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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연구회 “국민연금 지속가능성, 최소한 한 세대 늘려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5.02 11:15:00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에서 ‘더 내고 더 받는’ 1안(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중심으로 개혁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 재정안정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재정 지속가능성을 최소한 한 세대(30년) 늘리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금개혁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 대표단 과반(56%)의 지지를 얻은 1안의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이 6년 늘어나는 데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연금연구회는 2일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애초에 왜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시작됐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면서도 결국 여러가지 이유로 제도 자체가 지속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공론화위 논의) 결과는 오히려 미래 세대에게 더 큰 부담을 전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산가격 상승과 호봉제 임금으로 이미 많은 것을 누린 기득권 세대의 지갑을 더 두툼히 챙겨주자는 결론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1안대로 연금개혁이 진행될 경우 2093년 기준 누적 적자가 지금보다 1004조 원 더 늘어난다는 점을 겨냥한 발언이다. 연금연구회는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이 나아지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개혁의 핵심은 이 땅의 미래세대를 위해 성인 세대들이 받을 몫을 줄여달라고 설득하는 데 있다”며 “미래 세대의 부담을 현 수준보다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연구회는 이를 위해 국민연금의 적자전환 시점, 고갈시점 등을 최소 30년 가까이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여권에서도 국민연금의 재정 지속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보장하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90년대생 비례대표인 김근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 구조개혁은 기성세대가 감당해야할 짐을 미래세대에 전가해서는 안된다는 상식과 공정의 문제”라며 “(1안은) 구조를 개혁하기보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모수 조정에 국한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안한 신연금 신설안을 연금특위에서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KDI는 2월 중 기존에 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들의 구연금과 앞으로 납부한 미래 세대를 위한 신연금을 분리하자는 내용의 연금개혁안을 제안했다. 신연금은 보험료만으로도 지속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구연금은 재정 투입 등을 통해 누적된 적자분을 해소하자는 내용이다. -
"소득보장안 선택땐 누적적자 1004조 늘어…공론화위 자료보다 301조 증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30 17:26:54정부가 국민연금 개혁 공론화 시민대표단 56%의 선택을 받은 소득보장안의 적자 폭이 당초 거론되던 것보다 300조 원가량 더 많다고 밝혔다. 재정 안정에 중심을 둔 안과의 차이는 기존 2600조 원가량에서 5600조 원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정치권 논의 과정에서 해당 부분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30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제출한 재정 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보장론(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으로 불리는 1안을 택할 경우 2093년 기준 누적 적자 규모가 현행(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보다 1004조 원 늘어난다. 기존에 알려진 702조 4000억 원보다 301조 6000억 원 더 많다. 반면 2안대로 개혁할 때 누적 적자 감소 폭은 4598조 원에 달했다. 2안 선택 시 재정 기여분이 5600조 원 정도 되는 셈이다. 이날 정부는 공개적으로 1안의 지속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정윤순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릴 경우 보험료율을 14%로 인상해도 재정 전망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1안은) 현재보다 재정을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재정 안정이 수반되는 방향으로 국회가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의원들도 1안을 문제 삼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적절한 고갈 시점을 언제까지 늘려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58%의 시민대표단이 2075년 이후를 원했다”며 “재정 안정을 원하는 의견이 상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은 “보험료를 1%포인트만 더 내고 소득대체율이 10%포인트 더 오른다면 저라도 1안을 고를 것”이라며 “재정지출이 같은 두 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국민연금 의무 가입 연령을 현행 59세에서 64세로 상향할 경우 오히려 재정 전망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험료율이 9%든 13%든 소득대체율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의무 가입 연령을 높이면 보험료 납부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가입 기간도 늘어나 수입 증가분보다 오히려 지출이 더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날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21대 국회 임기 내에 연금 개혁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날에도 대통령실과 야당 사이의 의견 차이가 확인돼 속도를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李 “즉시 집행” 尹 “내년 예산안에”…R&D·연금개혁 입장차만
