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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리 확답 피한 이창용, 부동산 40번 언급…연내엔 내릴 듯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8.23 05:30:00“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매파적, 금융통화위원회는 비둘기파적이었다.”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총재는 간담회 내내 ‘경고’와 ‘경계’라는 말을 수 차례 써 가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를 억누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부동산이라는 단어만 40번 넘게 썼다. 이 총재는 "현재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길 정도로 통화정책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러 지표들이 이 총재의 우려를 뒷받침한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8로 전달보다 더 올라섰다. 정부의 8·8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 이후인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32% 오르며 약 6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방침을 내놓으면서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은이 금리인하 신호를 강하게 줄 경우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이날 이 총재는 10월 금리인하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았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것이 반드시 10월이라고 답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 총재는 ‘10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에는) 10월뿐만 아니라 11월도 포함된다"면서 “10월 금통위에 나오는 경제 지표와 정부와의 정책조합을 통해 금리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도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이 총재는 “금융 불안 시그널을 지금 막지 않으면 위험하다”며 “유동성 과잉공급으로 부동산 자극하는 실수를 하면 안 된다. 한은이 부동산 가격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낮춰도 인구 등 구조적 한계에 소비회복까지는 시차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의 금리인하 요구에 부동산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셈이다.이날 한은은 경제 전망치도 수정했는데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은 2.6%에서 2.5%로 내렸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집값 상승 문제 때문에 10월 금리인하 기대를 의도적으로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 달 금리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고, 금통위원 대다 수가 3개월 내 금리인하를 예측한 만큼 이르면 10월, 늦어도 11월에는 한은도 피벗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해 남은 금통위(통방)는 10월과 11월, 두 차례다. 통화정책방향 문구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에서 ‘충분히’라는 말이 빠졌다. 사실상 다음은 인하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의 반응도 비슷했다. 이 총재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인 오후 12시 31분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905%로 전거래일 대비 0.035%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0.031%포인트, 0.021%포인트 하락한 2.930%, 2.976%를 기록했다. 이 총재가 “시장금리 하락이 과도하다”고 했음에도 나타난 결과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의 9월 인하는 확실한 것 같고 하반기 경제성장률에 따라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며 “한은은 미국의 9월 인하를 확인한 뒤 (이르면) 10월에나 낮추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은 올해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리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부동산 시장이다. 다음 달부터 2단계 DSR이 확대시행되고 금융당국이 정책대출도 조이기로 했지만 부동산 급등이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6월 통화량(M2·광의통화)도 전년 대비 6% 이상 증가했다. 이날 금통위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현재의 부동산 과열은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퍼질 수 있어 국지적인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며 “금리 인하 시점에서 부동산 잠재 수요가 만나면 지난 3년가량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환율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다만 환율의 수준보다는 변동성이 금리 인하의 장애물이 된다고 언급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내린 1333.6원에 거래를 시작했는데 7월 말 종가(1376.5) 대비 40원 이상 하락했다.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다음 주 중으로 추석 명절 성수품 공급 등 민생 안정 대책과 함께 소비 진작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영상] 한은 기준금리 동결, 3개월 뒤에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8.23 05:10:00기준금리, 3개월 후 인하될 수 있다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전원이 금리 동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시 내수 회복과 함께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나머지 2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가까워지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의 효과를 지켜보며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리 동결 유지를 주장하는 측은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금융안정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
연준 위원 대다수 "9월 금리인하 적절"…파월, 잭슨홀서 '정책 완화' 쐐기 박나
국제 경제·마켓 2024.08.22 17:51:40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석 위원의 거의 대부분이 7월 회의에서 9월 인하를 지지한 것이다. 23일(이하 현지 시간)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2024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9월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은 21일 공개한 7월 FOMC 회의록에서 “대다수(The vast majority of)의 참가자들은 앞으로 지표가 계속 예상 수준으로 나올 경우 다음(9월)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관측했다”고 명시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경제 환경이 이미 7월에 인하해도 될 정도라고 봤다. 연준은 회의록에서 “몇몇(several) 참가자는 최근 인플레이션의 진전과 실업률 증가가 기준금리를 25bp(bp=0.01%포인트) 낮출 만한 타당한 근거를 제공했다고 지적했고 (실제로) 그런 결정을 지지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연준은 7월 30~31일 열렸던 FOMC에서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지만 논의 과정에서 인하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오갔던 셈이다. 회의록에서는 9월 인하 전망에 대한 배경으로 고용시장의 약화 추세를 지목했다. 회의록은 “다수(majority)의 참가자들은 최대 고용의 목표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다고 말했고 (동시에) 많은(many)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는 감소했다고 언급했다”고 썼다. 회의록은 그러면서 “일부 위원들은 고용시장이 추가로 완화될 경우 보다 심각한 위축 국면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이날 회의록 발표 이후 연준의 9월 인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100%를 유지하는 가운데 0.5%포인트 인하 확률이 전날 29.0%에서 이날 34.5%로 높아졌다. 