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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스벅 앞세운 정용진, 성장 신화 새로 쓴다
산업기업 2025.03.05 17:42:06취임 1년을 맞은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본격적으로 ‘성장’에 초점을 맞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 1년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만큼 향후 ‘초격차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단 방침이다. 5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룹 내외부에 “성장 본격 재개”를 선언했다. 정 회장은 “압도적 본업 경쟁력으로 성장 페달을 밟을 것”이라며 “고객 만족을 극대화해 다시 한 번 성장시대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신세계 그룹 시장 지배력 강화의 선봉장은 이마트(139480)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지난달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상반기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 하반기 트레이더스 구월 등 올해 3개의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2027년까지 신규 점포 3곳 이상을 추가로 열기로 했다.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해 점포 신설을 구상 중이다. 이마트 매장 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포함해 2020년 160개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해왔는데 올해부터 다시 몸집을 키우기로 한 것이다. 정 회장은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퍼사업부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올해 20곳 이상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성장한 스타벅스도 올해 100곳 이상의 점포를 새로 연다. 이마트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조 원을 넘어서면서 신세계그룹 내에서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다음으로 가장 큰 사업군이 됐다. 특히 올해는 한국적인 컨셉을 담은 이색 매장 등을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한국만의 테마를 가진 ‘한국의 스타벅스’들이 ‘스타벅스의 한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e커머스 사업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G마켓은 중국 알리바바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모색한다. 국내 e커머스 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G마켓과 별도로 SSG닷컴은 지난해 협력 체계를 구축한 CJ그룹과 물류 경쟁력 강화를 공동 추진 중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려면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시장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각 사업 부문의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인사 측면에서 성과주의 시스템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정 회장은 실적 악화의 책임을 물어 신세계건설의 대표이사를 경질했으며 G마켓과 SSG닷컴의 대표이사도 교체하는 등 조직 혁신을 단행했다. 앞으로도 과감하고 신속한 수시 인사를 단행해 그룹 구성원들에게 긴장감을 주고 본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높이고 성장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서는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가 필수”라며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며 계속 혁신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8일 회장으로 승진한 후 그룹의 수익성 개선을 집중적으로 챙겨왔다. 이에 이마트 영업이익은 2023년 469억 원 적자에서 지난해 471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취임 직후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하는 등 신상필벌의 인사 쇄신을 단행하고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인 결과라는 평가다. -
中, 첨단산업에만 올 '80조 투자'…경제구조 새판 짠다
국제경제·마켓 2025.03.05 17:42:02중국이 딥시크 출현을 계기로 첨단 과학기술을 육성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을 상쇄할 수 있도록 경제구조의 새판을 짜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과학기술 발전에 8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3년째 같은 성장 목표를 제시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등에 따라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을 감안하면 ‘바오우(5%대 성장률 유지)’ 자체가 도전적인 목표로 평가된다. 올해 14차 5개년계획(2021~2025년)과 첨단 제조업 선진화 프로젝트인 ‘중국 제조 2025’의 마지막 해를 맞은 중국은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을 통해 경제구조의 틀을 새롭게 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업무보고에 처음으로 등장한 ‘AI+ 행동’을 이어가며 전통 산업의 디지털화를 재차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6세대(6G) 이동통신, 휴머노이드 로봇, AI 스마트폰·PC 등이 업무보고에 처음 언급돼 첨단산업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은 이를 위해 과학기술 분야에 전년 대비 10% 증액한 3981억 위안(약 80조 원)을 지출하기로 했다. 재정적자율 목표는 역대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로 책정했으며 3000억 위안의 초장기 특별국채로 소비 촉진도 이어갈 방침이다. -
'홈플 상품권' 제휴사 잇따라 거래 중단
