리어업) 씨도 “결국 정부는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을 강화해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 모(31·중소기업) 씨는 “퇴직연금은 지금도 별로 활성화가 잘 안 돼 있는데 전 사업장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정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초연금도 40만 원으로 일괄적으로 올릴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 위주로 선별적으로 적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연금 개혁안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에 대한 개혁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모(53·골프업계) 씨는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공무원연금에 대한 개혁도 강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의 연금 개혁안대로 세대별 차등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경우 5년 뒤 20대와 40대 직장인의 월 보험료 증가 폭이 최대 2.7배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인상 속도뿐만 아니라 산정 기준이 되는 월 소득이 세대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개인의 소득과 여건에 따른 보험료 인상 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어 국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본지가 추산한 결과 보건복지부의 계획대로 연금 개혁이 진행될 경우 중견기업에 재직 중인 만 26세 A 씨의 월 보험료 자기 부담액은 올해 16만 6050원에서 내년 17만 4076원으로 8026원 상승한다. 부담액은 2029년 20만 8795원을 거쳐 10년 뒤인 2034년에는 25만 8640원까지 증가한다. 정부안에 따라 20대의 경우 매년 보험료가 0.25%포인트씩 오르고 임금은 물가 상승률 수준에 맞춰 매년 2% 정도씩 인상된다고 가정한 결과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만 45세 B 씨의 월 보험료 부담은 올해 27만 7065원에서 내년 29만 8307원으로 2만 1242원 뛴다. B 씨의 임금이 A 씨의 1.7배인 데다 40대는 보험료가 20대보다 0.25%포인트 더 오른 결과다. 5년 뒤 B 씨의 보험료는 39만 875원으로 올해보다 11만 3810원 늘어난다. 같은 기간 A 씨의 상승 폭(4만 2745원)에 비해 2.66배 높은 수치다. 10년 뒤 B 씨의 월 보험료는 48만 7848원까지 불어난다. 자영업자의 부담액은 이보다 더 크다. 고용주가 국민연금 보험료의 50%를 부담하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는 보험료 전액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A 씨가 자영업자라면 올해 내고 있는 보험료는 월 33만 2100원이며 5년 뒤에는 41만 7591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10년 뒤 부담해야 하는 월 보험료는 51만 7280원에 달한다. 나이와 여건에 따라 보험료 인상 폭이 천차만별인 만큼 정부가 보다 상세하게 제도를 소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생 연도에 따라 한 살 차이로 보험료 인상 폭이 달라지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50대의 경우 매년 보험료가 1%포인트씩 오르면 고용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며 “자영업자의 부담을 완화할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연금위기는 사회위기…재정안정이 가장 중요"
경제·금융 정책 2024.09.18 17:21:39국민 다수가 소득 보장보다는 재정 안정에 무게를 둔 국민연금 개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얼마를 받느냐도 중요하지만 연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2030의 불안감을 덜고 기금 고갈 시 미래 세대에게 과도한 보험료(35% 안팎) 부담을 지우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은퇴를 앞둔 50대는 보장 강화를 원해 가입 기간 확대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기사 10면 18일 서울경제신문이 이달 6일부터 13일까지 전국의 20~50대 성인 남녀 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 대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연금제도의 지속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답변이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제고를 앞섰다. 전체 응답자의 60.8%(31명)가 재정 안정을 꼽았다. 앞서 정부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지금의 42%(2028년 40% 예정)로 유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공기업에 다니는 최유승(43) 씨는 “기금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 위기는 굉장한 사회 위기로 재정 안정이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 회사 직원인 박지예(27) 씨는 “우리 세대가 보험료만 내다가 끝나지 않게 기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조선영(42) 씨 역시 “소득대체율을 무리하게 올리거나 유지하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금 수령 시기가 임박한 50대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자영업자인 이 모(58) 씨는 “소득대체율은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뷰 결과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앞으로 보험료를 낼 기간이 많아 나중에 연금을 받을 수 있느냐가 걱정일 것”이라며 “50대 이상의 경우 이미 노후 계획을 시작했을 테고 앞으로 보험료를 낼 날은 짧기 때문에 반응이 다르지 않았겠느냐”고 평가했다. -
국민연금 크레딧 제도…정부가 보험료 내준다고?[뒷북경제]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18 05:30:00최근 정부가 공식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에는 ‘크레딧’ 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출산과 군 복무를 한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일정 가입 기간만큼의 보험료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하면 가입자의 국민연금 총가입 기간이 늘어나 연금 급여액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연금 급여액을 결정하는 실질 소득대체율은 가입 기간에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은 최소 10년을 가입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입기간 10년부터 20년 사이에는 모두 소득대체율 20%를 적용받습니다. 가입기간 20년부터는 1년 늘어날 때마다 소득대체율이 1%포인트씩 높아집니다. 그렇게 40년을 가입하면 40%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크레딧 제도를 통해 지원받은 기간만큼 연금 급여액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크레딧 제도를 강화하자는 주장은 처음 나온 것이 아닙니다. 지난해 발표한 ‘국민연금 제5차 종합운영계획’은 물론 21대 국회 연금개혁 시민참여 공론화 과정에서도 관련 제도가 논의됐습니다. 22대 국회 들어 다수의 국회의원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해 둔 상황이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어떤 형태로든 크레딧 제도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우선 출산 크레딧부터 살펴봅시다. 출산 크레딧은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일정 기간 경제활동에서 배제된다는 점을 고려해 2008년부터 도입된 제도입니다. 둘째아는 12개월, 셋째아부터는 18개월씩 인정됩니다. 다만 지원되는 최대 기간은 50개월입니다. 보험료는 가입자 개개인의 소득과 무관하게 ‘가입자 전체의 3년 평균 소득(A값)’을 기준으로 책정됩니다. 