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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중 암 경험자가 5%… 초고령사회 속 전립선·췌장암 급증
문화·스포츠헬스 2024.12.27 05:50:00우리 국민의 5%는 암환자이거나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인 유병자로 나타났다. 전립선암, 폐암, 췌장암 등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 환자가 두드러지게 늘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26일 전국 암 등록 본부와 병원 194곳 등을 통해 수집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공개했다. 통계를 보면 2022년 암 유병자는 전년 대비 15만 3990명 늘어난 258만 8079명으로 전체 인구의 5%에 해당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1.3배 높았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의 경우 인구 7명당 1명은 암유병자로 집계됐다. 신규 암 환자는 28만 2047명(남성 14만 7468명, 여성 13만 4579명)으로 전년 대비 0.05% 감소했다. 전체 인구 10만명당 발생한 암환자는 522.7명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다만 암 발생자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진단검사 등이 줄어든 2020년과 이번 2022년을 빼면 전체적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신규 암 환자는 전년 보다는 줄었지만 2019년보다는 8.8% 늘었다. 가장 많이 발병한 암은 갑상선암(12.0%)이었다. 대장암(11.8%), 폐암(11.5%), 유방암(10.5%), 위암(10.5%), 전립선암(7.4%), 간암(5.3%)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립선암(1744명), 췌장암(590명), 유방암(354명), 폐암(102명) 등 고령 환자가 많은 암이 늘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암환자 증가는 연령대별 10만명 당 암환자에서도 나타난다. 65세 이상의 경우 10만명당 1552명으로 0~14세(14명), 15~34세(95.1명), 35~64세(538명)을 크게 웃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전체적으로 암 환자 증가가 고령화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2018~2022년 진단 받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72.9%로 직전 집계 기간과 비교하면 1.2%포인트 늘었다. 2001~2005년의 54.2%와 비교하면 18.7%포인트나 는 것으로 건강검진 등으로 조기 발견사례가 늘어난 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생존율은 진단 시의 암 진행 단계에 따라 크게 달랐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상태에서 생존율은 92.1%였지만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된 ‘원격 전이’ 병기에서 생존율은 27.1%에 불과했다. 다만 췌장암, 간암은 국한 상태에서도 생존율이 각각 46.6%. 62.3%에 불과했다. 양 원장은 “희망이 별로 없는 원격전이 상태에서 암 진단을 받는 비율이 20% 안팎으로 20여년간 변화가 없다”며 “조기 발견과 치료 실적 향상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말기 심부전 환자의 유일한 희망 '인공심장수술' 국내 첫 200건
사회사회일반 2024.12.27 05:30:00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최초로 인공심장이라 불리는 좌심실보조장치(LVAD·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수술 200건을 돌파했다. 심장이식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었던 중증 심부전 환자 치료에서 LVAD가 게임체인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26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심부전을 앓았던 3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중순 조양현 심장외과 교수로부터 LVAD 삽입 수술을 받고 우수한 경과를 보였다. 주치의인 김다래 순환기내과 교수가 최근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A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 안정적이었다. A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LVAD 삽입 수술을 통해 '제2의 심장'을 얻은 200번째 환자가 됐다. 흔히 인공심장이라고 부르는 LVAD는 지난 2018년 10월 건강보험 적용을 계기로 전국 각 병원에서 활발히 삽입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심부전은 심장에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이 생겨 신체조직에 필요한 만큼 혈액을 충분히 짜내지 못하는 질환군을 통칭한다. 말기 심부전으로 심장이식을 기다리기 어렵거나 이식이 불가능한 경우 LVAD 수술이 유일한 희망이다. 대한심부전학회가 올해 발간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20년 2.58%로 증가했다. 심부전에 따른 사망도 2002년 인구 10만명당 3.0명에서 2020년 15.6명으로 5배 이상 뛰었다. 반면 심장이식은 2019년 194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165건으로 내려앉았다. 심장이식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많아졌으나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뇌사 기증자가 감소한 탓이다. LVAD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2년 국내 첫 수술을 시행했고 2016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인공심장 클리닉을 개설했다. 2020년에는 최신 인공심장 모델인 하트메이트3 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LVAD 수술 202건을 분석한 최신 결과에 따르면 생존 퇴원율 95%, 3년 생존율 80%로 집계됐다. 심장이식 후 생존율과도 크게 차이 나지않는 수준이다. 병원 관계자는 “중증 심부전 환자 치료는 수술 이전과 이후의 철저히 관리와 환자·의료진 간의 긴밀한 협력이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며 “수술 200건 달성을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고 치료 전 주기에 걸쳐 보다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중증심부전팀은 다학제 진료를 바탕으로 인공심장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심장외과 성기익, 양지혁, 조양현 교수가 심장이식과 인공심장 수술을 전담하고 순환기내과 최진오, 양정훈, 김다래 교수가 심부전의 진단과 약물치료, 심장이식, 인공심장 및 에크모 환자의 관리 등을 맡아 최적의 진단과 치료를 제공한다. 중증심부전팀장을 맡고 있는 최진오 교수는 “LVAD 수술 200건 달성은 국내 의료진의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중증 심부전 치료의 접근성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헌법재판소, 오후 2시 '尹탄핵' 심판 시작한다
