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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32년 비워둔 공간 결국 채워졌다…주인공은 '노벨문학상' 한강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10 19:43:52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초상화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걸렸다. 지난 1992년 미래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비워 둔 자리가 32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됐다.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는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 공간'을 재단장하면서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전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곳은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세종로 지하보도를 잇는 출입구 통로에 있다. 그 동안 알베르 카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김대중 등 노벨문학상∙물리학상∙평화상 등 각 부문 수상자의 초상화와 함께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빈 초상화 공간이 함께 마련돼 '당신이 이 자리의 주인공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 전시 공간은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초상화를 보며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대산(大山)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1992년 마련됐다. 한강 작가의 한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약 10년 만에 전시 공간의 재단장이 진행됐다. 이곳을 장식하게 된 한강 작가의 초상화는 박영근 화가(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의 작품이다. 기존에 전시됐던 헤밍웨이, 아인슈타인 초상화도 그가 그렸다. 한달 반 동안의 그린 작품으로, 활짝 웃는 작가의 현재 모습을 캔버스에 담았다. 그는 한강 소설의 '흰'과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전시공간에 담긴 신용호 창립자의 뜻처럼 이 공간을 오가는 많은 분들이 독서와 함께 나만의 역량을 키워 훌륭한 미래 인재로서 다음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
한강 작가 초상화, 교보문고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에 걸렸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10 15:36:41아시아 여성작가로서 최초이자 한국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 문학의 위상을 높인 한강 작가의 초상화가 교보문고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에 걸렸다. 10일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을 재단장하면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최초 공개하며 전시했다. 흰 머리를 염색 하지 않고 부스스한 긴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낸 '한강 초상화'는 화가 박영근(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이 제작했다.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시공간'은 현재 광화문점과 세종로 지하보도를 잇는 출입구 통로에 마련된 상설 전시공간이다. 교보문고를 이용하는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이 초상화를 보며 세계적인 석학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대산(大山)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아이디어로 마련됐다. 1992년 처음 생긴 이 전시공간은 2014년 현재 위치로 옮겨졌고 이번에 새 단장 됐다. -
‘제주 4·3’을 ‘폭동’으로…尹 계엄령 모의 문건 속 ‘왜곡’
정치 정치일반 2024.12.10 08:31:35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국군방첩사령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에서 제주 4·3 사건을 법적 근거도 없이 ‘폭동’으로 표기한 점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추미애 국회의원(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하남시갑)에 따르면 12·3 계엄사령부의 ‘계엄사-합수본부 운영 참고 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사례가 제시됐는데, 해당 문건에서 제주 4·3 사건은 ‘제주폭동’으로, 여수·순천 10·19 사건은 ‘여수·순천반란’, 부마민주항쟁은 ‘부산소요사태’로 기재돼 있었다. 문건이 공개되자 분노 여론이 일었다. 특히 제주 4·3 사건은 국가에 의해 민간이 학살이 자행됐던 사건으로, 2003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권력에 의해 대규모 희생이 이뤄졌음을 인정하고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이 사건을 다룬 그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두환 신군부 시절 작성한 문건인가? 이 문서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군부가 제주4·3을 비롯해 한국 현대사를 얼마나 왜곡 편향되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김창후 제주4·3연구소 소장은 “2003년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와 제주4·3특별법 등에서 제주4·3이 폭동이 아닌 점이 이미 증명됐다”며 “왜곡된 시선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소장은 이어 “현재 정부가 국가폭력을 인정해 보상해주고 있고, 검찰도 당시 군사재판의 불법성을 인정해 수형인의 무죄 판결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4·3특별법은 제주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1948년 제주 계엄령 자체의 불법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는 1948년 11월 7일 당시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제주에 내려진 비상 계엄령은 '계엄법 제정 전 이뤄진 계엄령'으로 불법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사법 기관 역시 계엄령에 의한 군사재판을 불법으로 보고 당시 수형인들에 대한 재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또 2001년 대법원은 불법성 논란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불법성을 제기한 언론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
제2의 한강이 나오려면 [기자의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09 18:24:54지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펼쳐지는 ‘노벨 주간’의 주인공은 단연 작가 한강이다. 한국어로 낭독되는 한강의 작품과 그의 입에서 나오는 문학론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한강의 작품을 통해 전 세계인의 마음과 마음이 ‘금실’로 연결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 오랫동안 위축됐던 출판계도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다시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한강은 6일 전 세계 취재진이 모인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다시 배출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문학 교육으로 돌아갔다. 그는 “문학은 에세이·소설·시·희곡 등의 독법이 다르다”며 “다른 방법을 음미하며 읽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느꼈던지 이렇게 보탰다. “입시 때문에 멈추지 않고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런 교육을 한다면 훨씬 독법이 풍요로워지고 좋아질 겁니다.” 작가가 반가워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한국 출판의 키워드는 ‘문해력’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요한 하리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으로 많은 이가 집중력에 주목했다. 애초에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끼게 된 독자들이 많아진 결과다. 학부모 사이에도 수학 문제 하나라도 더 맞히려면 문제를 잘 읽어야 한다며 문해력 책을 집어 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매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일력 형태의 어휘력 책이 쏟아져 나오고 유명 아나운서도 동참해 어휘력 책을 쓴다. 맞춤법 책 역시 고명처럼 잘 팔린다. 문해력을 어휘력과 맞춤법으로 잡겠다는 극도의 쏠림 현상이다. 정작 아동 문학의 판매량은 제자리걸음이다. 유선경 작가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노트’는 3월 출간 후 18만 권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많은 이들이 제목의 ‘어휘력’에서 그 이유를 찾지만 사실 이 책이 만든 기적에는 다른 장르의 작품 속 글을 다양하게 발췌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줬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문해력을 위해서는 다양한 문학 경험이 먼저다. 어휘력·맞춤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
