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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간암신약, 美 PBM '처방 예상목록'에 등재에 주가 '쑥'[why바이오]
문화·스포츠헬스 2024.03.09 06:00:00HLB(028300)의 간암신약이 미국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올해 처방 예상목록’에 연달아 등재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PBM은 미국 의료보험시장에서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하는 처방약 관리업무 대행업체로 처방집에 오르지 않으면 미국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HLB는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2.65% 오른 9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만 89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계열사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HLB생명과학의 종가는 8.25% 오른 1만 5360원을 기록했고 HLB제약은 10.10% 상승한 2만 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LB제약도 장중 2만 37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HLB그룹은 8일 미국의 3대 PBM 중 하나인 옵텀Rx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시판될 것으로 현저히 예상 의약품’ 목록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옵텀RX는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산하 회사로 PBM 시장 점유율은 20%대 다. 이 외에도 서브유RX 등 주요 PBM들이 해당 의약품을 처방 예상목록에 등재했다. PBM 등재 여부는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PBM은 사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및 리베이트 수준을 논의하고 이를 통해 약국에서 처방 가능한 약품 목록인 ‘처방집’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사보험뿐만 아니라 공보험에서도 관련 업무를 PBM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PBM의 처방집에 오르지 못하면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기는 어려운 구조다. HLB의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글로벌 3상을 통해 간암 치료분야에서 역대 최장의 환자생존기간을 입증했다. 기존 항암제가 환자의 간기능이나 위장관출혈 등의 문제로 한계를 보이는 반면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은 환자의 간기능 정도에 상관없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에서 일관된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위장관 출혈 문제도 없어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PBM 등재가 연달아 이뤄지며 FDA의 신약허가 결정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FDA가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에 대해 5월까지 신약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있다. FDA 신약허가를 받으면 HLB는 해당 PBM들은 물론 미국 내 여러 보험사 및 산하 PBM들과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
용두사미로 끝난 통일부 업무보고
정치통일·외교·안보 2024.03.09 06:00:00부처가 매년 초 대통령에게 하는 업무보고는 한 해 그 부처의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뼈대다. 그만큼 언론도 중요하게 여기고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올해 통일부 업무보고는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자유로운 통일’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윤 대통령 기념사 후 대통령실은 자유주의 가치를 담은 새 통일구상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당연히 주무부처인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구체적인 계획과 발표 일정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이 됐다. 하지만 8일 열린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나온 결과는 달랐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새 통일방안에 '자유'나 '인권'이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과 발표 시기는 앞으로 통일미래 기획위원회와 통일부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나와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통일구상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수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윤석열 정부의 새 통일 구상이 따로 나오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김 장관은 "형식과 시기는 충분한 국민적 논의를 거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결정하겠다"고만 답했다. 물론 김 장관이 이렇게만 말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3·1절 기념사 후 일주일 만의 업무보고이므로 준비가 안 돼 있을 수도 있고,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혼선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기로 정부가 방침을 정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통일은 1953년 분단 이후 70년 넘게 이어져 온 민족 중대사다. 새 통일방안은 남북한 당사자는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과 동북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수립 이후 30년 만에 나오는 새로운 구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통일 주무부처인 통일부 업무보고에서는 3·1절 기념사보다 최소한 한 발이라도 더 나간 통일구상 수립 계획이나 적어도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발표 시점이라도 언급이 됐어야 했다. 이를 통해 언론의 검증을 받고 수정이 필요한 것은 수정을 거칠 필요가 있었다. 가뜩이나 남북 관계에 따라 부침을 많이 겪고 특히 이번 정부 남북 관계 경색에 따라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통일부다. 이번 신통일구상 마련 과정에서는 전문성을 십분 발휘해 역사를 관통하는 결과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길 기대해본다. -
"후배 위해 써달라"…이숙연 판사, 모교 고려대에 1억 기부