사회사회일반 2024.12.27 05:30:00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27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다만 현재까지 윤 대통령이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데다가 헌재가 요구한 서류를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아 참석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과 대리인이 모두 참석하지 않더라도 수명재판관 등이 참석해 예정대로 기일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2시 소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한다. 변론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준비기일 종결 이후 본격적인 변론기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피청구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서도 중요한 절차다. 다만 윤 대통령이 첫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 대리인 선임계도 아직 내지 않은 상황이다. 이진 헌재 공보관은 26일 브리핑에서 "26일까지 피청구인 측으로부터 접수된 서면은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준비기일 명령 등을 포함한 탄핵 서류를 세차례 수취 거부하면서 지난 24일 문서 송달 효력 결단을 내렸다. 지난 대법원 판례에 따라 당사자가 문서를 직접 수령하지 않았더라도 송달 장소에 도착했다면 그 즉시 송달의 효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서 송달 일주일 이내 제출해야 하는 답변서도 사실상 27일까지가 제출 기한이다. 헌재는 당사자 및 대리인의 불출석 가능성에도 변론준비 기일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수명재판관인 정형식, 이미선 재판관이 진행하며,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참석한다. 다만 기일을 진행하더라도 윤 대통령 이 제출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변론준비절차 기일을 재지정하거나 단 시간 내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 변론준비기일 시작에 앞서 국회 탄핵소추단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장을 발표한다. 종료 이후엔 국회 측 대리인인 김진한, 장순욱 변호사가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변론준비기일에는 2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방청 신청을 했다. 일반 방청석은 총 18석이며, 온라인 추첨으로 9석을 배정한다. 경쟁률은 2251대 1을 기록했다. -
트럼프 취임 후 대미통상전략 내놓는다…'디지털 시장 개방' 압박도 대비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2.27 05:30:00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자유무엽협정(FTA) 재협상이 대미 통상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가 대책 수립에 나섰다.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1월 20일) 직후에 대미 통상 전략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져 통상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디지털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해 이에 대한 내부 준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산업부는 내년 1월 기재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대미 통상 전략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디지털 시장 개방을 바이든 정부보다 더 강력하게 요구하며 한미 FTA 재개정을 촉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빅테크 기업 등 자국 시장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있는 트럼프가 ‘국경 간 데이터 이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2기 행정부의 무역·관세정책을 총괄할 무역 및 제조업 선임고문에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 국장을 내정했다.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무역 전쟁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한편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하며 한국을 상대로 재협상 전략을 설계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바로 고문과 관련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FTA 같은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치켜세웠다. 