고용시장에 대한 연준 안팎의 우려가 7월 FOMC 때보다 훨씬 커졌다고 본 것이다. 7월 FOMC 발표 이틀 뒤 나왔던 7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실업률은 4.3%로 예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통계 수정치도 지난해 미국 일자리 증가세가 과장됐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노동부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자리 증가량을 다시 산정한 결과 기존 집계(290만 개)보다 81만 8000개 적은 209만 개로 잠정 확인됐다. 제프리 로치 LPL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애초 발표됐던 것보다 약했다”며 “악화하는 노동시장으로 인해 연준은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임무를 모두 심각하게 고려하면서 시장에 9월 금리 인하를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23일로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에 쏠리고 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봤던 2022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인하 여부나 폭에 대한 확정적 표현은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연준 내부에서 인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정책 전환에 대한 신호는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푸자 스리람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라며 “9월이라고 명시할지는 불분명하지만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봤다. 한편 미 노동부는 지난주(8월 11~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3만 2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4000건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8월 4~10일 주간 186만 3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4000건 늘었다. 이는 2021년 11월 21~27일 주간(187만 8000건)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의 증가는 실업 후 새 일자리를 바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7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예상 밖으로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고용시장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
'부동산' 언급만 40번…집값에 막힌 피벗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8.22 17:43:15한국은행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를 시급한 과제로 꼽으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금융통화위원 다수가 3개월 이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거론해 연내 조정 가능성을 남겨놓았다. ★관련 기사 3면, 본지 8월 16일자 2면 참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만장일치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는 이 시점에 잡아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수위를 높였다. ‘부동산’이라는 단어만 40회 이상 언급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한국 경제를 볼 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을 그냥 두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경제 전망치도 수정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은 올해 10월 또는 11월 한 차례 0.25%포인트 내리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례적으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대통령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며 “다음 주 중으로 추석 명절 성수품 공급 등 민생 안정 대책과 함께 소비 진작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창용 "금리 내려가 '영끌' 부담 적다고 생각 안 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8.22 12:32:10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주택공급정책과 관련 “현실적이고 과감한 점을 고려해야 하며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데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종료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금통위원이 많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시행될 것인 만큼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3개월 이내 금리 인하, 2명은 유지 전망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또 이날 금통위원이 부동산 가격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안정 목표가 워낙 중요하고, 전체적인 한국 경제를 볼 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걸 그냥 두는 게 좋지 않다고 금통위원들이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2018~2021년처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를 거로 생각한다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국회를 통해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이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데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에 대한 부담이 적을 거라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경고도 내보냈다. -
'영끌족'에 경고한 한은 총재 "주택 공급 정책·이자 부담 고려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8.22 12:16:5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능한 대출을 총동원해 주택을 구입하는 '영끌족'을 향해 "이번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현실적이고 과감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8~2021년처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면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를 통해서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이 실현되기를 바라고 이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데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따른 주택 공급 증가가 가격 상승의 제약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 고려 사항으로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정부의 수요 정책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내려가 ‘영끌’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금리가 0% 수준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수시 이자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현재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부추기는 정도로 통화정책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기준금리 동결, 금통위원 전원 일치…4명은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열어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8.22 11:22:06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기로 한 결정은 금융통화(금통)위원 전원 일치"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금리 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라고 전했다. 