산업생활 2025.03.05 17:41:22홈플러스가 발행한 상품권의 주요 이용처였던 신라면세점·에버랜드·CJ푸드빌 등이 잇따라 사용 중단 조치에 나섰다. 5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홈플러스 제휴사들이 잇따라 홈플러스 상품권의 사용을 중단하고 있다. CJ푸드빌은 4일 오후부터 뚜레쥬르와 빕스·더플레이스 등 3개 브랜드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신라면세점과 영화관 CGV,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서울랜드 등도 홈플러스 상품권을 받지 않고 있다. 서울 명동에서 각종 상품권을 사고파는 거래소들 역시 한시적으로 홈플러스 상품권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해 사용대금을 돌려받는 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자 제휴사들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 상품권을 보유한 소비자들은 사용이 중단되기 전에 상품권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날부터 당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홈플러스 상품권을 판매하는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홈플러스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 상품권으로 결제하려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상품권은 상거래 채권이어서 기업회생 개시에 따라 거래 제한이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오세훈, 통합방위회의 주재…"서울형 방어대책 마련"
사회사회일반 2025.03.05 17:40:26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서울시 통합방위회의’에 의장자격으로 참석해 회의를 주재했다고 5일 밝혔다. ‘통합방위회의’는 ‘통합방위법’에 따라 지역 안보와 통합방위 태세 확립을 목적으로 연 1회 이상 열린다. 이날 회의에는 서울시 통합방위협의회 위원과 수도방위사령관(직무대리), 서울경찰청장(직무대리), 국가중요시설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고도화되는 북한 위협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한미동맹 등 국제사회 협력과 함께 자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낀다”며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철저한 서울형 방어대책을 마련‧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을 무릅쓰고 시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제복입은 모든 공무원에 존경을 표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더 존중받도록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오 시장은 국가정보원의 ‘북한의 대남 위협 전망’을 시작으로 서울경찰청의 ‘통합방위사태시 딥페이크에 대한 실효적 대응방안’, 수도방위사령부의 ‘통합방위태세 평가 및 추진방향’, 서울시의 ‘2025년 통합방위훈련’ 등에 대한 발표를 듣고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한편 이날 ‘2025 통합방위회의’에서는 방위태세 구축에 힘쓴 4개 유공단체(서울경찰청, 종로소방서, 52사단213여단, 56사단 진관1동대)에 대한 표창이 진행됐다. -
SK하이닉스·현대모비스도 '글로벌 최저한세' 문다
경제·금융정책 2025.03.05 17:38:44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와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최저한세의 과세 대상에 올랐다. 글로벌 관세전쟁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저한세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도 줄지어 세금 납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재계가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감사 보고서에서 10억 원의 글로벌 최저한세를 처음으로 인식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4300억 원의 글로벌 최저한세를 베트남 과세 당국에 납부한다고 공시한 데 이어 한국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최저한세 부담이 현실화한 두 번째 사례다. SK하이닉스 측은 “2024년부터 시행되는 글로벌 최저한세 필라2 규정에 따라 각 자회사가 속해 있는 관할 국가별 유효세율과 최저한세율 15%의 차액에 대해 추가 세액을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와 홍콩 두 나라에 세운 종속회사들이 15% 이하의 실효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폴란드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아시아의 조세 회피처로 불리는 홍콩에는 메모리반도체 판매 법인은 물론 해외투자를 위한 벤처투자사 등도 거느리고 있다. 최저한세는 연간 글로벌 매출이 7억 5000만 유로 이상인 다국적기업이 낮은 세율의 국가에 법인을 세워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고자 국제 공조 하에 도입된 조세 제도다. 가령 한국 기업이 실질법인세율 10%의 동남아 국가에 공장을 짓더라도 15%에 미달하는 5%포인트의 세금은 한국에 내는 식이다.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기재한 글로벌 최저한세는 10억 원으로 법인세 총액인 4조 1000억 원의 0.02%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6월까지 글로벌 최저한세를 한국 국세청에 신고·납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 역시 이날 12억 원의 글로벌 최저한세를 처음으로 연결 기준 재무제표에 적어 넣었다. 이는 전체 법인세 비용(1조 2000억 원)의 0.1%에 해당하는 액수다. 재계에서는 200~300여 곳의 국내 기업이 글로벌 최저한세 사정권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해외 직접투자 규모가 큰 기업들이 주로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후보군 중 하나였던 현대자동차는 이날 해외영업 중인 국가에서 세이프하버 규정(예외)을 인정받아 최저한세 영향에서 벗어났다고 공시하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문제는 최저한세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임 정부에서 입안한 글로벌 세금 협정은 미국 기업의 이익과 근로자 이익을 위한 우리의 조세정책을 제한한다”며 “글로벌 협정이 미국에서 효력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저한세의 최대 타깃으로 꼽히는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의회 연설에서는 “미국산 자동차에만 대출이자 세금을 공제하겠다”며 최저한세 무력화 행보를 이어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도 설계 자체가 워낙 복잡해 향후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 최대 리스크”라며 “미국과 같은 나라가 무효를 선언하고 빠져나가면 제도 전체의 추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설전 나흘만에…젤렌스키 백기투항