정치 정치일반 2024.04.29 20:04:232년 만에 처음 성사된 영수회담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부분의 국정 현안에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특히 정부 예산이 투입돼야 할 주요 정책에서 이 대표는 “민생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즉각 결단해 달라”고 했지만 윤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9일 대통령실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 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 윤 대통령에게 석·박사에 대한 연구 보조금 지급 등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당장 추경 등을 통한 예산 편성은 어려운 만큼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R&D 자금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어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향후 R&D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와관련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에게 “(윤 대통령이) R&D 예산 관련 여러 말씀을 했지만 결론적으로 내년도 예산 편성 작업을 현재 정부에서 진행 중인데 내년도 예산안에 R&D 증액을 반영할 생각이다. 추경을 통해서 R&D 예산을 복원하거나 증액할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추경은 어렵다’고 한 방침은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기도 한 ‘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관련해서도 이어졌다고 민주당 측은 전했다. 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인식 차이는 명확히 드러났다. 이 대표는 한 달 남짓 남은 21대 국회에서 곧바로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처리하자고 주장했지만 윤 대통령은 22대 국회에서 신중하게 논의하자고 맞섰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회담에서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들에 대해 대통령이 선택하고 결정할 일만 남았다. 윤 대통령이 연금 개혁에 대한 약속을 해온 만큼 이제는 결정할 시기”라고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21대 국회에서는 (처리)하기가 어려우니 22대 국회에서 좀 더 논의해서 결정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해 연금 개혁을 놓고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다만 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독대’를 놓고 서로 언급은 없었지만 향후 다양한 방법으로 만남을 지속하자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다음에 이런 자리가 생기면 두 분이 만나는 것도 좋고 어떤 형식이든 좋다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얘기했다”며 “윤 대통령도 언제든 자주 만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은 첫 회담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사전에 의제가 충분히 조율돼야 한다고 봤는데 준비 과정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진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의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발언 비율이) 85대15 정도 된 것 같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소통과 협치의 물꼬를 텄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야당에 더 적극적인 협치를 촉구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의료 개혁에 대해서 민주당이 협력하겠다고 한 데 대해 정부·여당 또한 크게 환영한다” 면서 “민생 회복을 위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는 민주당의 평가는 아쉽다”고 말했다. -
"소득대체율은 42%로"…연금개혁 절충안 내놨다
사회 사회일반 2024.04.26 16:28:04국민연금 개혁 과정에서 재정 안정을 중시하는 전문가들이 정부에 소득대체율을 42% 정도로 조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민 대표단 설문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되 소득대체율도 40%에서 50%로 인상하자는 방안을 선택했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재정 안정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24일 이기일 복지부 1차관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전달했다. 이들은 보험료율 인상 폭은 그대로 두거나 소폭 더 확대하고 소득대체율을 42~45% 선에 맞추면 소득 보장을 좀 더 하면서 재정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이대로 개혁이 진행되면 개악이라는 우려가 나왔다”며 “국회가 의견을 조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금개혁 공론화 설문 잘못돼…투표 다시 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4.04.24 15:14:35국민연금 개혁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 대표단을 대상으로 개혁 방안에 대한 투표를 한 번 더 실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들이 최종 투표를 하기에 앞서 대안별 재정 전망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해 참가자들이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윤석명(사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등이 참여하고 있는 연금연구회는 24일 “공론화위 활동 전반의 공정성과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1안의 설문 문구에는 ‘지속 가능성을 위해’라는 표현이 들어갔지만 2안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5차 국민연금재정추계에 따르면 보험료를 15%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해도 재정 안정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지속 가능성을 위해 1안을 선택한다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시민 대표단의 56%는 소득보장론인 1안(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재정안정론인 2안(보험료율 12%·소득대체율 40%)을 택한 비율은 42.7%였다. 연금연구회는 시민 대표단 학습 자료가 연금 재정의 현황을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안에 비해 1안이 (2093년 기준) 누적 적자를 2700조 원가량 증가시킨다는 정보와 세대별 생애 부담 보험료율 등이 학습 자료에서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금 고갈 이후인 2070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192.6%에 달한다는 정보도 전달되지 않았다”며 “재정안정론의 근거가 되는 자료들이 일관되게 배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금 재정 상황을 알 수 있는 핵심 자료를 학습시킨 뒤 시민 대표단에 한 번 더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숙의 과정을 공정하게 운영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이날 “(1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재정 안정을 위해 개혁을 논의한 것인데 도리어 어려움이 가속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
