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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韓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 野 "탄핵지연 노린 궤변"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17 17:52:29여야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열흘 앞두고 현재 공석인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권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돌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늦추기 위한 “궤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여당이 끝내 협조하지 않으면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단독 개최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리는 등 여야 간 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헌재의 탄핵심판 일정도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대통령 궐위가 아닌 직무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대통령 권한대행은 탄핵심판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 놓였지만 궐위 상황은 아닌 만큼 권한대행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다. 현재 헌재는 9명의 재판관 중 국회 추천 재판관 3명이 공석으로, 민주당은 후보자 임명 절차를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2017년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례를 들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임기가 만료되자 황 전 권한대행은 곧바로 후임을 지명하려 했지만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임기가 한 달가량 남은 이정미 전 재판관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맡아 ‘8인 체제’로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했다. 황 전 권한대행은 헌재에서 탄핵안이 최종 인용된 후 이 전 재판관 후임으로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했다. 권 권한대행은 당시 추미애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이 “황 권한대행의 임명권 행사는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반발한 점을 앞세워 이번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즉각 “여당의 탄핵심판 절차 지연 작전”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이 과거 발언을 인용한 추 의원은 “당시 박 전 소장은 대통령 추천으로 들어온 사람으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에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당연한 논리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그때와 상황이 다른데도 국회 추천 3인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내란의 후속이자 지속적 선동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3인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임명 절차만 진행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구질구질한 탄핵 지연 작전을 포기하라”고 쏘아붙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역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형사재판 지연을 강력 비판하면서 신속 진행돼야 한다고 외치더니 왜 윤 대통령 탄핵 재판은 지연하려고 하냐”며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헌재까지 이날 “과거 황 전 권한대행이 재판관을 선임한 사례가 있었다”며 사실상 대통령 권한대행도 재판관 임명이 가능하다는 민주당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은 국회 추천 몫 3명의 재판관 임명 절차를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의 협조가 없으면 18일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특위 구성을 거부하면 당장 18일 특위를 꾸린 뒤 빠르면 이번 주에라도 후보자 청문회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권 행사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특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야당의 인사청문회 단독 추진을 놓고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헌재는 탄핵소추 의결서 접수 13일 만인 이달 27일 첫 변론기일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 심리를 시작한다. 내년 4월 18일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을 고려해 재판을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현재 ‘6인 체제’에서 추가 재판관 선임 없이 탄핵 결정이 가능한지도 논의 중이다. 당장 야당 단독 처리 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까지 겹치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르면 19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등 6개 쟁점 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내란 일반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도 이날 정부로 이송됐다. 양곡법의 경우 정부가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해온 만큼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쓸 가능성이 높지만 특검법은 윤 대통령 탄핵과 맞물려 거부권을 발동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
유통규제 완화도 무산 위기…기업 불확실성 고조
산업 생활 2024.12.17 17:52:05탄핵 이후 정책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이 유통 업계 공룡을 겨냥한 규제 강화에도 착수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오던 정책이 백지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들은 급격한 정책 변경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1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 차등 인하는 계엄 전날인 2일까지만 해도 앞서 업계가 참여한 상생협의체가 마련한 합의안이 기준이었다. 그러나 탄핵 이후 당시 합의에 반대한 일부 입점 업체 단체와 민주당이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입법을 통해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김남근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상생협의체 방안은 참여 입점 단체 절반이 반대했기 때문에 합의로 볼 수 없다”면서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하 대상을 90%까지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상생협의체가 수수료 차등 적용 기준을 배달 플랫폼 거래액으로 정한 점도 문제로 삼았다. 