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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4.0시대-경제] 국내 삼성·SK·현대차 順...해외는 구글 1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01 18:00:31국민들이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 선도기업은 삼성과 SK·현대자동차·LG그룹이었다. 경영인 조사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국내 검색시 1위는 미국 업체인 구글이었다. 차이는 기업인보다 작았지만 해외 대형 인수합병(M&A)이나 선도기술 개발에서 국내 기업이 다소 뒤처지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신문과 빅데이터 분석 업체 리비(Leevi)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대표기업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관련 언급량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으로 9,888건이었다. 반면 해외 업체 중 노출도 1위인 구글은 1만3,383건에 달했다. 삼성보다 약 35%, LG보다는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삼성의 구체적인 4차 산업혁명 키워드를 살펴보면 3D프린터가 1,861건으로 많았고 가상현실(VR)이 1,204건이었다. 사물인터넷(IoT) 1,108건, 증강현실(AR)은 704건, 인공지능(AI) 529건 등의 순이었다. 실제 삼성은 지난 5년간 전 세계에서 AI 스타트업 투자 기업 중 4위에 올랐다. VR와 IoT 투자를 비롯해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전방위 투자에 나서고 있다. 2위는 반도체와 AI를 주력으로 내세운 SK로 8,386건이었다. SK와 4차 산업혁명과의 키워드는 3D가 1,081건이었고 AR 1,052건, VR 789건, IoT 601건 등이었다. SK텔레콤은 AI 비서인 ‘누구’ 사업을 키우고 있고 SK㈜ C&C는 IBM 왓슨과 독점사업권 계약을 맺고 AI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제네시스’ 자율주행차를 선보인 현대자동차는 6,326건으로 3위에 올랐고 IoT를 적용한 가전과 전자제품에 주력하는 LG는 5,209건으로 4위였다. 경영인 순위에서 국내 3~4위에 올랐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업에서 5~6위로 처졌다. 네이버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키워드는 AR(1,420건)가 많았고 AI(1,260건)와 VR(848건)가 눈에 띄었다. 카카오는 AR가 937건으로 1위였고 VR(420건)가 뒤를 이었다. 리비 측은 “국내 대기업의 경우 덩치가 크고 회사 차원에서 수행하는 사업규모가 인터넷 기반 업체들보다 크기 때문”이라며 “경영인 개인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요 업체들도 대형 M&A와 혁신기술 개발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삼성이 9조원에 하만을 인수한 것을 빼면 눈에 띄는 대형 M&A는 없었다. 게다가 구글은 ‘알파고’를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해외 기업과 비교해 크게 뒤지는 소프트웨어(SW) 분야 경쟁력도 국내 업체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기업의 채용과 인사·교육·조직개편 등 회사 차원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산업정책을 담당했던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는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기업과 협업하는 열린 조직문화가 필수”라며 “이를 위해서는 인력채용 방식과 직원 교육이 이전과 달라져야 하며 조직도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리더십 4.0시대-특별인터뷰]"리더는 '불치하문' 솔선...회초리도 들 줄 알아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01 17:59:46박병원(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해 12월30일 “대통령은 모든 정보와 지식을 동원해 나라를 끌고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조언을 해줄 사람을 골라 24시간 들어야 한다”며 “불치하문(不恥下問)해야 하는데 그걸 못한 게 현 정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더는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서도 국민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경제와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불치하문해야 한다”면서도 “올바른 길이라고 판단하면 회초리도 들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더는 대중의 감정만 뒤쫓을 게 아니라 설득하고 이끌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주변 사람을 잘 쓰면서 장사가 잘되고 취업이 잘 되게끔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대통령 후보들에게) 어떻게 장사가 잘되고 취직이 잘되게 하겠다는 질문을 해서 가장 신빙성 있는 대답을 내놓는 인물을 리더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것이 안 된다면 최소한 “장사가 못되게 하는 일은 안 하겠다”고 약속하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보호가 필요한 계층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의무”라며 “단순히 복지혜택을 널리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은 리더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리더십 4.0시대-특별인터뷰] 박병원 "차기 대통령, 일자리 300개만 늘린다해도 장애물 없애줘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01 17:59:41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설명하는 두 단어는 ‘서비스업’과 ‘일자리’다. 지난 2001년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시절부터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재정경제부 차관,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을 때도 그랬다. 2015년 경총 회장에 선출된 후에도 “젊은 층을 위한 새 일자리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되는 단체나 사람들과는 무조건 싸우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인터뷰 내내 일자리를 말했다. 일자리를 위해 뛰는 게 좋은 리더이자 대통령이라는 게 박 회장의 얘기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나 정치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일자리 10개, 100개, 200개 생기는 게 대부분일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들었다.