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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TMSC, 美 1000억달러 투자…트럼프 "멕·加 25% 관세 4일 부과"
국제정치·사회 2025.03.04 05:37:40TSMC가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6조 원)를 투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가 4일(현지 시간)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TSMC 최고경영자(CEO) C.C. 웨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웨이 CEO는 이번 투자 결정이 이미 진행 중인 미국 내 TSMC 투자액인 650억달러와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향후 수천 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는 2020년 애리조나에 1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총 투자액은 65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TSMC는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 정책으로 65억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돼 있다. 이날 러트닉 장관은 TSMC가 바이든 행정부 때의 반도체법으로 약 10%의 보조금을 받고 투자를 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는 투자 규모가 1000억달러로 늘었고 관세를 피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정책으로 보조금 지출 없이도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할 25% 관세와 관련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또 상호관세 역시 4월 2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는 2.5%, 다우지수는 1.6% 하락하는 등 미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
작년 전기버스 수출액, 中 수입액의 '1%' 그쳐[Pick코노미]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3.04 05:30:00지난해 우리나라가 들여온 중국산 전기버스 규모가 2억 5500만 달러(약 3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기차 총 수출액은 수입액의 100분의 1도 되지 않아 국산 전기버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비관세장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실시한 ‘2024년 전기상용차 산업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버스(신차) 총 수출액은 대중 수입액의 0.99%인 252만 달러(약 37억 원)에 그쳤다. 전기버스 수출액은 2023년과 비교해도 15.6% 더 감소했고 주요 수입국인 중국으로는 단 1대도 팔지 못해 글로벌 경쟁력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월 말 기준 36.6%에 달해 사실상 중국 업체의 텃밭이라고 볼 수 있다. 전년(50.9%)보다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국내 전기버스 10대 중 4대는 중국산인 셈이다. 연구진은 “지난해의 경우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요건 변경으로 인해 중국산 점유율이 조금 낮아졌지만 중국 제조업체들이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변경된 요건 충족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국산 전기버스가 중국에 밀려 맥을 못 추리는 가장 큰 원인을 가격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아이앤아이산업리서치가 국내 전기버스 전문 수입 업체 A사를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가격은 1대당 3억 4000만 원으로 추정됐다. 국산 제품 가격이 1대당 4억~5억 원임을 고려하면 중국산이 1억 원 이상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연구진이 전기상용차 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국산 전기버스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한 비중은 6%에 그쳤다. 반면 국산과 중국산 제품 간 품질 차이가 없다고 답한 비중은 44%에 달했다. 연구진은 “무역 구제 제도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기술장벽 검토를 통해 전기상용차 시장 보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안전성·성능 제고 등을 꾀해 외국산 대비 열위에 있는 가격 경쟁력을 만회할 만한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해외칼럼] 트럼프에 열광하는 Z세대 남성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3.04 05:30:00많은 미국인들은 헌법을 짓밟고 연방정부를 파괴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불편해한다. 그러나 트럼프에 열광하는 집단이 존재한다. 바로 젊은 남성층이다. 설문조사는 지난 대선 이후 젊은 남성 사이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급등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트럼프는 18~29세 사이의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 14%포인트(트럼프 56%·카멀라 해리스 42%) 차이의 우세를 보였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이 그룹에서 과반수의 지지로 승리한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민주당은 Z세대 남성의 표심을 어떻게 되찾아올 수 있을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만회는커녕 지금까지도 이들의 이탈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유고브 설문 조사에서 젊은 남성은 트럼프에게 +20의 ‘순호감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호감도란 긍정적인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율에서 부정적인 평가율을 뺀 수치다. 다른 조사들조차 지난 대선 이후 젊은 남성 사이에서 트럼프의 순호감도가 플러스 영역에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외의 연령층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순호감도가 높게 나오지만 지난 두 달 동안 젊은 남성의 평균적인 지지도는 그보다 높았다. 