지난 7월 11일 금통위 회의 때와 비교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금통위원 수가 2명에서 4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나머지 2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의 근거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도 시행될 것인 만큼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유지 의견 근거에 대해서는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까지 시차가 필요하고 3개월 내인 12월까지는 금융안정에 유의하는 게 안정적인 정책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금통위 "가계 부채·부동산 점검 필요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8.22 10:56:20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했다. 금통위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등의 금융안정 요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금통위는 이날 열린 하반기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금통위는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언급했다. 주식시장의 급변동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통위는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했다”며 “미국 경기둔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심리가 크게 강화됐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 및 주요국 정치 상황의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통위는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간 차별화는 지속됐다”며 “올해 성장률은 1분기 중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반영해 지난 5월 전망치(2.5%)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6%에서 2.5%로 0.1%p 하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2% 수준을 유지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낮아졌다”며 “앞으로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연준, 금리 인하 타이밍 놓쳤나…美일자리 증가율 예상보다 부진 전망
국제 국제일반 2024.08.21 14:34:11미국 연례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지난 1년간 미국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최대 100만 명 이상 낮을 것이라는 시장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시점을 놓쳤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되는 미국 고용통계국의 고용 증가율 수정치가 당초 추정치보다 최소 60만 명 이상, 월 약 5만 명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그 규모가 최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JP모건체이스는 36만 명 감소를 예상했다. 고용 증가율 수정치가 50만1000명 이상일 경우 이는 15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며, 이는 노동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어쩌면 더 냉각됐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고용 증가율에 대한 최종 수치는 내년 초에 확정 발표된다. 고용 증가율 부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오는 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언제, 얼마나 금리를 인하할 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 사라 하우스와 오브리 워스너는 보고서에서 "큰 폭의 마이너스 수정은 지난 4월 이전에 고용의 힘이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다른 노동시장 데이터가 광범위하게 약화되는 가운데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통계국은 매년 한 차례, 3월 실업보험 세금 기록을 기반으로 보다 정확한 분기별 고용 및 임금 통계(QCEW)를 사용한 데이터를 공개하는데, 거의 모든 일자리를 다룬다. 지난 6월 발표된 최신 QCEW 보고서는 이미 지난해 임금 증가율이 둔화됐음을 시사한 바 있다. 고용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지난 1년간 비농업 일자리가 290만 개, 월 평균 24만2000개 증가했다. 수정치가 100만개에 달해도 월 평균 일자리는 15만8000개에 달해 팬데믹 이후 정점에서 벗어나 완화된 수준임을 의미한다. 이번에 발표될 수정치는 노동시장의 둔화가 더 급격한 경기침체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시장은 전망한다. 시장은 지난 7월 고용율을 대폭 축소했고, 실업률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퀸시 크로스비는 "최근 연준이 경제 움직임에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성장 공포를 경험한 시장은 당초 시장의 대응이 옳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수정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다른 고용 지표들이 고용시장이 견고한 기반에 있다는 점을 시장에 재확인시켰지만 여전히 연준은 9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로니 워커는 QCEW 수치가 초기 추정치에 포함된 50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제외하기 대문에 고용 성장의 완화를 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QCEW는 실업 보험 기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몇 년간 고용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되는 불법 이민자를 대부분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
23일 파월 ‘잭슨홀 연설’에 쏠린 눈…금리 인하 힌트 나오나
국제 국제일반 2024.08.18 17:47:08최근 물가와 소비 지표에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그널이 확인된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경기 침체 확률을 하향 조정했다.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놓고 시장의 눈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을 향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22일부터 사흘간 개최되는 잭슨홀미팅에 참석해 23일 오전 10시(미 동부 시각 기준, 한국 시각 오후 11시)에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75%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초 예상보다 높은 실업률에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80%대까지 치솟았던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은 이날 25%까지 내려갔다. 경기 침체 우려가 옅어진 것은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둔화한 데 이어 7월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당초 25%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다음 달 6일 발표되는 8월 일자리 보고서가 합리적으로 좋게 보인다면 침체 확률을 15%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 아틀라스아메리카펀드 포트폴리오매니저가 올가을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이 펀드는 주식뿐 아니라 미국 정부 채권, 부동산, 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그는 이달 6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경제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라며 “오히려 경제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요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