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LG가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지을 때 와서 축사를 했어요. 그걸 보니 도대체 LG가 일자리를 몇 개 만들길래 미국 대통령이 축사를 해줬는가 궁금합디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300개에요. 다음 대통령은 300개의 일자리를 위해서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주고 축하를 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 같은 방식의 일자리 창출 노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유효할까. 박 회장은 “충분하든 안 충분하든 일자리가 더 생기고 세금도 늘릴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며 “설악산 케이블카, 경복궁 옆 송현동 칼호텔, 동부그룹의 유리온실, LG의 새만금 스마트팜 중에 된 게 뭐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동국대 근처에 신라호텔이 있는데 이미 있는 것은 괜찮고 새로 짓는 것은 안 되는 게 우리나라”라며 “창조경제라는 게 몇 사람의 일자리는 해결해도 99%의 일자리는 책임 못 지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하고 있는데 우리가 안 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중요한 게 올바른 리더를 뽑는 일이다. 박 회장은 “일본 아베 총리의 소원이 물가가 오르는 세상 아니냐”며 “정치인들이 경기를 활성화시켜 돈 만들 궁리는 안 하고 기본소득 제도를 하겠다는 둥 돈 쓸 궁리만 하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가 차선으로 “‘장사가 못 되게 하는 건 안 하겠다’고 말하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편적 복지와 무상보육·무상급식의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적자가 아니라 일자리를 없애는 탓이다. “현재 보육시설의 85%는 민간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무상보육을 하면 재정적자가 커지면 안 되니까 단가를 안 올려 준다고요. 그럼 어린이집 원장들은 돈을 벌 수 없어요. 보육교사들 100만원밖에 못 주는 이유가 뭡니까. 이게 장사가 안 되고 취직이 안 되게 만드는 일이에요.” 이어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장사가 잘 되고 취업이 잘 되는 것”이라며 “복지혜택도 대상이 소수일 때는 괜찮지만 거대 조직이 되면 관료화돼 지원을 받는 개인의 경제적 독립과 자유·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리더가 모든 일을 직접 할 필요는 없고 그럴 수도 없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를 모두 완벽히 아는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담당 장관이나 수석에게 물어봐야 하는데 이번 정부처럼 받아적게만 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노무현 정부 때 재경부 1차관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됐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말에 가장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했던 게 나”라며 “그럼에도 토론이 가능했고 끝까지 자리가 보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대통령 자신의 생각과 여러 의견을 수용해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을 보좌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공무원들의 사기 저하에 대해서는 리더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공직사회에 책임을 주고 권한도 줘야 하는데 지금은 국회에 가야 해결이 되지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10개, 20개 일자리라도 만드는 일을 하게 하려면 턱도 없이 책임을 묻는 일은 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가 나서 불을 껐더니 왜 화단을 밟았느냐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공무원들을 믿고 그들이 ‘안 된다’고 해도 그들을 내치지 않는다는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정부는 그런 신뢰를 못 줬다”고 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He is △1952년 부산 △1968년 경기고 △1971년 서울대 법학과 △1975년 행정고시 17회 △1986년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실 서기관 △1996년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 △2001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2005년 재정경제부 1차관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2008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2011년 전국은행연합회장 △2012년 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 △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2013년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장 -
[신년기획]'대한민국 리더십'…지휘자형 리더 필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01 17:58:17‘소통’은 리더십의 기본 조건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소통은 과거와 전혀 다른 성격을 띤다. 리더라고 해서 폐쇄·독점적인 정보를 틀어쥔 시대는 끝났다. 모두에게 개방된, 급변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연한 사고와 빠른 판단력으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전 북대서양조약기국(NATO·나토) 사령관은 그의 저서 ‘팀 오브 팀스’에서 “전쟁이든 사업이든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어 세세한 규칙을 고수하고 리더가 모든 권한은 틀어잡는 ‘관리형 리더십’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는 상명하복이 철저한 미국 군대에서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고안해 사담 후세인을 생포하는 등 수많은 공적을 세웠다. 그는 “리더는 권한을 분산하고 부원들이 능동적으로 조직의 발전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하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구선수가 매번 슛을 할지 감독에게 물어보는 조직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소통하면서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 뚜렷하다. 