또 같은 연령대에 속한 여성에 비해 트럼프를 향한 젊은 남성의 애정이 특히 두드러졌다. 트럼프에 대한 젊은 층의 평가는 성별에 따라 심한 온도 차를 보인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 미국 소년 및 청년협회 회장인 리처드 리브스는 정치적으로 젊은이들은 오랫동안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부동층으로 남아 있었다고 지적했다. 숱한 백서와 운동가 집단은 소녀와 여성들이 직면한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사회운동은 페미니스트 이념을 옹호했다. 반면 남성들에게 영향을 주는 경제적·사회적·심리적 문제들은 진보주의자들에 의해 대체로 무시됐고 때로는 조롱까지 당했다. 리브스의 말대로 “많은 젊은 남성은 민주당이 그들의 문제를 간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진보주의자들은 젊은 남성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여러 현실적인 면에서 남성은 동년배 여성에 비해 뒤처졌다. 젊은 남성의 학력 성취도는 같은 연령대의 여성보다 낮은 반면 아직도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편이다. 마약 과다 복용과 자살로 인한 사망 역시 젊은 남성 집단에서 자주 목격된다. 특히 저소득 가정의 젊은 백인 남성은 그들의 아버지 세대에 비해 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한층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다. 오늘날 남성은 더욱 고립됐다. 전체적으로 미국인은 20년 전보다 홀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젊은 남성의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학자인 엘리스 에번스는 소비자들의 인지 편향 양극화를 가능케 하는 스마트폰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정치적·성별 격차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에번스에 따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훨씬 더 진보적이 됐고 이것이 극우 팟캐스터와 인플루언서들이 땔감으로 활용하는 집단적 반발을 키웠다. 트럼프도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 젊은 남성의 환심을 샀다. 정책보다는 마초적 감성과 고립된 젊은 남성이 환영과 사랑을 받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만드는 그의 능력이 이들의 표심을 잡는 데 큰 힘이 됐다. 그러나 트럼프의 어젠다는 젊은 남성이 직면한 경제적 문제와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가 취임한 후 그는 과연 어떤 정책을 취했을까. 이른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과의 전쟁’처럼 일부는 전형적인 우파 남성의 입맛에 맞춘 정책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자칭 ‘여성 혐오주의자’ 인플루언서인 앤드루 테이트의 입장을 앞장서서 옹호한다. 트럼프의 다른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어떤 면에서 트럼프의 독재자적 성향과 임의적인 해고, 결과에 구애받지 않는 시스템 파괴 등 필자처럼 까탈스러운 기성 논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젊은 남성 포퓰리스트들의 눈에는 오히려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다. 이들은 기성 체제가 자신들을 버렸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정치인이건 걱정에 쌓인 부모 혹은 잠재적 배우자이건 젊은 남성의 마음을 끌어오는 데 필요한 열쇠는 그들에 대한 병리화를 중단하는 것이라고 리브스는 지적한다. 민주당은 젊은 남성을 문제시하고 훈계하는 대신 그들이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야 한다. -
트럼프가 콕 찍은 K-조선에 무슨 일이[Pick코노미]
경제·금융정책 2025.03.04 05:30:00도널드 트럼프 미 2기 행정부가 군함에 이어 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쇄빙선에도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국내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뒤늦게 사업비 증액을 위한 논의에 나섰지만 국산 최신예 조선 기술을 과시할 기회를 날린 것은 물론 극지 연구개발을 위한 경쟁에서 주변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국방부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한미 조선 협력 태스크포스(TF)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미 산업 장관이 만난 자리에서 양국의 조선 협력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실무 채널을 통한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나가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지난달 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방미 기간 미국 측은 해군함을 넘어 LNG를 실어 나를 운반선과 북극항로 일대에 활용할 수 있는 쇄빙선까지 협력 대상 목록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군함·탱커·쇄빙선 등 ‘패키지 주문’을 할 경우 미국 물량을 우선 제작할 수 있다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쇄빙선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크다는 게 관가의 분석이다. 알래스카에 매장된 LNG를 채굴해 미국 내 주요 도시와 우방국으로 공급하면 인플레이션 문제와 에너지 안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측의 복안이다. 이미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들은 이 분야에서 역량이 입증됐다. 세계 최초의 양방향 쇄빙 유조선을 건조한 곳도 한국 기업이다. 중형조선소인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이 설계와 건조를 맡아 2009년 진수한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연구원과 승무원을 최대 85명 태우고 1m 두께의 빙하를 부수며 남극과 북극을 오갈 수 있다. 문제는 아라온호(남극)와 극지(북극)를 나눠 맡을 예정이던 1만 6560톤급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초 목표는 2027년 진수였으나 예산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2030년 진수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는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사업비 증액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올 상반기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전해졌다. 