사회사회일반 2024.03.09 06:00:00고려대 출신 현직 판사가 모교 후배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 고려대학교는 이숙연(법학 91) 특허법원 고법판사가 8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정보보호대학원 후배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1억 원을 쾌척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 판사는 전날 열린 기부식에서 “고려대에 8년 정도 다녔다. 고려대 법학과와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을 다니면서 배운 것이 많다”며 “모교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어 기부했다"고 기부 취지를 밝혔다. 이어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정보보호대학원이 더욱 발전하고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업하고 생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려대에 따르면 이 판사는 지난 2009년부터 KUPC 기금. 법대 교우회를 통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정보보호대학원 발전 기금 등, 고려대의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를 이어왔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학교와 후배들을 위해 힘을 주시는 이숙연 고법판사님께 감사드린다”며 “이숙연 고법판사님이 기부해 주신 발전 기금은 기부자님의 후배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인재로 성장하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 "민간 응급의료기관에 31억원 추가 투입"
문화·스포츠헬스 2024.03.09 06:00:00서울시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31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서울 지역 주요 병원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민간 의료인력 긴급 채용에 이같은 비용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앞서 공공병원 대체인력 채용을 위해 26억원을 우선 지원했는데 31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 시장은 “위급한 환자가 치료받지 못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은 없어야 한다"며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중증·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응급실과 중환자실 기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병원장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 고대안암병원,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서울의료원, 중앙보훈병원, 보라매병원 등 서울 지역 주요 18개 병원장이 참석했다. -
[다음주 증시 전망] 금·비트코인 '역대 최고가'…美 AI버블 우려 주목
증권해외증시 2024.03.09 06:00:00코스피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지난 한 주 동안 소폭 상승했다.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2680선을 되찾았다. 다만 비트코인과 금과 같은 자산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주요 증권사들은 미국 주식시장의 버블 우려에 대한 논란이 증시의 향방을 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9일 2680.35보다 28.06포인트(1.06%) 오른 2680.35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주 첫 거래일인 4일 코스피 지수는 1.21% 오르며 2670선을 회복했으나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매물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적 발언에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다. 8일에는 1.24% 오르며 2680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9.79포인트(1.13%) 오른 873.18에 이번주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5거래일 동안 4125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기관 투자가들이 3839억 원, 개인 투자자들이 1338억 원을 팔면서 차익을 실현했다. 코스닥에서는 기관이 4158억 원을 내던진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326억 원, 2298억 원을 소화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에서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피어오르며 증시가 호조를 보인 데다, 특히 AI(인공지능) 수요가 공급을 상회한다는 전망 속에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반도체 종목이 강세 마감한 것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외국인은 지난 한 주 동안 SK하이닉스(000660)(4990억 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어 현대차(005380)(2286억 원), KB금융(105560)(1590억 원), LIG넥스원(079550)(1085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주총 시즌 들어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과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기관도 가세하며 배당 확대와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상장사는 82개사 2조 3794억 원으로 이는 3년 전에 비해 각각 2배,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하듯 이주 한 주간 은행(4.9% 상승)·보험(4.0%)·상사자본재(3.5%) 등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다만 금과 비트코인,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7만 달러에 근접하며 2021년 11월 이후 사상 최고치 경신했다. 현물 ETF 자금 유입과 4월 반감기 앞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 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온스당 2165달러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매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음주 증시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미국 경제지표 공개, 엔비디아의 GTC(GPU Technology Conference)를 꼽았다. 오는 8일 저녁에는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12일 저녁에는 미국 2월 소비자물가(CPI) 발표가 예정돼있다. 업계에서는 고용과 실업률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임금상승률은 낮아질 것으로 관측한다. 아울러 물가 불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는 18일 GTC2024 개최한다. 최근 AI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만큼 차세대 제품에 대한 언급이 기대된다. 현재까지는 2분기에 H200, 연말 경 B100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다음주 코스피가 2600~2720포인트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AI 성장 기대감, 미국 물가 우려 완화, 한국 수출 개선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등을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주식시장 버블 논란, 중국 양회 실망 등을 제시했다. 최근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주식 시장의 상승이 AI 관련 특정 종목들에 편중돼 있다는 점에서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대 편에서는 실적 개선세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버블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버블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펀더멘털·통화정책 차원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줄 변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은 가격 부담이 적다는 메리트와 트럼프 관련 불확실성의 부정적 영향을 감안하면 미국 주식시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
