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트럼프·모디 러브콜…K조선업에 새 기회 무역전쟁 방패 기대
산업기업 2025.03.03 17:42:27중국의 ‘해상굴기’를 저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미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에서도 조선업 육성을 위해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산업이 글로벌 무역전쟁의 방패막이로도 주목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329180)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미국과 함정정비계약(MSRA)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미 해상수송사령부(MSC)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참가했다. 이미 2척의 MRO를 수행 중인 한화오션(042660) 역시 이번 MRO 수주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반도체에 고율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업계에는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대선 승리 직후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및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은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도 지난달 “중국은 우리가 선박 1척을 만들기 전에 10척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며 동맹과 협력을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의 이달 방한이 성사될 경우 국내 조선소들을 찾을 가능성도 높게 제기된다. 미국 의회 역시 백악관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달 미 의회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동맹국의 조선소에 미 해군 함정 건조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 등을 발의했다. 외국 조선소에 군함 건조를 맡기는 것을 금지하던 미국이 동맹에 한해 예외를 둔 셈이다. KOTRA는 미국 해군이 향후 30년간 매년 42조 원 규모의 군함을 발주할 계획이고 연간 10조 원 규모의 MRO 사업 물량이 나와 국내 조선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도 역시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 인도 항만해운수로부의 쉬리 티케이 라마찬드란 차관은 지난해 HD현대(267250)중공업의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 삼성중공업(010140)의 거제조선소를 잇따라 방문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인도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방문단을 파견해 현지 조선업체인 L&T와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동맹의 종말…일본서도 "美 없는 생존 각오해야"
국제경제·마켓 2025.03.03 17:42:0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충돌 이후 서방 자유주의 진영에서 ‘세계 질서가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자국 이익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이면서 각자도생이 불가피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 주요 정상회의에서 유럽 국가에 국내총생산(GDP)의 3~3.5% 수준으로 방위비를 증액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유럽의 방위비 분담률은 GDP의 1.5% 안팎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GDP 5% 수준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한 데 대한 답변으로 읽힌다. 이날 정상회의에 참여한 상당수 국가가 방위비를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달래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회의를 주재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리는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의지의 연합’을 결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이는 2003년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 때 쓴 표현으로, 영국은 당시 ‘의지의 연합’에 참여해 미국 외 최다 병력인 4만 5000명이 참전했다. 가디언은 “‘우리가 여러분을 도왔으니 호의를 되돌려달라’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날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중전과 해상전부터 즉시 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안보 보장이 없는 휴전은 모두의 실패”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의 안보 긴장감이 본격화한 것은 미국이 지난달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회담을 가지면서다. 특히 지난달 28일 미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인 후 쫓겨나듯 워싱턴을 떠나면서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히가시노 아쓰코 쓰쿠바대 교수는 “트럼프 정권에서는 미국에 과도한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유럽이나 일본도 미국 없이 생존할 수 있도록 상당한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언론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를 안보 동맹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 ‘노르트스트림2’을 재가동하기 위해 미국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 파이프라인으로 2021년 완공됐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멈춰 있다. CNN 역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단순히 돈 문제를 넘어 미국과 러시아 관계의 근본적인 재정립과 관련이 깊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백악관이 크렘린의 한 부분이 됐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안보 지원 가능성은 줄어드는 반면에 러시아의 핵무기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세계 주요국의 핵우산 시스템 재정비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신START)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러 간에 유일하게 남는 핵군축 조약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5년 연장됐다. 다만 재연장 규정은 없고 내년 2월에 효력이 사라진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 ‘나쁜 거래’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군비통제협회의 대릴 킴볼 사무총장은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조약 만료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고 만료 기한을 늘리는 새로운 합의는 어려울 것”이라며 “효력 상실 후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의 실전 배치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세계 질서가 강대국이 대치하는 2차 세계대전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 모든 것은 강대국 간 경쟁과 균형으로 대변되는 2차 대전 이전의 모습으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용감한 신세계가 아닌 위험한 옛 세계로의 회귀”라고 꼬집었다. -