그사이 중국에서는 최초의 자체 건조 쇄빙선 쉐룽2호가 취역했다.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내준 셈이다.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북서항로를 통제하려면 쇄빙선 보유가 선제 조건이지만 미국은 조선업 쇠퇴 및 역량 부족으로 단기간 내 쇄빙선 건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간의 해양 패권 경쟁에서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미중 간 보유 함정 수 격차는 2030년 200척(중국 460척, 미국 260척)에 이를 정도로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미 해군은 2054년까지 연평균 약 300억 달러(약 42조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 364척의 신규 함정을 더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한때 414개에 이르던 조선소가 현재 21개밖에 남지 않아 한국과 일본 등의 협력이 절실한 상태다. 쇄빙선 외에 LNG 운반선과 해양 석유시추선 등에 대한 협력 수요도 기대된다. 미국 내 조선소들은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이 없어 수출용 LNG 운반을 외국 국적 선박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선박인 LNG 운반선 점유율은 한국이 62%로 중국(38%)을 앞서고 있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내년 11월 차세대 쇄빙연구선 ‘미라이Ⅱ’ 완공을 앞두고 있다”며 “한국 내에서 부처 간 이견이나 예산 편성 때문에 잡음이 일어날 경우 미국이 파트너를 교체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김재천 칼럼] 미국의 ‘아시아 동맹’은 안녕한가
오피니언사외칼럼 2025.03.04 05:30: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싫어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트럼프는 유럽 동맹국 대부분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자는 합의를 무시하고 미국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여러 번 불만을 토로했다. 국방비 지출을 더 많이 하지 않으면 미국은 나토를 탈퇴하고 러시아가 유럽을 공격하도록 부추기겠다고 협박한 적도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에게 나토와 같은 다자 협정은 거추장스럽다. 첫 내각회의에서 그는 “유럽연합(EU)은 미국을 착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게 존재 이유”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여전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양자 관계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외에도 트럼프가 유럽 동맹을 싫어하는 이유는 많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종종 트럼프와 ‘맞짱’을 뜨려 한다. 트럼프와 눈인사조차 하지 않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17초 동안 기싸움 악수를 하다가 트럼프 손등에 멍 자국을 남긴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한마디도 지지 않고 트럼프에게 대든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 예다. 이에 비해 최근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개최한 아시아 정상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그랬고, 특히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아부의 기술’의 진수를 보여줘 트럼프의 ‘푸들’이라는 말을 들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무색할 정도였다. 트럼프가 나토를 싫어하는 가장 근본적 이유는 유럽이 미국의 핵심 국가이익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유럽의 분쟁에 연루돼서는 안 된다는 확신이다. 아울러 러시아를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유럽의 안보는 유럽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 미국과 유럽은 영화 ‘헤어질 결심’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갈라서고 있지만 그들의 이별은 어느 정도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관건은 미국의 아시아 동맹이다. 다수의 전문가는 아시아 동맹은 그래도 무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지하다시피 트럼프는 중국을 주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결 추진에는 미국의 외교 안보 자원을 중국 견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한국·일본·호주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은 중국 견제의 관점에서 미국의 유용한 전략자산이다. 트럼프가 관세 인상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요구하겠지만 대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동맹 관계를 일방적으로 훼손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였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의 폭주를 보면 미국의 아시아 동맹도 유럽 동맹과 같은 꼴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임을 벌써 세 번이나 재확인했다. 한국과 일본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만에 대한 지지와 대중국 강경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가 이러한 입장을 확인해준 적은 없다. 오히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로 답하지 않을 것이다. 