천하람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자? 8살 제 아들 의견은 물어봤나"
정치 정치일반 2024.04.24 13:34:06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론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미래세대의 등골을 부러뜨리는 '세대이기주의 개악'"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천 당선인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5년생은 46살이 됐을 때 월급의 35.6%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하게 된다고 한다"며 "제 아들이 2016년생이다. 월급의 35%가 넘는 돈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고 추가로 건강보험료, 소득세 내면 어떻게 먹고 살라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제 아들 의견은 누가 물어보기라도 했나. 선거권 없는 미래세대 의견은 이렇게 무시하고 폭탄 떠넘겨도 되는 것인가"라며 "제 아들은 그렇게 많이 내고도 국민연금 받을 수나 있을지 정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속불가능한 국민연금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지속불가능한 세대이기주의 개악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이 이미 제안한 것처럼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해 완전적립식 '신연금'을 도입하고, 구연금과 신연금을 분리하는 근본적인 국민연금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이미 희미해져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시대에 미래세대에 더 큰 폭탄과 절망을 안겨야 하겠나"라며 "이러다가 미래세대 자체가 없어질지 모른다.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근본적인 국민연금 개혁을 할 때"라고 글을 맺었다. 앞서 국민연금 개혁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 10명 중 6명은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혁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492명의 시민대표단 가운데 56.0%는 소득보장안(소득대체율 50%·보험료율 13%)을 선호했고, 42.6%는 재정안정안(소득대체율 40%·보험료율 12%)을 선호했다. -
이재명 “채상병 특검법은 국민의 뜻…대통령실, 수용하라”
정치 정치일반 2024.04.24 10:25:27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정부여당을 향해 “국민 3명 중 2명이 채 해병 특검에 찬성한다”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채 해병 특검은 반드시 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시간이 흐르니 진실도 드러나고 있다. 수사 자료를 회수하던 당일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국방부 법무관리비서관의 통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특검을 통과해 반드시 진상 규명을 하라는 게 바로 총선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이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방안에는 “참여 시민 10명 중 6분이 소득보장 강화에 방점을 둔 연금 개혁안을 선택했다”면서 “연금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21대 국회가 책임지고 매듭짓게 논의에 속도를 내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프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정부여당이 확실히 깨우치길 바란다”며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가 직결된 사안인 만큼 민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저출생에 복잡해진 연금개혁…20대도 "아이 안 낳아, 급여 더 달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23 18:01:46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시민대표단에 참여한 20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득 보장률을 높이자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낳을 의사를 가진 이들이 많지 않은 까닭에 미래 세대의 부담은 남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반면 60대는 자식 세대를 걱정해 재정안정안을 선택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시민대표단 설문 조사에서 18~29세(20대)의 53.2%가 ‘더 내고 더 받는’ 형태의 1안을 골랐다. 재정 안정을 중시하는 2안은 44.9%에 그쳤다. 1안은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면서 소득대체율도 현행 40%에서 50%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2안은 보험료율을 12%로 상향 조정하되 소득대체율은 유지(40%)하는 형태다. 앞서 연금개혁특위는 전체의 56%가 1안을 선택했다고 밝혔을 뿐 세부 연령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표단이 미래 세대의 부담에 눈을 감았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20대의 절반 이상이 천문학적인 기금 적자 확대에도 1안을 원했던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2030세대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 의사를 가진 이들이 급감하면서 당장 나만 더 받으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30대 미만 65.3%가 자녀 계획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아이를 안 낳을 건데 남의 자식이 더 부담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는 것”이라며 “20대에게는 재정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잘 안 먹힌다. 당장 내가 더 받으면 그만”이라고 전했다. 연금 수급 개시 시점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40~50대 역시 소득 보장 쪽에 기울었다. 40대는 66.5%, 50대는 66.6%가 1안을 선택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1안을 고른 이들이 48.4%, 2안이 49.4%로 재정 안정을 원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식 세대를 걱정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설문 결과는 지역별로도 차이가 있었다.