국제정치·사회 2025.03.05 17:38:26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국·우크라이나 간 광물 개발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사를 얻어냈다고 공개적으로 알렸다. 2월 28일 정상회담 파행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지원 중단 압박을 받자 나흘 만에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미국 연방의회에서 가진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조금 전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우크라이나는 미국 대통령이 편한 시간이면 언제든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에 “우크라이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와 나의 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할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해준 일이 정말 소중하다”고 썼다고도 전했다. ‘백악관 설전’ 이후 나흘 만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가 완전히 뒤바뀌었음을 공개적으로 뽐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고맙다”면서도 “러시아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준비돼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고 덧붙여 친러 발언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전면 중단 조치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굴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전에 이미 X(옛 트위터)에 서한 내용과 유사한 글을 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동의하면 1단계로 포로 석방과 공중·해상에서의 휴전을 즉시 시행할 수 있다”며 “백악관에서 있었던 만남이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아 유감이며 바로잡아야 한다”고 적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진 영상 연설에서도 “(미국의 원조 중단으로) 위험을 확인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린란드는 희토류 등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데다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극동과도 마주하고 있어 경제·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정말로 필요하다”며 “한 가지 방법, 아니면 다른 방법을 통해 그린란드를 가져와 안전하게,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태릉 휘어잡던 체력왕…은퇴 후엔 '스포츠 행정가 키우기' 구슬땀[이사람]
문화·스포츠스포츠 2025.03.05 17:37:31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옛날에 올림픽 준비할 때 태릉선수촌 들어간 적이 있어. 거기서 모든 종목이 주말에 산을 뛰어요. 거기에 (제일 빨리 올라가는) 계보가 있대. 사이클·레슬링이랑 붙으면 죽는다는 거야. 근데 거기 A클래스에 되게 신기한 사람이 껴 있는 거 알아? 탁구 유승민.” 이천수는 “그날 레슬링과 권투가 빠지기는 했지만 1등을 유승민이 하고 2등 송종국, 3등 설기현(이상 축구)이었다”고 돌아봤다. 모든 일의 근본이 결국 체력이라고 한다면 ‘부지런함’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4년은 일단 믿어봄 직하다. 전 종목 국가대표 사이에서도 유명했던 체력왕 유승민은 은퇴 후에도 꾸준한 등산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남다른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등산은 주로 혼자 간다. 속도가 안 맞아서 혼자 다닐 수밖에 없다. 한라산 정상을 최고 난도 코스 중 하나인 관음사 코스로 2시간 36분 만에 올라갈 정도다. 보통 5시간은 걸리는 코스다. 유 회장은 “제가 좀 빠른 편이기는 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초기에 하와이 연수 때는 하루에 8시간씩 영어를 팠다. 부지런한 성격은 타고난 것이냐는 물음에 유 회장은 “잘은 몰라도 선수 시절부터 몸에 밴 것 같다. 아들 둘도 이른 아침에 ‘빨딱빨딱’ 잘 일어나는 것을 보면 아빠를 닮은 것도 같다”며 웃었다. 그는 전체 워밍업 전에 늘 먼저 나가서 따로 몸을 풀던 선수였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역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난공불락의 만리장성 왕하오(중국)를 탁구 남자단식 결승에서 꺾고 포효하던 모습은 한국 스포츠사에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당시를 떠올린 유 회장은 “결승전에 자신은 있었지만 안 질 것 같다는 확신은 없었다. 다만 내가 불리하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저 한 포인트, 딱 한 포인트만 보고 쳤다”고 했다. 성공한 선수이자 스포츠 행정가인 유 회장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이 한국 체육계에 계속 나와주기를 바란다. IOC 선수위원 활동을 1년 남기고 자신의 영문명을 딴 비영리 사단법인(RSM스포츠)을 만든 것도 그 때문이다. “스포츠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 유망주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필요한 곳을 찾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8년간의 IOC 선수위원 활동을 빼곡히 기록해 10권 가까운 책으로 엮기도 했다. 책을 훑어 보니 언제 어느 행사에 참석해서 어떤 인사들을 만나고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유 회장은 “IOC 위원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선물해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유 회장의 다음 변신으로 정치인을 예측하기도 한다. 그는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빙긋이 웃었다. 최종 꿈이 뭔지는 몰라도 그 꿈을 향해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보면 되느냐는 물음에는 “계획했던 모습들이 조금씩 앞당겨져서 실현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고 답했다. -