결코 그런 상황(대만 방어)에 처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런 트럼프가 북한 비핵화 원칙에 얽매일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관계 조정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거래(wide-ranging deal)’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협상 테이블에 핵 군축 문제 등 안보 현안도 올려놓고 싶어 하는데 미중 긴장 완화를 원하는 일론 머스크가 뒤에서 트럼프의 거래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트럼프 2기의 중국 때리기는 다소 속도감이 떨어진다. 만약 트럼프가 중국과 ‘그랜드바겐’을 추구한다면 한반도와 대만 문제를 장기판의 ‘졸(卒)’ 정도로 다루며 주고받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내 팽배한 반중 정서를 고려하면 미중 대타협은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하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했나.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한국은 일단 자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
[속보]트럼프 "멕·加 25% 관세, 4일 시작…TSMC 1000억달러 투자"
국제정치·사회 2025.03.04 05:01:14[속보]트럼프 "멕·加 25% 관세, 4일 시작…TSMC 1000억달러 투자" -
신협, 부실 조합 속출… 116곳 적자·19곳 연체율 10%↑
경제·금융제2금융 2025.03.04 05:00:00급격한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신용협동조합(신협)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최소 116개 조합이 적자를 기록했고, 연체율 10%를 넘긴 부실 조합도 19곳에 달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조합도 다수 확인되면서 신협의 건전성 악화가 금융권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서울경제신문이 전국 신협 조합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날 현재 416개 조합이 경영 공시를 했거나 수시 공시로 재무 상태 개선 조합 지정 사실을 알렸다. 이는 2023년 기준 전국 신협 조합(869개)의 절반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공시를 한 조합 중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곳만 116개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약 1592억 9900만 원이다. 경영 상태가 나쁠수록 결산에 시간이 걸리고 늦게 공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적인 적자 조합 숫자와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 관악(-47억 3600만 원)과 대창(-20억 9800만 원), 경동(-13억 7100만 원) 등이 손실을 냈다. 지방에서도 △경기 동수원(-79억 7400만 원) △달월(-43억 2700만 원) △전주 덕진(-50억 2800만 원) △인천 계양(-82억 2900만 원) △부산시중앙(-94억 5300만 원) △북부산(-141억 5800만 원) 등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자본비율이 마이너스로 자본잠식인 조합도 여럿 있었다. 서울 묵동(-1.19%)과 충남 공주(-0.2%), 경북 춘양(-0.81%), 대구 한아름(-0.69%), 부산 승학(-0.36%) 등이 대표적이다. 상호금융권의 순자본비율은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처럼 자본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금융 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순자본비율 마이너스는 자본잠식으로 보면 된다”며 “추가적인 건전성 개선 작업이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인 2%를 밑도는 조합도 8곳이나 됐다. 인천 숭의(0.85%)와 부평제일(1.23%), 대전대흥(1.91%) 등은 자본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순자본비율이 2~3%로 ‘회색지대’에 속한 조합도 71개에 달했다. 이 조합들은 추가적인 관리 없이는 자본비율이 위험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곳들이다. 상호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침체로 단위 조합의 건전성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며 “자신이 거래하는 조합의 순자본비율과 연체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체율이 무려 10%를 넘는 조합들도 다수였다. 조합별로 보면 △서울 회현상가(11.17%) △경기 남양주(11.17%) △달월(12.25%) △인천 석암(11.28%) △충북 새청주(10.15%) △대전대흥(11.86%) △전주행복(14.51%) 등이다. 경남의 새진주 신협과 한의사신협은 연체율이 각각 15.57%, 16.64%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계에서는 올해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신협의 예금 조달 부담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대출 부실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내다봤다. 이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과 상각으로 이어져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위협과 수출 감소로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정치적인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며 “자영업자와 건설사, 부동산 개발업자 등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이들의 연체율이 갈수록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협의 한 관계자 역시 “올해는 부실 관리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새마을금고다. 2023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겪은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예금 조달 비용 부담이 본격적으로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져 수익성에 직격탄이 됐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1조 2000억 원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손실이 이어져 최소 1조 원대 후반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신협 상황이 안 좋은데 새마을금고만 따로 실적이 좋을 리가 없다”며 “새마을금고 실적이 공시되면 크든 작든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로또 자동 1등이 한 곳서 2명? 말도 안 돼"…다시 떠오른 '조작 음모론'