올해 A값이 298만 9237원이니 월평균 26만 9031원(보험료율 9%)의 보험료가 지원되는 셈입니다. 정부는 첫째 아이부터 12개월씩 가입기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제도 도입 당시와 달리 저출생 현상이 상당히 심각해 졌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지원 기간 상한도 없애기로 했습니다. 현행 제도대로라면 다섯째 아이 부터는 사실상 크레딧 제도의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출생순위와 무관하게 출생아마다 12개월씩 지원할 계획입니다. 보험료 지원 시점과 재원은 쟁점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국민연금을 수급하는 시점에 출산 크레딧을 적용해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 출산한 가입자 중 연금을 수급하는 사람은 매우 소수에 그치기 때문에 실제 출산 크레딧 보험료 지원 실적은 상당히 미비합니다. 보험료를 전액 정부가 부담하는 것도 아닙니다. 현행 제도는 예산에서 30%, 국민연금 기금에서 70%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2024년 보건복지부가 출산 크레딧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편성한 예산은 11억 1400만 원에 그쳤습니다. 2025년 예산에도 12억 8800만 원만 반영돼있습니다. 정부안은 물론 여야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는 보험료 지급 시점을 출산 시기로 앞당기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재정여력이 있을때 보험료를 미리 지원해두면 연기금 운용 과정에서 수익이 붙으므로 국민연금 재정에 더 도움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보험료 역시 정부가 100%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국민연금 기금은 가입자들이 미래에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자산을 축적해둔 것인데 정부의 지원 정책을 집행하는데 이 돈을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입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방안대로 개혁할 경우 향후 10년간 연 평균 1조 1000억 원의 재정이 추가로 필요할 예정입니다. 다만 재정 당국은 구체적인 크레딧 재원 지원 방식과 비중 등은 국회 논의를 거쳐 확정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군 복무 크레딧은 복무기간 전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확대하는 것이 기본 골격입니다. 현행 제도는 현역·상근예비역·사회복무요원 등의 방식으로 군 복무 의무를 마친 자에게 6개월씩 가입 기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병역 기간에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출산 크레딧과 함께 2008년 도입됐습니다.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소득은 A값의 절반입니다. 보험료 지원 시점은 역시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할 때로 설정돼있습니다. 보험료는 국고에서 100% 지원됩니다. 2008년 이후 군 복무를 마친 사람 중 현재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관련 예산은 편성돼있지 않습니다. 정부는 군종에 따라 복무기간 전체를 가입기간으로 인정할 계획입니다. 육군과 해병대는 각각 18개월, 해군은 20개월, 공군과 사회복무요원은 21개월 씩입니다. 보험료 지원 시점도 군 복무를 마쳤을 때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 경우 제도 개편 직후부터 상당액의 예산이 군복무 크레딧에 소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크레딧 제도 강화에 대한 여론은 호의적인 편입니다. 21대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가 진행했던 시민 참여형 공론화위원회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500명)의 82.6%가 출산 크레딧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군 복무 크레딧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57.8%가 동의했습니다. 복지부는 출산·군 복무 크레딧 외에도 저소득 지역가입자를 위한 보험료 지원도 강화해 나갈 방침입니다. 임금근로자가 아닌 경우 지역가입자가 되기 때문에 저소득 지역가입자란 대개 영세 자영업자를 의미합니다. 정부는 사업중단·실업 등의 사유로 국민연금 납부예외자가 됐다가 다시 보험료를 내기 시작한 지역가입자에 한해 종합소득이 연 1680만 원 이하인 경우 보험료의 50%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원 기간은 12개월입니다. 다시 사업을 일으킨 자영업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지만 지원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이어져왔습니다. 지원 대상이 ‘납부 재개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에 정부는 지원대상에 일정 소득 이하의 지역가입자를 포함하고 지원 기간을 최대 36개월까지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
자동조정장치 뭐길래…“삭감장치”vs“도입 불가피”[뒷북경제]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17 09:00:00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공식 발표하면서 연금 개혁이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도입 시점을 세 가지로 나눠 제안한 ‘자동조정장치’를 두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소득 보장 강화를 주장하는 측은 “정부가 연금 삭감 장치를 도입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재정 안정을 중시하는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결국 도입해야 할 장치라며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장치 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연금 제도를 고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라면 오랜 기간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결론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급격한 인구 변화나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자동조정장치입니다. 자동조정장치는 특정 거시변수에 맞춰 연금 보험료나 급여액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제도입니다.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미리 손을 써두는 것입니다. 나라마다 처한 여건과 염두에 둔 상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자동조정장치의 내용과 효과도 천차만별입니다. 정부가 이번에 제안한 자동조정장치는 일본의 ‘거시경제슬라이드’를 차용한 것입니다. 이 장치는 ‘가입자 수 감소’와 ‘기대여명 증가’를 고려해 ‘연금 급여액’을 조절합니다.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면 연금 수입이 줄어듭니다. 반면 기대여명이 당초 추계보다 길어지면 지출해야 할 연금은 더 늘어납니다. 저출생 고령화가 예상보다 강하게 진행될 경우 연금 재정의 부담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거시경제슬라이드를 적용하면 가입자 수 감소율과 기대여명 증가율에 맞춰 연금 급여가 삭감돼 재정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 못지않게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를 앞두고 있기에 여기에 초점을 맞춘 제도를 차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연금 급여액이 100만 원인 가입자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물가상승률이 5%라면 이 가입자의 내년도 연금액은 105만 원이 됩니다. 연금의 실질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급여액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일본식 거시경제슬라이드를 차용하면 상승 폭이 조금 낮아집니다. 