안철수, 이재명 'AI 토론' 제안에 "시간·장소 맞출테니 나와 하자"
정치국회·정당·정책 2025.03.05 17:37:27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AI(인공지능)를 주제로 국민의힘에 토론을 제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토론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간과 장소는 이 대표에게 맞추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AI기술 관련 투자와 국가의 역할, AI산업 및 미래 군(대)의 현대화 등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자”며 국민의힘에 토론을 제안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오는 7일 출범을 앞둔 민주당 ‘AI강국위원회’의 위원장을 이 대표가 맡고 있는 만큼, 여당 ‘AI 3대 강국 도약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자신이 토론 상대가 돼야 한다는 게 안 의원의 논리다. 이 대표의 토론 제안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주제 제한 없이 토론을 언제든지 환영하는바”라며 “지난번에 이 대표가 권성동을 꼭 짚어서 토론하자고 제안해 응했더니 왜 급이 안 맞다고 피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언제든지 저희는 환영한다”고 답했다. -
100분간 이어진 자화자찬…'통합'은 없었다
국제국제일반 2025.03.05 17:37:18“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출범 후 가진 첫 상·하원 합동 연설을 “미국이 돌아왔다”는 선언과 함께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시간 39분 32초간 연설하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제치고 미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긴 연설 기록을 세우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집권 1기 때 첫 의회 연설에서는 1시간 10초간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43일간의 경제·외교적 성과를 일일이 열거하며 “대부분의 행정부가 4년 또는 8년 만에 이룬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뤘으며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자찬했다. 이어 “아메리칸 드림은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나아지고 있다”며 “아메리칸 드림은 멈출 수 없으며 우리나라는 세계가 목격하지 못했던, 어쩌면 다시는 목격하지 못할 귀환을 앞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의 이름을 최소 13차례 언급하며 비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연설은 내용 면에서도 2017년 합동회의 연설과 사뭇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는 ‘모든 미국인(all Americans)’을 네 차례 반복해 언급하며 국론 통합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는 이 표현을 아예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통합의 메시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최근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고 수십억 예산 낭비를 막았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공화당 의원들은 박수하며 환호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중도에 퇴장하거나 항의하는 등 미 정치권의 극단적 분열상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민주당 소속 앨 그린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연설이 시작된 지 5분도 채 안 돼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의하다 강제로 퇴장당하기도 했다. -
"대충은 없다…운동할 권리·열린 선수촌 부지런히 만들게요”[이사람]
문화·스포츠스포츠 2025.03.05 17:36:42“한 분야만 파고드는 것도 물론 가치 있는 일이지만 좀 더 넓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저는 더 끌렸어요. 후배들과 소주 한잔할 때도 탁구 얘기만 하는 것보다는 여기는 이렇고 저기는 저렇더라 얘기해줄 수 있으면 좋잖아요.”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엘리트 운동선수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그리고 대한민국 체육을 총괄하는 ‘스포츠 대통령’ 대한체육회장에 역대 최연소(43세) 당선까지. 유승민의 변신은 끝이 없다. 그리고 그 변신의 폭은 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유 회장은 ‘변신에 다 계획이 있었던 것이냐’는 물음에 ‘폭’에 대해서 얘기했다. “지도자도 해봤지만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디테일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어도 뭔가 폭을 넓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죠. 그 생각을 따라서 물 흘러가듯 왔더니 지금 여기예요.” 스포츠 행정이 적성에 꼭 맞는 일은 아니었다고. 유 회장은 “맡은 일을 하다 보니 하나같이 모든 것을 걸고 헌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었다. 물질적 보상은 없지만 책임은 엄청난 자리였다”며 “그래서 대충 할 수가 없었고 대충 하지 않으니까 또 인정을 받더라”고 돌아봤다. 체육회장 4년 임기는 지난달 28일 시작됐다. 이제 막 업무 파악을 하는 시기여야 하지만 유 회장은 이미 그 자리에 있던 사람 같다. 1월 선거에서 3선에 도전했던 이기흥 회장을 제치고 당선된 유 회장은 취임까지 40여 일 동안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계속했다. 