한강, 내일 노벨문학상 메달 건다…“국왕·왕비가 일어나 최고의 경의를”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09 11:49:54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의 노벨상 시상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9일 노벨재단에 따르면 2024 노벨상 시상식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오후 4시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랜드마크 콘서트홀(Konsenthuset)에서 열린다. 한국시간으로는 10일 오전 12시부터다. 1시간20분 내외로 진행 예정인 시상식은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과 실비아 왕비 등 왕실 가족이 입장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이후 노벨상 수상자와 각 노벨위원회 위원들이 무대 뒤편 양쪽에서 함께 입장하고 이들은 무대 정중앙에 놓인 알프레드 노벨 동상 앞을 지난다. 수상자들이 입장할 때는 왕과 왕비 등 콘서트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일어난다. 수상자에게 보내는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는 의미다. 이어 행사가 시작되면 구스타프 국왕이 한강 등 5개 분야 수상자에게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수여한다. 수상자가 상을 받을 때 역시 모든 사람이 일어나 축하와 경의를 표한다. 시상식 후 만찬은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에서 무도회는 시청 골든홀에서 열린다. 만찬에는 국왕, 수상자들, 노벨재단과 한림원 주요 인사들, 언론 관계자들 등 13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자들은 만찬이 끝나는 오후 10시35분께 각자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한강은 시상식에 앞서 현지에서 ‘노벨 주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노벨재단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재단은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 5일부터 오는 12일까지를 ‘노벨 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강은 지난 6일에는 노벨박물관에서 애장품 기증과 기자회견을, 7일에는 ‘수락 연설’을 의미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을, 전날에는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콘서트’에 참석했다. 한강이 이룬 문학적 성취에 경의를 표하는 행사도 스톡홀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8일 오후에는 시청 맞은편에서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글을 그들의 모국어 또는 스웨덴어로 낭독하는 ‘문학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교민 신미성(45)씨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한국어로, 배우 안나 시세(53)씨가 스웨덴어로 낭독했다. 지난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강은 “노벨 주간에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오늘 이후로는 국립도서관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아파트 등을 방문하며 스톡홀름을 더 즐길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
한강 "폭력도 고통도 아냐…여덟살부터 내 질문은 사랑이었다"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4.12.08 21:14:12"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倍音)이었던 것은 아닐까?”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은 7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림원에서 진행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에서 자신의 31년 간의 글쓰기의 동력이자 핵심이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두 가지 질문이 자신의 문학 세계 핵심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를 의심하고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고 했다. 이날 한림원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한강 작가는 전날 기자회견과 같은 검은색 브이넥 정장 차림에 짙은 은색 머플러를 두르고 있었다. 이날 강연 제목은 ‘빛과 실’. 한강은 지난해 1월 창고를 정리하다 발견한 오래된 구두 상자로 서두를 열었다. 그 상자 안에는 A5용지 사이즈의 갱지를 반으로 접어 책 형태로 분철한 시집이 있는데 그 중 한 시에 눈길이 갔다고 전했다. 두 연으로 이뤄진 시였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1979년 당시 4월 당시 여덟 살이었던 한강이 쓴 시는 그에게 자신의 문학을 관통해온 어떤 질문을 확인하게 했다. 그는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돼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등단한 뒤 꾸준히 장편 소설에 몰두한 한강 작가는 장편소설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매혹이 있었다고 표현했다. 그에게 장편 소설의 시간들은 '떠오르는 질문들을 견디며 사는 시간’이다. 세 번째 장편소설인 ‘채식주의자(2007)’를 쓰던 시기의 질문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걸 위해 더 이상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였다. 육식을 거부하고 결국 스스로 식물이 되었다고 믿는 주인공 영혜는 결국 죽음에 가까워진다. 폭력을 위해 삶을 거부할 수도 없는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다음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2010)’로 이어진다. 이 소설에서 한강은 죽음과 폭력에 대항하는 생명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음 장편 소설인 ‘희랍어 시간(2011)’에서 한강은 다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이 세계에서 살아나가야 한다면 그건 어떤 지점에서 가능한가’. 이 소설의 끝에서 언어를 잃은 여자의 손이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손바닥에 몇 개의 단어를 쓰면서 답을 찾는다. ‘서로에게 자신의 연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 이윽고 다음 해 광주를 만난 것은 한강의 소설 세계에 있어서 큰 변화였다. 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접한 그는 오랫동안 해왔던 질문을 거꾸로 뒤집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그는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다고 고백한 고통이 내가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 고통과 연결돼 있었다”며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하는 질문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강연 말미에서 다시 ‘금실’을 언급한 그는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며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게 된 책들도 심장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금실을 타고 여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쓰는 사람' 한강, "내 모든 질문 사랑 향해" 차기작 계획은? [한강 강연 전문]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08 10:40:08"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 사랑이란 무얼까? /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54)이 여덟 살 때 썼던 시의 내용을 읊으며 자신의 글쓰기 원천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한 작가는 7일 오후 5시(현지시각, 한국시각 8일 오전 1시)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 한림원에서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열었다. 