가입자 수 감소(a, 최근 3년간 가입자 수 평균 감소율)와 기대여명 증가율(b, 고정계수 적용)을 더한 만큼 연금 상승률이 제한됩니다. a가 0.2, b가 0.1이라면 거시경제슬라이드는 이 둘을 합한 0.3이 됩니다. 연금 급여액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에서 거시경제슬라이드를 뺀 0.2(0.5-0.3)가 됩니다. 따라서 이 가입자의 내년 연금은 105만 원이 아니라 102만 원이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거시경제슬라이드(a+b)가 물가상승률보다 더 커지는 경우입니다. 산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내년 연금 급여액이 올해보다 줄어들 겁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거시경제슬라이드가 물가보다 클 경우 연금 급여액은 동결하는 선에서 멈춥니다. 정부가 자동조정장치를 두고 “전년보다 연금액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명목 연금액은 유지되거나 늘어나도록 설계돼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연금 급여의 실질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자동조정장치가 발동되면 연금 급여 증가율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소득 보장론 측은 연금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일본식 거시경제 슬라이드를 적용할 경우 연금 급여액이 17% 감소한다”고 주장합니다. 2050년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가입자의 생애 총연금 급여를 기준으로 추계한 결과입니다. 이들은 현재 국민연금 평균 급여액과 소득대체율이 충분히 성숙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우려합니다. 선진국들이 연금 삭감 가능성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연금 제도가 충분히 정착했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5월 기준 국민연금 월평균 급여는 65만 163원으로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선정 기준(1인 가구 71만 3102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노인빈곤율 역시 여전히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재정 안정론 측은 현시점의 노인 빈곤이 심각하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소득보장론이 주장하는 자동조정장치의 효과가 과장됐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급여 삭감 폭은 17%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연금연구원의 보고서는 당장 내년부터 거시경제슬라이드를 작동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정부는 △보험료 수지전환 시점(2036년) △기금 고갈 5년 전(2049년) △기금 고갈 시점(2054년)으로 나눠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고갈 시점부터 자동조정장치를 발동할 경우 위 보고서에서 가정한 2050년 신규 수급자는 수급 시점에는 연금이 전혀 삭감되지 않습니다. 국회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제도 적용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기대여명 증가율이나 가입자 수 감소율의 절반만큼만 거시경제슬라이드에 반영하는 식입니다. 정책적 개입을 통해 삭감 폭을 더 줄일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급여 삭감이 불 보듯 뻔한데도 대다수 선진국 수급자들이 자동조정장치를 수용했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할 지점입니다. 인구 구조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 여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면 연금을 일정 부분 깎아서라도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가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제시한 시기(2036~2054년)가 되면 어떻게든 재정 안정성 확보를 위한 추가 개혁 논의가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연금 개혁에서 정부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자고 제안했지만 전문가들은 위 시기가 되면 결국 보험료율을15~18%까지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초고령사회에서 공적 연금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20%수준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도 재정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결국 급여액을 일부 깎는 방법만 남습니다. 정부의 이번 자동조정장치 제안은 ‘예견된 미래’를 공론장에 조금 앞당겨 온 것 뿐이라는 이야깁니다. -
[사설] 국회 ‘더 내는’ 방식에 초점 맞춰 연금 개혁안 조속히 처리해야
오피니언 사설 2024.09.14 00:01:00정부가 이달 초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한 뒤 여야 정치권이 연금 개혁 불발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12일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과 연금 개혁 정책 간담회를 가진 뒤 야당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소득대체율과 관련해 “(정부안 42%와) 더불어민주당에서 생각하는 45%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민주당도 이날 연금 개혁안 긴급 진단 토론회를 갖고 “정부 개혁안은 세대 갈라치기, 사실상 연금 삭감 방안”이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산하 소위에서 논의하자”고 맞불을 놓았다. 여야가 다음 달 재·보선을 의식해 머뭇거리게 되면 연금 개혁 논의는 계속 표류하게 된다. 국민연금 개혁이 지체되면 다음 세대가 부담해야 할 재정 부족분이 연평균 52조 원, 하루 평균 1400억여 원씩 쌓이게 된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연금 기금이 2041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6년에는 고갈된다.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더라도 민주당의 주장대로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5%로 올린다면 고갈 시점이 8년가량 늦춰질 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42.3%다. 정부안대로 보험료율을 13%, 소득대체율을 42%로 높여도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하면 받는 돈은 비슷한데 내는 돈은 훨씬 적다. 노무현 정부 이후 21년 만에 정부 단일안이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는 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개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여야는 기싸움만 벌일 게 아니라 ‘더 내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 연금 개혁안을 조속히 합의해 처리해야 한다. 연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등의 정치 일정으로 22대 국회에서도 연금 개혁이 물 건너갈 수 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 개혁 외에도 기초연금·퇴직연금을 포함한 구조 개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역대 정권에서 여야 정치권은 표심에만 신경 쓰면서 지속 가능한 연금 제도를 위한 개혁을 외면해왔다. 이번에도 눈앞의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면서 연금 개혁을 지체하면 연금 재정을 고갈시키고 미래 세대에 더 큰 부담을 떠넘기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
매서운 추석민심…尹지지율 20% 취임 후 최저