양회서 제시한 '5% 성장률 달성' 가능할까…中 경제 향방은 오리무중
국제경제·마켓 2024.03.09 05:40:00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5% 안팎’ 달성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놓았지만, 정작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전문기관의 시선은 엇갈린다. 한편에선 중국은 여전히 '대체 불가'라는 시각을 견지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부진한 경제 상황을 지목하며 신용 등급 강등을 경고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JP모건이 중국 성장에 기대를 걸면서 자산관리 부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자산운용 차이나(JPMAM China)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지레 왕은 인터뷰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중국의 뮤추얼 펀드 산업은 여전히 대체할 수 없는 성장 시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더 많은 사람이 부동산 이외의 자산으로 투자를 옮겨가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가계 자산의 10%만이 주식과 뮤추얼 펀드에 있는데, 미국에서는 약 33%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JPMAM 차이나는 새로운 CSI A5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올해 출시해 채 열흘도 되지 않아 20억 위안(약 3700억 원)을 끌어모았다고 강조했다. 해당 펀드는 오는 12일 상장 예정이다. 앞서 씨티그룹이 이르면 올해 말 완전 자회사 성격의 중국 투자은행 부문을 출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초 씨티가 향후 12~18개월 사이에 중국 투자은행 부문 출범을 목표로 한다며 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준법감시인(CCO)을 이미 고용했으며 우선 30명의 직원을 고용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비관적인 시선도 여전하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부진한 중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경고를 내놓고 있다. S&P는 중국의 경제 회복과 관련해 계속 더디거나 혹은 광범위한 부양책을 동원할 경우 중국의 신용 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반등하고 재정 압박이 완화되려면 중국 비관론이 해소돼야 한다며, 이런 사정의 개선이 현재 생각보다 더 먼 미래, 즉 내년 또는 2년 이내로 늦춰지면 부정적인 쪽으로 등급이 매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S&P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중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부동산 시장 문제로 인한 지방 정부의 재정 악화 우려를 이유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다. -
18년 만에 회장된 용진이형 첫 일정은…계열사 CEO와 회의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4.03.09 05:30:00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18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신세계그룹이 구축해놓은 유통시장의 판이 흔들리는 위기를 강력한 리더십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인사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경쟁력 회복과 온라인 유통 역량 강화, 고강도 쇄신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위급 인사가 수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전날 정 부회장은 회장으로 승진하는 한편 정 신임 회장의 모친 이명희 회장은 그룹총괄회장으로 이동했다. 이 신임 총괄회장은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는 유지한다. 정 회장의 여동생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과거 ‘1등 유통 기업’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갈림길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은 막중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취임한 정 회장은 첫 일정으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소집했다. 계열사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역삼동 센터필드에서 회의를 진행한 뒤 경영전략실이 있는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정 회장은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 시험대 위에 섰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더 잘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을 진두지휘하게 된 정 회장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 신세계그룹은 1993년 국내 최초 할인점인 이마트(139480) 창동점을 개점한 후 30여 년간 ‘대형마트=이마트’ ‘유통의 제왕 신세계’라는 질서를 구축했지만 최근 그 체제에 금이 갔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 매출액은 29조 4722억 원으로 쿠팡(31조 8298억 원)에 뒤처졌으며 신세계백화점(6조 3570억 원)과 매출 합산액(35조 8292억 원)도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46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그룹에서 분할해 법인을 설립한 후 첫 적자다. 신세계건설 실적 부진이 주된 요인이지만 이마트만 분리해 보더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마트 별도 기준 총 매출액은 16조 5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27% 감소한 1880억 원이다. 유통시장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추세 속 온라인 채널 역량 강화도 정 회장의 과제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인수하고 SSG닷컴을 신설했지만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로서리·직구 사업 강화 등으로 경쟁력 제고를 모색하고 있지만 온라인 유통 강자인 쿠팡과 최근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한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업체들과도 경쟁을 펼쳐야 하는 형편이다. 정 회장은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이라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그는 부회장으로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동안 업종을 넘나들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특히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인수한 2021년 한 해에만 약 5조 원을 쏟아붓기도 했다. 이번 인사로 정 회장의 경영 쇄신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신세계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 개편 때부터 (정 회장이) 사실상 회장으로 승진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고위급 인사는 정해진 때가 아니라 수시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인사를 포함해 경영 전반적으로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이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승진으로 ‘정용진 체제’로의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6%를,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00%씩 갖고 ‘남매 경영’을 뒷받침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정 회장이 신세계그룹을 이끌어왔고 지분 구조도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바뀌는 부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모친의 지원 아래 회장이라는 직함을 달았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고 정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갤럭시 링 유출된 줄" 아마존에 파는 이 스마트 반지, 정체 알아보니