서울경제신문이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리비(Leevi)’와 공동으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 등 온라인 글 1만건을 대상으로 ‘리더십’ 키워드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평적 리더십에 대한 욕구가 뚜렷했다. 국민·나라·직원을 ‘위하다(4,340건)’라는 키워드는 4위로 ‘카리스마(535건·41위)’의 8배가 넘었다. ‘배려(1,415건·23위)’ ‘소통(1,384건·24위)’ 등은 중위권을 차지한 반면 ‘지시하다·높다(472건·42위)’ ‘불통(409건·46위)’ ‘오너(377건·48위)’ 등은 하위권으로 밀렸다. 김병섭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장은 “수천년 전 황제가 집권했을 때도 리더십의 기본은 백성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사적 이익은 취하지 않는 것”이라며 “현재 국민 수준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는데 이번 정권은 오히려 퇴보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촛불집회 이후 ‘소통’과 연관된 키워드가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의혹’ ‘담화’ ‘진상규명’ ‘질문’ ‘불통’ 등 소통과 연관된 키워드는 1,211건으로 1~11월(2,704건) 월평균 246건의 5배로 늘었다. 또 책임과 연관된 키워드인 ‘퇴진’ ‘탄핵’ ‘하야’ ‘책임’ ‘사퇴’ 등은 총 3,727건으로 1~11월(1,761건) 월평균 160건의 23배가 넘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항상 국민 의견을 듣는 ‘광장을 향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과거 성공경험의 틀에 묶여 경로 의존성을 보이는 기업과 정부가 뛸 수 있도록 인센티브 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서로 다른 악기를 조율해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며 “리더가 이해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조정능력, 전체를 보는 눈, 미래를 보는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해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의 프레임(화두)은 ‘개헌’과 ‘트럼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12월25일까지 주요 대권후보 11명과 관련된 온라인 글 11만건을 분석한 결과 대선 프레임과 관련돼 가장 많이 나오는 키워드는 ‘개헌’으로 7,610건이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04건으로 뒤를 이었고 ‘경제(1,460건)’ ‘안보(649건)’ 등의 순이었다. /이연선·이태규기자 bluedash@@sedaily.com -
[리더십 4.0시대-특별인터뷰] 박병원 "가급적 人事 안해...아는 것도 일부러 물어보며 사람 키우죠"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01 17:57:24“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이나 은행연합회장 때도 인사를 별로 하지 않았어요. 누구나 그 자리에 와 있을 때는 그만한 역량이 있을 것이라고 인정해줘야 하고 또 미흡한 게 있으면 가르쳐가면서 훈련 시키는 게 조직 리더의 책무죠.” 박병원 경총 회장이 말하는 실천의 리더십이다. 그는 “조직의 수장이 되면 누가 전임자의 수족이라는 내용을 비롯해 인사에 관한 투서가 엄청나게 들어온다”며 “하지만 전임자가 중히 썼다는 것은 그만한 능력이 있어서 그랬던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인사를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인사라는 의미다. 이어 “새로 자리를 맡으면 파워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인사부터 하는 사람이 많다”며 “조직원들이 미흡한 게 있으면 가르쳐가면서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내가 아는 것도 일부러 짐짓 밑에 물어봤다”며 “확인하는 의미지만 일단은 물어봐야 그 사람이 신나서 일을 한다. 보좌한다고 앉아있는데 물어봐주지도 않으면 내공을 과시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사는 ‘플러스(+)’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 사람은 여기에서 2~3년 있으면서 훈련이 됐으니 다음에는 다른 것을 경험시켜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인사를 해야 한다”며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의 경우도 그에 걸맞은 자리로 바꿔줘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필기자 -
90도 암벽의 리더십...대한민국을 바꾼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7.01.01 17:56:0190도가 넘는 아찔한 경사의 암벽도 서로 손을 잡으면 오를 수 있다. 정유년(丁酉年) 새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순탄치 않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의 무역보복 등 대외여건도 어렵고 국내적으로는 19대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러한 난관을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헤쳐나갈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새해를 앞두고 북한산 경찰산악구조대의 전성권 대장이 이주용 대원의 손을 힘차게 이끌며 북한산 암벽을 오르고 있다. /송은석기자 -
[닭띠 CEO들의 새해 포부] 조용병·이광구·박진회 '행장 트리오' 리더십 기대
경제·금융 금융가 2017.01.01 17:53:58금융계에서도 닭띠 최고경영자(CEO)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올해 변화무쌍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시작되는데다 국내에서도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금융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안한 상황이다. 닭은 총명하면서 열정과 활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정유년(丁酉年) 닭띠 CEO들의 혜안은 어느 때보다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권 닭띠 CEO는 1957년생 트리오인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대표적이다. 조 행장과 이 행장은 올해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연임에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를 맞게 된다. 조 행장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를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큰형’ 리더십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의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취임한 후 저금리 속에서 핀테크와 해외진출을 경영목표로 내걸고 써니뱅크 출범과 자율출퇴근제 도입, 미얀마 진출 등을 이끈 바 있다. 