정치 정치일반 2024.09.13 10:57:09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13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취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20%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오른 70%로 집계됐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긍정 평가는 최저, 부정 평가는 최고치다. 윤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임기 초반 50%대(53%, 2022년 6월 1·2주)로 시작했지만, 지난 4월 제22대 총선 이후로는 5개월째 2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긍정 평가를 앞섰다. 특히 40대에선 긍정 평가가 8%에 머물면서 한 자릿수 대에 그쳤다. 지역별로도 현(現) 정부·여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에서조차 부정 평가가 57%로 절반을 넘었다. 국정운영 동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의정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공백이었다.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 중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꼽은 이들이 18%로 2주 연속 가장 많았다. 뒤이어 △경제·민생·물가 12% △소통 미흡 10% △독단적·일방적 8% 순이었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꼽은 응답도 지난주보다 2%포인트 오른 3%로 집계됐다. 정당 지지도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전주 대비 1%포인트 오른 33%, 국민의힘은 3%포인트 떨어지며 28%를 기록했다. 여당 지지율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뒤이어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2%이며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6%였다. ‘중도층’에선 △민주당 29% △국민의힘 21% △혁신당 10% 순이었으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는 37%로 집계됐다. 최근 발표된 정부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평가는 찬성 37%, 반대 41%로 나타났다. 의무가입 대상이 아닌 60대 이상에서만 찬성 의견이 높았고, 50대 미만에선 반대 여론이 더 많았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4%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與연금특위 "국민연금은 재정지속성·퇴직연금으로 소득대체율 상향"
정치 정치일반 2024.09.12 10:03:41국민의힘이 12일 연금개혁 방향으로 국민연금을 통한 재정지속성 확보·퇴직연금 전환을 통한 노후 소득 보장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개혁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이날 ‘연금개혁 정책간담회’를 열고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을 포함한 구조개혁 중심의 연금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금도 (국민연금 개혁)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속도감 있게 구체적으로 진전은 되고 있지 못하다”며 “국회의장과 야당에 국회 국민연금개혁특위를 빨리 만들어서 논의를 활성화하고 가급적 금년 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2%’로 확정된 정부 연금개혁안에 대해 “아마 민주당에서 생각하고 있는 (소득대체율) 45% 사이에서 국회가 절충점을 찾아야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자동안정화 장치, 지급 보장 명문화, 기초연금 인상 등 여러 가지 부가적인 대책을 같이 마련해서 국회로 공을 넘겼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연금개혁 논의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초연금·퇴직연금 등의 구조적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상훈 국민의힘 연금특위 간사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가진 복안은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인상으로 재정적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실질 소득대체율 상향조정은 퇴직금을 연금화해서 아주 두텁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에서는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발표된 만큼 국회 차원의 연금특위를 만들어 여야 논의를 신속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연금특위 위원장은 “연금개혁은 보건복지부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가 연결된 다층연금 ”이라며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야당에서는 정부안에 포함된 소득대체율이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야당은 모수개혁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전체적인 그림을 놓치고 있다. 많이 주는데 방점이 있으면 지속가능성이 약해지게 되어있다”며 “현재 국민연금 고갈 시기가 2056년인데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고갈시기가 더 빨라진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연금개혁의 3가지 목표는 지속가능성·노후생활 보장·노인빈곤 해소가 있다”며 “국민연금 하나로는 도저히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포괄적인 연금개혁 논의를 촉구했다. -
진성준 "尹, 의료 정책 실패 사과하고 조규홍·박민수 경질해야"
정치 정치일반 2024.09.10 13:55:08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0일 의료계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에 대한 경질을 촉구했다. 진 의장은 여당의 연금특위 구성 제안에는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회 절차를 통해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까지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요구인데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그렇다면 정부가 이런 의료대란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사과하고, 그 책임자에 대해서 분명하게 문책함으로써 의료계를 달래야 한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졸속적인 정책으로 의료대란을 초래한 조 장관, 박 차관에 대해서도 경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어제 국회의장 주재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의료계의 참여가 핵심이라고 하면서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여당 내에서도 복지부 장차관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신속하게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의 해임도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당에) 제안한 바 있다”며 “조 장관은 의료대란의 핵심 원인 제공자다. 사태 수습을 위한 아무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라고 답했다. 의료계를 향해서는 “조건을 자꾸 걸기보단 문제 해결을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는 자세를 보여 달라”며 “더 늦기 전에 의료계에서도 전향적 결단을 해주시길 호소한다”고 전했다. 진 의장은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의 계획을 묻자 “정부가 의료계를 설득하지 못해서 의료계가 끝내 참여하지 못한다면 정부는 사태를 수습할 능력이 없는 것”이라며 “그럼 정부는 이 문제에서 손을 떼고 오히려 여야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서는 “연금 재정을 안정시키겠다고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진 의장은 자동안정화장치 도입과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 방안을 두고 “노후 보장을 저해하고 세대만 갈라치는 정부 안은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21대 국회 공론화 결과를 거부하고 정반대되는 방안을 내놓고서 새삼 연금특위를 설치하자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연금개혁은 21대 국회가 마련한 사회적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