디지털 시장 개방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권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테슬라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프로그램을 접목한 시스템을 앞세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 중이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디지털 시장 개방을 압박하는 이유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선도 기업의 승자 독식이 가능해 막대한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디지털 공급자 위주의 생태계가 잘 갖춰진 만큼 한국 등 아시아 소비 시장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크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에 국내 핵심 정보통신(IT) 기업이 미국 주요 업체와 인공지능(AI) 기술 공동 개발 등 협력을 통해 디지털 공급 시장에 적극 참여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마련해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소비자 보호에 민감한 유럽연합(EU) 등과 디지털 규범 마련에 선도적으로 나서 시장 조성에 주도적 참여자가 돼야 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과 관련해 가장 핵심이 될 조항은 디지털 무역 챕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FTA에서 디지털 무역 챕터가 최신화돼 있지 않아 미국이 개정을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아마존 등 미국의 빅테크 플랫폼은 해외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서 보다 개방된 형태의 디지털 무역 규범을 주요 협정국에 요구하고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서는 강화된 형태의 디지털 무역 규범이 포함됐는데 한미 FTA 디지털 챕터는 그 같은 규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경 간 데이터 이동 보장 등이 의무 조항이 아닌 노력 조항으로 들어가 있고 개인정보 보호, 컴퓨팅 설비의 지역화 요구 금지, 소스코드 공개 요구 금지, 인터랙티브 컴퓨터 서비스 조항 등이 한미 FTA 협정문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향후 미국이 한미 FTA 재개정을 요구할 경우 FTA 디지털 무역 챕터 최신화가 최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미 정상회담 때마다 한국 정부에 디지털 시장 개방을 요구했다”며 “현행 한미 FTA는 전자적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제품에 대해서 무관세와 비차별 대우를 규정하고 있지만 시장 접근과 규제 등은 미래 유보 사항으로 지정돼 시장 개방 정도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에 미국의 디지털 무역 챕터 최신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 통상정책자문위원장(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미국은 디지털 관련 플랫폼 기업들을 포함해 자국의 경쟁력 있는 빅테크 기업들이 많아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을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자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강력하게 디지털 시장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시장의 완전 개방이 이뤄질 경우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플랫폼이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시장이 승자 독식 특성을 지닌 만큼 최상위 사업자만 살아남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허 교수는 “AI 시장 규모만 봐도 미국은 1위인데 한국은 6위로 간극이 크다”며 “한국의 데이터 생산량도 미국에 비하면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데이터센터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해 시장이 열리면 국내 기업들은 종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박에 대비해 한국이 디지털 규범 구축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둔 EU 등과 함께 공동 규범을 마련해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응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EU 같은 경우에는 소비자 보호나 개인정보 보호에 쏠려 있어 디지털 시장이 발전하기가 힘든 측면이 있다”며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자세를 취하면 우리 빅테크 기업 성장에 유리하지 않아 균형을 잘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국제통상법에서 국내 규제라는 원칙과 규정이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지리 정보 같은 데이터 접근은 국가 안보랑 관련된 사안이라서 접근을 제한하고 있는 점 등을 미국과 잘 협의하면 최소한의 방어 논리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미국 빅테크 플랫폼과 AI 공동 투자·개발 등에 참여하도록 사전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허 교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비즈니스 모델 확대 전략 등을 살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테슬라는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정착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해외에 판매하려 한다”며 “향후 디지털과 AI가 접목된 데이터 시장이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한국도 미래 생태계에 진입해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를 잡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의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 역시 “미국과 한국의 AI 등 기술 격차는 상당한 편인데 데이터 시장을 완전 개방하면 국내 기업이 설 자리가 없게 된다”며 “미국 주요 기업과 협업 관계를 강화해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후 데이터 시장의 완전 개방을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해외칼럼] 바이든의 외교 성과는 트럼프의 기회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12.27 05:30:00조 바이든의 임기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서 그의 외교정책을 평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하나 있다. 