산업IT 2024.03.09 05:30:00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이 연내 출시를 앞둔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오우라 링(Oura ring)’이 판로를 확대하면서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9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핀란드의 오우라는 최근 아마존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우라는 아마존 내에 자체 브랜드 스토어를 개설하고 오우라 링 제품 중 ‘오우라 호라이즌’과 ‘오우라 헤리티지’를 판매한다. 호라이즌은 399달러(약 53만 원), 헤리티지는 299달러(약 40만 원)다. 오우라는 온라인을 통한 직접 판매 방식을 고수해 왔지만 지난해 4월 미국의 전자제품 소매판매점 베스트바이에서 오우라 링을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최근 판로를 크게 넓히고 있다. 오우라는 이와 함께 운동 추적·소셜 서비스인 스트라바(Strava)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스트라바 앱에서 오우라 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트라바 사용자는 오우라 링을 활용해 운동, 수면 등 각종 활동에 대한 생체 인식 신호를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 오우라 링은 현재 반지 형태의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제품이다. 2015년 처음 출시돼 현재 3세대까지 나온 상태다. 이 제품은 활동, 심박수, 호흡 수, 수면 데이터, 체온, 생리 주기 등을 측정·분석하는 기능을 갖췄다.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2년 3월 기준 100만 대를 판매하는 등 상당한 팬층을 확보했다. 오우라 링이 판로 확장 등 적극적인 판매 전략에 나선 것은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인 ‘최대 경쟁자’ 갤럭시 링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다. 사실상 경쟁 없이 시장을 이끌어 온 상황에서 순식간에 시장 점유율을 뺏길 위기에 놓이면서 서둘러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갤럭시 링의 실물을 공개했다. 수면 트래킹(추적)과 심장 건강 모니터링 등 다양한 건강 지표를 측정할 수 있다. 운동과 수면 보조 기능 뿐 아니라 피부 온도 변화를 통해 생리주기나 미세 심방세동 감지 등 고도화한 헬스케어 기능도 갖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을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새롭게 형성될 스마트 링 시장의 경쟁 구도를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안드로이드오쏘리티는 “오우라링보다 디자인이 세련됐다”고 갤럭시 링의 손을 들어줬다. 두 제품은 반지 형태의 건강 지표 측정 기능을 담은 기기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외관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매끈한 원형인 갤럭시 링과 달리 오우라 링은 위쪽이 각진 형태다. 단일 제품인 오우라 링과 달리 갤럭시 링은 갤럭시 스마트폰, 갤럭시 워치 등 ‘갤럭시 생태계’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에서만 사용 가능한 갤럭시 링과 달리 오우라 링은 애플의 iOS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아이폰 생태계 공략에 더 유리하다는 이점을 가졌다. 갤럭시 링과 오우라 링의 경쟁에 이어 애플까지 시장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 내부에서는 스마트 링을 비롯한 웨어러블 장비 개발 논의가 시작됐다. 이른바 ‘애플 링’으로 불리는 스마트 링은 아직 아이디어 제안 단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갤럭시 링의 출시로 시장이 크게 확대되면 애플도 이른 시일 내에 참전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된다. 애플은 10년 전부터 스마트 링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서 시장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새로운 웨어러블 영역인 스마트 링 시장은 지난해 2000만 달러(약 264억 원)에 그쳤지만 2031년에는 1억 9700만 달러(약 2600억 원)로 10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
[오늘의 날씨] 토요일 아침 최저 -7∼1도…바람 강해 더 추워
문화·스포츠라이프 2024.03.09 05:30:00토요일인 9일은 전국이 대체로 맑고 아침 기온이 낮아 추울 전망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7∼1도, 낮 최고기온은 3∼10도로 예보됐다.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는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낮과 밤의 기온차도 10도 안팎으로 크겠으니 환절기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울릉도·독도는 아침까지 1∼5㎝의 눈과 5㎜ 안팎의 비가 예보됐다. 제주도는 가끔 구름이 많겠고 산지에는 새벽에 0.1㎝ 미만의 눈이 날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국이 '좋음'∼'보통'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5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의 먼바다)의 파고는 동해 1.5∼4.0m, 서해 0.5∼3.5m, 남해 0.5∼3.0m로 예상된다. -
청년층에 더 가혹한 금리·물가·고용 삼중고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3.09 05:30:0020대 후반의 미혼 직장인 A 씨는 올 들어 배달 음식을 이틀에 나눠 먹고 있다. 최소 주문 금액을 맞추다 보면 혼자 먹기에 양이 많을 때가 있는데 최근에는 식료품 가격이 치솟아 남은 음식을 보관했다가 다시 먹는 것이다. 한 개에 5000원을 오르내리는 사과를 비롯해 가격이 급등한 과일을 사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A 씨는 “월급이 오르는 속도에 비해 물가가 너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와 물가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청년 고용지표까지 악화하면서 MZ세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총선 후에는 노동 개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인플레이션(2.8%)에 실업률(3.7%)을 더한 경제고통지수는 6.5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에는 물가 상승률이 3.1%로 더 뛰었다. 사과(71%)와 귤(78%)을 포함한 신선식품 가격이 무려 20%나 폭등했다. 