美 관세공격 한차례 참은 中…양회 반격 수위에 관심 [한동훈의 위클리전망대]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3.03 17:41:50이번 주에는 4일부터 열리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세계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양회 개막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날이어서 중국 당국이 미 무역 압박에 어떤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부양책도 관심사다. 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중국 당국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최대 900조 원 특별국채 발행 등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물경제와 물가 흐름을 진단할 수 있는 지표들이 공개된다. 4일 통계청은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경기 동향이 반영된 ‘1월 산업활동동향’을 공개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소매 판매는 전달 대비 0.6% 감소해 넉 달째 반등하지 못했다. 비상계엄 등의 여파로 움츠러든 내수 소비가 연초에 얼마나 회복됐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날에는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인 ‘넥스트트레이드(NXT)’가 출범한다. 국내 주식투자자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5일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를 공개한다. 올 1월 발표된 2024년 성장률 속보치는 지난해 11월 예상치인 2.2%보다 0.2%포인트 낮은 2%로 제시됐다. 이번에 공개되는 수정치가 속보치와 얼마나 차이가 날지 주목된다. 6일에는 통계청이 2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내놓는다. 올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고환율·국제유가 상승 여파에 전년 동월보다 2.2% 올라 5개월 만에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달도 상승률이 2%가 넘으면 고물가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주요 미국 경제지표도 나온다. 7일 공개되는 2월 고용보고서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은 전달과 동일한 4%의 실업률을 예상하는데 트럼프 정부의 대량 공무원 해고가 어떻게 반영될지가 변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CB는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로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 정책금리를 다섯 차례나 공격적으로 인하했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
신협, 적자조합 최소 116곳…연체율 10% 이상도 19개 달해
경제·금융제2금융 2025.03.03 17:41:16급격한 경기 둔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에 지난해 신용협동조합 최소 116곳이 적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연체율 10% 이상인 부실 조합만 19개에 달하고 자본잠식인 조합도 5개 이상에 달한다. 현재 조합 절반가량만 경영 공시를 한 상태로 이달 중 추가로 실적이 나오면 부실 조합은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서울경제신문이 전국 신협 조합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 현재 416개 조합이 경영 공시를 했거나 수시 공시로 재무 상태 개선 조합 지정 사실을 알렸다. 이는 2023년 기준 전국 신협 조합(869개)의 절반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공시를 한 조합 중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곳만 116개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약 1592억 9900만 원이다. 경영 상태가 나쁠수록 결산에 시간이 걸리고 늦게 공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적인 적자 조합 숫자와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 관악(-47억 3600만 원)과 대창(-20억 9800만 원), 경동(-13억 7100만 원) 등이 손실을 냈다. 지방에서도 △경기 동수원(-79억 7400만 원) △달월(-43억 2700만 원) △전주 덕진(-50억 2800만 원) △인천 계양(-82억 2900만 원) △부산시중앙(-94억 5300만 원) △북부산(-141억 5800만 원) 등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자본비율이 마이너스로 자본잠식인 조합도 여럿 있었다. 서울 묵동(-1.19%)과 충남 공주(-0.2%), 경북 춘양(-0.81%), 대구 한아름(-0.69%), 부산 승학(-0.36%) 등이 대표적이다. 상호금융권의 순자본비율은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처럼 자본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 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순자본비율 마이너스는 자본잠식으로 보면 된다”며 “추가적인 건전성 개선작업이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인 2%를 밑도는 조합도 8곳이나 됐다. 인천 숭의(0.85%)와 부평제일(1.23%), 대전대흥(1.91%) 등은 자본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자본비율이 2~3%로 ‘회색지대’에 속한 조합도 71개에 달했다. 이들 조합은 추가적인 관리 없이는 자본비율이 위험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곳들이다. 상호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침체로 단위 조합의 건전성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며 “자신이 거래하는 조합의 순자본비율과 연체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체율이 무려 10%를 넘는 조합들도 다수였다. 조합별로 보면 △서울 회현상가(11.17%) △경기 남양주(11.17%) △달월(12.25%) △인천 석암(11.28%) △충북 새청주(10.15%) △대전대흥(11.86%) △전주행복(14.51%) 등이다. 경남의 새진주 신협과 한의사신협은 연체율이 각각 15.57%, 16.64%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계에서는 올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신협의 예금 조달 부담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대출 부실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내다봤다. 이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과 상각으로 이어져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위협과 수출 감소로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정치적인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며 “자영업자와 건설사, 부동산 개발업자 등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의 연체율이 갈수록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협의 한 관계자 역시 “올해는 부실 관리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새마을금고다. 2023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겪은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예금 조달 비용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져 수익성에 직격탄이 됐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1조 2000억 원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손실이 이어져 최소 1조 원대 후반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협 상황이 안 좋은데 새마을금고만 따로 실적이 좋을 리가 없다”며 “새마을금고 실적이 공시되면 크든 작든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엔진사업 착수 3년만에 자체 생산…36년째 글로벌 1위 고수