미국의 적대국들이 처한 현재 상황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결론은 하나다. 지금 그들의 형편은 하나같이 신통치 않다. 러시아·중국·이란·북한 등 ‘격변의 축’으로 꼽히는 4개국의 사정은 4년 전보다 열악하다. 물론 부분적으로 운도 작용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탁월한 전략과 세심한 노력이 낳은 결과다. 어쨌건 이 같은 새로운 현실은 집권 2기 첫해 동안 도널드 트럼프에게 대단히 유익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란은 수십 년래 가장 허약해진 상태다. 그동안 이슬람 공화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 지역의 안보 구조를 약화시키기 위해 치밀하고 복잡한 비대칭 전략을 구사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 기타 온건한 아랍국들을 불안하게 만들 목적으로 헤즈볼라에서 후티와 하마스 및 시리아 정권에 이르기까지 여러 무장 정파와 민병대 조직에 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란의 전략은 산산조각이 났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궤멸 상태에 빠졌고 이란도 힘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방공망과 탄도미사일 능력을 상당 부분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이란이 방공망을 재구축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방공 시스템 제공자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로 잔뜩 위축된 이란 경제는 가중된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정도 불안하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는 85세로 건강이 좋지 않고 대통령은 정부 내 강경파 혹은 군부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러시아의 약점 또한 갈수록 또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수입원 감소로 세수가 줄었으며 국방 생산량이 전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역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병 노력도 어려움에 봉착했다. 젊은이들을 군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러시아 정부는 신병에게 1년 치 급여를 선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 연평균 임금의 네 배에 달하는 액수다. 현재 러시아는 북한제 무기와 북한이 파병한 지원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사정은 다소 복잡하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성장을 견인해온 부동산 시장의 붕괴와 막대한 부채 부담, 둔화되는 생산성 증가와 낮은 소비자 신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의 우환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선다. 최근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사하듯 군은 부패로 찌들었다. 시진핑의 외교정책은 대체로 비생산적이었고 원근의 국가들을 소외시켰다. 바이든 팀의 구성원들은 여기서 상당한 정도의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반대 세력의 결속을 이끌어내는 것과 동시에 모스크바를 상대로 단호한 제재 조치를 취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고 유럽인들이 전례 없는 규모로 이 대열에 동참하도록 했다. 중동 지역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강력하게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미국은 이란의 두 차례 미사일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방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데, 이는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이란의 첫 번째 미사일 공격 당시 미국은 유럽과 아랍국들까지 이스라엘 방어에 끌어들였다. 중국에 대해 바이든 팀은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을 하나로 모아 베이징을 향한 정책 공조를 이뤄냈다. 바이든이 취임했을 당시 유럽이 중국과의 무역 거래에 이미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종종 망각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재한 한국과 일본의 화해는 아시아에서 중국과의 힘의 균형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바이든 팀은 국내 첨단 컴퓨터 칩 제조업을 활성화하는 등 테크놀로지 분야의 안전한 공급망 확보를 시도했다. 토머스 프리드먼이 최근에 지적했듯 트럼프가 직면한 도전은 적대국들의 강점이 아닌 약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이란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되 다른 한편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핵 프로그램 제한과 무장 정파 지원 축소에 테헤란의 협조를 얻을 방법이 있을까? 러시아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친서방 민주국가로 번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중국을 러시아와의 긴밀한 동맹에서 떼어낼 수 있을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지난 4년간 바이든이 이룬 외교 성과는 트럼프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임자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지 못할 것이나 역사는 그를 후하게 대우할 것이다. -
서로 싸우고 때리는 부모 보고 자란 아이…나이 들면 '이 병' 위험 확 커진다