[단독] 연금개혁 땐 기업 부담 年15조 폭증 "법인세 인하 등 정책패키지 마련해야"
정치 대통령실 2024.09.09 15:00:55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연간 최대 15조 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당장 내년부터 윤석열 정부에서 단행된 법인세 인하 혜택보다 약 5배가 많은 2조 원가량의 인건비가 늘어난다. 채용 축소 등의 부작용을 막으려면 세제 혜택을 늘리는 추가 정책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한 경제단체의 ‘국민연금 보험료율(9%→13%) 인상 시 임금 부담’에 대한 내부 분석 자료를 보면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으로 기업들은 연간 최대 15조 원의 인건비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2023년 기준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1인 이상 사업체)’에서 정부와 공공기관 외에 민간기업에 고용된 근로자가 1597만 8014명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396만 5272원으로 민간기업이 지출하는 월 인건비는 평균 63조 3572억 원이다. 국민연금법에 따라 연금보험료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기 때문에 정부안대로 4%포인트를 인상하면 기업 인건비는 자동으로 2%포인트씩 오른다. 국민연금 개혁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2023년 기준)은 곧바로 약 2조 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50대는 1%포인트, 40대는 0.5%포인트, 30대 0.33%포인트, 20대 0.25%포인트를 인상한다. 지난해 기준 기준 민간기업의 연간 인건비 총급여가 약 760조 2864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보험료율 인상은 1조 9767억 원의 임금 부담(0.26%포인트)이 늘어나는 것이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임금 부담은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으로 윤석열 정부 들어 인하된 법인세 효과(1%포인트)는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인하 효과는 약 3870억 원이다. 감면된 세제 혜택보다 보험료율 인상 부담이 약 5배 이상 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인건비 부담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점이다. 정부가 보험료율을 연령별로 차등화해서 단계적으로 올리지만 결국 기업의 최종 부담(2%포인트)은 동일하다. 지난해 기준 연간 15조 2057억 원으로 법인세 인하 효과의 39배에 달한다. 기업들은 정부안대로 국민연금 개혁이 추진될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호주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가운데 퇴직급여(8.33%)를 사용자가 모두 부담하는 국가다. 미국과 일본·독일·이탈리아·스웨덴은 법정 의무 퇴직급여 제도가 없고 영국과 뉴질랜드·프랑스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비율을 나누어 부담한다. 여기에 국민연금 인상까지 겹치면 기업들은 임금 인상률을 낮추거나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장의 진단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연금 개혁이 정교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과 함께 추가 세제 혜택 등을 담은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 기업의 인건비 증가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단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민연금 개혁과 함께 퇴직급여, 법인세, 상속·증여세, 건강보험료 등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加 연기금 10년 수익률, 국민연금의 2배"…기금 수익률 더 높여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09 05:30:00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은 응급 처방에 가까우며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직 장관들의 조언이 나왔다. 야당의 주장대로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비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최소한 13% 이상으로 올려야 하며 기금 수익률은 정부가 제시한 4.5%에서 5.5%로 1%포인트 인상이 아닌 6.5%로 2%포인트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국연금학회장을 지낸 방하남 국민대 석좌교수는 8일 “정부안은 마지노선은 지키면서 일종의 응급조치를 한 것”이라며 “적자 전환 시점이 되기 전에 다시 문제가 불거질 테고 또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은 현행 42%에서 묶는 것을 뼈대로 하는 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방 교수는 “보험료율 인상이 핵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정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인상이 명시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나라처럼 급변하는 인구구조 속에서는 추가 개혁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과 이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역시 “보험료율을 13%로 하고 세대별로 인상 속도를 다르게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13%는 제대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보험료율은) 일본이 18%, 독일이 20%가 넘는다”며 “우리도 좀 더 높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전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대로 소득대체율을 최소 44%로 높이려면 보험료율 15%, 기금 수익률 6.5%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체율을 높이려면 보험료율이 15%는 돼야 한다”며 “연기금 수익률 목표도 5.5%로 보수적으로 잡았던데 캐나다연기금의 수익률이 10%에 근접한 만큼 우리도 수익률 목표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국민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4.99%인 반면 캐나다연기금은 9.58%다. 