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은 72.3%,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는 광주·전라·제주는 61.7%가 소득 보장을 택했다. 하지만 대구·경북과 함께 보수 성향으로 불리는 부산·울산·경남은 재정 안정(59.3%)이 더 많았다. 미래 세대가 포함된 사업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는 각각 59.9%, 70.7%가 1안을 선호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연금 개혁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저출생·비혼 현상과 맞물려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식이라면 제대로 된 개혁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도 소득보장론 측은 대표단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장성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연금 개혁 추진을 요구했다. 연금 보장성 강화를 주장해온 공적연금국민행동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시민대표단의 결정을 받아들이라”며 “노후 소득 보장은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토론 과정에서 소득대체율 인상은 지금 젊은 세대에도 혜택이 된다는 주장이 먹혀든 것 같다”며 “이는 재정건전성 악화와 세금 투입 가능성은 빼놓은 포퓰리즘적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재정 안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재정 안정의 중요성을 고려해 2안을 선택한 대표단 42.7%의 의사도 귀중하다”며 “57.9%가 국민연금 고갈 시점을 2075년 이후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설문 결과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금개혁특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유경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안은 현행 제도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며 “공론화 결과에 아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래 세대에게 낸 만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방식을 고민해야 했다”며 “국회 연금개혁특위 논의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보완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미래 세대가 얼마나 큰 부담을 지게 될지, 왜 그것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면 안 되는지 (재정안정론 측이) 잘 설명하지 못한 것 같다”며 “그런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현재 세대인 대표단은 보장을 더 받는 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더 받으면서 재정이 더 길게 가는 방법은 없다. 공짜 점심은 없기 때문”이라며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니 소득 보장을 택하면서도 기금 고갈 시점은 늘려 달라는 모순적인 설문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설] 국민연금 지속 가능하려면 ‘더 내는’ 개혁에 초점 맞춰야
오피니언 사설 2024.04.23 00:05:00국민연금 개혁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대표단 10명 중 6명은 ‘더 내고 더 받는’ 연금 개혁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21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92명의 시민대표단 가운데 56%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현행 40%가량에서 50%로 높이는 방안에 손을 들어줬다. 노후 소득 보장 강화에 힘을 실은 것이다. 시민대표단 중 42.6%는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는 ‘더 내고 그대로 받는’ 방안을 택해 기금 재정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시민대표단의 다수가 ‘맹탕 개혁안’이라는 비판을 받은 공론화위의 두 가지 개혁안 중에서도 더 문제가 많은 방안을 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론화위는 지난해 11월 특위 민간자문위의 ‘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0%’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방안 중 후자만 그대로 수용했다. 반면 소득대체율을 유지하는 방안으로는 보험료율 인상 폭을 12%로 대폭 낮춘 수정안을 내밀었다. 시민대표단은 이 가운데 소득 보장을 위해 ‘더 받는’ 방안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이 방안대로 추진할 경우 기금 고갈 시점이 2055년에서 고작 6년 늦춰질 뿐이다. 기금 고갈 후 쌓이는 누적 적자액은 2093년 702조 4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료율 12% 인상, 소득대체율 40% 유지’ 방안의 누적 적자액이 2093년에 1970조 원 감소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런 방안을 실행에 옮기면 지금보다 적자 구조가 더 심해지므로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은 불가능해지고 미래 세대의 허리를 더 휘게 만들 뿐이다. 연금 개혁이 아니라 ‘연금 개악’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국민연금 평균 보험료율은 18.2%에 이른다. 국민연금의 고갈을 막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우선 ‘더 받는’ 것보다는 ‘더 내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 연금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청년층을 비롯한 미래 세대의 부담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협치를 통해 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연금적자 702조 느는데…56%가 "더 내고 더 받자"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22 17:37:02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참여한 시민 대표단 열 명 중 여섯 명이 뚜렷한 재정 안정책 없이 소득 보장률을 높이자는 ‘소득보장론’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금 고갈 시점은 2090년 이후로 지금보다 35년가량 늦추는 것을 원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MZ 같은 미래 세대의 부담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개혁안을 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연금공론화위는 숙의 토론회 종료 뒤인 21일 진행된 최종 설문 결과 시민 대표단(492명)의 56%가 소득보장론(1안)을 선택했다고 22일 밝혔다. 1안은 현행 9%인 연금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면서 40%인 소득대체율도 50%까지 올리자는 것이다. ‘더 내고 더 받자’는 안이다. 