슈퍼위크 앞둔 한은…메시지 수위 조절에 고심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8.18 17:22:458월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미팅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에 대한 메시지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고려하면 살짝 매파적인 색채를 드러낼 필요가 있지만 내수 침체가 심해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일부 기대를 완전히 저버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21일부터 22일까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경제신문의 ‘8월 서경 금통위 서베이’에서는 응답자의 82%가 동결을 점쳤다. 핵심은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이다. 금통위 뒤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가 어느 수위로 얘기할지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문구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금통위만 해도 한은이 매파적 결정을 내렸지만 당일에만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을 뿐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금통위의 생각과 반대로 움직였다. 특히 이번 주에는 연준의 통화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잭슨홀미팅이 잡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2~24일(현지 시간) 열리는 잭슨홀미팅에 참여한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23일로 예정돼 있다. 금통위 이후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0.5%포인트 인하 같은 ‘빅컷’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힌트를 상당 부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8월 금통위는 중요한 이벤트를 보지 못한 채 회의를 해야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문제는 제한된 상황에서 한은이 적절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과 가계부채·환율 등 여러 변수들을 감안하면 한은이 금리 인하에 대한 강한 시그널을 줘서 시장을 부추길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도 한은이 ‘약간 매파적’ 동결에 나설 것이라며 “이 총재가 즉각적인 금리 인하와 관련한 명백한 시그널을 제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금리 인하를 언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경우) 한은이 부동산을 자극했다는 화살을 피하기 위한 장치를 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만 보면 금리를 내려야겠지만 한은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중동 리스크까지 겹쳐 통화정책 변수만 더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메시지가 정교하면서도 분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월 금통위 당시 시장과 언론이 잘못 해석한 전례가 있어 이번에 메시지가 잘못 전달되면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수 있다”며 “한은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은, 집값 우려에 이달 금리 동결…10월에나 인하할 듯"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4.08.15 17:40:37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급등 우려에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수 둔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집값과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린 후인 10월께나 한은이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경제신문이 15일 금융사 이코노미스트와 경제학과 교수 등 전문가 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경 금통위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82.6%(19명)는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인하를 점친 이들은 17.4%에 그쳤다. 금리 동결의 이유로는 절반이 넘는 52.6%가 ‘부동산 가격’을 지목했다. 가계부채(21.1%)를 더하면 약 73%가 부동산 관련 리스크를 꼽았다. 부동산 우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전에 금리를 내리는 게 부담(15.8%)’이라는 응답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10.5%)’을 크게 앞섰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부동산 가격이 불안한 것은 상반기에 대출금리가 많이 내려갔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수요를 추가로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8·8 부동산 공급 대책’에 대한 평가에서도 또렷이 드러난다. 금통위 개최 2주 전에 나온 대책인 만큼 향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할지 판단하기 이르다’는 취지의 답이 42.9%에 달했다. 시간을 두고 공급 대책이 얼마나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응답 중에서는 이번 대책이 통화정책 결정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들도 33.3%나 됐다. ‘대출 규제 같은 수요 규제가 필요하다’는 답은 14.3%였고 정부 바람대로 ‘금리 인하 여건 조성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9.5%에 그쳤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부동산 대책이 이제야 나왔다”며 “지금 부동산을 자극하는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집값을 잡으려는 의도와 엇박자를 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8월 금리 동결이 이뤄질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10월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응답자의 78.9%가 10월을 첫손에 꼽았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가계대출, 부동산 우려 등 뱉어놓은 말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을 충분히 지켜보면서도 연준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에도 영향을 주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은 9월(87%)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11월은 4.3%,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예상은 8.7%였다. 다만 금리 인하가 이뤄져도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응답자의 81.8%가 ‘베이비스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0.5%포인트의 ‘빅스텝’을 점친 이들은 18.2%에 불과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더라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은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물가 잡기라는 연준의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율 둔화에도 큰 보폭으로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의 한은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응답자 20명 중 19%가 ‘매우 적절’, 47.6%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66%가 넘는 셈이다. ‘부적절’과 ‘매우 부적절’은 각각 19%, 14.3%로 조사됐다. 한은의 정책이 부적절하다고 본 이들은 통화 당국이 내수 침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 안정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미시적인 정책으로 대응할 수가 있다”며 “대신 기준금리는 모든 경제주체에게 같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부동산과 결부시켜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기에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해서는 내수와 중동 위기 확산, 미국 경기 둔화 등이 꼽혔다. 티메프발 자영업자 연쇄 도산 리스크가 금융 업계로 확산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내수 부진은 금리를 올리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최근 중동 사태에 수입 가격이 뛰고 있어 물가 안정화 추세를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수출만 믿고 있었는데 미국 경기 침체로 수출이 어려워진다고 하면 큰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도 내수가 안 좋아서 대중 수출이 얼마나 살아날지, 우크라이나가 다시 러시아 침공을 해서 확전으로 갈지, 종전으로 갈지 등 변수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기에) 미국과 비슷한 강도로 금리를 올렸다면 금리를 인하할 때는 내수 부양 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美, 인플레와 싸움…주거비만 남았다