한 작가는 이날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소설을 쓰며 구축한 문학적 세계를 독자들에게 전했다. 한 작가는 "세계는 어째서 이렇게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오랫동안 그의 글쓰기를 이끌어 온 힘이었다고 밝혔다. 차기작에 대해선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한 작가의 <빛과 실> 강연 전문.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발견한 것은 그 포개어진 일기장들 사이에서였다. A5 크기의 갱지 다섯 장을 절반으로 접고 스테이플러로 중철한 조그만 책자. 제목 아래에는 삐뚤빼뚤한 선 두 개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올라가는 여섯 단의 계단 모양 선 하나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일곱 단의 계단 같은 선 하나. 그건 일종의 표지화였을까? 아니면 그저 낙서였을 뿐일까? 책자의 뒤쪽 표지에는 1979라는 연도와 내 이름이, 내지에는 모두 여덟 편의 시들이 표지 제목과 같은 연필 필적으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페이지의 하단마다에는 각기 다른 날짜들이 시간순으로 기입되어 있었다. 여덟 살 아이답게 천진하고 서툰 문장들 사이에서, 4월의 날짜가 적힌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의 두 행짜리 연들로 시작되는 시였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사십여 년의 시간을 단박에 건너, 그 책자를 만들던 오후의 기억이 떠오른 건 그 순간이었다. 볼펜 깍지를 끼운 몽당연필과 지우개 가루, 아버지의 방에서 몰래 가져온 커다란 철제 스테이플러. 곧 서울로 이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그동안 자투리 종이들과 공책들과 문제집의 여백, 일기장 여기저기에 끄적여놓았던 시들을 추려 모아두고 싶었던 마음도 이어 생각났다. 그 '시집'을 다 만들고 나자 어째서인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졌던 마음도. 일기장들과 그 책자를 원래대로 구두 상자 안에 포개어 넣고 뚜껑을 덮기 전, 이 시가 적힌 면을 휴대폰으로 찍어두었다.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뛰는 가슴 속 내 심장.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金)실- 빛을 내는 실. 그후 14년이 흘러 처음으로 시를, 그 이듬해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나는 '쓰는 사람'이 되었다. 다시 5년이 더 흐른 뒤에는 약 3년에 걸쳐 완성한 첫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시를 쓰는 일도, 단편소설을 쓰는 일도 좋아했지만-지금도 좋아한다- 장편소설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매혹이 있었다. 완성까지 아무리 짧아도 1년, 길게는 7년까지 걸리는 장편소설은 내 개인적 삶의 상당한 기간들과 맞바꿈된다. 바로 그 점이 나는 좋았다. 그렇게 맞바꿔도 좋다고 결심할 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 속으로 들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 그 소설을 시작하던 시점과 같은 사람일 수 없는, 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변형된 나는 그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 다음의 질문들이 사슬처럼, 또는 도미노처럼 포개어지고 이어지며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게 된다. 세번째 장편소설인 '채식주의자'를 쓰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나는 그렇게 몇 개의 고통스러운 질문들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한 인간이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되는 것은 가능한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걸 위해 더이상 인간이 라는 종에 속하기를 거부하는 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거부하고, 종내에는 스스로 식물이 되었다고 믿으며 물 외의 어떤 것도 먹으려 하지 않는 여주인공 영혜는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는 아이러니 안에 있다. 사실상 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영혜와 인혜 자매는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며, 악몽과 부서짐의 순간들을 통과해 마침내 함께 있다. 이 소설의 세계 속에서 영혜가 끝까지 살아 있기를 바랐으므로 마지막 장면은 앰뷸런스 안이다. 타오르는 초록의 불꽃 같은 나무들 사이로 구급차는 달리고, 깨어 있는 언니는 뚫어지게 창밖을 쏘아본다. 대답을 기다리듯, 무엇인가에 항의하듯. 이 소설 전체가 그렇게 질문의 상태에 놓여 있다. 응시하고 저항하며. 대답을 기다리며. 그다음의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이 질문들에서 더 나아간다.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삶과 세계를 거부할 수는 없다. 우리는 결국 식물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정체와 이탤릭체의 문장들이 충돌하며 흔들리는 미스터리 형식의 이 소설에서, 오랫동안 죽음의 그림자와 싸워왔던 여주인공은 친구의 돌연한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분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죽음과 폭력으로부터 온힘을 다해 배로 기어나오는 그녀의 모습을 쓰며 나는 질문하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는가? 생명으로 진실을 증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섯번째 장편소설인 '희랍어 시간'은 그 질문에서 다시 더 나아간다. 우리가 정말로 이 세계에서 살아나가야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이 가능한가? 말을 잃은 여자와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각자의 침묵과 어둠 속에서 고독하게 나아가다가 서로를 발견한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촉각적 순간들에 집중하고 싶었다. 침묵과 어둠 속에서, 손톱을 바싹 깎은 여자의 손이 남자의 손바닥에 몇 개의 단어를 쓰는 장면을 향해 이 소설은 느린 속력으로 전진한다. 영원처럼 부풀어 오르는 순간의 빛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연한 부분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쓰며 나는 묻고 싶었다. 인간의 가장 연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그 부인할 수 없는 온기를 어루만지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마침내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이 덧없고 폭력적인 세계 가운데에서? 그 질문의 끝에서 나는 다음의 소설을 상상했다. '희랍어 시간'을 출간한 후 찾아온 2012년의 봄이었다.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침내 삶을, 세계를 끌어안는 그 소설을 눈부시게 투명한 감각들로 충전하겠다고. 제목을 짓고 앞의 20페이지 정도까지 쓰다 멈춘 것은, 그 소설을 쓸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점까지 나는 광주에 대해 쓰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1980년 1월 가족과 함께 광주를 떠난 뒤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학살이 벌어졌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 이후 몇 해가 흘러 서가에 거꾸로 꽂힌 '광주 사진첩'을 우연히 발견해 어른들 몰래 읽었을 때는 열두 살이었다.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저항하다 곤봉과 총검, 총격에 살해된 시민들과 학생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는, 당시 정권의 철저한 언론 통제로 인해 왜곡된 진실을 증거하기 위해 유족들과 생존자들이 비리에 제작해 유통한 책이었다. 어렸던 나는 그 사진들의 정치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그 훼손된 얼굴들은 오직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으로 내 안에 새겨졌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나는 생각했다. 동시에 다른 의문도 있었다. 같은 책에 실려 있는, 총상자들에게 피를 나눠주기 위해 대학병원 앞에서 끝없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었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질문이 충돌해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되었다. 