이론적으로는 배달 비중이 적은 스타벅스가 배달이 많은 치킨집보다 더 적은 중개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지적이다.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의민족의 광고비 징수 방식도 향후 논의할 계획이다. 일부 배민 입점 업체는 클릭만 해도 광고료를 부과하는 현행 방식 대신 광고가 매출로 이어질 때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쿠팡과 배민 등을 겨냥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은 민주당의 강력한 요구로 18일 공청회가 열리는 등 입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의힘은 시장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사후적 대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사전 지정제로 맞서고 있다. 쿠팡이 자체 브랜드 상품 검색 순위 조작과 쿠팡플레이 서비스 끼워 팔기 혐의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으면서 민주당은 소상공인보다 우월적 지위를 지닌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법에는 플랫폼과 입점 업체 간 표준 계약서를 적용하고 입점 업체가 단체로 플랫폼에 거래 조건을 협의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쿠팡의 물류 노동자을 둘러싼 민주당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쿠팡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달 안에 쿠팡 등 대형 물류 업체의 야간 배송을 안건으로 한 사회적 논의 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쿠팡 측에 정산 기간 단축, 물류 노동자에 대한 클렌징(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배송 구역을 회수하는 제도) 요건 전면 폐지 등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
"장기재정전망 수립 절차 예정대로 연내 진행"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2.17 17:51:15정부가 중장기 국가재정운영계획 수립 지침을 예정대로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이 촉발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상관없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작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은 17일 개최한 재정운용전략회의에서 “(3월에 발표한) 부담금 정비 및 관리 체계 강화 방안 정비 현황을 점검해 법률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상시·지속적 부담금 정비, 신속한 권리 구제 등 부담금 관리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또 국가재정법에 따른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지침’과 ‘2025년 장기재정전망 공통 추계지침’을 올해 안으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은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대내외 정치 상황과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재정 당국이 안정적인 재정 운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기재부는 WGBI 편입 작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통해 대외 신인도를 높이고 환율과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복안이다. 김 차관은 “올해 10월 WGBI 편입 이후 한국 국채가 WGBI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도록 글로벌 투자자와의 소통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WGBI 편입을 앞두고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WGBI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돼 있는 선진채권지수로 추종 자금 규모만 3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다. 한국 국채의 편입 결정은 2022년 9월 관찰 대상국에 등재된 지 2년 만에 이뤄졌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내년 11월 WGBI에 편입되면 WGBI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된다”며 “국채 수요가 특정 연물에 몰리지 않도록 물량 관리와 함께 해외투자자의 비과세 신고 절차와 외환 접근성 개선 등의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의 정치적 불안이 WGBI 편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예산안에 국고채 발행 계획 및 한도를 담기 때문에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다”며 “감액 예산안 처리를 놓고 정치권의 대립이 있었지만 국채 발행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
與野 원내대표 첫 회동부터 고성 격돌…"예의 없어"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4.12.17 17:43:54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다.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성사된 첫 회동에서부터 양당 원내대표는 계엄 책임소재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 국정조사특위 구성과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까지 사사건건 부딪혔다. 이날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권 원내대표는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정치공세로 일관하는 박 원내대표를 보며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며 “새로 취임한 원내대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내란 국정조사특위 활동에 국민의힘이 협조해야 한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에 동조했던 국민의힘이 조금이라도 죄를 씻는 길”이라고 압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 이전에 야당인 민주당이 오로지 이재명의 범죄사실을 덮기 위해서 국회 입법권 있는 대로 남용해서 탄핵소추와 특검 남발하고 예산안의 일방적 삭감을 아니했더라면 훨씬 더 아름다운, 대화가 통하는, 상생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맞받았다. 또 박 원내대표가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위의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의 8년 전 “탄핵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발언을 거론하자 권 원내대표는 “추미애, 우상호, 박범계가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고 했었다”며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가 “국무위원들에게 여당이라고 압박을 가하지 말라”며 “거부권 종용은 안 된다”고 하자 권 원내대표는 “재의요구권과 장관 임명은 권한대행이 행정부 수반으로 행사하는 권리로 국가원수로서 행사하는 헌법재판관 임명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 박 원내대표가 협조를 구하자 권 원내대표는 “여당이 당정협의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부정적 의사를 표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의도 집권당인 민주당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바란다”며 비꼬았다. 이날 함께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국정조사특위 계획서와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각종 법안들을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본회의는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후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이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를 들어오지 않는다면 민주당 몫 두 명의 인사청문회만 진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원내대표 회동 중에 고성도 오갔다”며 여야 간 살벌한 분위기도 전했다. 박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시작으로 민주당과의 격론의 포문을 연 권 원내대표는 18일 오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다. 이날 오전에는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의 예방도 예정돼 있다. -