산업산업일반 2025.03.03 17:40:51HD현대중공업(329180)의 울산 조선소는 10개의 도크(배를 만드는 작업장)가 현재 건조 중인 선박으로 꽉 들어차 있다. 17만 4000톤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비롯해 컨테이선 7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1척,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2척, 탱커(원유·화학제품 운송용) 2척 등 세계 각지에서 수주한 다양한 선종의 배 17척이 동시에 제작되고 있다. HD현대(267250)중공업 1만 4000여 명, 협력 업체 1만 9000여 명 등 3만 3000여 명의 직원이 어우러져 일을 한다. 일감은 이미 3년 6개월치가 쌓여 있다. 2020년 12조 7506억 원 수준이던 수주 잔액은 2022년 33조 1782억 원을 거쳐 지난해 3분기 43조 9575억 원까지 늘어났다. 허허벌판 모래 백사장이던 이곳이 반세기 만에 연간 40~50척의 선박을 만들어내는 한국 대표 조선 기지로 자리매김한 밑바탕에는 3대에 걸친 불굴의 기업가정신과 임직원들이 쏟은 땀과 눈물이 있다. ◇조선소 없이 수주계약 따낸 뚝심=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선대회장은 조선소 없이 선박 건조 계약부터 따낸 것으로 유명하다. 어렵게 차관을 얻어 조선소를 짓던 중 그는 조선소 부지로 예정된 울산의 백사장 사진 한 장과 울산 앞바다를 중심으로 한 5만 분의 1 지도 한 장, 26만 톤짜리 유조선 도면 한 장을 가지고 세계를 누볐다. 선대회장은 조선소가 지어지기 1년 전인 1971년 스위스에서 결국 수주를 따냈다. 그리스 해운 기업 리바노스는 국제 선가보다 16% 싼 척당 36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11억 6000만 원)에 배를 맡기며 2년 6개월 내 인도하지 않으면 원리금을 전액 변상하라는 불리한 조건을 달았지만 그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시한 내 선박 인도를 성공적으로 마쳐 한국의 조선업에 대한 모든 의문을 잠재웠다. 회사 측은 이후 엔진 기술 강화에 나섰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선박의 심장인 엔진을 자체 제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중공업은 1976년 엔진 사업에 착수, 1978년 당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생산능력 90만 마력의 선박용 대형엔진 공장을 준공했다. 현대중공업은 대형엔진 세계 시장 점유율(2024년 기준) 30%로 1989년부터 36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발주되는 선박 10척 중 3척은 현대중공업이 만든 엔진을 쓰고 있는 것이다. 2023년에는 대형엔진 누적 생산량이 총 2억 마력을 돌파했다. 이는 현대 쏘나타급 중형차 125만 대가 내는 출력과 같다. 대형엔진뿐 아니라 선박용 중형엔진(4-Stroke)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30%)를 기록 중이다. ◇위기를 기회로, 책임경영 비전=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현대중공업 사장이던 1985년 “10년간 이룩한 성장과 발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선언했다. 당시는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으로 해운업이 일대 타격을 받고 조선업 또한 최악의 암흑기를 지날 때였다. 정 이사장은 생존을 위해 사업본부별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고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핵심은 원가 절감과 기술 혁신. 그는 경비 감축에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이지는 않았다. 현재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회사 수익에 효자 역할을 하는 LNG 운반선 기술이 이때 갖춰졌다. 현대중공업은 기술 도입 이래 13년 만인 1991년 국내 최초로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인도한 LNG 운반선은 지금까지 177척에 이른다. 한 차례 존립 위기를 극복한 현대중공업은 사업 다변화에도 나섰다. 회사 매출의 50%를 훌쩍 넘는 조선 사업 비중을 줄이려 현대로보트산업(1988년), 현대철탑(1988년) 등을 독립시켜 중장비·로봇 산업을 육성했다. ◇신사업 발굴로 미래 에너지·기계도 선점=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2009년 입사 이후 그룹의 신사업 발굴 및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6년 선박 애프터마켓(유지·보수)에 대한 시장 수요가 크다는 점에 착안해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을 출범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선박개조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1조 7455억 원, 영업이익 2717억 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올해 매출 2조 원 돌파를 예상하면서 조선업을 넘어 HD현대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확보된 것이다. 아울러 정 수석부회장은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현대로보틱스를 인적분할해 미래 에너지와 기계 사업의 틀을 구축했다. HD현대는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조선 부문,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현대오일뱅크의 정유와 현대일렉트릭의 전력기기 부문으로 구성된다. 특히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하면서 HD현대의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는 최근 재계 5위(2월 말 기준)로 뛰어올랐다. 정 수석부회장은 2022년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하고 지난해에는 세계 최고 빅데이터 업체인 미국 팰런티어사와 무인수상정 개발 약정서를 체결하는 등 미래 에너지와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AI와 로봇 등을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 그룹의 주력 사업과 융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학교선 '제적' 선배는 '휴학' 압박…답답한 의대 25학번 "1학점만 들으면 되나"
사회사회일반 2025.03.03 17:40:16“일단은 1학점만 수강 신청하면 제적 면할 수 있을까요?” “25학번 군 입대 내년은 너무 늦을까요?”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을 하루 앞둔 3일, 연세대 의과대학 커뮤니티 등에서는 25학번 신입생들의 혼란스러운 심경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들의 수강 신청 시작일은 지난달 25일. 그 직전까지도 수업 거부를 독려해온 의대 학생회는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았다. 이에 앞서 학교 측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을 열어 ‘25가 수업을 듣는 게 24를 돕는 일’이라며 학생회와 정반대 주장을 한 것도 불안을 한층 가중시켰다. 한 신입생은 “학교 말을 들으면 안 될 것 같은데 학생회에서도 뚜렷한 공지가 없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출구 없는 의정 갈등이 결국 올해도 의대 교육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좀처럼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으면서 학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단 휴학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정부의 원칙 대응 방침에 고민에 빠졌던 25학번 신입생들까지 선배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휴학 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충남대·전북대 본과생 1~4학년 중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전남대·강원대는 본과생 6명, 제주대는 8명만이 수업을 신청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의 수강 신청 인원은 총 4219명에 그쳤다. 