그러니까 2012년 봄, '삶을 껴안는 눈부시게 밝은 소설'을 쓰려고 애쓰던 어느 날, 한번도 풀린 적 없는 그 의문들을 내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었다. 오래전에 이미 나는 인간에 대한 근원적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어떻게 세계를 껴안을 수 있겠는가? 그 불가능한 수수께끼를 대면하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오직 글쓰기로만 그 의문 들을 꿰뚫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후 1년 가까이 새로 쓸 소설에 대한 스케치를 하며, 1980년 5월 광주가 하나의 겹으로 들어가는 소설을 상상했다. 그러다 망월동 묘지에 찾아간 것은 같은 해 12월, 눈이 몹시 내리고 난 다음날 오후였다. 어두워질 무렵 심장에 손을 얹고 얼어붙은묘지를 걸어나오면서 생각했다. 광주가 하나의 겹이 되는 소설이 아니라, 정면으로 광주를 다루는 소설을 쓰겠다고. 900여 명의 증언을 모은 책을 구해, 약 한 달에 걸쳐 매일 아홉 시간씩 읽어 완독했다. 이후 광주뿐 아니라 국가폭력의 다른 사례들을 다룬 자료들을, 장소와 시간대를 넓혀 인간들이 전 세계에 걸쳐, 긴 역사에 걸쳐 반복해 온 학살들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 그렇게 자료 작업을 하던 시기에 내가 떠올리곤 했던 두 개의 질문이 있다. 이십대 중반에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페이지에 적었던 문장들이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자료를 읽을수록 이 질문들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는 듯했다. 인간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접하며, 오래전에 금이 갔다고 생각했던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마저 깨어지고 부서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쓰는 일을 더이상 진척할 수 없겠다고 거의 체념했을 때 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읽었다. 1980년 오월 당시 광주에서 군인들이 잠시 물러간 뒤 열흘 동안 이루어졌던 시민자치의 절대공동체에 참여했으며으며, 군인들이 되돌아오기로 예고된 새벽까지 도청 옆 YWCA에 남아 있다 살해되었던, 수줍은 성격의 조용한 사람이었다는 박용준은 마지막 밤에 이렇게 썼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은 순간, 이 소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벼락처럼 알게 되었다. 두개의 질문을 이렇게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후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있다고,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 이따금 그 묘지에 다시 찾아갔는데, 이상하게도 갈 때마다 날이 맑았다. 눈을 감으면 태양의 주황빛이 눈꺼풀 안쪽에 가득 찼다. 그것이 생명의 빛이라고 나는 느꼈다.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과 공기가 내 몸을 에워싸고 있다고. 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 이런 것이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 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 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동호가 어머니의 손을 힘껏 끌고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었던 것처럼. 당연하게도 나는 그 망자들에게, 유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일어난 어떤 일도 돌이킬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감정과 생명을 빌려드리는 것뿐이었다. 소설의 처음과 끝에 촛불을 밝히고 싶었기에, 당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식을 치르는 곳이었던 상무관에서 첫 장면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열다섯 살의 소년 동호가 시신들 위로 흰 천을 덮고 촛불을 밝힌다. 파르스름한 심장 같은 불꽃의 중심을 응시한다. 이 소설의 한국어 제목은 '소년이 온다'이다.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 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렇게 '소년이 온다'를 완성해 마침내 출간한 2014년 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다고 고백해 온 고통이었다. 내가 이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 고통과,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느꼈다고 말하는 고통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생각해야만 했다. 그 고통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 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같은 해 유월에 꿈을 꾸었다. 성근 눈이 내리는 벌판을 걷는 꿈이었다. 벌판 가득 수천수만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 있고, 하나하나의 나무 뒤쪽마다 무덤의 봉분들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운동화 아래에 물이 밟혀 뒤를 돌아보자, 지평선인 줄 알았던 벌판의 끝에서부터 바다가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왜 이런 곳에다 이 무덤들을 썼을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래쪽 무덤들의 뼈들은 모두 쓸려가버린 것 아닐까. 위쪽 무덤들의 뼈들이라도 옮겨야 하는 것 아닐까, 더 늦기 전에 지금.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나에게는 삽도 없는데. 벌써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는데. 꿈에서 깨어나 아직 어두운 창문을 보면서, 이 꿈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꿈을 기록한 뒤에는 이것이 다음 소설의 시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어떤 소설일지 아직 알지 못한 채 그 꿈에서 뻗어나갈 법한 몇 개의 이야기를 앞머리만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2017년 12월부터 2년여 동안 제주도에 월세방을 얻어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했다. 바람과 빛과 눈비가 매순간 강렬한 제주의 날씨를 느끼며 숲과 바닷가와 마을길을 걷는 동안 소설의 윤곽이 차츰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소년이 온다'를 쓸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살 생존자들의 증언들을 읽고 자료를 공부하며, 언어로 치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잔혹한 세부들을 응시하며 최대한 절제하여 써간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것은, 검은 나무들과 밀려오는 바다의 꿈을 꾼 아침으로부터 약 7년이 지났을 때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사용했던 몇 권의 공책들에 나는 이런 메모를 했다.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 죽는다는 건 차가워지는 것. 얼굴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 것. 죽인다는 것은 차갑게 만드는 것. 역사 속에서의 인간과 우주 속에서의 인간. 바람과 해류. 전세계를 잇는 물과 바람의 순환.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 부디. 이 소설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여정이 화자인 경하가 서울에서부터 제주 중산간에 있는 인선의 집까지 한 마리 새를 구하기 위해 폭설을 뚫고 가는 횡의 길이라 면, 2부는 그녀와 인선이 함께 인간의 밤 아래로-1948년 겨울 제주도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의 시간으로- 심해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의 길이다. 마지막 3부에서 두 사람이 그 바다 아래에서 촛불을 밝힌다. 친구인 경하와 인선이 촛불을 넘겼다가 다시 건네받듯 함께 끌고 가는 소설이지만,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진짜 주인공은 인선의 어머니인 정심이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뒤, 사랑하는 사람의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장례를 치르고자 싸워온 사람. 애도를 종결하지 않는 사람. 고통을 품고 망각에 맞서는 사람. 작별하지 않는 사람. 평생에 걸쳐 고통과 사랑이 같은 밀도와 온도로 끓고 있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는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책을 완성한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언니에게 내 삶을 잠시 빌려주려 했던, 무엇으로도 결코 파괴될 수 없는 우리 안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소설이다. 