최재해 감사원장, '직무정지 해제' 가처분 신청
사회 사회일반 2024.12.17 17:42:06최재해 감사원장이 17일 헌법재판소에 탄핵 소추에 따라 권한 행사 정지를 임시로 풀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최 원장은 본안 사건의 결정이 선고될 때까지 임시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헌법 65조에 따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소추 대상자의 직무 수행은 즉시 정지된다. 헌재가 이후 심리를 통해 국회 소추를 기각하면 최 원장은 업무에 복귀하고, 탄핵 결정 시 파면된다. 이달 5일 더불어민주당은 최 원장이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감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등의 사유로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헌재는 이날 최 원장 탄핵 사건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열었다. -
MSCI 신흥국 ETF서 韓 증시비중, 印·대만 절반 이하로 ‘뚝’
증권 국내증시 2024.12.17 17:40:45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내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인도와 대만의 절반 이하로 추락했다. 올해 들어 인도 센섹스, 대만 자취엔 등 주요 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코스피는 7월부터 5개월 연속 고꾸라지면서 국내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트럼프 리스크부터 비상계엄까지 연이은 충격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국내 증시에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더해지면서 MSCI 신흥국지수에서 한국 종목이 대거 편출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MSCI 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EEM)’에서 한국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2월 12.5%에 달했던 한국 비중은 이달 9.36%(13일 기준)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인도와 대만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 각각 19.92%, 19.25%를 달성했다. 국내 증시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신흥국들 사이에서도 한국이 좀처럼 기를 못 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5~6년 전에는 EEM에서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던 적도 있다”며 “올해는 국내 증시 수익률이 인도와 대만보다 부진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印·대만 증시 오르는데 코스피는 5개월째 하락 "내년 무더기 종목 제외" 실제로 올해 들어 이달 16일까지 코스피지수는 6.26% 내린 반면 인도 센섹스와 대만 자취엔은 13.09%, 28.49% 상승했다. 국내 증시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 우려로 올 7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 사태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피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경제 둔화 우려까지 확대되며 기업의 성장성도 주춤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 3137곳의 매출액 증가율은 4.3%로 직전 분기(5.3%) 대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부진한 데다 고환율 현상까지 지속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인도와 대만 경제는 비교적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부각돼온 인도의 경우 최근 경제가 주춤함에도 증시 수급이 우리보다 안정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TSMC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누리며 올해 경제성장률 4%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EEM 내에서도 종목 기준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이 10.21%로 가장 높다. 삼성전자(005930)는 2.36%로 3위에 머물렀다. 한국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연쇄적으로 MSCI 신흥국지수를 구성하는 한국 기업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8월 104개 종목에 달했던 한국 기업 수는 올 2월 99개, 5월과 8월에 98개까지 감소했다. 지난달 진행된 올해 마지막 정기 변경에서는 현대로템(064350) 1개 종목만 편입되고 7개 종목이 편출되면서 92개로 더 빠졌다. 시장에서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정기 변경에서 종목 편입 없이 대규모 편출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장기화된 국내 증시의 부진과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적 불안정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상황에서 내년 2월 MSCI 정기 변경에서 편입 종목 0개, 편출은 9개로 예상된다”며 “계속되는 시장 부진과 가파른 주가 하락으로 인한 결과”라고 짚었다. 