이 중 10곳에서는 25학번 의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모든 학년에서 단 1명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학 신청자 규모도 1495명으로 집계돼 전체 의과대학 휴학생 1만 8343명의 8.2% 수준에 불과했다. 최용수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성대 의대의 경우 제적 위기 등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2~3명을 제외하면 학생들이 복귀 의사가 없는 걸로 안다”며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신입생들도 일단은 선배들을 따라 ‘휴학 투쟁’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폐쇄적인 의대 특성상 선배들의 동맹 휴학 압박에 반발하기 힘든 구조다. 인제대 의대는 학생 투표 결과 25학번의 98%가 수업 거부에 동참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의대 역시 자체 투표 결과 예·본과를 통틀어 수업을 거부하겠다고 답한 학생이 9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제 갓 입학한 25학번들은 휴학에 동참하면서도 심경이 복잡하다. 서울대와 건양대를 제외한 전국 모든 의대에서 1학년 1학기는 휴학이 학칙으로 금지돼 있다. 등록금만 내고 수업을 듣지 않으면 출석 미달 등으로 학교별 학칙에 따라 유급 혹은 제적될 수 있다. 여기에 정부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학년 수업 거부 시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5학번은 의대 증원 사실을 알고 입학한 만큼 휴학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남학생들의 경우 고육지책으로 군 입대를 고려하는 학생들도 있다.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 입대 시점을 묻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의과대학 재학생은 “24학번의 경우 남학생 60%가 군 입대를 고려하고 있거나 이미 진행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25학번이 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냐며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한 지방대 의대에서는 OT에서 수업 거부 필요성에 대해 연설했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학생회장을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생들이 꿈쩍도 하지 않자 일부 의대는 대규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개강을 미루기로 했다. 가톨릭대는 의예과, 본과 1~3학년의 1학기 개강을 4월 28일로 연기하고 방학을 단축하기로 했다. 고신대와 제주대는 3월 17일, 강원대와 울산대는 3월 31일로 개강을 연기했다.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회유하지만 이에 대해 의료계 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린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변인인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24·25학번이 동시에 교육을 받을 경우 7500여 명이 투입되는데 전국적으로 의학 교육 여건이 갖춰졌는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풀려야 정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선배 의사들이 투쟁해야 하는 문제를 학생들에게 떠넘긴 것 같아 창피하고 미안하다”며 “2026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한 자체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정부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엘·리·트' 팔고 잠실 5단지로…'실거주 의무'에도 갈아탄다[집슐랭]
부동산분양 2025.03.03 17:39:50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열외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을 앞둔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아파트 몸값이 뛰고 있다. 매매 거래가 활발해지자 기존 주택을 팔고 미래 가치가 높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실수요자 중심의 ‘도미노 갈아타기’ 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매도 호가가 높아진 만큼 당분간 숨 고르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와 82㎡는 각각 32억 5000만 원, 37억 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는 약 한 달 새 2억 원 뛴 금액이다. 두 주택형 모두 신고가로, 아직 실거래가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매도 호가는 각각 35억 원, 39억 원이다. 매수자들은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인근 구축 단지 거주자로 전해졌다. 송파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후 일주일 동안 잠실주공5단지에서만 10건이 넘는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며 “매수자의 대다수는 잠실동 일대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2일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구역에서 해제되면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가 가능하다. 다만 집값 급등을 우려해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표적인 곳이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인근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와 ‘장미1·2·3차’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 단지의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오히려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장미1차 매매 매물 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직전인 2월 11일 64건에서 이날 30건으로 50% 이상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제외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단지 몸값이 뛰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미래가치가 꼽힌다. 잠실주공5단지는 3930가구에서 6491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평균 용적률은 138%에 불과해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현재 재건축 8부 능선으로 불리는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것도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한 후에는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거주한 1가구 1주택자가 내놓은 집을 사야만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잠실장미1·2·3차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최고 49층, 4800가구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인근 단지의 가격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송파구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리센츠’ 전용 84㎡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직후 31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신고된 실거래가는 27억 700만 원(2월 17일)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잠실주공5단지와 같은 재건축 추진 단지는 일명 ‘엘리트’보다 3억~4억 원 높은 가격을 유지해왔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촉발된 준신축 단지 몸값 상승이 결국 과열 우려로 해제 대상에서 빠진 곳들의 가격까지 올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대표 재건축 단지들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송파구 방이동·문정동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들의 매도 호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83㎡ 호가는 올해 초 23억 원에서 현재 25억 원으로 상승했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84㎡도 같은 기간 호가가 19억 원대에서 21억 원까지 올랐다. 