이광구 행장은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인 민영화 과업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하는 민영화 첫 행장인 만큼 연임 가능성도 크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관측이다. 그는 2014년 취임하면서 ‘2년 안에 민영화를 하겠다’며 자신의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과단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 행장은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깊은 조예로 정평이 나 있으며 업계 최초로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선보이는 등 핀테크 분야에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씨티은행장이 된 박진회 행장은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다. 박 행장은 그동안 자산관리(WM) 강화와 디지털 전환 등에 중점을 두며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월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박 행장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등 안정적인 관리에 초점을 두고 올해 경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보험업계에도 닭띠 CEO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이태운 동부생명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 최종구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등이 있다. 여신업계에서는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과 박지우 KB캐피탈 사장이 닭띠 CEO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닭띠를 대표하는 CEO는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다. 1957년생인 김 대표는 2008년부터 교보증권의 CEO를 맡고 있다. 교보증권 출범 이래 이처럼 오랜 기간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는 없었다. 김 대표는 매일 아침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와 같은 근면·성실함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새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교보증권은 ‘경쟁력 확대 및 신규 수익원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2017년의 경영목표로 세웠다. 신성장 동력 육성과 각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의 새로 떠오르는 닭띠 CEO로 평가 받는다. 1969년생인 임 대표에게 2017년은 LIG투자증권에서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상호를 바꾼 첫해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사업별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투자전문회사로의 도약을 2017년 전략과제로 삼고 핵심사업과 신규사업인 사모펀드(PEF), 헤지펀드 등 투자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강동효·송종호기자 kdhyo@@sedaily.com -
반기문 "韓,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 원해"
국제 정치·사회 2016.12.18 17:35:58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72·사진)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은 새로운 포용적 리더십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히며 내년 초 대권 도전 의사를 가시화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송별 기자회견을 열고 ‘최순실 사태’ 이후 한국 상황에 대해 “가장 큰 위기들 가운데 하나”라고 진단한 후 “한국 국민들이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inclusive leadership)’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민이 어렵게 성취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잃고 싶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안다”면서 “나라의 미래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그러면서 ‘사회통합과 화합’을 한국 사회의 과제로 제시하고 “사고방식·소득 등의 차이를 조정해 화합으로 이끌 것이냐 등 생각해야 할 이슈들이 무수히 많다”고 지적했다. 퇴임 이후 열흘가량 주변 정리 후 다음달 10일을 전후해 귀국할 예정인 반 총장은 퇴임 후 “정치 지도자, 시민단체 대표 등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 내가 한국을 위해 무엇을 하는 게 최선이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밝혀 향후 대선 주자로 나설 계획을 시사했다. 한편 반 총장은 회견 이후 유엔 기자단 초청 송년 만찬에서 관례대로 자신이 출연하는 코믹 영상을 선보였다. ‘퇴직 후’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그는 운전기사 없이 직접 차를 몰고 셀카를 찍어보고,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다 훌쩍이는 평범한 일상을 연출하면서 퇴임에 대해 “슬프지만 이제 마침내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
[로터리]기업 리더십의 참 의미
오피니언 사외칼럼 2016.12.07 14:26:55김진면 휠라코리아 사장 리더는 ‘앞장서서 전체를 이끄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기업의 리더는 남이 걷지 않은 길을 찾아 나서는 패스 파인더(Path finder)로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길에 발을 내딛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임무를 지닌 셈이다. 기업 내 구성원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동기 부여 방법으로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당근과 채찍은 겉으로는 변화를 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겠지만, 이는 조직원들을 계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근과 채찍이 변화의 고통을 충분히 보상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조직원들은 차라리 변화하지 않는 쪽을 택하기 쉽다. 그래서 성공하는 리더는 당근과 채찍보다 ‘가치’를 활용하곤 한다. 사람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추구할 때는 자발적으로 나선다. 