완성의 시점들을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처럼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나는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 쓸 것이다. 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어느 사이 모퉁이를 돌아 더이상 과거의 책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삶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내가 그렇게 멀리 가는 동안, 비록 내가 썼으나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게 된 나의 책들도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여행을 할 것이다. 차창 밖으로 초록의 불꽃들이 타오르는 앰뷸런스 안에서 영원히 함께 있게 된 두 자매도. 어둠과 침묵 속에서 남자의 손바닥에 글씨를 쓰고 있는, 곧 언어를 되찾게 될 여자의 손가락도.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내 언니와, 끝까지 그 아기에게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이라고 말했던 내 젊은 어머니도. 내 감은 눈꺼풀들 속에 진한 오렌지빛으로 고이던,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으로 나를 에워싸던 그 혼들은 얼마나 멀리 가게 될까? 학살이 벌어진 모든 장소에서, 압도적인 폭력이 쓸고 지나간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밝혀지는, 작별하지 않기를 맹세하는 사람들의 촛불은 어디까지 여행하게 될까? 심지에서 심지로, 심장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금(金)실을 타고? 지난해 1월 낡은 구두 상자에서 찾아낸 중철 제본에서, 1979년 4월의 나는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한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나는 줄곧 다음의 두 질문이 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끌고 온 동력이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첫 장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내 질문들의 국면은 계속해서 변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 질문들만은 변하지 않은 일관된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삼 년 전부터 그 생각을 의심하게 되었다. 정말 나는 2014년 봄 '소년이 온다'를 출간하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사랑에 대해- 우리를 연결하는 고통에 대해- 질문했던 것일까?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은 '나의 심장'이라는 개인적인 장소에 위치한다고 1979년 4월의 아이는 썼다.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 주었고, 연결되어 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
계엄 사태, K팝의 나라 韓 '어두운 얼굴' 드러냈다
국제 국제일반 2024.12.07 13:54:13최근 몇 년간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드라마 '오징어게임',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기에 매력을 느끼던 국제 사회가 계엄 선포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권위주의 문화와 군사 독재 역사에도 주목하게 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K팝과 독재자들: 민주주의에 가해진 충격이 한국의 양면을 드러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진단하면서 그간 한류 열기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던 한국의 군사 독재 등 '어두운 면'을 조명했다. 매체는 수십 년 만에 한국에서 계엄이 선포된 이번 사태가 군사 독재 체제의 한국을 경험하지 못한 국내외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충격을 가져다줬다고 짚었다. 가디언은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소프트 파워'(문화적 영향력) 패권을 둘러싼 국제적 경쟁에서 분명한 승자였다"면서 BTS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은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던 이 나라를 '문화적 거물'로 변모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또 다른 한류 열풍의 주역인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 공개를 둘러싼 기대가 커지고 있던 불과 며칠 전, 난데없이 벌어진 계엄 사태로 "현실판 디스토피아가 불쑥 끼어들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류 열기와 최근의 혼란상 간의 가장 충격적인 대비는 화요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 밖에서 의원들이 담벼락을 기어 올라가고, 군용 헬기가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와중에 자신들의 대통령이 중단시킨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무장 군인들에 맞서는 현장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계엄 선포 사태가 2024년 국제 사회에 던져 준 충격을 설명했다. 매체는 이번 계엄 선포는 분명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한국이 사실 군사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이룬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한국이 30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 독재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 공표한 것은 불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부터였다면서 그전까지 한국의 지도자들은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기 위해 군인들과 계엄 선포를 이용했다고 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이 일궈낸 눈부신 경제, 문화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 곳곳에 남은 권위주의적 문화의 잔재는 이번 계엄 선포 사태에도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한국의 "급격한 경제, 문화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는 여전히 제도들 깊이 뿌리내린 권위주의적 경향과 씨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것들은 종종 전통적인 위계 구조와 네트워크들에 의해 방조되고 더 커지는데, 이는 이번 계엄 사태에서 윤 대통령의 고등학교 연줄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혹에서도 드러난다"고 짚었다. 가디언은 이번 일을 두고 한국 내에서는 그간 쌓아 올린 국가적 위상과 이미지가 훼손됐다는 비판과 함께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고 전했다. 이날 전국에서 2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 가운데 한국의 10대∼20대 등 소위 'Z세대'들은 윗세대에 비해 이번 일에 관심이 덜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열린 전국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여한 대부분이 50대 이상이었다면서 젊은 세대들은 비교적 이러한 정치적 논쟁에 지쳐있으며 당면한 집값 문제 등에 더 관심이 있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