올림픽선수기자촌의 매매 매물 수는 지난달 12일 92건에서 이달 40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날 기준 148건을 기록했다.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고려하면 300건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1월 거래량은 297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 매매 거래량도 154건으로 전월(190건) 거래 건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남혁우 우리은행WM영업전략부 연구원은 "다만 호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당분간 연초보다 매수세가 약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집슐랭 연재’ 구독을 하시면 부동산 시장 및 재테크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
한 반에 수백명…'공사판 강의실' 대신 공대서 실습
사회사회일반 2025.03.03 17:39:21“의대 교육과정이라는 게 단계별로 짜여진 수업을 차근차근 들으며 깊이 있게 배워야 하는데…. 학생들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사 대신 불완전한 의사가 될까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걱정이 큽니다.” 3일 김태현 원광대 의대 교수협의회 회장은 ‘의대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얼마나 됐느냐’는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의 질문에 “교수도 부족하고 늘어난 정원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건물도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새 학기 개강을 목전에 두고 전국 의대 곳곳에서는 여전히 1~2학년 교육을 위한 여건 준비가 미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최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으로부터 ‘불인증 유예’ 판정을 받은 울산대·원광대·충북대 등 3개 의대다. 지난달 28일 의평원은 ‘2024년 1차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변화평가’를 시행한 결과 정원이 10% 늘어난 전국 30개 의대 중 이들 3개 대학의 불인증 유예 판정 결과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미 1년 간의 유예기간(2025년 3월 1일∼2026년 2월 28일)이 시작된 상태다. 앞으로 3개 대학은 보완 절차에 돌입해 1년 뒤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도 불인증 판정을 받으면 신입생 모집이 정지될 수 있다. 원광대는 지난해 93명에서 올해 150명으로 늘어난 의대생 정원에 발맞춰 충분한 교수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인증을 받았지만 여전히 교수 인력난이 심각하다. 김 교수는 "교수들이 줄사직해 기초 의학 담당 교수가 최소 인원보다도 3~4명이 부족하다. 대학 본부 측이 부랴부랴 교수 모집 공고를 낸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임상의학 교수 역시 표면적인 정원은 채운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정규 강의가 가능한 교수 수를 따지면 부족하다”고 전했다. 의과대 내 강의실·실습실 부족 문제도 여전하다. 김 교수는 “현재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이 의과대 건물에 없다”면서 “공학대학 강의실을 빌리는 식으로 임시 대책을 세워뒀지만 교수들 입장에서는 24·25학번을 합쳐서 250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을 한 번에 가르쳐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여전히 크다. 수백 명이면 사실상 수업이 아니라 토크 콘서트 수준 아니냐”며 교수들 사이에서 회의적 분위기가 크다고 귀띔했다. 49명에서 126명으로 의대 정원이 전국 의대 중 가장 많이 늘어난 충북대도 강의실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대는 개강을 하루 앞둔 이날에야 의대 강의실로 사용될 동아리실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토의실(TBL), 종합실습실(MDL) 확장 공사는 내년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해부학 실습동은 2028년에야 완공된다. 충북대 관계자는 “지금껏 40년 동안 예과생 50명이 다같이 수업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175명이라 최초로 4반으로 쪼개고 농대 통합 강의실에서 수업할 예정”이라며 “제대로 된 교육 여건이 형성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올해 24학번과 25학번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는 ‘더블링’ 문제 해결을 위해 조만간 의대 교육 내실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방안에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제안했던 ‘24학번 한 학기 조기 졸업’ 방안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의료 교육 부실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교수는 “특히 본과 2학년(4학년) 시기는 가장 중요한 필수의료 과목을 꽉꽉 채워 배우는 시기”라면서 “이미 강도 높은 교육 과정을 단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
진크래프트 "세계 최초 유전자 폐암 신약 도전…13조 폐암 시장 겨냥"
산업기업 2025.03.03 17:38:48“세계 최초로 유전자 치료제를 활용한 폐암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진크래프트가 타깃으로 하는 케이라스(KRAS) 돌연변이는 폐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에서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도 큽니다.” 배석철(사진) 진크래프트 대표는 3일 “유전자 치료제 기반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RX001’이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RX001은 암 억제 유전자인 ‘렁스(RUNX) 3’을 기반으로 암세포를 스스로 구분하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방식의 치료제다. 우리나라에서 유전자 치료제로 IND 승인을 받은 기업은 진크래프트가 유일하다. 기존 유전자 치료제는 통상 희귀질환 또는 선천성 기형 등을 대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진크래프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발병 건수가 많은 폐암 시장을 겨냥했다. 그 중에서도 KRAS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해 시장성이 높다는 것이 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KRAS 돌연변이 폐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13조 원에 달한다”며 “KRAS 돌연변이는 폐암뿐 아니라 췌장암, 대장암에서도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임상에 성공하면 다양한 KRAS 돌연변이 고형암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X001의 강점은 현재 주로 쓰이는 표적 항암제들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율이 높다는 점이다. 