전 이사장은 “캐나다와 일본 등 연금제도 개혁을 한 나라들은 기금의 수익률 개선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했다”며 “기금운용본부를 지역으로 이전해 우수 인력이 지속적으로 이탈하고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는데 이를 좀 바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 재이전→우수 인력 확보→기금 수익률 제고→연금보험료 인상 부담 감소 및 소득대체율 인상 여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연금 개혁에 있어 수익률 부분을 지금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방 교수는 기초와 퇴직연금 같은 다층 보장 구조를 잘 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지역 가입자는 보험료가 부담돼 (연금에) 가입을 안 한다”며 “이것을 더 올리면 납입을 하겠느냐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퇴직연금을 보조로 하는 게 맞다”며 “우리나라는 너무 소득 보장을 국민연금 중심으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득보장론자들의 주장처럼 대체율을 계속 높이려고 하면 연금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방 교수는 “퇴직연금이 소득대체율 20~30%를 담당해줘야 한다”며 “퇴직연금이 의무화는 됐지만 아직 임의 제도라 퇴직연금으로 전환한 기업의 비율이 너무 적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안에 퇴직·기초연금 개선 방안이 포함됐지만 구체적이지는 못하다”며 “지금 제도를 개선해두면 2030이 퇴직할 때쯤 상당히 고마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전 장관은 국민연금처럼 퇴직연금도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상황과 관련해 전 이사장은 “보험료와 소득대체율 인상, 연기금 수익률 제고가 충분히 이뤄지면 일각에서 수령액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 자동 안정 장치가 애초에 발동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며 “최고의 전문가가 정부 영향에서 벗어나 자율적·독립적으로 기금 운용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정부 연금개혁안은 응급조치…기금 수익률 2%P 더 올려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08 18:45:06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은 응급 처방에 가까우며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직 장관들의 조언이 나왔다. 야당의 주장대로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비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최소한 13% 이상으로 올려야 하며 기금 수익률은 정부가 제시한 4.5%에서 5.5%로 1%포인트 인상이 아닌 6.5%로 2%포인트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근혜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국연금학회장을 지낸 방하남 국민대 석좌교수는 8일 “정부안은 마지노선은 지키면서 일종의 응급조치를 한 것”이라며 “적자 전환 시점이 되기 전에 다시 문제가 불거질 테고 또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높이고 소득대체율은 현행 42%에서 묶는 것을 뼈대로 하는 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방 교수는 “보험료율 인상이 핵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정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인상이 명시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나라처럼 급변하는 인구구조 속에서는 추가 개혁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과 이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역시 “보험료율을 13%로 하고 세대별로 인상 속도를 다르게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13%는 제대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보험료율은) 일본이 18%, 독일이 20%가 넘는다”며 “우리도 좀 더 높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전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대로 소득대체율을 최소 44%로 높이려면 보험료율 15%, 기금 수익률 6.5%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체율을 높이려면 보험료율이 15%는 돼야 한다”며 “연기금 수익률 목표도 5.5%로 보수적으로 잡았던데 캐나다연기금의 수익률이 10%에 근접한 만큼 우리도 수익률 목표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국민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4.99%인 반면 캐나다연기금은 9.58%다. 전 이사장은 “캐나다와 일본 등 연금제도 개혁을 한 나라들은 기금의 수익률 개선을 위한 혁신을 동시에 했다”며 “기금운용본부를 지역으로 이전해 우수 인력이 지속적으로 이탈하고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는데 이를 좀 바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 재이전→우수 인력 확보→기금 수익률 제고→연금보험료 인상 부담 감소 및 소득대체율 인상 여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연금 개혁에 있어 수익률 부분을 지금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방 교수는 기초와 퇴직연금 같은 다층 보장 구조를 잘 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지역 가입자는 보험료가 부담돼 (연금에) 가입을 안 한다”며 “이것을 더 올리면 납입을 하겠느냐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퇴직연금을 보조로 하는 게 맞다”며 “우리나라는 너무 소득 보장을 국민연금 중심으로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득보장론자들의 주장처럼 대체율을 계속 높이려고 하면 연금 재정에 큰 부담이 된다는 얘기다. 방 교수는 “퇴직연금이 소득대체율 20~30%를 담당해줘야 한다”며 “퇴직연금이 의무화는 됐지만 아직 임의 제도라 퇴직연금으로 전환한 기업의 비율이 너무 적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안에 퇴직·기초연금 개선 방안이 포함됐지만 구체적이지는 못하다”며 “지금 제도를 개선해두면 2030이 퇴직할 때쯤 상당히 고마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 전 장관은 국민연금처럼 퇴직연금도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상황과 관련해 전 이사장은 “보험료와 소득대체율 인상, 연기금 수익률 제고가 충분히 이뤄지면 일각에서 수령액을 줄일 수 있다고 하는 자동 안정 장치가 애초에 발동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며 “최고의 전문가가 정부 영향에서 벗어나 자율적·독립적으로 기금 운용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
자동조정장치 작동하면 연금 삭감?…낸 돈 2배는 받는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07 05:30:00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에 자동조정장치를 포함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차용한 일본식 거시경제슬라이드르 적용해도 평균 소득자의 연금 수익비가 1.9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금 수령액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낸 돈의 두 배 가까이 받아간다는 의미다. 수령액 감소 폭도 야당이 주장하는 것보다는 작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6일 국민연금연구원이 발간한 ‘국민연금 자동 조정 장치 도입 필요성 및 적용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 조정 장치를 적용할 경우 2050년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평균 소득 수준 가입자의 생애 총급여는 1억 2035만 원에서 9991만 원으로 약 16.9% 줄어든다. 야당과 소득 보장론자들이 “정부안을 적용하는 연금이 20% 줄어든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연금연구원 보고서의 전제를 그대로 적용한 뒤 자동 조정 장치를 작동해도 여전히 연금 수익비는 1.9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첫 연금액 역시 167만 4000원에서 164만 7000원으로 2만 7000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실제 감소 폭은 이보다 더 작을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연금연구원 보고서와 정부가 개혁안은 ‘일본식 거시경제슬라이드’ 방식을 차용했다는 점에서 같지만 제도 적용 시점을 다르게 가정했기 때문이다. 거시경제슬라이드는 ‘가입자 수 감소율’과 ‘기대여명 증가율’에 맞춰 연금 급여액을 삭감하는 자동조정장치다. 연금연구원은 올해 제도를 개혁한 뒤 당장 내년부터 자동 조정 장치가 발동된다고 가정했다. 반면 정부는 자동 조정 장치 도입 시점을 △보험료 수지 적자(2036년) △기금 적자 전환 5년 전(2049년) △기금 적자 전환(2054년)에 맞춰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안했다. 