사회사회일반 2025.03.04 05:00:00로또 판매점 한 곳에서 자동 방식으로 구매한 복권 2장이 모두 1등에 당첨되자 누리꾼들이 ‘전산 조작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3일 복권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이달 1일 제1161회 로또 추첨결과 6개 번호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16명으로, 이들은 각각 17억 9265만 원을 받게 됐다. 5개 번호와 보너스 번호를 맞힌 2등은 117명으로 당첨금은 각 4085만원이다. 1등 당첨자 16명 가운데 10명은 자동 방식으로 복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행복권은 자동으로 복권을 구매한 1등 당첨자 10명 중 2명의 구매처가 경기 시흥시 마유로의 ‘종합복권슈퍼’ 한 곳이라고 밝혔다. 수동으로 응모한 로또는 한 판매점에서 여러 장이 1등에 당첨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한 판매점에서 자동 방식으로 응모해 여러 장이 1등에 당첨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음모론이 제기됐다. 누리꾼 A씨는 1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로또 자동 1등 2개가 한 곳에서 나오냐’라는 제목의 글에서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또 나왔다”며 “한 판매점에서 로또 1등이 자동 구매로 2명 나왔는데 수학적·확률적으로 말이 되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A씨는 “미국 로또 ‘파워볼’과 ‘메가밀리언’은 1등 당첨자 얼굴 이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며 “이를 공개하기 어렵다면 1등 당첨 구입의 정확한 날짜 시간 분 초까지 정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번호 추첨 후 전산으로 로또 1등을 추가하는 조작이 있는지 조사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로또 추첨 결과 1등 당첨자가 여러 명이 쏟아져 나오면서 조작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직접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2023년 서울대 통계연구소 등 전문기관 2곳에 조작 가능성을 검증하는 연구 용역을 의뢰하기도 했다. 결론은 복권 추첨 과정에서 위·변조 행위는 불가능하고 여러 명의 동시 당첨자가 나오는 것도 확률적으로 충분히 발생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이었다. 또 로또 판매점의 복권발매 단말기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정각에 회차 마감되면서 발매 서버와 연결이 차단돼 실물 복권 인쇄가 불가능하며, 조작하려면 추첨 방송 즉시 독립적으로 차단된 4개의 시스템에 동시 접속해 자료를 위변조하고 인쇄 불능 상태의 복권 발매기에서 실물 복권을 인쇄해야 하는 등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도 조작설이 난무하자 동행복권은 로또 추첨 과정의 투명성을 대중에게 확인시키는 차원에서 2023년 6월 기자 및 일반 참관인 150여 명을 초청해 ‘대국민 로또 공개 추첨방송’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도 100명의 일반인 참관단 앞에서 로또 추첨 생방송 행사를 열었다. -
[오늘의 날씨] 전국 흐림 속 출근길 눈·비…찬바람에 ‘반짝 추위’
문화·스포츠라이프 2025.03.04 05:00:00화요일인 4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 강원산지·동해안과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에서는 새벽부터 눈이나 비가 내리겠다. 오전에 전국으로 확산된 눈 또는 비는 대부분 밤에 그치겠으나, 강원도, 경상권동해안, 제주도는 밤까지 계속될 수 있다. 3일부터 5일까지 강원산지·동해안과 경북북동산지·북부동해안에는 10∼30㎝의 눈이 내리겠고, 강원 내륙과 경북 북부 내륙에는 5∼10㎝, 대구(군위)·경북남서내륙은 3∼8㎝의 눈이 예상된다. 강원 산지는 최대 40㎝ 이상, 강원 내륙은 최대 15㎝ 이상의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5도에서 4도, 낮 최고기온은 2도에서 8도로 평년기온을 밑돌며 ‘반짝 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전국에 바람이 초속 15~20m(산지 초속 20∼25m)로 강하게 불겠고, 미세먼지 농도는 눈과 비의 영향으로 전국이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2.0∼5.5m, 서해 앞바다에서 0.5∼3.5m, 남해 앞바다에서 0.5∼5.5m로 일겠다. 먼바다에서는 동해·남해 2.0∼6.0m, 서해 1.0∼5.5m의 파고가 예상된다. -
[르포] 北 지휘부 참수시킬 F-35C 싣고 온 핵항모 ‘칼빈슨함’…항공기 80여대·승조원 6천명 떠다니는 군사기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정치통일·외교·안보 2025.03.04 05:00:003일 오후 부산 남구용호동 해군작전기지에 조만간 실시된 한미일 해상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입항한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10만t급) 비행갑판은 한미 양국 군 관계자 및 언론인들이 가득 차 분주했다. 갑판 곳곳에는 소총을 든 군인이 보였다. 긴장감 속 들어선 칼빈슨함 갑판 위에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C와 4.5세대 전투기인 슈퍼호넷(F/A-18) 등이 웅장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순양함 ‘프린스턴함’, 이지스구축함인 ‘스터렛함’을 이끌고 전날인 2일 부산에 들어온 칼빈슨함 주변에는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대형수송함 ‘독도함’, 상륙함 ‘일출봉함’ 등도 함께 정박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미국 군사력의 상징과도 같은 항공모함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칼빈슨함 입항은 한미동맹 강화를 확인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 항공모함의 국내 입항은 지난해 6월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71·10만t급) 이후 약 8개월 만이며, 지난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미군이 한미일 훈련에 앞서 전략자산이자 ‘기함’(旗艦·지휘함)인 핵 항공모함을 언론에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2023년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3국은 정례적으로 함께 해상 훈련에 나서는데, 지난 2024년 4월 제주 남방 공해 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해상 훈련에 참여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 한국 취재진을 처음 초청한 이후 두 번째 핵 항공모함 공개다. 1982년 취역한 칼빈슨함은 미국의 세 번째 니미츠급 항공모함이다. 