청년층(15~29세)만 놓고 보면 어려움은 더 크다. 1월 실업률은 6.0%로 지난해 12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20대 실업자는 1월 기준 23만 3000명으로 한 달 새 2만 명 증가했고 30대는 같은 기간 실업자가 1만 4000명 늘었다. 김지운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일 경험”이라며 “기업에 채용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민과 대학생 등 사회 초년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저축은행 같은 2금융권의 예대금리차도 더 커졌다. 정부가 연내 공급하기로 한 청년 주택 11만 가구도 ‘그림의 떡’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중반의 청년이라면 대부분 월평균 소득 140%(470만 원) 조건을 넘어서게 돼 청년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없다. 갈 길을 잃은 청년들은 가상자산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소득이 낮은 주거 취약 계층에는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공공주택을 제공하고 일정 소득 이상의 청년에게는 대출금리를 우대하는 등 정책금리 혜택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대 일자리 매달 8만개 사라져…"노동 유연성 제고 서둘러야"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직장인 B 씨는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저가 휴대폰 요금제로 바꿨다. 4년 전에 샀던 휴대폰의 약정을 1년 추가하고 음악 구독 서비스도 최근에 해지했다. B 씨는 8일 “최근 나온 기후동행카드를 활용해 교통비도 아끼고 있다”며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씨뿐만이 아니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 여건이 나쁜 MZ세대 입장에서 고물가는 더 뼈아프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는데 집을 사기에 대출금리는 너무 높아 MZ세대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청년층 관련 통계는 좋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8만 5000명 감소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30대 ‘쉬었음’ 인구도 전년보다 2만 1000명 늘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35만 명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20대만 놓고 보면 지난해 월평균 일자리가 전년 대비 8만 1750개씩 사라졌다. 20대 평균 임금 근로소득은 2022년 기준 255만 원으로 전체 평균(353만 원)에 비해 100만 원가량 낮다. 금융 여건도 나쁘다. 서울경제신문이 한국은행의 대출금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민과 대학생, 사회초년생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 차이는 지난해 10.68%포인트에서 올 1월 10.81%포인트로 상승했다. 신용협동조합도 같은 기간 2.02%포인트에서 2.14%포인트로 뛰었다. 금융기관의 예대금리 차이가 벌어졌다는 것은 대출자 입장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금리를 부담했다는 뜻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29세 이하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율은 6.59%로 전체 평균(3.1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렇다 보니 젊은 층과 기성세대 사이의 자산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을 보면 39세 이하 청년층의 순자산은 2019년 평균 2억 2000만 원에서 2022년 2억 6000만 원으로 4000만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40세 이상 중장년층의 순자산은 평균 3억 8000만 원에서 4억 9000만 원으로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년층과 청년층 사이의 자산 격차가 1억 6000만 원에서 2억 3000만 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살만한 집도 마땅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주(0.05%)보다 0.08% 상승하며 42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 역시 0.03% 올라 지난해 7월 10일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규모별로 보면 135㎡(-0.05%) 이상의 대형 평수는 약세를 나타냈지만 40㎡ 이하(0.04%), 40~60㎡(0.05%) 등 소형 평수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청년들의 주거 여건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청년 대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저출생 극복을 이유로 신혼부부에게 1억 원을 대출해준 뒤 원리금을 차등 차감해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월 20만 원대 대학생 기숙사 5만 가구 공급, 월 3만 원만 내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청년 패스를 약속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경기 광명에서 청년 지원 정책을 주제로 개최한 민생 토론회에서 수영장·헬스장 시설 이용료에 대한 문화비 소득공제와 교통비·문화비 지원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신생아 특례대출과 청년 주택드림대출 등을 시행하는 등의 청년 주거 안정책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은 대증요법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의 정책은 총선을 앞두고 현금 지원과 공공주택 공급에만 집중해 근본적인 해법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재원 문제도 논란거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면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늪에 빠진 청년층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미뤄왔던 노동 개혁을 포함한 구조 개혁을 총선 이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관가에서조차 정부가 단기적인 경제 성과에 집중하고 있어 구조 개혁에 대한 논의를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많이 떨어져 한 번 고용을 하면 쉽게 해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청년 채용 등을 꺼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
의협 회장 공석인데 회장 직인? '블랙리스트 지시 문건' 진위는