기금이 적자로 전환할 때 자동 조정 장치가 처음 적용될 경우 연금연구원이 예시로 든 2050년 신규 수급자는 연금이 전혀 삭감되지 않은 채로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셈이다. 연금연구원 전망보다 가입자 수 감소율이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혜영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는 추세”라며 “정부가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개선하려는 정책을 실시하면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3년 50.3%였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해 55.6%까지 늘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30~34세 여성 고용률은 71.3%로 2010년 대비 18.3%포인트 급증했다. 연금액도 전년도 수준보다 줄지 않는다. 연금 급여는 매년 물가 상승률에 맞춰 오른다. 자동 조정 장치를 도입해도 급여 삭감은 증액분 내에서만 이뤄진다. 물가 상승률이 낮으면 자동 조정 장치가 매년 발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자동 조정 장치를 도입했지만 실제로 적용된 것은 2015년·2019년·2020년·2023년 총 네 차례뿐이다. 기금 수익률을 더 높아지면 자동 조정 장치를 발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5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민연금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개소식에서 “젊은이들이 흔쾌히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금 개혁의 핵심”이라며 “1990년대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가 당연히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동 장치 반대의 주요 근거인 소득 보장 후퇴는 재정 안정성과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외면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많다. 연금연구회는 보험료 1%포인트가 소득대체율 2%포인트에 상응하는 만큼 야당의 주장대로 소득대체율을 최소 42%로 높일 경우 수지 균형 달성을 위해서는 보험료가 20.8%까지 올라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27년부터 40만 원으로 올리기로 한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을 고려한 실질 소득 증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많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이대로 운영하면 2056년 연기금이 모두 소진된다”며 “개혁 없이 그대로 지속하면 그해 지출만큼 충당하기 위해 보험료를 거둬야 하는데 이 경우 보험료율이 27.1%가 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
연금 자동조정장치 작동해도…낸 돈 2배는 받는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06 17:37:39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에 포함해 화두로 떠오른 자동조정치를 작동해도 평균 소득자의 연금 수익비가 1.9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금 수령액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낸 돈의 두 배 가까이 받아간다는 뜻이다. 수령액 감소 폭도 야당이 주장하는 것보다는 작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6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자동 조정 장치 도입 필요성 및 적용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 조정 장치를 적용할 경우 2050년에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평균 소득 수준 가입자의 생애 총급여는 1억 2035만 원에서 9991만 원으로 약 16.9% 감소한다. 야당과 소득 보장론자들이 “정부안을 적용하는 연금이 20% 줄어든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연금연구원이 가정한 대로 자동 조정 장치를 적용해도 여전히 연금 수익비는 1.9배였다. 첫 연금액 역시 167만 4000원에서 164만 7000원으로 2만 7000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실제 감소 폭은 이보다 더 작을 가능성도 높다. 연금연구원은 올해 제도를 개혁한 뒤 당장 내년부터 자동 조정 장치가 발동된다고 가정했다. 반면 정부는 자동 조정 장치 도입 시점을 △보험료 수지 적자(2036년) △기금 적자 전환 5년 전(2049년) △기금 적자 전환(2054년)에 맞춰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안했다. 기금이 적자로 전환할 때 자동 조정 장치가 처음 적용될 경우 2050년 신규 수급자는 연금이 전혀 삭감되지 않은 채로 연금을 받기 시작할 수 있다. 연금연구원 전망보다 가입자 수 감소율이 적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혜영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승하는 추세”라며 “정부가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개선하려는 정책을 실시하면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3년 50.3%였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난해 55.6%까지 늘었다. 연금액도 전년도 수준보다 줄지 않는다. 연금 급여는 매년 물가 상승률에 맞춰 오른다. 자동 조정 장치를 도입해도 급여 삭감은 증액분 내에서만 이뤄진다. 물가 상승률이 낮으면 자동 조정 장치가 매년 발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자동 조정 장치를 도입했지만 실제로 적용된 것은 2015년·2019년·2020년·2023년 총 네 차례뿐이다. 기금 수익률을 더 높아지면 자동 조정 장치를 발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5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민연금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개소식에서 “젊은이들이 흔쾌히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금 개혁의 핵심”이라며 “1990년대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가 당연히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동 장치 반대의 주요 근거인 소득 보장 후퇴는 재정 안정성과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외면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많다. 연금연구회는 보험료 1%포인트가 소득대체율 2%포인트에 상응하는 만큼 야당의 주장대로 소득대체율을 최소 42%로 높일 경우 수지 균형 달성을 위해서는 보험료가 20.8%까지 올라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27년부터 40만 원으로 올리기로 한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을 고려한 실질 소득 증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많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이대로 운영하면 2056년 연기금이 모두 소진된다”며 “개혁 없이 그대로 지속하면 그해 지출만큼 충당하기 위해 보험료를 거둬야 하는데 이 경우 보험료율이 27.1%가 돼야 한다”고 우려했다. -