당선 당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통화하며 긴밀한 협력을 약속받았고 며칠 뒤부터는 체육 현장 곳곳을 누볐다. 탁구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 충북 제천을 찾았고 다음날은 경남 함안으로 내려가 훈련 중인 여자축구 선수들을 격려했다. 국회를 찾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을 하는가 하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현장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수시로 얼굴을 맞댔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관계자들은 물론 차기 IOC 위원장 후보자도 만났다. 귀국 후에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으로 달려가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종목을 불문하고 각종 대회와 행사에는 꼭 ‘프로 참석러’ 유 회장이 있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움직여야 했고 이동하는 동안 쪽잠을 자야 했다. 그는 “집에 있는 시간은 하루에 3~4시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면서도 표정은 밝았다. “체육계뿐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기대가 많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낍니다. 그 기대를 어떻게 하면 충족시킬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유 회장의 역점 과제로 첫손을 다투는 것은 ‘학교 체육 살리기’와 ‘돈 버는 체육회 만들기’다. 먼저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의 근간인 학교 체육. “운동선수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꿈과 목표가 자랄 수 있도록 학교가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유 회장은 목소리를 키웠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재검토돼야 하는 제도로 그는 최저학력제(주요 과목 성적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다음 학기 대회 출전 제한)와 수업일수 강제를 들었다. “아이들이 오후 5시가 돼야 운동장에 나오니 도저히 가르칠 수가 없다는 축구 지도자의 토로가 떠올라요. 장시간 굳은 근육을 안 풀 수는 없고 몸 풀다 보면 어두워지니 언제 운동을 하냐는 거죠. 제대로 운동도 못하게 해놓고는 막상 일본에 경기 지고 중국이랑 대등해지고 그러면 화나서 비난하잖아요.” 이른바 ‘스포츠 미투’가 거세던 시절에 전임 정부는 스포츠 인권과 관련한 대책들을 쏟아냈다. 체육계 비리를 근절할 카드로 합숙 훈련 폐지를 꺼냈고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최저학력제를 강화했다. 주중에는 공부하고 대회는 주말에 나가야 한다고 규정했다. 중간에서 방향을 잃은 것은 학생 선수와 학부모들이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운동선수의 꿈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유 회장은 “현장의 선수와 지도자, 학부모는 법이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자주 바뀌고 갈팡질팡하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이 받는다”며 “이런 반복은 반드시 멈춰야 하며 그러려면 체육계 내부의 프로토콜과 시스템을 더 철저하게 갖추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자체 대응이 빠르면 외부에서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식의 정책들이 마구잡이로 나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에요.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대응이라는 것에는 개선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지향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유 회장은 “흔히 미국처럼 공부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선수가 우리나라에서는 왜 안 되냐고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공부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스포츠를 잘하면 하버드·예일·스탠퍼드대를 간다. 우리는 그런 제도가 없다”며 “어쩌면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표현 자체에 편견이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똑같은 학생인데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학생일 뿐이다. 프레임에 가둘 게 아니라 예를 들어 6교시 수업 중에 3교시까지 듣고는 시간을 매니지먼트하면서 잘하는 분야에 투자할 수 있게 융통성과 선택권을 주면 좋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교육부 장관님, 부처 관계자분들, 교육위원회, 교육청, 교육감님들 다 찾아 뵐 것이다. 체육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는 한편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올바른 방향을 찾도록 토의해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유 회장은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탁구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5년간 120억 원에 이르는 기업 후원을 유치했다. 체육회장으로서는 “연간 500억 원이 목표”라고 했다. “탁구협회장 때는 기업이 원하는 게 뭔지 먼저 파악하고 기업이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잘 제시해 후원의 명분과 근거를 마련해드린 게 주효한 것 같다”는 그는 “연 500억 원이 쉽지는 않은 숫자지만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한다. K팝 등 K컬처와 교류를 통한 윈윈이 이뤄지고 전국체전·소년체전 등 우리가 가진 플랫폼 또는 지적재산권(IP)을 통한 사업이 확장하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이 생각하는 K스포츠 마케팅의 최전선에는 선수촌이 있다. 해외에서 진천선수촌은 이미 한국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 통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해외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버기카 투어’도 종종 진행한다. 