이것이 진정한 동기 부여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따르면 이런 구절이 있다.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선비는 자신의 인격을 알고 존중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는 뜻이다. 따라서 리더는 모름지기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믿음을 주어야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리더가 마땅히 갖춰야 할 마음자세나 행동 수칙은 이미 많은 책에서도 소개됐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리더 모두가 방법을 몰라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리더는 어느 상황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단호하고 객관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필자도 30여년 기업에 몸담는 동안 팀의 구성원으로 시작해 중간 관리자의 자리를 거쳐 조직의 리더 위치에까지 올랐다. 그 동안 여러 상관들을 모시고 지켜보면서 다양한 유형의 리더를 경험했다. 그 중 가장 좋은 유형은 덕장(德將)이라고 생각한다. 덕장들의 특징을 크게 네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첫 번째, 그들은 경청한다. 말하기 전에 깊이 듣고, 나와 다른 의견을 수용한다. 두 번째, 조직원의 차이를 인정한다. 개개인의 가진 가치를 발견해 키운다. 세 번째, 단점이 아닌 장점을 먼저 본다. 흠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럼에도 덕장은 장점을 찾아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권위를 내려두고 조직의 분위기를 위해 재미 요소를 부여한다. 농담 한마디가 얼어붙은 회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반전시킬 수 있다. 필자가 경험한 모든 덕장들은 이러한 네 가지 특징들을 지니고 있었다. 필자도 부단히 노력 중이다. 물론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정도를 지키고 항상 객관적인 시선에서 네 가지 덕목을 따르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리더는 조직을 이끌어가는 구심점이다. 리더가 흔들리면 조직은 와해된다. 리더가 개성이 다른 조직 구성원을 동등한 시선에서 바라보고 그들의 가치를 발견할 때, 조직을 이끌어가는 ‘동기’는 위에서 누군가가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 스스로에 의해 ‘내재화’되는 것임을, 이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기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리더십의 참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는 기회를 통해 기업의 리더들이 새해에는 큰 의미 속에서 더욱 힘차게 달려보기를 함께 응원한다. -
[Science&Market] 안트러프러너십과 리더십
오피니언 사외칼럼 2016.11.29 17:35:55안트러프러너십은 본래 무언가를 책임지고 맡는다는 안트러프러너(entrepreneurs)의 개념에서 출발했으며 주로 비즈니스 영역에서 새로운 일에 도전해 문제를 해결함을 뜻하는 기업가 정신을 의미하게 됐다. 핵심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면에서 혁신적 기업가 정신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 현대 경제와 사회적 관점에서 안트러프러너십은 ‘보유자원의 수준을 뛰어넘는 기회의 추구’라는 개념 정의가 통용되고 있다. 리더십을 발휘해 위험을 감수하고 비전을 갖고 불확실성을 다루며 혁신적이고 새로운 벤처를 창출하는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가 정신에 필수적인 자질은 혁신을 위한 비전 제시와 명확한 실행 아이디어의 도출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는 소프트웨어 자체가 비즈니스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불만족에 근거해 창업했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비즈니스 대상으로 삼아 잠재력을 인지하고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해나갔다. 훌륭한 기업가는 항상 역량 있는 전문가, 투자자와 고객을 유치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비전을 공유해 비즈니스 확대 및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기업가에게는 피드백에 대한 열린 수용성과 학습능력이 요구되며 아무리 뛰어난 지식과 역량이 있더라도 피드백에 개방적이지 않고 이를 개발·학습 기회로 사용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기업가 리더십(entrepreneurial leadership)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기업가적 사고와 행동을 기초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기업가적 사고와 행동에 따른 기업가 리더십은 안트러프러너십에서 강조하는 보유자원의 수준을 넘는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실행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신생 창업가에게도 새로운 사업의 성장과 이익 창출을 위한 기업가 리더십이 필요하다. 창업 이유와 목적·경영원칙·실행방안 등이 포함되며 이를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리더십을 갖추고 발휘하게 된다. 기업가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내재화하지 않고 신사업 진출이나 창업에 나서면 사업 기회와 위기 상황에 대한 판단 실기 등 긴급한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릇된 판단과 행동을 할 우려가 높다. 기업가 리더십을 지닌 리더는 신사업과 창업에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이다. 최고의 리더는 직원들이 조직의 비전에 따라 행동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며 영감을 통해 계획을 실행하고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해 업무 관련 관계를 조정한다.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리더는 창의·혁신 및 시장의 이해를 통한 이익 창출의 기회를 사전에 파악하고 조직과 고객 모두를 위해 효과적인 위험관리로 결과를 최적화할 책임이 있다. 기업가 리더는 비즈니스와 사회의 중요한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로 부상했으며 탁월한 비전과 강력한 파급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윈윈 시나리오를 찾으려는 책임감 있는 행동과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주변 상황의 어려움에도 달성 가능성에 대한 100%의 확신이 필요하다. 비전에 대한 상시 점검으로 올바른 추진 방향 유지가 필요하고 추진 과제에 관한 신속성과 적시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창업은 어렵고 힘든 일이나 저성장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진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똑똑한 지식인보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도전하는 창업자가 필요하다. 기업가 정신은 타고나는 것일 수도 있으나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설득력 있다. 우리 사회도 하루빨리 창업이 경제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류규하 삼성서울병원 연구전략실 교수 -