이어 “시가총액 기준점 등을 하회해 편출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롯데케미칼(011170)·금호석유(011780)·삼성E&A 등이 있다”면서도 “내년 1월 중하순까지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한다면 편출 규모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다만 “올해 다른 글로벌 시장에 비해 국내 증시가 과도하게 빠졌다”며 “밸류에이션 저점 부근까지 떨어진 만큼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최상목 “계엄책임 통감…안정되면 직 내려놓을 것”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2.17 17:40:38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책임을 마무리하고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최 경제부총리는 17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그날(3일) 밤 계엄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사퇴를 결심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며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의 거취 표명이 외신에 보도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공직의 무게감도 함께 저를 누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재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 부총리에게 건넨 쪽지에 “계엄 관련된 예비비를 확보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던 것도 확인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기재위에 출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르면 외환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외환위기는 외채를 갚지 못해서 일어나는 위기”라면서 “우리나라는 채권국이고 현재 외환시장 상황을 보면 환율이 올라갔을 뿐이지 외환시장에서 차입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환위기를 우려하는 것은 과도한 걱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 부총리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 수준이고 순대외채권국이기 때문에 외환시장 대응은 충분하다는 것이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시장안정화 조치에 따른 유동성 공급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까지 나간 환매조건부채권(RP)은 14조 원 정도”라며 “유동성이 풀려서 환율이 올라갔다거나 물가가 올라갔다거나 하는 것은 지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한은은 비상계엄의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 이달 4일부터 비정례적으로 시장에서 RP를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경기 하방 위험에 대비하는 데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 유출·유입 여부는 우리 경제의 신인도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번 상황이 발생한 후 경제 신인도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했다. -
재계 "내수진작 추경 편성 필요…상법 개정은 신중 검토해야" [몰아치는 탄핵 소용돌이]
정치 정치일반 2024.12.17 17:35:41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경제 4단체 수장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내수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반도체·인공지능(AI) 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계엄·탄핵 사태로 대외신인도가 추락하고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회의 적극적 역할을 요청한 것이다. 우 의장은 연내 70여 건의 미쟁점 법안 통과와 미국 등 주요국 특사 파견을 약속했다.★본지 12월 17일자 2면 참조 최 회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경제단체 비상간담회’에서 “성장률 저하라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 거시 지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여야가 초당적 협력으로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에 통과시킨다면 외부 인식이나 거시 지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최근 상황에도 대외 국가 신용등급이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좀 이르다”고 우려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함께했다. 재계는 ‘12·3 계엄 사태’ 발발 이후 내수 침체가 더욱 짙어진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 노릇을 하던 수출 증가세도 눈에 띄게 감소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며 반도체와 철강·석유화학 등 수출 중심 업종들의 경쟁력 약화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주요 기업들은 내년도 사업 계획을 제대로 짜지 못하거나 전면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회의 적극적인 입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반도체 등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국가전략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조금 지원과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수 진작을 위한 추경 편성과 반도체·AI 특별법 제정 등에도 조속히 나서 줄 것을 제안했다. 김 회장은 “탄핵 국면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임시 투자세액 공제 연장과 전통시장 카드 사용액 소득공제율 상향 등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면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법안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손 회장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과 같은 사안들은 국회에서 좀 더 신중한 검토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재계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과 국회의 상시 기업 영업비밀 자료 관련 국회증언·감정법 입법 활동 중단 등을 요청해왔다. 대통령 공백으로 정상 외교에 차질이 생긴 만큼 국회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었다. 윤 회장은 “관세 폭탄 등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예상된다”며 “미국을 상대로 의원 외교를 같이 한다면 무역업계도 상당히 힘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도 “기업 혼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벅차다”며 “외교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계 의견을 청취한 우 의장은 적극적인 입법 의지로 화답했다. 그는 “미쟁점 법안 70여 건이 법사위에 계류됐는데 연말에 최대한 많이 통과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국회 차원의 특사단 파견 계획도 공개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에 한국의 상황을 알리려는 목적이다. 우 의장은 “대한민국이 불안정성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민주주의 회복력이 얼마나 대단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서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을 만나 특사에 대해 “어느 정도 규모나 여야로 구성할지 등에 대해 큰 틀에서는 정리하고 있다”며 “의회 외교 활동 필요성에 절감하고 있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우 의장이 상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한 경제계 건의에 대해 “우려를 잘 이해하니 국회 차원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박 수석은 설명했다. -
17개 시도지사 “민생 회복 위해 추경 편성해야” 한 목소리