이런 선수촌 투어를 일반인 대상 상시 유료 프로그램으로 키우려는 게 유 회장의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청와대나 스위스 로잔의 IOC 올림픽 하우스처럼 인기 시설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선수 교육 시설인 챔피언하우스, 사우나 등 디테일한 휴식 공간, 최신 장비를 갖춘 의무실 등 문화재로 지정해도 될 정도의 수준을 우리 선수촌은 갖추고 있어요. 그런 곳에서 선수들 훈련을 직접 보고 선수촌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선수 식당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먹는 메뉴를 먹어보는 것은 특별한 일이잖아요.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체육회라는 지향점과도 잘 맞아 떨어지고요. 물론 선수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해야죠.” 앞으로 4년간 체육회장으로서 권한보다는 ‘책임’만 바라보고 뛰겠다는 유 회장은 “환희와 감동, 행복과 설렘을 드리는 스포츠 본연의 가치로 한국 체육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응원 부탁 드린다”는 말을 독자들에게 전했다. “2~3년 지나면 제가 추진하려고 했던 일들의 결과물이 드러날 거예요. 그때 ‘어, 진짜네, 진짜였네’라는 반응이 나오도록, 걱정은 기우였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달리겠습니다.” He is… △1982년 인천 강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 △2007년 경기대 스포츠경영학 학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단체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단체 은메달 △2012년 경기대 대학원 체육학 석사 △201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장 △2019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집행위원, 대한탁구협회장 △2025년 대한체육회장 -
FTA로 세율 '0%대'인데 생트집…천문학적 청구서 초읽기
국제정치·사회 2025.03.05 17:35:56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손해를 입히는 동맹국 중 하나로 한국을 콕 집어 언급함으로써 향후 관세, 대미 투자, 방위비 등에서 우리나라가 전방위적인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연설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고 운을 뗀 뒤 인도와 중국, 유럽연합(EU)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최혜국대우(MFN) 평균 관세율은 13.4%로 미국(3.3%)의 4.1배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에 0.79%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여러 외신이 한국의 MFN 관세가 멕시코·캐나다 등에 이어 13%대라고 보도하자 우리 정부는 보도 설명 자료 형태로 미국에 대한 관세율은 0%대이며 대부분의 국가와 FTA를 맺어 관세율이 MFN 관세율보다 낮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보고 싶은 통계만 쏙 뽑아 언급한 것이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백악관이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 원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이 수조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말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 연설에서는 ‘각각(each)’이라는 표현을 추가해 “일본·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 달러씩 투자하며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투자 의지를 과장하며 다른 나라의 동참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한국의 높은 관세율과 미국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도와준다는 것을 언급한 점을 미뤄볼 때 한국에도 많은 돈을 투자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이 사업은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가스전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1300㎞ 길이의 송유관을 거쳐 남부로 이동시켜 액화한 뒤 수요지로 옮기는 것이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2010년께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사업이 시작됐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과 사업성 문제로 민간기업이 빠져나가면서 진척이 없는 상태다. 미 에너지 당국은 일본·한국 등 동아시아 주요 LNG 수입국이 장기 구매를 전제로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대규모 리스크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접근법은 1기 당시 막무가내식 압박 전략을 다시 꺼내는 행보로 읽힌다. 1기 때 협상에 참여한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한국이 대미 무역수지는 흑자를 보고 있지만 서비스수지 등 경상수지 전체로 보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설득해도 미국 측은 이를 무시하고 무역수지만 언급을 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지출액이 2.8%로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미국은 ‘한국은 전쟁 중인 국가 아닌가’라고 맞받아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한국을 정조준한 만큼 비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상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높은 관세를 지적한 뒤 “이 시스템은 불공평하다. 