기금 재정 안정에 방점을 찍은 2안(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 유지)을 고른 이들은 42.6%였다. 대표단의 80.4%는 의무 가입 상한 연령 만 64세 및 연금 수급 개시 연령 만 65세로 상향하는 안에 찬성했다. 출산 크레디트를 첫째 자녀까지 확대하고 자녀당 크레디트 기간을 2년으로 늘리자는 안에 대해서도 82.6%가 동의했다. 문제는 연금 재정이다. 공론화위에 따르면 1안을 채택할 경우 2093년 기준 누적 적자가 702조 4000억 원 증가한다. 반면 2안은 적자가 1970조 원 줄어든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대로 개혁이 진행되면 지금보다 기금의 적자 구조가 더 심해지는 개악이 된다”고 우려했다. 연금특위는 조만간 공론화위의 최종 결과를 보고 받고 여야 간 합의안 도출에 나선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5월 29일) 전에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22대에서 원점에서 재논의를 해야만 한다. -
“기초연금에 주거수당도”vs“빈곤 노인에 기초연금 더”…기초연금 공방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20 13:14:09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열린 숙의토론회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사이의 관계를 두고 기초연금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소득안정론과 기초연금 보장 범위를 축소해 빈곤 노인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재정안정론이 팽팽히 맞섰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연금공론화위원회는 20일 전문가 및 500명의 시민 대표단을 초청해 세번째 연금 개혁 숙의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KBS를 통해 생중계됐다. 앞서 13·14일 두 차례 진행된 숙의 토론회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연금공론화위는 숙의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에 연금개혁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소득안정론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현재 노인빈곤을 해결하기에 국민연금의 평균 수령액과 기초연금 수준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정안정론은 노인 수 증가 속도와 앞으로 노인이 될 세대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기초연금 보장범위를 축소하면서 저소득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맞섰다. 소득안정론을 대표해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부분 노인들이 받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60만 원 이하”라며 “기초연금이라도 올려야하지만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이 이상으로 기초연금을 올리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기초연금 지출 부담을 줄이고 싶으면 일단 국민연금 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선진국들도 노인 빈곤을 10% 수준으로 낮추고 나서야 이와 유사한 개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액은 (개혁에 나서기에)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당 기간 동안 기초연금이 공적연금의 급여 수준을 넓게 보완해주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기초연금 받는 노인을 줄이자는 주장의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더해 주 교수는 “빈곤한 노인에게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 더해) 주거수당과 같은 별도의 소득보장을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재정안정론 측 발제자로 나선 김수원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기초연금 수급 기준이 급격히 인상됐다는 점을 부각하며 정말 필요한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자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노인 숫자가 세계에서 유없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7년 전에 500만 명을 넘어 이제는 1000만 명 가까이 된다”며 “기초연금을 받는 소득 하위 70% 노인의 수도 지금 거의 650만 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연금 선정기준도 그만큼 빠르게 올랐다”며 “17년 전 68만 원 대였는데 이제는 213만 원이 지급 기준”이라고 부연했다. 기초연금 수급자의 수와 수급기준이 급격히 확대됐다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기초연금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노인 빈곤율 해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데 정작 기초연금액이 충분치 않아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따라서 필요한 분들에게 연금을 더 드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다행히 앞으로 노인이 되는 세대는 이전에 비해 학력 수준도 높고 소득자산 수준도 높다”며 기초연금 보장 범위를 줄이고 하위 소득 계층에 집중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
17년만에 불붙은 연금개혁 논의 …“미래세대 위한 개혁 해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15 05:30:00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숙의 토론을 시작하면서 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례 없는 저출생·고령화 기조를 고려해 여야가 함께 미래세대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의 개혁안을 21대 국회 임기 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국회 연금특위에 따르면 특위 산하 연금공론화위원회는 13·14일 전국 5곳의 한국방송공사(KBS)에서 500명의 시민 대표단이 참여한 숙의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서는 현행 보험료율(9%) 및 소득대체율(40%·2028년) 개편 방안과 관련해 △1안 연금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2안 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12% 등 두 가지 안을 집중 논의했다. 토론회는 20일과 21일 두 차례 더 열리며 논의 결과는 대표단 설문조사와 함께 국회 연금특위에 보고된다. 