사회 사회일반 2024.12.17 17:35:18전국 17개 시도지사들이 경기불안과 탄핵정국으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들은 17일 서울 시도지사협회의 대회의실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주재로 ‘제60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국회와 정부에 “조속한 추경 편성과 재정의 신속 집행, 규제 완화, 확장재정 등 강력한 경제회복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지금까지 추진해 오던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정책들도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4조1000억원의 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킨 상황에서 민생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 재정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민생회복지원금’과 지역화폐 확대를 위한 추경을 논의하고 있다. 17개 시도지사들은 “국가 성장률 저하, 인구감소, 격차의 구조화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불안정한 정국까지 더해져 지역경제에는 매서운 한파가 불고 있다”며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긴급지원책을 마련하고, 재난 및 재해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영유아 보육사무 일원화 방안△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발굴 강화방안 등도 논의됐다. 한편, 협의회는 제18대 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유정복 인천시장을 선임했다. 유 시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1년간 협의회를 이끌게 된다. 시도지사협의회는 17개 시도 간의 교류 협력을 통한지방정부의 공동 현안을 해결하는 행정협의회로 1999년 창립됐다. -
日 정재계 총력전…트럼프 마음 돌렸다
국제 정치·사회 2024.12.17 17:35:12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나란히 섰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는 트럼프 내외와 만찬을 했으며 트럼프는 취임 전이라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은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으로 손발이 묶여 있지만 국제무역·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일본은 정재계가 원팀으로 뛰면서 트럼프 2기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는 16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프트뱅크가 1000억 달러(약 144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고 최소 10만 개의 미국인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신흥 기술, 기타 미래 기술이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손 회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내 신뢰 수준은 트럼프의 승리로 엄청나게 높아졌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는 손 회장에게 “투자 금액을 2000억 달러로 늘려줄 수 있겠나”라고 물으며 손 회장의 어깨를 끌어당겼고 손 회장은 “정말 뛰어난 협상가”라며 크게 웃는 모습도 연출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트럼프 2기 4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라고 CNBC가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는 취임 전 이시바 총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아키에 여사를 통해 이시바 총리에게 책과 다른 것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11월 이시바 총리가 남미 순방에서 귀국하는 길에 트럼프와의 만남을 추진했을 때만 해도 취임 전까지 각국 정상을 만나지 않는다며 거절했던 트럼프가 일본 정재계의 원팀 구애에 화답한 셈이다. 반면 한국은 8년 전과 마찬가지로 리더십 공백 속에 트럼프 시대를 맞게 됐다. 2016년 당시 아베 총리는 외국 정상 중 최초로 당선 9일 만에 뉴욕에서 트럼프를 만났고 트럼프 취임 한 달 만에 함께 골프를 쳤다. 당시에도 한국은 탄핵 국면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정부 출범 5개월 뒤인 2017년 6월 말에야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가 70분간 즉석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했지만 한국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트럼프는 북한에 대해서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내가 잘 지내는 또 다른 사람”이라고 말했다. -
尹측 "내란 요건 안돼…공개변론때 직접 피력"
사회 사회일반 2024.12.17 17:34:26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직접 변론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검찰과 경찰이 요구한 소환 조사에 응할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헌법재판소가 주심 선정 등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석인 헌법재판관 임명을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향후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에 관여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법정에서 당당하게 소신껏 입장을 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 심판 절차상 변론 기일이 열리면 윤 대통령이 직접 헌재 심판정에서 본인 변론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12·3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 혐의에 대해서는 “성립 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검경이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소환 조사에 대해서는 “검토·판단해 정리되면 며칠 내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변호인 측이 탄핵 심판과 수사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핵 심판 변론에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과 달리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16일 보낸 국회의 탄핵소추안의결서를 이날까지 수령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윤 대통령 측 답변서 제출도 늦어질 수 있다. 또 27일로 예정된 변론 준비 기일에서 윤 대통령 측이 ‘서류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 탄핵 심판 과정이 공전할 수 있다. 게다가 여야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3명을 임명할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헌재는 “선례가 있다”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지만 대통령 ‘직무 정지’ 시에는 임명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직무 정지 시 권한대행이 임명을 못 한다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
日, 아베 부인·손정의까지 동원…'국정공백' 韓은 트럼프 대응 손놔