4월 2일 상호 관세가 발효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약간의 소란이 있을 것이지만 괜찮다”고 말하면서 상대국 보복 관세의 1차 타깃이 될 미국 농부들을 향해 인내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의 구상대로 관세정책을 밀고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이 국방 분야에서 더 많은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 축소·철수를 거론하면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산 자동차에 한해 자동차론 이자를 세금 공제 대상으로 하겠다고도 말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는 혜택을 못 받게 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조선업 관련 언급은 한국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새 조선 담당 사무국을 설치하고 이 산업을 원래 있어야 할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특별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조선 업체가 미국에 투자를 할 경우 과도한 현지 인력 채용과 기술 이전 등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하나은행 대출금리 0.15%p 인하
경제·금융금융정책 2025.03.05 17:35:01하나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0.15%포인트 낮춘다. 금융 당국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다며 강하게 압박하자 5대 은행이 일제히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10일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혼합형)의 가산금리를 0.15%포인트 낮출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금융 비용 절감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주기형) 상품의 가산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NH농협은행은 6일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며 신한은행은 이번 주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한다. KB국민은행도 금리를 추가로 내리기로 하고 인하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준거금리 낮아지는 가운데 가산금리까지 떨어지면서 대출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6조 7519억 원으로 전달 대비 3조 931억 원 늘었다.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은 “부동산 심리가 꿈틀대면서 강남권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면서 “지난달부터 새 학기가 시작을 준비하는 이사 수요까지 늘고 있어 대출이 더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
"AIDC 차세대 냉각기술 확보"…글로벌 보폭 넓히는 SKT
산업IT 2025.03.05 17:34:32SK텔레콤이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강화한다. SK텔레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액체 냉각 분야의 선두 주자인 기가컴퓨팅, SK엔무브와 차세대 냉각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기가컴퓨팅은 기가바이트의 자회사로 AI 서버 개발뿐 아니라 클라우드·에지컴퓨팅·엔터프라이즈 정보기술(IT)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이다. 특히 직접 액체 냉각(DLC·Direct Liquid Cooling), 수조형 액침 냉각(ILC·Immersion Liquid Cooling) 기술 등 혁신 냉각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MOU로 기가컴퓨팅은 SK텔레콤에 액체 냉각 기술 솔루션 노하우를 제공한다. 액체 냉각 기술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 플루이드를 활용해 서버와 주요 부품의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차가운 공기를 유입해 냉각시키는 공랭식보다 뛰어난 냉각 효과를 자랑한다. AI데이터센터의 냉각 기술 경쟁력은 전력 소모와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최적화, 컴퓨팅 성능 제고로 이어지는 만큼 SK텔레콤도 다양한 기술 협력과 연구 개발을 진행해왔다. SK엔무브는 다년간 축적해온 냉각 플루이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질의 냉각 플루이드를 공급한다. SK엔무브는 국내 최초로 액침 냉각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양질의 냉각 플루이드를 공급하며 글로벌 액침 냉각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냉각 플루이드(Thermal Fluids) 설계 및 평가 역량 그리고 액침 냉각 솔루션(AI데이터센터, ESS, 전기차용 윤활유 등)별 최적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고급 윤활기유 생산·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한 원재료 경쟁력도 높다. 3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액체 냉각 성능 최적화를 위한 기술 검증을 비롯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주요 부품 운영 검증, AI데이터센터용 솔루션 기획까지 광범위한 연구개발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글로벌 기술 협력을 활용해 전력·발열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냉각 기술 설계 및 운영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그룹과 파트너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냉각 기술을 그룹 차원의 AI데이터센터 솔루션 패키지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AI데이터센터 고객 관점에서 최적의 솔루션 개발을 위해 액체 냉각 도입 시 비용 및 냉각 성능 최적화를 위한 기술 검증 협력에 돌입한다. -
췌장 등 두꺼운 생체조직, 고해상도로 관찰