문화·스포츠헬스 2024.12.27 05:30:00어린 시절 부모 간 신체 폭력을 목격한 사람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중장년기에 심혈관 질환(CVD)에 걸릴 위험이 3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T.H.챈 공중보건대학원 즈위안 우 교수와 지린대 찬찬 추이 교수팀은 23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서 45세 이상 중국인 1만여명의 청소년기 경험과 심혈관 질환 간 관계를 평균 9년간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선 연구팀은 2011년 6월~2020년 말 45세 이상 중국인 1만 424명(평균연령 58.1세)을 모집해 설문조사를 통해 17세 전에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상대를 때린 적이 있나’ 물었다. 이후 ‘심장마비, 협심증,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또는 기타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참가자 가운데 부모 간 신체 폭력에 노출된 적이 있는 사람은 872명(8.4%)이었고, 이들은 우울증 유병률이 높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적 기간 중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은 심장 질환 1848명(17.7%)과 뇌졸중 822명(7.9%)을 포함해 모두 2415명(23.2%)을 기록했다. 분석 결과 어린 시절 부모 간 신체 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36% 높았고, 뇌졸중 위험도 28%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 간 폭력에 노출된 참가자는 우울증 유병률이 더 높았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부모 간 폭력에 노출되면 성인 우울 증상으로 이어지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부모 간 폭력 요인을 해결하고 가정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종합적인 전략과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계엄사태에 끊긴 의료개혁 3주만에 재가동… "비급여·실손 개선안 논의"
문화·스포츠헬스 2024.12.27 05:30:00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속에서 관련 논의를 중단한 지 약 3주만에 일정을 재개했다. 정부는 비급여·실손보험 개편안,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방안, 2차병원 활성화 등 향후 발표할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에 담을 주요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공청회 등 여러 일정들을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6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원회 제12차 회의를 열고 비급여 개선 대책과 실손보험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의료개혁특위는 대한병원협회 등이 비상계엄 당시 발표된 포고령 속 ‘전공의 등 의료인 미복귀 시 처단’한다는 표현에 반발해 5일 참여를 중단하면서 모든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이후 특위 관련 회의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으로, 복지부 관계자는 “위원들이 개혁과제 논의 필요성을 인정해줘서 자리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는 전문위, 특위 위원들 외에 환자단체에서도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환자단체들은 비급여 정책에 대해 비중증에 대한 보장을 적정하게 조정하되 중증 및 희귀질환은 제대로 보장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가입자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보험금 지급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는 참석자들이 회의에서 “비중증 과잉 비급여 관리가 부족하며, 특히 실손보험과 결합해 의료 남용과 의료기관 간 불균형한 보상을 초래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전향적 대책이 필요하며, 남용 우려가 큰 비급여는 가격, 진료기준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집중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치기반 수가와 연계한 관리 체계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손보험 개혁 방안과 관련해서는 바람직한 의료이용을 위해 실손보험의 자기부담 체계를 개편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전문위 논의 및 의료현장, 환자단체 등 각계의 의견수렴 결과를 기반으로 비급여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2차 의료개혁 실행방안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 19일로 예정됐다 연기된 비급여·실손보험 개편안 공청회 등도 1월까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급여·실손 개선안, 의료사고 안전망 관련 공청회 등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의 주요 내용 관련 일정이 이달 말부터 1월 중 잡힐 것 같다”며 “이달 말에는 2차병원 활성화 토론회를 준비중이고,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브란스병원, 국가고객만족도조사 4년 연속 전체 1위