21년 만에 나온 정부 연금개혁안…시작부터 막힌 '국회의 시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9.06 07:29:37정부가 21년 만에 단일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이를 다룰 정치권의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올해 성과를 내자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소득보장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금 개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만큼 정치권이 진전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연금 개혁을 미루면 큰 문제가 생긴다”며 “이번 정기국회가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이날 “이제부터는 국회의 시간”이라며 “당장 논의를 시작해 올해 안에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자”고 밝혔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안은 보험료는 올리고 수급액은 깎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의 노후 소득 보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소득대체율을 2%포인트를 올린다는 것도 현 상태 유지에 불과하다”며 “세대별 보험료 차등 인상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졸속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주도로 열린 전문가 기자 간담회에서는 자동 조정 장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자동 조정 장치는 가입자 수 감소나 기대여명 증가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급여액을 자동 삭감하는 제도다. 소득보장론자인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정부안대로면 1992년생의 생애 총연금액은 기존 대비 80.72%로 떨어지게 된다”며 “연금이 대폭 삭감되는데, 청년 세대의 피해가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안을) 국회에서 논의할 가치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은 연금 개혁을 논의하는 방식부터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복지위에서 정부안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은 “개혁안을 어떻게 논의할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내용을 선별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연내 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성과를 내자는 입장이다. 국회 논의를 지켜봐야 하는 정부는 애가 타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이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4개 나라에서 자동 조정 장치를 운영 중”이라며 “제도를 만들 때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최소한 낸 만큼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2028년 기준)에서 42%로 인상하기만 해도 2093년 누적 적자 규모는 1경 3728조 원으로 7941조 원 줄어든다. 재정안정론자인 윤석명 전 한국연금학회장은 “소득대체율 42%의 수지 균형을 위해서는 보험료를 20.8%를 걷어야 한다”며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을 주장했다. -
[기고]노인빈곤, '벤처 투자'가 해결책이다
증권 증권일반 2024.09.06 05:30:00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의 ‘노인 빈곤국’, 세계 최고의 ‘노인 자살국’.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5000 달러인 세계경제 13위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이다.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보건복지부의 ‘2024 자살예방백서’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층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39.9명으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노인 빈곤 예방을 위해서는 공적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연금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된 국민연금 개혁안은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도 못하고 있어 갈 길이 멀다. 개인연금도 문제가 심각하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개인연금 가입률은 14%에 불과하며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가입률이 급격히 떨어져 빈곤 대책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퇴직연금은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중요한 재원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은 2%대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23년 조사한 적정 노후 생활비는 월 369만 원, 최소 생활비는 251만 원이다. 반면 2023년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62만 원이다. 이 간극을 퇴직연금으로 메워야 한다. 하지만 국내 퇴직연금의 87%(2023년 기준)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고 심지어 벤처펀드와 같은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대체투자는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최근 5년간 청산한 벤처펀드의 수익률(내부 수익률 기준)은 9%를 웃돈다. 증시가 폭락한 1997년 외환위기(9.9%), 2008년 금융위기(1.2%), 2010년 유럽 재정위기(3.7%), 2020년 코로나 사태(8.9%) 모두 플러스 수익을 기록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벤처펀드 역시 스타트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토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청산된 벤처펀드 총 70개는 9%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상위 25% 펀드 18개의 수익률은 22.4%로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5년 및 10년간 전체 청산 펀드 수익률은 각각 9.6%, 7.5%로 양호한 편이다. 은퇴자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는 ‘연금 백만장자’가 41만 명(2021년 기준)에 이른다. 겨울마다 플로리다·하와이 등 따뜻한 남부 지역에서 장기간 휴양을 즐기는 은퇴자들을 철새에 빗대는 ‘스노버드(snowbird)’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이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미국의 퇴직연금 ‘401(k)’가 은퇴자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401(k) 연금 자산의 86%가 비상장 벤처주식을 포함한 주식에 투자돼 있으며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10%를 넘는다.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인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CalPERS·캘퍼스)’ 역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최근 사모펀드 투자 비중을 13%에서 17%로 늘린 바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이나 영국의 슈퍼펀드 모두 비상장 벤처주식 등 대체투자 자산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퇴직연금 선진국들의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6~8%로 은퇴자의 노후를 든든하게 책임지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퇴직연금 의무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 퇴직연금 제도의 확대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벤처펀드·사모펀드에 국민 모두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수익률 향상을 위한 전향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국내에도 바실리 칸딘스키, 잭슨 폴록과 함께 잘 알려진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는 노년을 가난에 시달리다 1970년 67세의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먼 곳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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