비행갑판이 축구장의 3배 크기인 칼빈슨호는 한눈에 봐도 남다른 규모를 자랑했다. 길이 333m, 폭 76.4m에 달하며 높이는 74m로 24층 건물과 같은 규모의 선체를 움직인다. 약 6000명에 달하는 승조원이 탑승하고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추진 동력은 웨스팅하우스 A4W 원자로 2기와 증기터빈 4기다. 최고 시속은 56㎞다. 연료를 한 번 교체하면 25년 동안 운항할 수 있다. 이날 칼빈슨함 비행갑판에는 항공기 30여대가 실려 있었다. 계단을 여러 개 오른 끝에 나타난 갑판에는 해군용 스텔스 전투기 F-35C와 정밀 유도폭탄으로 적의 주요 지휘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F/A-18E/F 슈퍼호넷, 대잠·대수상함 작전에 최적화돼 ‘바다 위 사냥꾼’ MH-60R/S 시호크, 조기경보기 E-2D 호크아이 등이 흐린 날씨 속에서도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이 가운데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C가 눈에 띄었다. 은밀히 북한 상공에 잠입해 북한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미 전략자산 중 하나다.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도록 특수 설계된 F-35C에는 이날 붉은 천막이 덮여 있었다. 미 해군은 취재진에게 약 7.5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을 허용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타국 항공모함 내에선 촬영이 불가한 것으로 아는데, 제한적으로 촬영을 허가하는 것은 미군의 자신감인지’를 묻자 “그렇다. 미군의 전력을 보여줌으로써 동맹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알려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 항공기 외에도 칼빈슨함엔 EA-18G 그라울러, CMV-22 오스프리 등의 미 공중자산들이 탑재돼 있다. EA-18G 그라울러는 적의 방공망 및 통신 체계를 전자파 교란으로 무력화하는 전투기로 F-18 전투기를 전자전기로 개조한 것이다. 미 해군 관계자는 “모두 6종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체는 약 70~80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훈련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상에서 전투기가 이륙하려면 300~400m의 활주로가 필요하지만 칼빈슨함에는 캐터펄트(catapult)가 설치된 덕에 100m의 비행갑판으로도 충분했다. 캐터펄트는 원자로 증기를 뿜어 함재기가 짧은 활주로에서도 뜰 수 있도록 가속해주는 장비다. 2t짜리 승용차를 2400m 밖으로 내던질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칼빈슨함엔 이 같은 캐터펄트가 4개 있어 최대 30초에 1대씩 함재기를 공중으로 발사하는 게 가능하다. 항공모함과 80여 대에 달하는 함재기, 해상작전헬기, 조기경보기, 순양함 및 이지스구축함 등의 호위함을 거느리는 항모강습단은 웬만한 중소국가 해·공군력과 맞먹는 전력을 과시한다. 필요에 따라 핵추진 잠수함까지 합류할 경우에는 그야말로 떠다니는 군사기지로서 그 위력은 상상 이상이다. 칼빈슨함의 항로는 대부분 동아시아 안보상황에 따라 결정되지만 특수작전을 위해 중동 해역까지 진출한 적도 있었다. 칼빈슨함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중동에서 진행된 대테러전 ‘항구적 자유’와 ‘이라크 자유’ 작전에 참가했다. 2011년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을 아라비아해에 수장(水葬)했는데, 그 선박이 바로 칼빈슨함이다. 당시 미군은 빈 라덴의 시신을 땅에 묻는 게 위험하다고 판단해 수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칼빈슨함에는 미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데브그루(옛 네이비실6팀)’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수부대는 미국 대통령의 명령을 직접 받는다. 유사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전쟁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 수행도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칼빈슨함의 한반도 입항은 북한 지도부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칼빈슨함은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 3함대 소속이었지만 서태평양으로 소속을 옮겼다.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미 해군 7함대는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 배치돼 있는데 이례적으로 서태평양에만 두 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 관계자는 “남중국해에서 일방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유사시 한반도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대비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미 해군은 칼빈슨함의 격납고(행거베이·hangar bay)에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모함을 공개했다. 칼빈슨함의 입항 목적이 ‘확장억제 강화의 재확인’에 있다며 강력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워시 제1항모강습단(준장)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한미·한미일 안보협력이 약화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전략적인 부분은 국방부에 질문해달라”면서도 “부산에서 기항하고 존재감을 드러낸 자체가 한미동맹이 계속 강화되고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1항모강습단은 부산에 있게 되어 기쁘며 한미의 공동 목표인 평화, 번영, 안정을 계속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한미는 함께 한미 동맹에 대한 약속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입항이 중국 견제 성격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칼빈슨함이 역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건 특정 국가에 대한 대응이 