배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를 항암제로 개발하기 어려운 이유는 암세포를 죽이는 유전자가 정상세포와 암세포에 모두 들어가 정상세포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RX001의 기반이 되는 RX3 유전자는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세포 분열 신호를 분석해 암세포를 정확히 인지해 사멸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에 필수적인 ‘유전자 전달체’ 플랫폼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AAV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전자 전달체로 주목받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수많은 AAV 관련 특허로 권리를 독점하고 있어 후발주자는 비싼 로열티를 내야 한다”면서 “진크래프트가 보유한 AAV는 유전자 발현 효율이 다른 AAV의 2배에 달하지만 생산 단가는 4분의 1 수준이어서 가격 경쟁에서 큰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3상 돌입…"올 매출 2배 뛴다"
문화·스포츠헬스 2025.03.03 17:38:18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올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6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인수한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IDT 바이오로지카의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 반영되고, 사노피로부터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마일스톤이 유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지난해 매출 2675억 원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6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연간 목표로 설정했다. 비약적인 매출 확대 전망은 IDT 바이오로지카의 매출이 올해부터 연간 실적에 반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1921년 설립돼 독일과 미국에서 세포치료제, 백신, 항암바이러스치료제 등을 위탁개발생산한다. 지난해 약 40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390억 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60%를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 수주와 SK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IDT 바이오로지카의 매출이 앞으로 연평균 17.4%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지은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따른 마일스톤이 유입되고 ‘스카이백스’ 등 자체개발 백신의 글로벌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R&D투자는 오히려 강화해왔다. 이 회사의 R&D 투자액은 2021년 996억 원, 2022년 1130억 원, 2023년 1173억 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매출은 2021년 9290억 원에서 2023년 3695억 원으로 3분의 1로 급감했지만 R&D 투자만큼은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와 협력해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최근 글로벌 임상 3상 투약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노피와 기존 제품보다 예방범위가 넓은 21가 이상의 차세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을 공동개발하기로 계약을 맺기도 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확보도 추진 중이다.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활용해 기존 플랫폼 대비 신속한 대량생산 체제 구축이 가능하다. 이달 mRNA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일본뇌염 백신 후보물질 'GBP560'의 글로벌 임상 1·2상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2022년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에서 4000만 달러의 초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으며 후기 개발 단계에 돌입하면 최대 1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받는다. 백신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기업들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유망 바이오기업인 선플라워, 피나바이오솔루션 등의 지분을 이미 확보했다. 선플라워는 백신 공정을 간소화해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백신 개발과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 제조 단가를 낮춰주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피나바이오는 폐렴구균, 수막구균, 장티푸스 등의 예방에 활용되는 접합백신의 핵심 기술을 갖췄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두 회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거나 아예 인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백신 개발·생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R&D 투자와 함께 인프라 확장에도 투자하고 있다. 현재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를 건립 중이다. 공사는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으로 완공 시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소를 송도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 선진 규제기관이 기준으로 삼는 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수준의 생산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경북 안동에 위치한 백신 공장 ‘안동L하우스’ 증축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R&D 투자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상승한 분기 매출을 기록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올해도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3상 투약을 완료하고 21가 보다 진보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등 성장 동력 발굴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제품의 판매시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기존 북반구에 이어 동남아와 중동, 중남미 등 남반구 국가들로 수출 확대 중이다.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국제조달시장을 통해 중남미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WHO PQ 인증을 확보한 장티푸스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는 발병률이 높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시장을 공략 중이다. -