특위는 이를 바탕으로 개혁안을 만들 예정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연금 재정 안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1안대로 개혁 시 2093년 기준 누적 적자액이 702조 4000억 원 가까이 늘어난다. 신승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이 순간에도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여야 모두 이렇다 할 연금 개혁 공약이 없었기 때문에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연금 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가 많다. 연금특위는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29일 전까지 개혁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지만 일정이 빠듯하다. 주호영 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이 “21대 국회 임기 내 연금 개혁안을 입법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총선 결과 추진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소득대체율 인상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간 이견이 클 경우 특위 논의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야가 재정 안정에 우선순위를 둬야 미래 세대 설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재정 전망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내놓은 ‘제5차 국민연금 재정 계산’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41년 기금 규모가 축소되기 시작한다. 이후 2055년이 되면 기금이 고갈된다. 문제는 복지부의 5차 재정 계산 뒤 저출생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5차 재정 계산 당시 가장 최신 자료(2021년)였던 ‘2020~2070년 장래인구 추계’를 활용했다. 해당 자료는 중위 가정 기준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로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해 2050년께 1.21로 장기 안정화하는 시나리오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논의에 쓰고 있는 자료 역시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통계청이 새로 작성한 ‘2022~2072년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합계출산율은 2025년 0.65까지 떨어진 뒤 반등해 2050년대에 1.08로 안정된다. 당장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0.65명대까지 급락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0.6명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벌써 0.6명대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출산율 추락 속도는 통계청 추계보다 더 빠를 것”이라며 “이것만 고려해도 연금 고갈 시점은 1~2년 당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는 실제로 3~4년 안팎까지 고갈 시점이 빨라졌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하루 빨리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추가로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개혁해도 지금까지 누적된 재정 부족분이 609조 원이기 때문이다. KDI 추산에 따르면 연금 개혁이 5년 정도 늦춰질 경우 재정 부족분은 869조 원으로 260조 원가량 급증하게 된다. 야당이 소득대체율 인상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 경우 재정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재정 안정화 연금 개혁을 했다면 감당해야 할 재정 부족분은 200조~300조 원대였을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가 당시 연금 개혁이 추진되지 않을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연금 개혁 특위 산하 자문위원단은 △보험료 13%, 소득대체율 50%(소득 안정론) △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0%(재정 안정론) 두 안을 특위에 보고했지만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는 재정 안정론의 보험료율 인상 폭이 6%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후퇴했다. 시민 숙의토론회에 부쳐진 안건 중에는 노동계가 꾸준히 주장해온 ‘연기금의 공공시설 투자 허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정 안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지난해 자문위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했던 방안은 보험료율 15%”라며 “1998년 보험료율이 9%까지 오른 후 26년째 그대로다. 연금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미래에 찾아올 문제는 국가 위기 수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숙의 토론에 참석하기도 한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실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에 맞춰 연금 수입을 확보하기 위한 ‘수지균형보험료’는 19.8%”라며 “그 정도까지 한 번에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최소한 재정이 안정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들의 불안감도 크다. 13일과 14일 연금특위 숙의 토론 과정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안 모두 기금이 고갈된다는 전망을 내놓는데 이후 부과식으로 전환되면 부담이 상당할 텐데 이 정도로 근본적인 개혁안이라 할 수 있나”라거나 “국민들의 불안이 상당한데 연금 개혁을 하면서 약속한 노후 소득을 법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미래 세대의 걱정은 더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지난해 7월 20~30대 1152명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청년층은 연금 개혁 논의가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응답자 가운데 73.3%가 국민연금 개혁에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잘 반영된다는 답변은 8%에 불과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연금 개혁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현 세대의 이익만 생각해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미래 세대는 나중에 연금을 내지 않겠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의 생각인 소득대체율 인상은 듣기는 좋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정치권은 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연금을 5년마다 개혁하는 것을 의무화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재정 안정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출생에 연금고갈 더 빨라졌다..."