아니다”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롭고 개방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이번 입항을 계기로 한미 또는 한미일 훈련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 답변은 삼가면서 “역내에서 한국 해군과 다른 동맹국과 같이 훈련하는 기회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함께 훈련하는 것을 고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해군작전사령부 이남규 해양작전본부장(준장)도 “한미동맹은 지난 70여년간 대한민국과 지역 안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펼쳐왔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상호운용성과 연합 해양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미 전략 자산을 지속해서 전개해 확장 억제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격납고엔 양국의 협력을 상징하듯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기자회견 마지막엔 워시 단장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같이 갑시다”를, 이 작전본부장은 영어로 “We sail together(우리는 함께 항해합니다)”을 언급하며 한미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외쳤다. -
국민銀·현대차 동맹…협력사에 '0%대' 대출 내준다
경제·금융은행 2025.03.04 05:00:00KB국민은행이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이르면 이달부터 현대차(005380) 협력사에 0%대 대출을 해준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KB국민은행을 상생기금 협력 사업 파트너사로 선정하고 협력사 대출에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두 회사는 조만간 공식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KB국민에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협력사 대출이자 지원펀드(가칭)’에 예치한다. 은행은 여기서 나오는 이자 재원을 대출금리 인하에 쓰게 된다. 대상은 현대차 1~3차 협력사다. 1차 협력사는 회사당 최대 50억 원, 2~3차는 최대 20억 원을 빌려줄 예정이다. 예치기금 이자분을 활용해 약 3%포인트의 대출금리가 낮아지는데 KB국민은행의 자체 금리 우대 1~2%포인트가량이 더해져 상당수 협력사가 1% 미만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일부 협력사에는 무이자 대출을 해준다. 국민은행은 현대차와 첫 상생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 50억 원 특별출연과 이자 재원 이외 우대금리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KB국민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향후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KB뱅크 인도네시아를 통해 2022년부터 현대차와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에서 현대차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KB뱅크가 자동차 대출을 제공하는 형태다. 외신 등에 따르면 KB뱅크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 19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한편 IBK기업은행과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경쟁사들은 이미 현대차와 비슷한 형태의 협력사 대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신한·하나은행과 조성한 2000억 원 규모의 대출이자 지원 펀드를 통해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리 3%포인트를 인하해 제공하고 있다. 우리·신한은행과 조성한 1723억 원 규모의 2~3차사 전용펀드를 통해서는 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과는 935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1~2차 협력사에 1.3%포인트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월 말 기준 세 펀드의 잔여금은 총 119억 원으로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
"대졸 초봉 '289만원' 드립니다"…日 대기업들이 마음 급해진 이유가
국제기업 2025.03.04 04:00:00일본 주요 대기업들의 인재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졸 신입사원 초봉으로 '30만엔(약 289만 원)'을 내건 곳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주택 건설사 다이와하우스는 올해 대졸 사원 초임을 25만엔(약 241만 원)에서 35만엔(약 337만 원)으로 40% 인상한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로 잘 알려진 패스트리테일링도 3월부터 대졸 초임을 30만엔(약 289만 원)에서 33만엔(약 318만 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잃어버린 30년'으로 상징되는 일본 경제 침체로 정체됐던 초임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닛케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기업 평균 초임은 약 24만800엔(약 232만 원)으로 2021년보다 8.8% 올라 근로자 평균 임금 증가율(7.4%)을 웃돌았다. 이러한 대졸 초봉 인상 움직임은 2022년부터 가속화됐다. 고연봉으로 유명한 종합상사나 컨설팅사와의 인재 쟁탈전이 심화하면서 처우 개선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초봉 30만엔'이 일반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유명 대기업 미쓰이화학은 올해 4월 이후 대졸 입사자(종합직 기준) 임금을 9.4%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인상된 초봉은 28만엔(약 270만 원) 수준이다. 석사과정 수료자 초봉만 30만2천엔(약 291만 원)으로 30만엔대에 처음으로 진입한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올해 4월 대졸 초임을 25만5천엔(약 246만 원)에서 30만엔으로 인상한다. 이 은행은 관리직 최고 연봉을 3천만엔(약 2억9000만 원)으로 설정하고 전문지식을 보유한 사원은 관리직이 아니어도 부장이나 그룹장급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닛케이는 “일본형 고용 관행을 유지해온 대형 금융기관에서 직무에 따른 연봉제 도입이 확산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인천 빌라 화재' 의식불명 초등생, 결국 하늘로…생명 나누고 떠나