[만파식적] 메르켈 리더십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11.21 18:28:38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엊그제 임기 중 마지막 방문지인 독일 베를린을 찾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메르켈은 ‘안녕이라고 말하기 참 어렵다’며 안타까워했고 오바마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두 정상은 앞서 독일 주간지에 실린 공동 기고문에서 “세계화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독일인과 미국인이 협력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곧바로 오바마가 ‘뒷일’을 걱정하며 세계 자유주의의 리더십을 메르켈에게 위임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세계 정세가 급변하면서 메르켈의 리더십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글로벌 각자도생 시대가 열리면서 그나마 기댈 곳은 메르켈의 지도력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은 탓이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메르켈의 독일이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는 ‘팍스 게르마니카’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고 진단했을 정도다. 여기에는 물론 화합과 포용으로 대변되는 메르켈의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이 확고히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메르켈은 독일 정계에서 ‘뭐든지 먹어치운다’는 별명을 갖고 있다. 기독교민주당의 메르켈이 야당인 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과 수시로 정책 합의를 이끌어내는 연정을 구축함으로써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와 정책 실행력을 높이는 효과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원전문제나 징병제처럼 사회적 논란이 커지면 상대진영의 어떤 주장이라도 거침없이 먹어버리는 합리적 실용주의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올해로 집권 11년 차에 들어선 메르켈이 4연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난민사태로 지지율이 다소 꺾이기는 했지만 헬무트 콜 전 총리의 최장기 집권 16년과 맞먹는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인 메르켈은 국정을 책임진 후 주름살이 더욱 깊어졌다고 한다. 요즘 같은 난세일수록 메르켈 같은 넉넉한 지도자가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지구촌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일 듯하다. /정상범 논설위원 -
[리더십 붕괴...국가 비상사태] "비상한 각오" 외치더니...말뿐인 경제장관회의
경제·금융 정책 2016.10.26 18:06:10지난 19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비상한 각오”를 강조하며 매주 경제장관회의를 열겠다고 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26일까지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지난 회의에서 참석인원 17명 중 고작 3명만 참석해 비판을 받은 정부는 이번에는 회의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뒤늦게 일정을 조율해 27일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경제부총리는 19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대내외 위험요인을 놓치지 않고 비상한 각오를 갖고 무겁게 점검해나가겠다”며 매주 경제부처 장관들이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꼭 일주일이 된 이날까지 회의는 없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회의가 개최되려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종합정책질의가 열리기 전인 오전에 조찬을 먹는 형식으로 열려야 했지만 회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대신 기재부는 27일 오전 비공개 회의를 연 뒤 논의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대다수의 장관이 불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16개 부처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참석 대상이었지만 유 부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등 3명만 참석했다. 부동산 투기 열풍, 구조조정, 쌀 직불금 등 현안과 맞닿아 있는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농림축산식품부는 장관은 불참하거나 대리 참석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를) 일주일마다 이슈를 정하고 관련된 장관들끼리 만나 토론하는 방식으로 바꾸려고 한다”며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일정조차 미리 공지가 안 된 회의에서 얼마나 내실 있는 토론을 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전문가는 “경제문제가 안 터지게 관리해야 할 시기에 번번이 레임덕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경제부처 관료들은 수십번 회의를 열어서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청와대에서도 최순실 사태로 경제부처를 틀어쥘 힘도 없고 관료들도 내년 대선 이후를 생각하며 소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회의 결과에서는 기대감을 낮췄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리더십 붕괴...국가 비상사태] 국정동력 상실...정책 표류·성장률 하락·소비침체 '경제악몽' 재연