사회사회일반 2024.03.09 05:30:00대한의사협회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행동 불참) 전공의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문건이 온라인에 유포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의협은 해당 문건이 “명백한 허위 문건”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찰은 즉시 수사에 착수하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인을 ‘의사협회 관계자’라고 밝히며 “의협 내부 문서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 첨부된 의협 내부 문서로 추정되는 문건은 △정부 의료정책 반대 여론 형성 방법 △소속 근무처에 사직서 제출 및 여론 조성 방법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특히 7일을 기해 수정된 지침에는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을 작성 및 유포하라”며 “개인이 특정되는 정보는 블러 처리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건은 “불참 인원들에 대한 압박이 목적이므로 블러 처리된 정보만으로 충분하다”며 “특정되는 정보는 모두 블러 처리되므로 위법 소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7일 의사와 의대생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전원 가능한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들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의협이 실제 해당 문건의 작성 주체라면 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셈이다. 경찰의 문건 조사 결과에 따라 의협 측의 전공의 집단사직 교사·방조 관련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이 전공의들의 이탈을 주문하거나 지시 또는 지지해 전공의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및 교사·방조 혐의 등으로 고발 조치했다. 하지만 의협 측은 “의료 공백 사태는 전공의들의 자발적 포기 운동”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9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 12일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등을 소환 조사한다. 하지만 의협은 해당 문건과 관련해 “비대위는 해당 글에 게시된 문건이 명백히 허위이고, 사용된 의협 회장 직인이 위조된 것임을 확인했다”며 “사문서 위조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해당 문건에 찍힌 의협 회장 직인을 조작의 유력한 근거로 보고 있다. 이필수 전 의협 회장이 지난달 사퇴한 이후 현재 의협 회장 자리는 공석이기 때문이다. 대신 김 위원장 등이 의협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문서 번호, 작성 날짜 등이 없어 공문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의료계에서 의구심을 보내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문서의 진위 등 사실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실제 의협이 이 문건을 작성했는지 확인한 뒤 본격적인 수사 진행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
KBO 중계권 따낸 티빙…토종 OTT 1위 되찾을까
산업IT 2024.03.09 05:30:00티빙이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획득한 가운데 쿠팡플레이를 제치고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수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티빙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는 지상파 3사 중계와 별도로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를 생중계할 수 있는 권한이다. 티빙은 이번 중계권을 따내기 위해 연평균 45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3년동안 지급하는 금액은 1350억 원에 달한다. 지난 5년간 중계권을 갖고 있던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035720)·KT(030200)·LG유플러스(032640)·SK브로드밴드)이 연평균 220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것을 고려하면 2배가량 많은 수치다. 통신·포털 컨소시엄은 직전 5년동안 총 1100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 티빙은 다음 달 30일까지는 무료로 KBO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후부터는 광고형 요금제(월 5500원), 베이직 요금제(월 9900원)을 내야 한다. 업계에서는 티빙이 거금을 내고서라도 KBO 중계권을 획득한 것에 대해 치열해지는 OTT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가져가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티빙은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토종 OTT(티빙·쿠팡플레이·웨이브) 중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였으나 같은 해 8월부터 쿠팡플레이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쿠팡플레이가 지난해 OTT 중 최초로 K리그 전 경기 중계를 시작한 데다 미국프로풋볼(NFL) 등 스포츠 콘텐츠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이용자를 뺏긴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 OTT 중 티빙만 유일하게 MAU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쿠팡플레이를 앞지르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올해 2월 기준 MAU는 661만 명으로 전월 대비 5만 명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쿠팡플레이(778만 명→774만 명), 웨이브(441만 명→425만 명) 등이 감소 추세를 보인 것과는 비교된다. 글로벌 OTT의 절대 강자로 꼽히는 넷플릭스조차 지난달 MAU가 1281만 명을 기록하며 전월(1251만 명) 대비 소폭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티빙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빙은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이번 KBO 중계권 획득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오는 23일부터 KBO 리그가 개막해 다음 분기부터는 실적에 온기가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
고금리와 치솟는 전셋값에… 집 없는 청년들 "막막하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03.09 05:30:00국내 한 대기업에 다니는 김 모씨는 최근 고민이 깊다. 내년 결혼을 앞두고 서울 도심에 신혼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전셋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청년 주거대책을 내놓았지만 김 씨는 소득 기준을 넘어서 적용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김 씨는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들 대부분 정부가 정한 소득기준을 넘어서 청년 특별공급을 받지 못 한다”며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5억 원을 넘는데 대출금리도 높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막막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근 고금리와 전세 가격 상승으로 청년들의 주거 문제기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세대를 위한 맞춤형 주거대책과 공공·민간 물량 공급방안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68%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4.82%)보다는 낮아졌지만 3% 중반대를 기록했던 2021년보다 여전히 높은 상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3.99%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공급절벽’ 현상이 나타나며 전셋값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0.05%)보다 0.08% 상승하며 42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역시 0.03% 상승해 지난해 7월 10일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규모별로 보면 135㎡(-0.05%) 이상의 대형 평수는 약세를 나타냈지만 40㎡ 이하(0.04%), 40~60㎡(0.05%) 등 소형 평수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청년들의 주거 여건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에 최근 공공분양·임대 등 청년 주택 11만 가구를 연내 공급하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소득 제한 등이 적용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청년은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에 다니는 30대 중반의 청년이라면 대부분 월평균 소득 140% (470만원) 조건을 넘어서게 돼 청년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없는 실정이다. 