"하루 일곱 번 책상으로 돌아갔다"…한강의 옥색 찻잔과 루틴 [기자회견 전문]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4.12.07 09:18:01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 옥색빛이 감도는 찻잔을 전달했다. 손으로 쓴 메모와 함께였다. 메모에는 이 같이 적혀 있었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동안 몇 개의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1.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으로 전날까지 쓴 소설의 다음을 이어 쓰기 2. 당시 살던 집 근처의 천변을 하루 한번 이상 걷기 3. 보통 녹차 잎을 우리는 찻주전자에 홍차잎을 넣어 우린 다음 책상으로 돌아갈 때마다 한잔씩만 마시기 그렇게 하루에 예닐곱번, 이 작은 잔의 푸르스름한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 당시 내 생활의 중심이었다. 이 메모에서 2019년부터 이년에 달하는 시간 소설에 임하던 한강의 루틴을 상상해보게 된다. 아침 5시 반부터 전날 쓴 소설을 이어 쓰고 홍차를 찻주전자에 우린 뒤 한 잔을 마시는 쉼표를 찍은 뒤 다시 글을 쓰던 책상으로 돌아가던 풍경을. 그것도 하루에 무려 일곱 번씩이나 말이다. 한강에게 쉼을 준 동시에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갈 힘을 준 옥색 착잔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증한 털신과 수의와 함께 노벨박물관에 보관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맞게 됐다. 이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강 작가는 옥색 찻잔을 기증한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당시 한강 작가의 답변 전문이다. ◆ 노벨상 수상자의 기증행사에서 찻잔을 기증한 이유 = 찻잔은 저에게 굉장히 친밀한 사물이었다. 거창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저의 루틴, 저에게 아주 소중한 것을 기증하는 것이 좋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 게 좋아서. 단순하고 그런 것. 그냥 조용하게 한마디 건네는 느낌이 좋아서. 아주 조그만 찻잔이다. 그때는 카페인을 많이 마셨는데 이제는 카페인을 다 끊었다. 당시 하루에 몇 번씩 (집필을 위해) 책상으로 돌아가려 할 때마다 딱 그 잔만큼 홍차를 마셨다. 찻잔은 계속 저를 책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주문 같은 것이었다. 저의 글쓰기에 대한 아주 친밀한 부분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기증한 것이다. 올해 제가 작가로 활동한 지 꼭 31년 되는 겨울이다. 사실 메모에 쓴 것처럼 루틴을 지키면서 살았다면 아주 큰 거짓말이고 대부분은 방황하고, 무슨 소설을 쓸 지 고민하고, 소설이 잘 안 풀려서 덮어 놓고 그런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런데 그 찻잔을 사용할 때는 또 열심히 했다. 가장 열심히 했던 때의 저의 사물을 기증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에 대한 입장 =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랬을 텐데, 충격도 많이 받았고, 아직도 굉장히 많은 상황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뉴스를 보면서 지내고 있다. (비상계엄이 있던) 그날 밤 아마 모두들 그러셨을 텐데, 저도 충격을 받았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삼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을 검토했는데, 2024년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2024년 겨울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돼 모든 사람이 다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저도 그 모습을 지켜봤다.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서 멈추려고 애를 쓰셨던 분들을 봤고,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는 모습도 봤고, 총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 모습도 봤다. 마지막에 군인들이 물러갈 때 잘 가라고, 마치 아들에게 하듯이 소리치는 모습도 봤다.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젊은 경찰 분들, 젊은 군인 분들 태도도 인상 깊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뭔가 판단을 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라건대 무력이나 어떤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그런 방식으로 통제를 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전쟁 등 비극이 이어지는 현실에서 문학이 할 수 있는 역할 = 문학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가는 그런 행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게 된다. 어떤 갑작스러운 상황이 왔을 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결정을 하기 위해 애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이 된다. 우리에게 어떤 여분의 것이 아니고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계엄령 이후 국면에서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가능성 = 아직 정확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몰라서,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언어의 특성 자체가, 뭔가 강압적으로 그걸 눌러서 길을 막으려고 한다고 해서 잘 되지 않는 속성이, 언어에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 말해지는 진실이 있을 것이고, 그런 언어의 힘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식주의자에 대한 오해와 유해도서 분류에 대한 입장(유독 답변이 길었다) 채식주의자는 2019년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고등학교 문학 교사들이 추천 도서 목록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읽히고 학생들이 토론을 해서 그 소설이 선정됐다. 당시 스페인에 가서 학생들의 토론과 시상식에 참여했는데, 학생들이 깊게 생각하고 분석하며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굉장히 감명 깊었다. 한국의 중고등학교를 생각해봤을 때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그렇게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다. 그래서 사실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에서 낭독회를 할 때, 학생들이 채식주의자를 가져와 '사인해 달라'고 하면 '소년이 온다'를 읽으라고 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요. (웃음) 채식주의자가 지금 받고 있는 오해들에 대해,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해명을 하고 싶다. 채식주의자는 질문으로 가득한 소설이다. 제목이 채식주의자인 것부터 아이러니하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을 지칭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을 한번도 채식주의자라고 명명한 적이 없다. 소설은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주인공은 철저히 대상화된 상태로 그려진다. 오해 받고, 혐오 받고, 욕망 되고, 동정 받는다. 완벽한 객체로 다뤄진다. 그래서 구조 자체가 책의 주제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신뢰할 수 없는 화자'라는 문학적 장치를 통해 문장마다 아이러니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채식주의자를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분도 있지만 오해도 많이 받고 있는데 그게 그냥 이 책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소설에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를 하는 것은 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 가슴 아픈 일인 게 사실이다. 좀더 들어가보면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도서관에서 몇 천 권의 도서가 폐기되거나 연령 제한됐다. 저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분들이 많이 고민한 뒤 책을 골라 비치하는데, 자꾸 이런 상황이 생기면 검열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우려된다. 책이라는 건 굉장히 중요한 존재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공존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간다. 그러면서 성숙한 태도도 갖게 되고, 열려있는 공동체가 되는 것 같다. 인문학적 토양의 기초가 되는 게 도서관인데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잘 지키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노벨상 수상의 의미 및 노벨상 시상식 등에 임하는 자세 =처음에는 저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한달 넘게 생각을 해보니 이 상은 문학에게 주는 것이고 문학에게 주는 상을 제가 이번에 받았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니 지금은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다시 글을 쓸 준비가 됐다. (노벨상 시상식 및 부대 행사가 열리는) 노벨 주간에 너무 많은 일을 제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이 저에게 가장 어려운 날인 것 같다. 오늘 이후로는 노벨 주간을 더 즐길 것이다. 스톡홀름 방문 기간 동안 국립도서관, (스웨덴 작가인) 아스트리드 린드르겐 아파트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번 스톡홀름 방문 당시에는 둘러보지 못했다. ◆고향 광주에 대한 생각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나 1980년 1월 서울로 올라왔으니 9년 2개월 정도를 광주에서 살고, 나머지 40여 년은 서울에서 살았다. 