경제·금융 정책 2016.10.26 18:06:05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대통령. 1987년 개헌으로 5년 단임의 대통령제가 들어선 후 집권 후반기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1987년 체제 이후 역대 정부는 어김없이 레임덕에 시달렸다. 친인척·측근 비리 및 국정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며 국정 동력은 급속하게 상실되고 대통령은 아무런 권한이 없는 식물 대통령이 됐다. 정부가 추진하던 각종 경제정책은 표류하고 경기는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며 경제도 주저앉았다. 박근혜 정부도 집권 4년 차 레임덕에 빠지는 1987년 체제의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집권 후반기 약해진 국정 동력을 ‘개헌’이라는 카드로 되살리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국 대통령이 직접 연관된 ‘최순실 게이트’에 발목이 잡혔다. 대내외 복합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제 제대로 힘 한 번 못써보고 남은 임기를 마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 리더십이 힘을 잃고 오락가락하면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은 더욱 심해진다. 길을 잃은 경제정책이 미로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복합 위기에 빠진 한국경제=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공개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경기는 이미 급랭한 상태다. 소비는 반 토막이 났고 투자는 뒷걸음질쳤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2·4분기 1.0%에서 3·4분기 0.5%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같은 기간 2.8%에서 -0.1%로 마이너스가 됐다. 3·4분기 경제 성장률은 표면상 0.7%를 기록했지만 질은 좋지 않다. 건설투자 증가분과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0.8%)를 빼면 사실상 역성장이다. 실업률은 9월 3.6%로 같은 달 기준 2005년(3.6%)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9.4%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가장 높다.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은 올해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실물 경기도 좋지 않다.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불안한 미래에 소비는 꽁꽁 얼어붙었고 많은 기업들은 불확실한 경기 상황에 내년 경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레임덕과 함께 곤두박질친 경제=1987년 체제 이후 역대 정부도 대통령의 레임덕과 함께 경제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보그룹의 수서비리와 차남 현철씨의 구속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현준·진승현 게이트와 장남 홍업, 삼남 홍걸씨 구속으로 소속 정당을 탈당하며 집권 후반기 어려움을 겪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행담도 사건, 바다 이야기 파문에 이어 형님인 건평씨의 구속으로 같은 길을 걸었다. 가장 최근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영포 게이트, 형님인 상득씨 구속 등으로 집권 후반기 경제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1987년 체제 이후 역대 정부의 경제 성장률을 보면 2000년대 중반 골디락스(물가 안정 속의 호황기)에 집권했던 참여정부를 제외하면 5개 정부 모두 예외 없이 집권 4년 차를 거치면서 내려앉았다. 레임덕으로 인한 경제 심리 위축과 불안정성이 고조되며 투자는 침체 됐고 소비도 부진했다. 반면 유독 부동산 가격만 나 홀로 상승한 것이 눈에 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강남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문민정부는 전반기(1~2년 차) 0.0%에서 후반기(4~5년 차) 5.1%로 뛰었고 국민의 정부는 10.1%에서 28.6%로 상승했다. 참여정부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까지 선포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되레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가격만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정부도 최근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이 부동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제 체력 떨어진 정부…1년 4개월 버텨낼지 의문=박근혜 정부 3년 평균 경제성장률은 2.9%로 1990년대 이후 집권한 정부 3년까지의 평균 중 가장 낮다. 김영삼 정부 때가 8.5%, 김대중 정부 4.9%, 참여 정부 5.1%, 이명박 정부가 3.3%였다. 이전 정부는 그나마 집권 전반기에 길러낸 경제 체력이 하반기의 정치·경제 레임덕을 완충했지만 현재는 여력이 적다. 노태우 정부는 9.8%(3년 차)에서 6.2%(5년 차)로, 김영삼 정부는 9.6%에서 5.9%로, 김대중 정부는 8.9%에서 7.4%로, 이명박 정부는 6.5%에서 2.3%로 각각 떨어졌다. ‘747공약(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을 내세우며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집권 첫해 2.8%인 성장률을 3년 차에 6.5%까지 끌어올렸지만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결국 5년 차 성장률(2.3%)은 1년 차(2.8%)보다 더 가라앉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역대 정부에서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경제가 고꾸라지는 반면교사가 많음에도 경제 외적인 요인이 경제를 흔드는 현상이 이번 정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며 “경제 외적인 변수가 안 그래도 체력이 약해진 경제의 힘을 더 빼버릴까 두려운 상황인데 경제관료들의 복지부동도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지훈·이태규기자 jhlim@@sedaily.com -
[이슈&워치]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리더십 공백 최소화위해 여야 힘 모아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6.10.26 17:47:09국가 리더십이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의 오랜 말동무가 국정 연설문은 물론 민감한 외교·안보정보가 담긴 문건들을 미리 받아보고 자문까지 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경악을 넘어 할 말마저 잃었다. 이 일로 대통령은 국정 리더십을 완전히 상실했다. 박근혜 정부의 모든 정책결정 과정이 과연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 아니면 비선실세의 국정농간에 따라 결정됐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어떤 영화에 나오는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라는 대사처럼 대통령이 국가 시스템보다 비선 시스템에 의존하다 보니 국민과 공무원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마음도 떠났다. 한 국책연구원 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주변 사람 누구를 만나봐도 공무원들이) 요즘 꼼짝도 안 한다고 하더라. 