국제 정치·사회 2024.12.17 17:33:39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성사됐을 때 워싱턴 주미 대사관은 고무된 분위기였다. 일본보다 한국 정상이 먼저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를 한 것은 전례가 없던 데다 일본보다 통화 시간도 길었고 특히 트럼프가 한국 조선업과 협력할 뜻을 밝힌 것도 긍정적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한국이 비상 계엄과 탄핵 국면으로 트럼프 측과 접촉이 끊긴 사이에 일본은 트럼프와 탄탄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16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기자회견 후 NHK 인터뷰에서 “15일 트럼프와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7시간 정도 친근한 시간을 보냈다”며 “트럼프에게 여러 회사로부터 많은 제안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부터 재빠르게 행동함으로써 파트너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주일 대사로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도 지명했다. 재계 출신의 글래스는 중국에 대해 매파 성향을 가진 트럼프 충성파로 평가된다. 이로써 트럼프는 동북아에서 한국만 빼고 중국과 일본 대사를 지명했다. 이날 트럼프가 일본 측을 대하는 태도는 그간 일본의 전방위적인 구애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일본 정부는 올 2월 트럼프와 가까운 플로리다의 로비 회사 ‘밸러드파트너스’와 계약을 맺는 등 로비 업체에 천문학적인 돈을 지출하며 관계 구축을 해왔다. 4월에는 집권 자민당 부총재였던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가 뉴욕 트럼프타워를 찾아가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와 1시간 동안 만났다. US스틸 인수를 성사시켜야 하는 일본제철은 트럼프 1기 당시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를 고문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일본 측의 조기 만남 제안을 트럼프가 고사한 후에도 일본은 끊임없이 트럼프 측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의 기자회견을 보면 일본뿐 아니라 중국·러시아·북한 등과의 대화 의지를 드러냈지만 한국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미국의 대북·대중 정책 조율 과정에서 한국만 배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내가 잘 지내는 또 다른 사람”이라며 “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의 러 본토 타격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매우 큰 실수”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장거리 미사일 승인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대응 성격인데 트럼프는 특유의 전후 뒤바꾸기 화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편 것이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함으로써 미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전과 관련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시사했다. 중국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식에 참석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과 대화하지 않았다”면서도 “시 주석과 코로나19 전까지 좋은 관계였고 코로나19는 그 관계를 끝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은 내 친구였고 놀라운 사람(amazing guy)”이라고 추켜세웠다. 다만 ‘중국과 추가 무역 협상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들(다른 나라)이 우리에게 세금을 매기면 우리도 같은 금액을 과세할 것”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중국에 대한 강온 전략을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관세정책에 대해서는 완강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관세와 관련해) “우리는 위대한 협상을 할 것이다. 우리가 모든 카드를 갖고 있다”며 “관세는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없애고 배터리 소재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트럼프 인수팀 내부 문건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전기차 구매 및 충전소 등에 연방정부 지원을 줄이고 고율 관세를 통해 중국산 자동차 및 부품, 배터리 소재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방안이 실현될 경우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전략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트럼프와의 관계 구축을 통해 자국의 국익을 보호하고자 백방으로 뛰고 있다. 트럼프가 ‘톱다운’ 외교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정상 차원의 움직임이 특히 활발하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핵심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친밀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트럼프의 취임식에 초청받았다. 또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도 초대장을 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최근 트럼프와 만났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부인을 보내 트럼프와 접촉했으며 14일 추가로 트럼프와 통화했다. 하지만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뒤처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전력망구축·SMR 지원…정책 이어야 산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12.17 17:33:24탄핵 정국에 국정 리더십이 약해지면서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인프라인 전력망 구축과 반도체·소형모듈원전(SMR) 지원 같은 굵직한 정부 사업들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업은 여야 정치 성향을 떠나 미래 먹거리 확보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 분야인 만큼 정책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정치권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7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각 부처가 추진해온 핵심 사업들의 추진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해오던 것 중에 방향이 옳은 것도 많았는데 사실상 올스톱됐다고 봐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국이 첨단산업에서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만 뒤처질 수 있어 걱정”이라고 전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반도체·AI 지원 △전력망 구축 △저출생·고령화 후속 대책 △원전 수출 확대 △경제 활력을 위한 상속증여세 완화 △수도권 주택 공급 등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 시추 사업 예산(497억 원)이 전액 삭감된 ‘대왕고래 프로젝트’만 해도 자원 개발과 에너지원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정책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원전 건설을 포함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과 쌀 산업 구조 개혁, 일·가정 양립 정책 등도 마찬가지다. 