미래 세대 위한 해법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14 17:52:00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내놓은 ‘제5차 국민연금 재정 계산’은 당시 가장 최신 자료(2021년)였던 ‘2020~2070년 장래인구 추계’를 활용했다. 해당 자료는 중위 가정 기준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로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해 2050년께 1.21로 장기 안정화하는 시나리오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논의에 쓰고 있는 자료는 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2055년 기금 고갈 전망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복지부의 5차 재정 계산 뒤 저출생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새로 작성한 ‘2022~2072년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합계출산율은 2025년 0.65까지 떨어진 뒤 반등해 2050년대에 1.08로 안정된다. 당장 지난해 말 0.65명대까지 급락했고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0.6명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5차 때보다 저출생이 심각해진 것이다. 이강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벌써 0.6명대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출산율 추락 속도는 통계청 추계보다 더 빠를 것”이라며 “이것만 고려해도 연금 고갈 시점은 1~2년 당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는 실제로 3~4년 안팎까지 고갈 시점이 빨라졌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하루 빨리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추가로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로 개혁해도 지금까지 누적된 재정 부족분이 609조 원이기 때문이다. KDI 추산에 따르면 연금 개혁이 5년 정도 늦춰질 경우 재정 부족분은 869조 원으로 260조 원가량 급증하게 된다. 야당이 소득대체율 인상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 경우 재정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재정 안정화 연금 개혁을 했다면 감당해야 할 재정 부족분은 200조~300조 원대였을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가 당시 연금 개혁이 추진되지 않을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연금 개혁 특위 산하 자문위원단은 △보험료 13%, 소득대체율 50%(소득 안정론) △보험료율 15%, 소득대체율 40%(재정 안정론) 두 안을 특위에 보고했지만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는 재정 안정론의 보험료율 인상 폭이 6%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후퇴했다. 시민 숙의토론회에 부쳐진 안건 중에는 노동계가 꾸준히 주장해온 ‘연기금의 공공시설 투자 허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정 안정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지난해 자문위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했던 방안은 보험료율 15%”라며 “1998년 보험료율이 9%까지 오른 후 26년째 그대로다. 연금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미래에 찾아올 문제는 국가 위기 수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숙의 토론에 참석하기도 한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실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에 맞춰 연금 수입을 확보하기 위한 ‘수지균형보험료’는 19.8%”라며 “그 정도까지 한 번에 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최소한 재정이 안정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들의 불안감도 크다. 13일과 14일 연금특위 숙의 토론 과정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안 모두 기금이 고갈된다는 전망을 내놓는데 이후 부과식으로 전환되면 부담이 상당할 텐데 이 정도로 근본적인 개혁안이라 할 수 있나”라거나 “국민들의 불안이 상당한데 연금 개혁을 하면서 약속한 노후 소득을 법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이 쏟아졌다. 미래 세대의 걱정은 더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지난해 7월 20~30대 1152명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청년층은 연금 개혁 논의가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응답자 가운데 73.3%가 국민연금 개혁에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잘 반영된다는 답변은 8%에 불과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연금 개혁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현 세대의 이익만 생각해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미래 세대는 나중에 연금을 내지 않겠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의 생각인 소득대체율 인상은 듣기는 좋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정치권은 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연금을 5년마다 개혁하는 것을 의무화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재정 안정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30대 4명 중 3명 “국민연금 못 믿어”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14 13:14:2020~30대 10명 중 7명 이상이 국민연금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출생·고령화로 내야 할 보험료는 점점 늘고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성공적인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미래 세대의 부담을 적정선에서 유지할 수 있는 재정 안정책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사회 성평등 정책의 도전과제: 초고령·4차혁명 사회의 여성 노후소득 보장’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7월 20∼30대 115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했다.