사회사회일반 2025.03.04 03:00:00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발생한 화재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초등학생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3일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인천 빌라 화재로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초등학생 A(12)양이 이날 오전 11시5분께 사망했다. A양의 유족은 심장, 신장 등 장기 4개를 기증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A양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A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43분 서구 심곡동의 빌라 4층 주거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얼굴 부위에 2도 화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방학 중이었던 A양은 집에 혼자 있다가 피해를 봤다. A양의 어머니는 일터인 식당에 출근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기 위해 병원에 간 상태였다. 앞서 A양은 전기·가스비 체납 등으로 인해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따른 위기아동 관리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당시 A양의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소득 기준을 초과해 복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은 흔적이 발견됐다. 텔레비전 뒤쪽에서 전기적 특이점도 확인됐다. 화재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인력 71명과 펌프차량 등 장비 19대를 동원해 51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재혼한 남편 아들 입양해서 키우다 이혼…엄마니까 양육비 보내라네요"
사회사회일반 2025.03.04 02:00:00남편과 전처 사이에 낳은 아이를 친양자로 입양했다면 이혼한 뒤에도 엄마로서 양육비를 부담해야 할까. 지난달 25일 전파를 탄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혼과 양육비에 대한 여성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직장 상사였던 남편의 다정다감한 모습에 끌려 연애를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어린 아들을 혼자 키운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혼한 건 알고 있었으나 아이가 있는 줄 몰랐던 A씨는 당황했다. 하지만 남편을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하면서 아이를 친양자로 입양했다. A씨는 자신의 아이처럼 정성껏 키우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이를 볼 때마다 남편의 전처 얼굴이 겹쳐 보여 거리감을 좁히기 어려웠다. 그래도 A씨는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봤다. 결혼 3년 차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한 남편은 손을 심하게 다쳐 장애인이 됐다. 남편은 술에 의존하기 시작하더니 A씨를 때리고 욕설까지 했다. A씨는 어렵게 꾸린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며 "당신이 아이 엄마이기 때문에 이혼해도 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A씨는 "너무 막막하다. 저는 아이가 다 클 때까지 양육비를 낼 만한 능력이 없다"며 "남편이 말한 대로 저는 양육비를 줘야 하는 거냐"고 조언을 구했다. 유혜진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민법상 양자 제도는 '일반 입양'과 '친양자'로 나뉜다"며 "일반 입양은 당사자 합의가 있으면 유효하게 성립한다. 일반 양자는 친부모의 친자녀 지위와 양부모의 양자 지위를 모두 가진다. 친권을 제외하면 친부모와의 관계는 유지되기 때문에 입양된 이후에도 친부모 성과 본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친양자는 재판을 통해 성립한다. 양부모의 혼인 중 태어난 자녀가 되는 것"이라며 "친양자와 친부모의 친족관계는 종료된다. 친양자는 양부모와 법률상 친자관계를 새롭게 형성하고, 친양자의 성과 본도 양부모 성과 본을 따른다"고 덧붙였다. 친양자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친양자가 되면 친생자, 즉 부모와 혈연관계가 있는 자녀와 동일하게 인정되므로 파양이 인정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런데 민법은 예외적으로 재판상 파양을 인정한다. 양부모가 친양자를 학대 또는 유기하거나 친양자의 양부모에 대한 패륜 행위 등 친양자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로 사유가 엄격하게 제한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양자 파양은 굉장히 어렵다"며 "A씨 남편이 아이와 함께 가출한 사정은 친양자 파양 사유에 해당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A씨는 남편과 이혼하더라도 부모라는 지위는 달라지지 않으므로 엄마로서 양육비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스페인서 美 FCC 위원장 환담 [MWC 2025]
산업IT 2025.03.04 01:07:52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3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현장에서 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만나 환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카 위원장 취임을 축하하며 한미 양국이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강력한 동맹 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카 위원장은 양국의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그는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해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미국 방문 시 카 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한다고 전했으며 카 위원장도 이 위원장을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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