산업IT 2025.03.05 17:33:50췌장 등 두꺼운 생체 조직을 관찰할 때 기존의 광학 기술은 조직 내부에서 발생하는 빛의 산란 때문에 광학적 수차가 생기는 한계가 있다. 광학적 수차는 미세구조 관찰을 진행할 때 현미경 이미지의 품질을 떨어뜨려 생물학 및 조직병리학 연구에서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염색 없이 두꺼운 생체 조직의 3차원 영상을 고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디지털 수차 보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광학적 메모리 효과(optical memory effect)를 활용해 두꺼운 생체 조직을 실시간으로 고해상도로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학적 메모리 효과란 빛이 기울어질 때 산란된 빛도 함께 기울어지는 현상으로 생체 조직과 같은 복잡한 산란 매질에서도 관찰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기존 적응형 광학(adaptive optics) 기술보다 더욱 강력한 보정 효과를 제공해 생체 조직 내부의 구조를 더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다. 새롭게 개발된 기법을 적용한 결과 연구진은 생체 조직 내부의 세포 구조를 더욱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으며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시료에서 발생하는 동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조직병리학, 신약 개발, 생물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징 기술을 제시했으며 기존 기술이 극복하지 못한 심층 조직 이미징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가로 평가된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이미징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홀로토모그래피 기반 비침습적 생체 이미징 및 진단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앞으로는 생체 조직의 더욱 정밀한 3차원 이미징을 통해 세포 수준에서의 다양한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리학과 오철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인 이번 연구 결과는 올 2월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으며 해당 기술은 다양한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
이틀 걸리던 실내공기질 측정, AI 활용해 3시간만에 끝낸다
산업IT 2025.03.05 17:33:07공기 중 미세먼지 속에는 바이러스·박테리아·곰팡이와 같은 바이오에어로졸로 분류되는 미생물이 포함되는데 이 중에는 COVID-19 등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인체에 유해한 병원성 미생물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정부는 이러한 부유 미생물을 관리하기 위해 지침을 마련하고 ‘실내공기질관리법’을 통해 다중이용시설에서 부유 미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부유 미생물을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현재 부유 미생물 측정은 ‘포집-배양-계수’ 단계로 이뤄지는 공정시험법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 방식은 연구원이 특정 공간에서 일정 시간 동안 공기 중 미생물을 포집한 후 48시간 이상 배양해 증식한 미생물 군집(콜로니)을 육안으로 분석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 같은 방법은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근 요구되는 실시간 부유 미생물 탐지 및 자동화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연구진이 실내 공기 질 측정을 단 3시간 만에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소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정재희 세종대 교수, 고현식 연세대 연구원과 허기준 전남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부유 미생물 고농축 샘플링 기술과 머신러닝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을 결합, 3시간 이내에 95% 이상의 정확도로 실내 공기 중 박테리아 농도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표준 배양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탐지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은 시료 샘플링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해 높은 효율성과 정밀도를 제공하며 표준 배양법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공기 중 박테리아를 현장에서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연구팀은 우선 공기 중 미생물의 극히 낮은 농도를 정밀하게 탐지하기 위해 공기 중 박테리아를 최대 1000만 배까지 연속 농축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공기 중에서 1차 농축된 입자를 공기에서 액상으로 2차 입자 농축했고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연구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농축 성능을 달성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공기 중 박테리아 콜로니 계수 농도를 3시간 내 95% 이상의 정확도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소형화된 장비 설계를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시스템은 주로 실험실 환경에서만 사용 가능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소형 인큐베이터를 이미지 분석 시스템에 통합해 이동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병원, 공항, 산업 현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공기 중 미생물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은 기존 배양법을 기반으로 한 실내 공기 질 관리 체계에서 더 신속하고 정확한 측정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건강 취약 계층이 거주하는 어린이집·노인요양원·산후조리원·병원뿐 아니라 학교와 공항과 같은 인구 밀집 공간에서 실내 공기 중 부유 미생물을 검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시스템은 자동화 및 소형화된 구성이 특징이기 때문에 바이오 산업 및 식품·제약 산업 현장에서 생산 환경의 청정도를 관리하는 데도 유용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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