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6%가 국민연금을 불신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조금 그렇다(불신한다)’는 응답이 56.4%로 가장 많았으며 ‘매우 불신한다(19.2%)’는 답변도 20%에 육박했다. 반면 ‘전혀 불신하지 않는다’는 2.5%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만 20∼24세(67.8%), 25∼29세(75.8%), 30∼34세(77.9%), 35∼39세(78.8%) 등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불신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험료를 인상해도 기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응답자 가운데 89.3%는 저출생·고령화 등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보험료가 계속 인상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82.6%는 국민연금이 고갈돼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내가 노후에 받게 될 국민연금 급여액이 너무 적을 것 같다’는 질문에도 86.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국민연금 이외에 별도의 노후 소득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56.8%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중 43%는 ‘아직 노후 소득 준비 수단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응답했고 ‘소득이 적어서(25.2%)’와 ‘과도한 주거비 지출(9.4%)’이 그다음이었다.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최소 월평균 노후 보장 소득은 남성 266만 5000원, 여성 241만 8000원으로 조사됐다.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경제·사회적 환경에서 살 수 없다고 여긴 비율은 71.7%나 됐다. 연구진은 “향후 국민연금 개혁 시 2030세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처를 할 경우 논의 과정에서 이들을 포함하고 공식적인 차원의 충분한 설명과 설득이 수반돼야 한다”며 “동시에 노후 소득 준비에서 불리한 집단의 소득 보장을 위한 연금 개혁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연금개혁 토론 첫날…“재정 안정 반드시” vs “노후 소득 보장” 팽팽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4.13 18:33:15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열린 시민 대표 500명이 참여한 숙의토론회 첫날 국민연금의 재정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섰다. 숙의토론회는 14일과 20일, 21일까지 이어진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연금공론화위원회는 숙의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특위에 연금개혁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연금공론화위는 13일 전문가 및 500명의 시민 대표단을 초청해 연금개혁 숙의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개회식과 안건 발제는 KBS를 통해 이날 생중계됐다. 토론회에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40%인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1안과 보험료율만 12%로 올리는 2안이 상정됐다. 1안이 소득 보장론, 2안이 재정 안정론을 대표한다. 시민 대표단은 나흘에 걸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친 뒤 보다 선호하는 대안을 선택할 예정이다.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시민 대표단의 의견을 국민 의견으로 생각하겠다”며 “21대 국회 임기 내 연금개혁안을 입법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 안정론 측 전문가로 나온 김도형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키우지 않을 경우 고갈 시점에 미래세대가 져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055년에 기금이 소진되면 (이후 발생하는 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9%에서 26%로 올려야 한다”며 “최종적으로는 보험료율이 35%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녀 세대들이 40%의 소득대체율을 위해 30% 이상의 보험료율을 부담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느냐”고 지적했다. 재정 안정론자인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역시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가 연금을 받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금이 노후 소득을 보장하면서도 지속 가능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번 개혁의 포인트는 미래에도 감당 가능한 보험료율을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 교수는 “국민연금은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보험료 부담은 낮추고 급여는 높은 구조로 도입했다. 미래 세대의 부양을 받는 적자구조 연금”이라며 “그렇다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보험료율이 18.2%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9%”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고령화가 심화되면 기금은 순식간에 줄어들고 또 매년 큰 적자를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노후 소득 보장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40%대다. 국민 상당수가 노인이 되면 빈곤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소득대체율 50%는 선진국 대한민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연금 보험료를 꼭 임금에 부과할 필요도 없다. 자산소득에도 부과할 수 있고 국가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퇴직을 하고 소득이 단절되면 누구나 노후소득 위험을 겪게 된다. 가정이나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수급자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금이 소진된다고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제갈 교수는 “OECD에 비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이 심각한 것은 국민연금 보장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치지 않으면 2030세대가 노인이 됐을 때도 노인 빈곤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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