사회사회일반 2024.12.27 05:20:00세브란스병원이 2024년 국가고객만족도(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에서 전체 1위에 오르며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4년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NCSI는 한국생산성본부가 기업과 산업, 국가의 품질경쟁력 향상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과 함께 개발한 고객만족 측정 지표다. 미국의 고객만족도 지수인 ACSI를 국내 실정에 맞게 개량한 것으로 유럽과 일본 등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82개 업종 349개 기업과 9만 5927개의 표본을 기준으로 업종별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대면 조사를 진행한다. 고객기대수준(Customer Expectaions)과 고객인지품질(Perceived Quality), 고객인지가치(Perceived Value) 등에 대해 철저한 실사와 검증을 거쳐 객관적·과학적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2021년부터 4년 연속 NCSI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내원객들의 편의 증진에 방점을 두고 고객 만족 프로세스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병원은 최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실 같이 내원객이 자주 찾는 곳에 쉬운 길 찾기(Way-Finding) 사인물과 안내문을 제작 배치해 내원객의 불편을 줄였다. 환자들의 목소리(VOC)에 접수된 사항을 통계로 산출해 자주 찾는 도착지를 설정했다. 또 성인용 기저귀 교환대, 가족도움화장실, 장루·요루 화장실, 수유실 등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위한 특수편의시설 위치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대형 사이니지를 붙여 환자, 보호자, 아기를 동반한 내원객 등이 쉽고 편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은 입원, 외래는 물론 응급실 진료 등을 가리지 않고 환자들이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는다. 치료 후 만족도 조사를 위한 카카오 알림톡을 발송해 의견을 실시간 수집하고 매주 병원 운영 회의에서 정기적으로 논의학고 있다.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한 담당 부서를 지정하고 부서 간 협력 체계를 유기적으로 구축해 문제점 개선에 매달린다. 지난 9월부터는 환자가 ‘안심’하고 익명으로 불편 의견을 전달할 수 있도록 ‘안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은 환자 편의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My세브란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 보이스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 보이스봇 ‘세라봇’은 진료를 앞둔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 일정을 안내하고 환자가 진료 취소나 변경 등을 희망할 경우에도 응대한다.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은 “다른 서비스업계를 제치고 병원이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한 것은 그만큼 세브란스병원이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서비스 개선에 반영했다는 의미”라며 “4년 연속 NCSI 1위를 기록한 만큼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원객이 편안한 병원으로 거듭날 방책을 계속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
[영상] 고환율 계속되는데, 언제쯤 대책 나오나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2.27 05:10:00고환율 장기화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도 손을 못쓰고 있다고?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부터 1400원대를 유지하며 19일부터는 1450원을 웃돌았다. 원화 환율이 145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가계에 미칠 악영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환율이 10% 오르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29% 하락, 중소기업은 환율 1% 상승 시 손실이 0.36%씩 증가한다. 하지만 정부도 지켜만 볼 뿐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까지 지금의 답답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외환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72시간 내 여러 정책을 쏟아낸다고 예고했고 이를 전후한 시기에 환율 상방 요인이 많아 쉽사리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개입하면 달러만 날리고 아무 소용이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오늘의 날씨] 출근길 영하 13도…충청·전라 최대 20㎝ 폭설
문화·스포츠라이프 2024.12.27 05:00:0027일 금요일,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매서운 한파가 예고됐다. 특히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체감 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한파와 대설, 강풍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방한 대비와 시설물 점검에 유의하고 눈길 안전 운전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찬 대륙고기압이 새벽부터 확장되면서 경기 북부와 강원 산지에 한파특보가 발효될 예정이다.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3∼1도, 낮 최고기온은 -1∼7도로 예상된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이날 새벽부터 충남 서해안과 전라권 서부를 중심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해 오후에는 충남 내륙과 전라 전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비·눈 구름은 강한 북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돼 이달 28일까지 충청과 전라 지역에 많은 눈을 뿌릴 전망이다. 특히 전북 지역은 시간당 3㎝에 달하는 강한 눈이 내려 5∼15㎝, 일부 서해안과 남부 내륙에서는 20㎝ 이상의 적설이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들 지역에 대설특보 발효 가능성을 언급하며 교통안전과 시설물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27일~28일 사이 예상 적설은 △수도권 1㎝ 내외 △충남 서해안·남부 내륙 3~10㎝ △대전 등 그 밖의 충청권 1~5㎝ △전북 5~15㎝(많은 곳은 20㎝ 이상) △광주 및 전남 북서부 3~10㎝△북서부 제외 전남 1~5㎝ △울릉도·독도 1~5㎝ △경북 서부 내륙 1㎝ 내외 △제주 산지 3~10㎝ △제주 중산간 1㎝ 내외다. 같은 기간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1㎜ 내외 △충남 남부 5~10㎜ △전북 5~20㎜ △광주 및 전남 북서부 5~10㎜ △제주 5~10㎜이다. 다만 지역별로 고도와 기온에 따라 비가 눈으로 바뀌는 곳도 생길 수 있다. 한편 동해안을 중심으로 강원과 경북 지역에는 건조특보와 강풍특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화재 발생 시 불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산불 등 화재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