골프채 가격 할인 막은 던롭 '과징금 18억'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3.03 17:38:01대리점에 자사 제품을 특정 가격 이하로 할인해 팔지 못하도록 ‘갑질’을 한 골프채 수입 업체가 18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이 같은 혐의로 던롭스포츠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8억 6500만 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젝시오·스릭슨 등 여성 골퍼들에게 인기가 높은 일본 골프 브랜드 제품을 수입·유통하는 던롭은 2020~2023년 대리점에 재판매 가격 유지 및 구속 조건부 거래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던롭은 자사 골프채 온·오프라인 최저 판매 가격을 정한 뒤 대리점에 통보하고 대리점이 이보다 낮게 골프채를 판매하면 제품 공급 중단·회수, 금전 지원 삭감, 거래 종료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다. 매일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온라인 제품 가격을 확인하거나 고객으로 가장한 조사원들을 연 7~9차례 대리점에 보내 오프라인 가격을 조사하는 등 감시를 일삼기도 했다. 이 같은 불시 점검에 적발된 대리점은 실제로 인기 골프채 공급 중단, 금전적 지원 삭감 등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행위가 유통 단계에서 가격경쟁을 차단하는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던롭은 대리점이 비대리점에 골프채를 도도매, 즉 재판매할 경우에도 제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는데 공정위는 이 행위 역시 대리점을 부당하게 구속해 가격경쟁을 제한한 위법행위라고 봤다. 2009년에 6개 골프채 판매 사업자의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를 제재한 공정위는 당시 적발되지 않았던 던롭이 유사한 반칙 행위를 한 점을 고려해 더 엄중한 제재를 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골프 판매점 간 자유로운 가격경쟁이 촉진될 수 있게 됐다”며 “소비자들이 더 저렴하게 골프채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3월 대설특보에 여객선 72척 결항…개학일도 눈·비 예고
사회사회일반 2025.03.03 17:37:56삼일절 연휴 기간 강원도와 경기도를 중심으로 폭설이 쏟아지면서 교통사고와 여객선 운항 중단 등이 속출했다. 개학 첫날인 4일에도 전국에 눈과 비가 내리고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낮아져 ‘꽃샘추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대설로 강원도에서만 △교통사고 16건 △차량 고립 5건 △낙상 4건 등이 발생했다. 전날 오후 11시 16분께 태백시 황지동에서 제설용 트럭과 승용차가 충돌해 승용차 운전자와 동승자가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영동고속도로에서는 승합차와 트럭이 추돌해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외에도 대구·경북·경기 등 전국 곳곳에서 60여 건의 크고 작은 교통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에서는 오전 4시 32분쯤 자동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파손됐다. 전날 밤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 나들목 인근에서는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 3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지방기상청 따르면 전날 오후 1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쌓인 눈은 향로봉 49.6㎝, 미시령 44.1㎝, 진부령 45㎝ 등 산악 지역을 중심으로 50㎝ 안팎의 폭설이 내렸다. 속초와 고성 등 해안 지역에도 20㎝ 이상의 눈이 내렸다. 경기도는 평균 2.2㎝의 적설량을 기록했지만 가평은 10㎝가 넘는 눈이 내렸다. 기상 악화로 여객선 및 항공기 결항도 잇따랐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백령 인천, 녹동 제주, 울릉~포항 등 53개 항로에서 72척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항공편에서는 김포에서 출발하는 3편, 제주에서 출발하는 3편, 원주·여수·포항·경주에서 각각 1편씩 총 10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또한 국립공원에서는 설악산 21개 구간, 오대산 9개 구간, 태백산 26개 구간, 치악산 14개 구간, 속리산 26개 구간, 팔공산 42개 구간 등 총 13개 공원 248개 구간이 통제됐다. 강원·경북 5곳, 충북 2곳, 대구 1곳 등 도로 13곳이 한때 통제됐다 풀리기도 했다. 다만 공식적인 인명 및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전국에 내려진 대설특보도 모두 해제됐다. 신학기 개학일인 4일에는 다시 전국에 눈이나 비가 내린다. 특히 강원과 경북 북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5㎝ 이상의 물기를 머금은 습설이 예보됐다. 강원 산지에는 최대 40㎝ 이상, 강원 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에는 30㎝ 이상의 폭설이 예상된다. 눈은 오전에 전국으로 확대되다가 밤에는 대부분 지역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밤사이 기온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4일 전국 기준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4도 사이로 3일에 비해 약 5도가량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아침 기온은 0도에 찬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
"李 방탄에 구속도 피하는데…尹 재판은 졸속으로 진행"
사회사회일반 2025.03.03 17:37:02광화문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탄핵 반대(반탄) 시위가 서울 전역 대학가를 달구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감추고 ‘샤이 보수’를 표방하며 보수 세력의 스피커 뒤에 숨어 있던 2030세대들이 길거리 집회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경제신문이 각종 보수 집회에 참석한 2030 보수의 생각과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주> 이달 1일 충남 천안에서 이른 새벽 지하철을 타고 6만 5000명이 몰린 광화문에 도착한 20대 박 모 씨는 일명 ‘샤이 보수(숨은 보수)’였던 자신이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 반탄 집회에 직접 참석할 만큼 정치권의 불공정 행보를 향한 청년층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집권 당시 ‘공정과 상식’을 부르짖던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교체 이후 입법 폭거를 저지르고 예산을 삭감하는 등 가장 불공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쌓여왔던 청년층의 불만이 야당의 폭주로 다시 폭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서 진행된 보수 단체의 반탄 집회에 참석한 2030세대들은 “불공정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광화문 일대에서 대형 태극기를 연신 흔들고 있던 김동현(29) 씨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방탄’을 집회 참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방탄 입법으로 본인만 구속을 피하고 재판도 늦추는 등 혜택을 보고 있는 이 대표의 불공정함에 주변 친구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탄핵 폭주, 입법 폭주, 특검 폭주 등 국정 운영에 해가 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탄핵 국면에서 헌법재판소 등의 절차적 공정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서울서부지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꼼수 영장 청구’를 인용했고 탄핵 심판을 담당하고 있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판은 지체되고 있는데 윤 대통령 재판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것이 불공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치권 일각의 친중 노선, 역차별, 세대 갈라치기 등으로 촉발된 각종 소외감도 2030세대의 우경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집회에 참가한 이 모(25) 씨는 “20대 청년, 특히 남성은 문재인 정권 당시 안보 의식이 결여된 친중 행보에 분노를 느꼈다. 