반면, 소득백분위 중위 50%보다 낮은 구간의 청년들은 특공을 받더라도 여전히 분양가 부담이 높아 청약은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청년 주거정책이 소득계층별로 다양화하고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 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소득이 낮은 주거취약계층에는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공공주택을 제공하고 일정 소득 이상의 청년에는 대출 금리를 우대하는 등 정책금리 혜택을 높여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신율의 정치난타]‘지민비조’ 협력관계 오래 못간다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3.09 05:30:00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는 동일하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종식하고, 심판하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은 윤 정권에 실망한 중도파와 합리적 보수파까지 끌어와 지역구에서 1대1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런 언급을 보면 조국당은 민주당의 지역구 후보들을 지원하고 자신들은 비례대표 후보들의 당선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라는 공조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단순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논리적으로 따지면 두 정당이 연대하거나 공조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가 중첩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 대표 자신도 재판받고 있는 사건이 한둘이 아닌데 2심까지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 대표와 연대할 경우 사법 리스크가 두 배가 돼 상대방에게 좋은 공격 포인트를 제공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둘째,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을 정권 심판론으로 치르고 싶어하는데 조국당과 연대할 경우 많은 유권자들이 2019년 조국 사태를 떠올려 정권 심판론은 사그라지고 불공정에 대한 심판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중도층도 민주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생각할 것이다. 셋째, 이 대표와 친문과의 관계를 들 수 있다. 모두 알다시피 현재 민주당에서는 ‘문·명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수 친문 의원들은 당을 떠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당내 주류 교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아무리 총선 승리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친문 그룹의 상징적 인물 중 하나와 손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이 대표는 조 대표와 연합하는 것이 당을 떠난 친문이 다시금 당내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조 대표는 살고 이 대표는 사라질 수 있다. 이런 이유들을 종합해 보면 이 대표는 조국당과의 연대를 절대 생각할 수 없다. 즉 당장은 표면적으로 협력을 말하지만, 조국당과 선을 분명히 그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주당의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단 연대하고 보자는 식으로 나올 수도 있다. 가뜩이나 여당이 민주당 위성정당에 대해 ‘종북 좌파 세력과 음모론자들의 국회 진출 숙주이자 교두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하는 상황에서, 그리고 다수의 의원이 탈당하는 상황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현재 약진 중인 조국당과의 연대를 고려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어차피 궁극적인 목표가 민주당에 들어가는 것인데 이를 위해 총선에서 민주당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현재 시점에서 양당이 서로 필요에 의해 연대나 협력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총선 이후에도 양당의 협력 관계가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高물가'에 높아진 보육의 벽, 워킹맘은 어디로 가나[일당백]
국제국제일반 2024.03.09 05:30:00워킹맘들에게 일과 가정(보육)의 양립은 풀리지 않는 숙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여성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가능해 보였던 적도 있지만 새로운 장애물들이 잇따라 튀어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생필품 뿐 아니라 집값이 오르는 등 보육에 드는 경제·사회적인 비용이 커지면서 그녀들은 다시 높아진 ‘보육의 벽’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전세계 각국에서 펼쳐지는 ‘보육 전쟁’ 속에서 워킹맘들의 고군분투기를 훑어본다. 전세계적 현상 ‘고물가’…치솟는 보육료에 허리 휜다 # 뉴욕시의 한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고 있던 에이미 푸네스는 관리직으로 일하며 연 3만8000달러(약 5017만원)를 벌고 있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녀가 싱글맘임에도 ‘풀타임 탁아소’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국가 보조금을 받기에는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었던 것. 직장을 그만두는 것만이 단기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고민 끝에 그녀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들 레오와 함께 보호소로 이사했다. 푸네스는 “한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것이 이렇게까지 어렵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전 세계적으로 어린 자녀를 위한 보육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보육비 증가에 따른 스트레스는 주로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다. 보육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일을 선택하는 여성들은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승진을 포기하고 있다. 일부는 출산 자녀 계획 수를 줄이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심하기도 한다. 푸네스가 일하고 있던 뉴욕의 경우 미국에서 소득 대비 보육료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다. 뉴욕 가정 중 80%가 보육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5Boro Institute 보고서). 