13세 딸에게 "내 남친이랑 성관계하고 용돈 벌어"…성적 학대한 친모의 최후
사회사회일반 2024.12.27 05:00:00미성년 딸에게 자신의 남자친구와 성매매를 시키려 한 혐의를 받는 친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를 함께 공모한 친모의 남자친구도 동일한 형량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단독 정은영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2·여)씨와 B(48·남)씨에 대해 각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아동 관련 기관에 7년간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월께 자신의 딸(13)에게 “엄마 남자친구와 만나서 성관계를 하고 용돈을 벌어봐라”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A 씨의 남자친구인 B도 피해자에게 “용돈 받고 좋잖아” 등의 메시지를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딸이 용돈을 달라고 한 것에 화가 나 B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은영 부장판사는 “패륜적인 성매매 제안을 받은 피해 아동이 겪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 아동의 가치관 형성 및 인격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임이 분명하다”며 “죄질이 극히 불량하므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트럼프 멕시코 관세 실현되면 美 중저가 차량 씨가 마를 것"
국제정치·사회 2024.12.27 05:00:00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멕시코에 25%의 보편관세 부과를 위협한 가운데, 미 자동차 시장에서 중저가 차량의 씨가 마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GM, 포드, 닛산,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상당수가 멕시코에서 소형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자동차 판매 사이트 에드먼즈를 인용해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3만 달러(약 4,400만원) 미만 차량 가운데 약 3분의 1이 멕시코에서 생산된다고 전했다. 미국 내 인기 모델인 닛산 센트라와 포드 매버릭이 대표적이다. WSJ는 “미 자동차 업체들은 막대한 제조 비용 절감을 위해 멕시코를 생산기지로 삼았다"면서 “특히 대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마진이 낮은 소형 차량이 (멕시코에서) 주로 생산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마약 유입, 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분석가와 딜러들은 새로운 고율 관세 비용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으며, 저가 차량과 SUV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도 추가 관세 부과 대상이 되어 제조업체와 소비자 비용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정보업체 울프 리서치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의 평균 비용에 약 3,000 달러가 추가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기아 미국법인의 스티븐 센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WSJ에 “여기 모두가 상당히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두 단어로 말하자면 제발 하지(관세를 부과하지) 말라”고 말했다. 기아는 미국 수출용으로 멕시코에서 포르테와 K4 소형 세단을 생산하고 있으며 두 모델을 합치면 기아 미국 판매량의 약 18%를 차지한다고 WSJ은 전했다. 현재 멕시코에 있는 20곳이 넘는 자동차 공장에서 연간 생산되는 차량은 약 400만대로, 이 중 약 70%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가 체결되자 멕시코의 낮은 노동력과 미개발 토지를 활용해 자동차 공장을 지으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 등에 따르면 멕시코 자동차 공장의 임금은 시간당 3.50~4.30달러로, 미국(약 33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딜러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이 단지 ‘협상용 전략’일 뿐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백그라운드에서 많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GM은 멕시코에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판매 차량 가운데 약 3분의 1을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다. -
몰래 하와이 가려다가?…착륙한 여객기 랜딩기어에서 시신 발견
국제정치·사회 2024.12.27 04:00:00하와이에 착륙한 미국 여객기의 랜딩기어 쪽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와이 마우이 경찰은 전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이륙해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에 착륙한 유나이티드 항공 202편의 랜딩기어(항공기 동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구조물) 수납공간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랜딩기어 수납공간은 항공기의 이륙 직후 바퀴 부분이 접혀서 들어가는 동체의 일부분이다. 