국제 경제·마켓 2024.08.15 17:39:51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세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둔화했다.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8월 고용 보고서가 인하 폭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올라 2021년 3월(2.6%)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CPI 연간 상승률은 2022년 6월 최고점인 9.1%를 기록한 후 2년여 만에 2%대에 진입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2% 올라 전월(3.3%)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추세로 보면 이 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별도 분석에 따르면 근원 CPI의 3개월 연율 상승률은 전월 2.1%에서 1.6%로 하락했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3개월 치 추세를 반영하면 근원 CPI는 이미 (개인소비지출인 PCE로 환산할 때) 연준의 2% 목표보다 더 낮아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상품과 식품 가격이 안정되면서 전체 인플레이션이 꺾였다. 상품 물가는 7월 한 달간 0.3% 하락했고 지난해보다 1.9% 떨어졌다. 식품은 연간 상승률이 2.2%에 그쳤다. 웰스파고의 이코노미스트팀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이 둔화하면서 CPI 상승률이 3% 아래로 내려갔다”고 진단했다. 임대료 등 주거비는 마지막 숙제로 남았다. 주거비는 전년 대비 5.1% 올라 전체 근원 CPI 상승분의 7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시장의 임대료가 2년째 오르지 않고 있고 이는 CPI 지표에 늦게 반영된다는 점을 들어 주거를 제외한다면 물가는 연준의 목표 지점에 있고 임무는 완수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9월 금리 인하 폭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전날 47%에서 CPI 발표 후 63%로 뛰었다. 고용시장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한 연준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프리스의 최고이코노미스트인 모히트 쿠마르는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5% 이하로 역사적으로 볼 때 낮은 수준”이라며 “연준은 0.5%포인트를 내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블룸버그이코노믹스와 웰스파고는 9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예상했다. 다음 달 6일 8월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 후 인하 수준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최근의 실업률 상승은 고용시장이 더 나쁜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며 “지금은 (물가보다) 고용 측면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7월에 이어 8월 실업률도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연준 내 빅컷 요구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8월 4일∼8월 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 7000건으로 전주 대비 7000건 줄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인 23만5000건보다 낮은 수치로 경기 침체 우려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
美 소비자물가 2%대 내려왔다
국제 경제·마켓 2024.08.14 17:40:42미국 경제가 연착륙과 침체의 변곡점에 서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폭을 둘러싼 월가 안팎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25bp(1bp=0.01%포인트) 인하와 50bp ‘빅컷’ 사이에서 시소게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14일 미 고용부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오르며 시장 전망치(3.0%)를 밑돌았다. CPI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2%로 직전월(3.3%)보다 둔화했고 시장 전망치(3.2%)에 부합했다. 전날 나온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쳐 6월(0.2%)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나타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전망은 9월 50bp 인하와 25bp 인하 확률이 팽팽히 맞서는 분위기다. 9월 기준금리 전망은 이달 초 25bp 인하 확률이 80% 수준이었지만 7월 고용보고서 발표 후 역전됐다가 최근 다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경제에 대한 시각차가 금리 전망도 가르고 있는 셈이다.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면 대폭 인하가 필요하지만 연착륙을 전망한다면 0.25%포인트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1년 내 침체에 도달할 확률이 4월 말 27%에서 현재 41%로 상승했다고 추산했다. JP모건은 5년 국채 수익률의 흐름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침체 확률은 58%로 더 높아진다고 봤다. 경기 침체가 과장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나의 전망에 침체는 없다”며 “고용시장이 악화하지 않을 만큼 성장 추세는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루체티는 “9월 FOMC의 진정한 논쟁 주제는 인하 여부가 아닌 인하 폭”이라며 “25bp와 50bp 모두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
美 금리인하 기대감에 亞 통화 강세
국제 경제·마켓 2024.08.14 17:38:35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아시아 통화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9개 통화 대비 달러 가격을 보여주는 블룸버그 아시아 달러지수는 이날 91.7을 웃돌며 올 3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 싱가포르 달러, 인도 루피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대만 달러, 태국 밧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필리핀 페소화 등 9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준다. 특히 싱가포르 달러와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은 2023년 3월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 달러는 7월 달러 대비 3% 가까이 오르며 2023년 11월 이후 최대 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해 달러당 1.3163까지 내려앉았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달러 대비 최근 1개월 상승률이 5.5%를 기록하며 2023년 4월 이후 가장 가치가 높아졌다. 한 달 전만 해도 달러당 4.7링깃 선을 오가던 통화는 달러당 4.4링깃까지 내려오면서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도 주목되는 가치 상승세를 보였다. 아시아 신흥국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일본 엔화와 홍콩 달러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엔화는 금리 인상과 정부 개입 등의 영향으로 최근 1개월간 달러 대비 상승률이 7.7%에 달했다. 달러당 160엔을 넘나들던 엔화는 146엔 선까지 떨어졌다. 홍콩 달러도 7월 가파르게 가치가 상승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통화 강세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미국 기준금리가 높다 보니 글로벌 펀드 등 자금이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황이 아시아에 유리하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졌다”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다면 물가 부담이 적은 한국·태국·말레이시아 등도 수개월 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최근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으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시아 통화 강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9월 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54.5%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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