이미 (공무원의) 마음이 떠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관련기사 2·3·4·5·31면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다 보니 벌여놓은 주요 국정현안은 표류하고 있다. “최악의 국가 비상사태”라는 세간의 평가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위기는 늘 있었지만 대통령 리더십 자체가 붕괴된 것은 지난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단군 이래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꼽히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정권교체와 맞물려 혼란스러웠지만 리더십은 건재해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기대마저 허물어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금은 대통령의 리더십 공백과 국가적 위기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이냐에 여야·정치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탄핵·하야 주장에 대해 남 지사는 “국가적 리더십을 더 공백 상태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정 리더십은 이미 상실했다. 문제는 새로운 리더십을 어떻게 만드느냐”며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지 못하면 국정은 표류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획기적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거나 “수사를 받을 일이 있으면 받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부족한 상황이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나라의 체면이 엉망이 됐다”며 “근본적으로 나라 구석구석 문제가 되고 있는 병리를 찾아 치유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홍길·나윤석·임세원기자 what@@sedaily.com -
[국가리더십 붕괴사태] "진상규명·靑참모진 사퇴 등 국기 바로잡을 모든 수단 동원해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16.10.26 16:31:44‘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국가 리더십의 존립 기반이 송두리째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각계에서는 정치·관료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 없이는 대한민국호(號)가 난파할 수 있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시발점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현 정권의 남은 임기 동안 경제·안보 현안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해야만 국가를 위기의 수렁에서 구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원로와 각계 전문가들은 26일 서울경제신문이 진행한 긴급 인터뷰에서 ‘국가 리더십 회복을 위한 5대 과제’로 △정확한 진상규명 △진정성이 담긴 대통령의 사과 △청와대 참모진 및 여당 지도부 총사퇴 △내각 전면 개편 △남은 임기 동안 경제·안보위기를 돌파할 성과 도출 등을 제시했다. 이날 서울경제신문이 접촉한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국정붕괴 사태에 대한 참담함을 토로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너무 신경질이 나서 어떤 이야기도 차마 할 수가 없다”고 말을 아꼈고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은 “국민들이 배신을 당했는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도 “너나 할 것 없이 국민 전체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일어났다. 말하기조차 민망하고 피곤하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침통한 심정에도 불구하고 이들 전문가는 각 분야에서 쌓은 혜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의 사과를 제대로 된 사과라고 받아들이는 국민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되물은 뒤 “의혹 해소를 위한 사과가 다시 한 번 필요하고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전면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특별검사제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이뤄내야 국민의 상처가 아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한 전 의장도 “대통령 수사와 탈당 등 모든 방안을 총동원해 무너진 국가의 체면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대철 국민의당 상임고문 역시 “현재 밝혀진 내용만 해도 탄핵 수준에 이르는 행태”라며 “내각 총사퇴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정직한 자기 고백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전직 관료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 또한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고언(苦言)을 들려줬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현 정부가 벌여놓은 여러 가지 정책 중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것도 못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규제개혁이든 노동개혁이든 국회와 국민을 설득해 유의미한 성과를 하나라도 남겨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강봉균 전 경제부총리도 “(국정농단 사태와 별개로) 임기 4년차에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현실적으로 임기 마지막까지 가장 중요한 정책 몇 가지에만 집중해 결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전 대통령 정책실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실질적인 청와대 견제가 이뤄지도록 당의 정책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진단했고 익명을 요구한 전직 관료는 “대통령이 비상한 각오로 측근들을 모조리 청와대·내각에서 내보내고 능력 있고 경험 많은 관료를 주위에 포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관료는 “어수선한 틈을 타서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대증요법이 득세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세원·나윤석·박형윤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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