그레이스 라우 5Boro 전무 이사는 “한 가정이 뉴욕에서 보육비를 감당하려면 연간 평균 30만달러(약 3억9621만원) 이상을 벌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부모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보육료는 또 다른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지불하는 것과 같다"고 답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 높아진 물가로 보육료 뿐 아니라 보육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달 22일 영국의 보육원 4분의 1이 임금 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내로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아이가 있는 부모의 3분의 1이 더 높은 보육 비용에 대처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 더 적은 시간을 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팬데믹이 끝나자 기업들이 부모들에게 사무실 출근을 권장하면서 보육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과 씨티그룹, 로이드 등 은행이 주도한 팬데믹 이후 유연한 근무 방식을 끝내고 속속 근로자들을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다. 가디언은 유연한 근무 방식의 종말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추가 보육료를 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20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고용주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이틀 더 사무실에 나오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각 가정마다 매달 평균 664파운드(약 112만원)에 해당하는 보육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틀랜드의 금융 서비스 종사자인 사라(가명)는 “고용주가 요구하는 사무실 의무 근무일수가 주 3일에서 주 4일로 늘어나면서 추가 보육 비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 설문에 응한 부모의 3분의 1 이상은 사무실 근무를 피하기 위해 이미 직장을 옮겼다고 답했다. 집값까지 높아지며 이중·삼중고 처한 부모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값까지 오르며 보육 부담이 더욱 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경제 분석서인 ‘미니백서’에는 2019년부터 도쿄의 집값 상승에 따라 인근 수도권으로 전출하는 인구가 늘었다고 나와있다. 특히 아이를 가진 비중이 높은 25~44세 ‘육아 세대’의 전출이 눈에 띄게 많았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평균가격은 처음으로 1억엔(약 8억9207만원)을 넘어섰다. 미니백서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기혼여성의 경우 출퇴근 시간이 15분 길어지면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5.0%포인트 낮아졌다는 연구도 소개했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중국도 높은 보육료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위와인구연구소는 1인당 GDP 대비 18세까지 아이를 키우는 비용은 중국이 약 6.3배로 호주(2.08배), 프랑스(2.24배), 미국(4.11배), 일본(4.26배)보다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성불평등, 높은 출산 비용으로 여성이 가정과 일의 균형을 이루기 어려운 점 등의 이유로 중국인들의 평균 출산 의지는 거의 세계에서 가장 낮다"고 밝혔다. 2023년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약 1.0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근무·AI, 워킹맘의 구원자 될까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2로 중국보다도 낮다. 높은 집값 등을 포함해 보육 부담이 크다는 것이 출산율 제고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희망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연한 근무제가 확산하고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직업이 생겨나게 되면 양성 평등을 개선하는 한편 보육의 어려움을 일정 부분 개선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 2년 전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를 떠난 캐서린 피니는 사모펀드가 투자 실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1인 컨설팅을 시작했다. 노트북과 두 대의 휴대용 모니터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와이파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다. 피니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팬데믹으로 인해 전문 서비스에서 원격 작업이 훨씬 더 수용되는 방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흥 분야에서 여성이 어떤 면에서 과소평가되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향이 있을 수 있지만 여성은 또한 새로운 기술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관련 사례들을 소개했다. 미국의 금융 서비스 회사인 ‘프루덴셜 파이낸셜’은 육아 등으로 잠시 휴직했던 근로자들의 재숙련을 돕기 위해 회사 안에 ‘긱 이코노미(정규직 보다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경제)’ 플랫폼을 만들었다. 테크 기반의 일을 하는 여성이 많아지면 원격으로도 근무할 수 있어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근무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추가 보육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출산 휴가를 다녀온 여성들이 직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육아 휴직을 쉽게 쓰지 못하는 것은 육아 휴직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사무실에 자신의 자리가 없거나 정규직 사무직을 고집하는 상사 등 각종 리스크가 두렵기 때문인데 회사에 발을 걸쳐두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이같은 두려움을 없애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런던에 있는 법률 회사 핀센트 메이슨의 파트너인 스테이시 킨은 이제 여섯살이 된 첫째 아이와 세 살이 된 둘째 아이를 낳는 사이에 일주일에 하루씩 재택근무를 했다. 이제 그녀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통해 일주일 중 절반만 사무실에 출근할 수 있게 됐다. 그녀는 “아이를 둘 다 잘 키우기 위해서는 더 큰 유연성이 필요한데 하이브리드 근무는 이를 충족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고물가·고금리'가 뉴노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보이는 가운데 암담한 보육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기업은 유연근무제 확산에 힘쓰는 한편 돌봄 비용 지급 등 국가의 도움도 더욱 확대되어야지만 워킹맘들이 보육의 벽을 넘을 수 있는 발판이 조금이라도 높고 단단해지지 않을까. <편집자주> 우리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일의 기쁨과 실망’ 속에서 몸부림치곤 합니다. 그리고 이는 옆 나라와 옆의 옆 나라 직장인도 매한가지일 겁니다. 먹고 살기 위해선 결코 피할 수 없는 ‘일 하는 삶’에 대해 세계의 직장인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앞으로 매주 일요일 ‘일당백(일요일엔 당신이 궁금한 100가지 일 이야기)’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글로벌 미생들의 관심사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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