저는 광주 사람이기도 하고, 서울 사람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이기도 하고, 세계 시민이기도 하고 그런 것이다. 저의 정체성을 딱 규정하기는 어려운데 고향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광주는 ‘소년이 온다’를 통해 다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장소이자 이름이다. ‘소년이 온다’를 쓰는 과정에서 저는 많이 변했기 때문에 (광주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다시 한국에서 배출되기 위해 필요한 것 = 글을 쓴다는 것은 개인적인 것이기에 '사회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문학을 참 잘 교육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릴 때부터 최소한 1년에 서너 권을 학교에서 읽고 그걸 토론하고 다각도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근육 같은 것을 기를 수 있고 문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문학은 장르별로 독법이 다르다. 에세이, 소설, 시, 희곡 등의 독법이 다르다. 그런 다른 방법들을 음미하며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보고,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보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하기를 바란다). 특히 입시 때문에 멈추지 않고 중고등학교에서도 그런 교육을 한다면, 훨씬 독법이 풍요로워지고 좋을 것 같다. 모든 독자가 작가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작가는 독자라고, 열렬한 독자라고 하지 않나. 깊게 읽고 흥미롭게 읽고 읽는 것을 재미있어 하는 독자들이 많이 나오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세계가 전쟁 중인데 노벨문학상 수상을 마냥 축하할 수 없다'는 과거 발언 = 가족들이 너무 크게 잔치를 하겠다고 해서 (만류를 했던 것인데)... 축하를 하고 싶지 않다고 알려지는 오해가 있었다. 축하 자체를 안 한다고 알려져 사실 좀 당황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희망이 있나'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근데 요즘은 얼마 전부터, 몇 달 전부터, 아니면 그 전부터일지도 모르겠는데,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
노벨상 한강 "2024년에 계엄령 충격…무력, 강압 통제로 돌아가선 안돼"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4.12.06 21:59:2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이 6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충격을 받고 뉴스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며칠 동안 아마 많은 한국분이 그랬을 텐데 2024년에 계엄 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검은색 정장 차림에 남색 머플러를 두른 수수한 모습으로 취재진의 앞에 선 한강은 “2024년 겨울의 상황이 (예전의 계엄과) 다른 것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무력·강압으로 통제하는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마 많은 분이 느끼셨을 것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강은 또 “젊은 경찰과 군인들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고도 전했다. 한강은 “비상계엄 명령을 내린 사람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행동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을 마련하려던 적극적인 행동이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강은 문학의 역할에 대해 “문학이란 건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 깊게 파고 들어가는 행위”라며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여분의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45분간 스웨덴아카데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며 사실상 노벨 축제의 개막 테이프를 끊은 한강은 올해 노벨 위크 기간 가장 주목받는 인사로 꼽힌다. 그간 광주 학살, 제주 4·3 사건 등 폭력의 역사가 개인에게 미친 상흔에 대해 깊게 파고든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작품들이 노벨위원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날 저녁 스톡홀름에 도착한 한강은 이날 오전 노벨상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현지는 이미 1년 중 가장 흥겨운 노벨 주간이 시작된 만큼 축제 분위기가 역력하다. 7일 열리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을 앞두고 현지에서는 미리 한강의 작품을 읽으려는 열기도 높다. 강연에서 한강은 한 시간가량 한국어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회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8일 오후 5시에 진행되는 ‘문학의 밤’에는 한강의 작품을 비롯해 그라치아 델레다, 아니 에르노, 올가 토카르추크의 대표 작품들이 스웨덴어와 각 작가들의 모국어로 낭독된다. 한강의 작품은 한국어와 스웨덴어로 낭독된다. 대망의 날인 10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시상식은 스톡홀름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노벨문학상은 노벨물리학·화학·의학상에 이어 네 번째로 수여된다. 수상자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 곧장 스톡홀름시청사로 이동해 연회에도 참석한다. -
[속보]노벨문학상 한강 "2024년에 계엄 상황 충격받았다"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4.12.06 21:15:24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한강은 6일(현지시간) 계엄령과 관련해 "충격을 받고 뉴스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난 며칠 동안 아마 많은 한국분들이 그랬을텐데, 2024년에 계엄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
해외 대학 교수·연구진들도 "尹 탄핵·처벌하라" 시국선언
사회 사회일반 2024.12.06 14:57:17해외 대학 등에 몸 담고 있는 교수와 연구자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처벌을 요구했다. 6일 한국의 현실과 미래를 걱정하는 해외 교수·연구자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반헌법적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의 탄핵과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우리가 무사유와 무감각에 빠질 때 퍼져가는 잔인성과 폭력성을 경고했고, 그 경고는 지금 윤석열 정권 하에서 적나라하게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권력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와 책임 회피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며 사회 곳곳을 마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지난 백여 년 동안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넘어 모두가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싸워 왔다”며 “그러나 최근 2년 반 동안 윤석열 정권 하에서 민주주의의 후퇴와 사회적 불안이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국익이 아닌 사익을 위해 거부권을 남발하고 수많은 거짓말과 궤변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며 “이는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공정과 상식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밤의 참극은 윤석열 정권이 더는 대한민국의 합법적 정부가 아님을 분명히 드러냈다”며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헌법적 내란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내란사건을 일으킨 주범과 모든 가담자에게 위헌적 범죄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희 해외 교수 및 연구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깊이 우려하며 윤석열에 대한 즉각적인 탄핵과 처벌을 요구한다”며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시민들과 강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노벨상 수상' 한강, 기자들과 처음 만난다… '비상계엄' 언급할까?