유나이티드 항공에 따르면 시신은 보잉 787-10 기종인 이 여객기의 뒤쪽 랜딩기어 수납공간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사망자의 신원과 어떻게 여객기 랜딩기어 수납공간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사람이) 바퀴집에 접근하려면 여객기 외부에서만 가능하다”면서 “언제, 어떻게 그 사람이 바퀴집에 들어갔는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주 교통부 대변인은 AP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발견한 것 이상의 자세한 추가정보는 아직 없다”고 했다. 과거에도 밀입국을 위해 여객기 랜딩기어에 몰래 숨어 들어간 사람이 착륙 후 당국에 적발되거나 운항 도중 숨지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2020년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항공기의 랜딩기어에서 밀입국자의 시체가 발견됐고, 2019년에는 런던 상공을 지나던 한 항공기에서 사람이 추락해 숨진 일이 있었다. 여객기의 랜딩기어 수납공간은 높은 운항 고도에 따른 산소 부족과 기온 급감으로 보통은 사람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경우도 있다. 2021년에는 한 26세 남성이 과테말라에서 미국 마이애미로 가는 비행기의 랜딩기어 수납함에 숨어 있다가 착륙 후 적발된 적이 있다. -
달리는 고속열차서 기관사 투신…프랑스서 성탄절 이브에 무슨 일이
국제인물·화제 2024.12.27 04:00:00프랑스에서 성탄절 이브에 고속철도 기관사가 운행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열차의 자동 비상제동장치가 가동되면서 대형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25일(현지 시간) 프랑스 철도공사(SNCF)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7시께 파리 리옹역을 출발해 남동부 생테티엔으로 향하던 고속철도에서 기관사가 운행 중 열차를 이탈했다. 당시 열차에는 성탄절을 맞아 귀향하는 승객 400여 명이 탑승 중이었다. 검표원들이 기관사와 연락이 되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해 조종실을 확인했으나 비어있었고 이를 관제 당국에 보고했다. 관제 당국은 즉시 양방향 선로 운행을 중단시키고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기관사는 열차 정차 지점에서 2k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SNCF는 사고 수습 후 "기관사가 개인적인 사유로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밝혔다. 열차 안전은 '바크마(Vacma)'로 불리는 자동 제동 시스템이 지켰다. 전문가들은 "기관사가 30초마다 레버나 페달을 조작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리고 3초 후에도 반응이 없으면 자동으로 비상제동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시속 300km로 달리던 열차는 2.5km를 달린 후 완전히 정지했다. 이번 사고로 고속철도 12대의 운행이 지연돼 3000여 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었다. SNCF는 피해가 큰 승객들에게 티켓 가격 전액을 보상하기로 했다. SNCF는 성명을 통해 "철도 가족 전체가 크리스마스의 비극적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애도를 표했다. -
'술타기 수법' 통했다…뺑소니 사망 사고 운전자, 음주운전 혐의 피해
사회사회일반 2024.12.27 03:00:00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하고 도주한 6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두 달 가까운 수사에도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이 남성이 사고 후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면서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고, 경찰은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운전자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방해하기 위해 사고 후 술을 더 마시는 ‘술타기 수법’의 사례로 평가된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부산 사상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상 도주치사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A씨는 10월 28일 오전 5시께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에서 70대 여성 B씨를 차로 치고 도주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고 발생 10시간 후 경찰에 붙잡힌 뒤 진행된 음주 측정에서 면허 정지 수준에 근접한 '훈방' 수준이 측정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사고 후 오전 9시께 편의점에서 소주를 구매해 반병을 마신 것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전날 술을 마신 점 등을 이유로 숙취 상태에서 사고를 냈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사고 후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하고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두 달 가까이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결국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은 시간 경과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면허취소' 수준 정도로 추정했다. 그러나 A씨가 사고 후 마셨다고 주장한 술의 양까지 포함해 계산하면 향후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편의점에서 술을 사는 모습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지만 마시는 장면이나 버려진 술병은 찾지 못해 사고 후 마신 술의 양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기 대문이다. 다만 경찰은 구속 영장을 신청할 당시 범죄 사실에 음주운전 혐의를 제외시켰지만 A씨가 사고 후 술을 마신 점과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내용을 적시해 A씨 구속의 상당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술타기 수법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지난달 14일 국회를 통과해 내년 6월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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