주택 공급 같은 사업은 시기를 한 번 놓치면 대가가 크다는 얘기가 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도체만 봐도 전 세계 국가 대항전”이라며 “야당이 기업들의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기업가정신이 추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참사를 되새겨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도 정책의 연속성은 지켜나가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들도 국가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정책 일관성을 주요 평가 요소로 고려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대외 신인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미래 먹거리와 첨단산업 등의 지원 사업에 대해서는 외국인 시각에서 볼 때 정책 공백으로 비치지 않게 정치권이 협력해 정부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탄핵 소추' 최재해 감사원장, '직무정지 해제' 가처분 신청
사회 사회일반 2024.12.17 17:29:10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최재해 감사원장이 17일 헌법재판소에 직무 정지 해제 가처분 신청을 했다. 탄핵 소추에 따라 권한 행사가 정지된 상태를 헌재가 임시로 풀어달라는 취지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소추 대상인 공직자의 직무 수행은 즉시 정지된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심리를 거쳐 국회 소추를 기각하면 업무에 복귀하고, 탄핵을 결정하면 파면된다. 최 원장에 대한 탄핵안은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최 원장이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 감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탄핵을 추진했다. 최 원장과 같은 날 탄핵심판에 넘겨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도 지난 9일 헌재에 동일한 취지의 가처분을 신청했다. 헌재가 가처분을 받아들이면 본안 사건의 결정이 선고될 때까지 임시로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 -
[여명] 내란수괴도 사면, 윤석열의 비상계엄 불렀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12.17 17:23:1912·12 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노태우는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1심에서 전두환은 사형, 노태우는 무기징역의 선고를 내린다. 대법원은 1997년 전두환은 무기징역, 노태우는 17년형으로 확정했다. 전두환·노태우는 재판정에서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는 국헌문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수용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대신 “비상계엄의 전국 확대는 일종의 협박 행위로 내란죄의 구성 요건인 폭동에 해당한다”고 했다. 특히 신군부가 비상계엄 확대를 위해 국회를 봉쇄한 것이 국헌문란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우리 형법은 국가와 헌정질서 보호를 위해 내란죄와 내란수괴는 가장 중대한 범죄로 간주한다. 헌법은 현직 대통령에게 불소추특권을 부여했지만 내란죄는 예외다. 전두환·노태우에 대한 내란죄는 그래서 더 엄중하게 심판했다. 하지만 법의 영역은 여기까지였다.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후보들은 ‘화합’을 이유로 전두환·노태우의 사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정치적 셈법이 더 강하게 작동하면서 전두환·노태우는 1997년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12월 20일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의 협의로 사면 복권됐다. 사저 경비를 위해 경찰이 투입되고 경호비도 연간 9억 원 정도 들어갔다고 한다. 형법과는 달리 우리 정치권은 내란죄에 대해서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이렇게 관대했다. 화합을 목적으로 한 전두환·노태우의 사면이 실제 한국 정치의 발전을 갖고 왔는지도 미지수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타협과 설득의 민주주의 과정은 사라졌다. 힘과 극단의 여론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데 혈안이다. 중간지대의 목소리는 작아졌고 양쪽 끝의 극성스러운 집단만 설쳐 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유튜브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 ‘확증편향’이 갈수록 심화하자 터지기 일보 직전의 화약고 같았다. 급기야 민주주의가 비교적 완성됐다고 평가 받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에서 비상계엄. 많은 이들의 우려를 우리는 늦은 밤에 목도했다. “마치 초현실 같다”는 이들이 많았을 정도로 피부로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이었다. ‘계엄’이라는 핵폭탄을 터트린 12월 3일 밤의 국무회의도 허술했다. 기록과 속기는 물론 개회 선언과 종료도 없었다고 한다. 국무위원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호출 받은 국무위원들 중 11명이 밤 10시 10분쯤에 다 모였고 형식적인 회의 시간은 대략 2~3분에 불과했다. “계엄은 절대 안 된다”는 일부 국무위원들의 만류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단호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난 뒤 국무위원들은 스마트폰 너머 들려오는 윤 대통령의 육성을 통해 실제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라고 그 이유를 밝힌다. 1979년 12·12 군사반란 후 45년 만의 계엄은 이렇게 허망하게 선포됐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300명 안팎의 군인들이 국회에 난입했고 주요 인사의 체포조까지 가동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해방과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70년간 일군 성취와 자부심이 한방에 무너질 수 있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국회는 발 빠르게 움직였고 계엄 선포 2시간이 채 안 돼 해제를 결의한다.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포,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11일간의 기간 동안 대한민국은 충격과 공포, 혼란의 시간이 이어졌다. 외환·주식시장은 극심하게 출렁였다. 경제가 침체 국면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또 정치에 발목이 잡혔다. 우연이겠지만 8년 전처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을 앞두고 우린 또 대미 정상외교가 공백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따져 묻고 있다.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항변도 했다. “끝까지 싸우고 절대 포기 않겠다”고 한다.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만큼 이제 법의 잣대로 하나하나 따지면 된다. 다만 만약 죄가 성립되면 그 어떤 사면도 줘서는 안 된다. 전두환·노태우의 사면이 불러일으킨 21세기 계엄을 또 겪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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