특히 중국 화교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들로 정작 취업을 앞둔 우리나라 청년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진보 진영이 군가산점제 반발 등 페미니즘적 행보를 보이니 불신이 더 강해졌다”고 토로했다. 20대 김 모 씨는 “이미 수년 전부터 민주당의 남녀·세대 등 각종 갈라치기가 심해졌는데 그것 자체가 국민이 서로 분열하기를 바라는 이적 행위”라며 “보수층은 ‘극우’ 노인 세대가 대부분이라는 인식을 깨고 청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급변하는 국제 정세도 이들을 거리로 불러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미국의 트럼피즘을 필두로 주요 국가에서 반중·반공 성향을 표방하는 보수주의가 대중의 지지를 받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커지고 있다. 30대 배 모 씨는 “트럼프가 당선되며 발발한 전 세계적인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해도 모자랄 시기에 무작정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리나라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윤 대통령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2030 보수가 2022년 대선 때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결집시킨 ‘이대남(20대 남성)’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나 현 상황에 대해서는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 정치인과 유튜버들이 극단적인 발언을 이어가며 청년들의 분노를 서부지법 사태, 중국인 혐오, 학교 내 폭력 행사와 같은 왜곡된 방향으로 키우고 있다”며 “탄핵 심판 결과와는 별개로 정치권에서 이들의 분노를 잘 달래주고 수습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
"동학개미 잡자"…증권가, 수수료 낮추고 MTS 개편
증권국내증시 2025.03.03 17:34:49야간 거래 개장에 따라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매 수수료는 증권사의 큰 수익원인 만큼 복수 거래소 체제에서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4일부터 매매 수수료를 낮춘다.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수수료율이 기존 0.49%에서 0.486%로 낮아진다. 온라인은 0.14%에서 0.136%로 인하된다.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계좌의 경우 수수료율이 0.014%에서 0.010%로 변경된다.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수수료 인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트레이드가 매매 체결 수수료를 한국거래소보다 약 30% 낮추는 만큼 투자자로부터 주식 매매 수수료를 덜 받겠다는 움직임이다. 키움증권(039490)은 수수료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대체거래소(ATS) 개장에 따라 수수료율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MTS의 편의성을 높여 투자자들을 유치하려는 경쟁도 한창이다. KB증권은 보유한 주식의 평가 금액을 통합 시세와 거래소별 시세를 선택해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MTS ‘M-able’에서 제공한다. 키움증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일부 개편해 통합 시세를 보면서 특정 거래소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HTS에 추가했다. 한화투자증권도 거래소별로 관심 종목을 나눠 관리할 수 있도록 MTS 화면을 구성했다. 야간 거래 이용자들을 위한 혜택도 준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4일부터 14일까지 이벤트를 신청하고 시간외거래(오후 3시 반~오후 8시)에서 1주 이상 거래한 고객을 대상으로 매일 350명을 추첨해 네이버페이 포인트 5000원을 지급한다. 2주간 넥스트레이드 시간외거래에서 1000만 원 이상 거래한 고객 중 1명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
[단독] 삼성, 日 의존 반도체 소재 국산화 힘쓴다
산업기업 2025.03.03 17:32:42삼성전자(005930)가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핵심 소재를 국산화하는 작업에 다시 속도를 높여 주목된다. 미국·일본·중국·대만 등 반도체 패권 다툼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일 관계가 언제든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불화아르곤(ArF) 블랭크 마스크’를 국내산으로 대체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 측은 이를 위해 ArF 블랭크 마스크를 생산 중인 에스앤에스텍(101490)과 긴밀히 협력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핵심 관계자는 “삼성이 소량의 국산 ArF 블랭크 마스크를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특정 공정에 본격 도입하기 위한 평가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rF 블랭크 마스크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 필수 소재다. 노광은 동그란 웨이퍼 위에 빛으로 회로를 찍어내는 작업이다. 빛이 회로 모양을 머금고 웨이퍼로 향하려면 ‘마스크’라는 틀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마스크를 제작하기 위한 기본 재료가 블랭크 마스크다. 전체 노광 단계에서 약 40% 이상을 차지하는 필수 소재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ArF 블랭크 마스크 조달에는 일본 소재 회사인 호야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대다수 ArF 노광 공정이 호야가 공급한 소재에 맞춰 세팅됐을 만큼 일본 업체의 비중이 크지만 향후 단계적으로 국산 제품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한 단계 위 제품인 극자외선(EUV) 블랭크 마스크의 대체재 개발도 삼성은 에스앤에스텍에 우선순위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ArF 블랭크 마스크뿐 아니라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들의 국산화 시도에 최근 힘을 싣고 있다. 일본 미쓰이화학이 주도하는 EUV용 펠리클의 경우 에프에스티(036810)와 함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소재로 각광받는 비전도성접착필름(NCF)도 LG화학(051910)과 개발하고 있다. NCF는 일본 레조낙이 삼성에 100%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가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은 1차적으로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한두 개 업체가 독점하는 공정용 소재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미일은 물론 중국·대만과도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을 염두에 뒀다. 일본은 최근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라피더스 등 새로운 칩 제조 기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2019년과 같은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규제 등에 다시 나서면 국내 반도체 제조 라인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정치 상황의 변화 속에 한미·한일·한중 관계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삼성이 다각도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