정치 정치일반 2024.12.06 11:08:13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전 세계 기자들과 만나면서 비상계엄과 관련할 질의응답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노벨재단에 따르면 한 작가는 이날 오후 1시(한국 시간 오후 9시) 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간담회에 참석한다. 노벨재단이 마련한 수상자 기자간담회 중 첫번째 순서다. 한 작가가 지난 10월 노벨상 수상 이후 전 세계 기자들과 만나는 건 처음이다. 수상자 선정 직후 스웨덴 공영방송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것 외엔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 한강은 아버지를 통해 '전쟁으로 사람 죽는데 노벨상 축하 잔치 안 된다'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4일)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만큼, 관련된 질문이 나올지, 나온다면 한 작가가 어떤 답변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작가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44년 전 비상계엄 시기에 이뤄진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의 마지막 비상계엄이다. 한 작가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노벨박물관에서 소장품 전달, 의자 서명 등 행사에 참여한다. 수상자들이 기증한 물품과 서명한 의자는 노벨박물관에 전시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10일(현지시간) 열린다. 이를 포함해 6일부터 12일까지 '노벨 주간'(Nobel Week)이 진행된다. 한 작가의 기자간담회뿐만 아니라 강연, 대담 등도 예정돼 있다. -
이승민, 아밧 비달, 게르오기 등 3인에 문학번역 대상
문화·스포츠 문화 2024.12.04 18:31:51한국 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번역가를 시상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의 올해 대상에 이승민과 훌리오 세사르 아밧 비달, 노보슬라브 게오르기 등 3명이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2024 한국문학번역상 시상식’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수상한 이승민과 아밧 비달은 김탁환의 ‘방각본 살인사건’을 스페인어로, 게오르기는 손원평의 ‘아몬드’를 러시아어로 각각 번역했다. 아밧 비달과 이승민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깊이 있게 연구해 해외 독자들을 대상으로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오르기 러시아어권 번역가도 원작의 문체를 잘 살려 가독성 있게 번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 문학 번역 신인상에 아델 위 싱 민 등 9명이, 영화 번역신인상에 이승윤 등 4명, 웹툰 번역신인상에 안토니 지 힘 라오 등 4명이 각각 수상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한 이번 시상식은 특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번역의 중요성이 더 커진 가운데 열렸다. 신은향 문체부 예술정책관은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활약할 수 있도록 번역 지원과 번역 인재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신중 행보' 한강, 노벨시상 끝난 뒤 어떤 말 할까
문화·스포츠 라이프 2024.12.04 18:13:11한강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10월 포니정 재단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 것을 제외하고는 침묵하던 작가가 스웨덴 현지에서 진행되는 강연과 기자 간담회에서 어떤 언급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출판계와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한강의 소감을 가장 먼저 들을 수 있는 자리는 6일(현지 시간) 예정된 기자회견이다. 노벨상 각 분야 수상자의 기자회견은 6~7일 이틀간 열리는데, 이 중 문학상 수상자가 가장 먼저 취재진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중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7일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구시가지인 감라스탄 지구에 있는 노벨 박물관에서 한강의 강연이 진행된다. 한 시간 동안 등단부터 31년 간의 작품 세계를 회고할 예정이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는 이 강연에서 한 작가는 한국어로 강의를 진행한다. 강연 영상은 추후 한국어, 영어, 스웨덴어로 정리한 문서와 함께 웹사이트에도 게재된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문학상을 비롯해 5개 분야 노벨상 수상자에게 메달과 증서를 건네는 시상식을 연다. 노벨상 각 부문별 부문별 상을 선정한 기관 위원이 짧게 수상자를 소개하는 연설을 한 뒤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이 상을 수여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이뤄지는 평화상 시상을 제외한 5개 부문 시상은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한강은 시상식에서 별도의 소감을 밝히지 않지만 시상식 종료 후 스톡홀름 시청에서 열리는 연회 자리에서 감사 인사를 전한다. 시상식 다음 날인 11일 현지에서는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12일에는 스톡홀름의 왕립극장에서 열리는 낭독 행사 일정을 소화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읽고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한강은 스웨덴의 번역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유키코 듀크와 대담할 예정이다. 출판계에서는 한강이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스웨덴 언론과 인터뷰에서 “노벨상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있지만 그럼에도 (비극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던 만큼 강연회나 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의미와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밝힐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스웨덴 스톡홀름에는 5일부터 본격적인 ‘노벨 주간(Nobel Week)’ 행사가 일주일 간 진행된다. ‘노벨주간’에는 시상식을 향한 관심과 애정을 담은 다양한 행사들도 열린다. 노벨상 수상자와 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스톡홀름 시내 곳곳에 설치되는 ‘노벨주간 조명(Nobel Week Lights)’이 설치돼 저녁 시간을 빛낸다. 여성 수상자들을 향한 경의를 표현하는 조명 ‘리딩 라이트’에는 한 작가의 얼굴 이미지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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