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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 실수에 출장 기피까지…나사 풀린 관가
경제·금융경제·금융일반 2025.03.21 17:47:082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오전 11시 20분을 갓 넘기자 공무원 수십 명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 인근 식당으로 향했다. 일부 공무원은 청사 인근 상가에서 여유 있게 점심을 즐긴 후 오후 1시 20분이 다 돼서야 청사로 복귀하기도 했다.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한 과장급 공무원은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외출’을 신고하면 연차도 해소하고 점심도 느긋하게 먹을 수 있어 다들 활용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정치 리더십 공백 속에 ‘임시정부’ 상태가 길어지면서 관료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복무 규정의 가장 기본인 점심시간을 어기는 것은 예사이고 입법 예고 과정에서 표기 실수를 저지르는 등 나사 풀린 공무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날 관보에 19일 게재했던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 개정 법률안 입법 예고’에 대한 정정 공고를 냈다. 75년 만에 이뤄진 상속세 개편의 핵심인 유산취득세 관련 내용이다. 기재부는 당초 개정안에서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등인 경우에는 5억 원, 그 외의 경우 2억 원의 일괄공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입법 예고 과정에서는 직계비속이 아닌 경우의 인적공제가 2억 원이 아닌 ‘1억 원’으로 잘못 기재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이를 정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관보 게시 후 오타 사항을 발견해 수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사한 실수는 또 있었다. 기재부는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미양허 품목에 대해 ‘미양허’가 아니라 기준관세율이 기재돼 있던 것을 확인하고 이날 정정 공고(FTA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 시행령)를 냈다. 단순한 실수만 문제가 아니다. 최근 재계에서는 제대로 된 경제·산업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새로운 정책이 개발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가 약속한 정책들까지 표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재부가 연내 도입하기로 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1인 다규제 허용 방안은 아직 증권 업계와의 기초적인 논의조차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지난해 말 발표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의 경우 다음 주 여수시를 대상으로 관계부처 합동 현장 실사가 진행된다. 최종 심사까지 고려하면 최소 두 달 이상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민간 컨설팅사에 맡긴 경쟁력 강화 방안은 다음 달 초 정부에 최종 결과가 통보될 예정이다. 최근 산업계에서 주요 화학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업무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 주요 부처들이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뒤로 감추고 사실상 복지부동하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가정해 고위 공무원들은 승진을 꺼리고 세종에서 사는 사무관들은 서울 출장을 기피하는 사실상 행정 마비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하다 보니 정부 장차관들도 부하 직원들에게 제대로 질책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무조정실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례에 비춰 복무 기강 해이를 다잡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행위를 엄단하는 국조실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한국주택협회-한국건설관리학회, 업무협약 체결
부동산정책·제도 2025.03.21 17:45:41한국주택협회와 한국건설관리학회는 21일 한국주택협회 대회의실에서 주택건설산업 발전과 성장을 위해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주택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건의·제도개선 및 자문 등 의견교환 △주택건설분야로의 대학생 취업 활성화 등 미래세대 신성장 동력 창출 △주택건설산업 혁신을 위한 행사교류 및 개최 등 다양한 업무교류를 약속했다. 김재식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은 "협회 회원사들도 스마트 건설기술 트렌드에 맞춰서 각종 AI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작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주택건설분야 혁신을 앞당기고 미래세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동은 한국건설관리학회 회장은 “건설산업 전체적인 위기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며 “시장흐름에 맞는 주택정책과 건설사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PF 지원제도를 추진하고, 건설 현장에서는 로봇 기술과 AI 기술이 조속히 상용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기술개발 예산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SK하이닉스 훈풍에…맥쿼리, SK스퀘어 목표가 15만 제시
증권국내증시 2025.03.21 17:44:15글로벌 증권사 맥쿼리가 SK스퀘어(402340)의 목표 주가를 15만 원으로 제시하며 커버리지를 새롭게 개시했다. 국내 시가총액 2위이자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의 지분 20%를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SK하이닉스가 ‘21만닉스’로 복귀하면서 SK스퀘어의 지분 가치도 31조 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SK스퀘어의 목표 주가를 15만 원으로 제시했다. 투자 의견은 아웃퍼폼으로 이는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맥쿼리가 SK스퀘어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쿼리는 SK스퀘어가 그룹의 중간 지주사로서 SK하이닉스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맥쿼리는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우수한 대용물(proxy)”이라며 “SK스퀘어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30조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62% 상승한 21만 5500원에 마감하며 시총은 156조 8845억 원으로 뛰었다. 이로써 SK스퀘어의 지분 가치도 31조 3769억 원이 됐다. SK스퀘어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맥쿼리는 “SK스퀘어의 밸류업 계획이 다른 기업보다 합리적이고 눈에 띈다”며 “자본 관리 분야에서 탄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SK스퀘어는 전 거래일 대비 2.33% 오른 10만 1200원에 장을 마치며 지난달 21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10만 원대를 회복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2000억 원어치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지주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에 대한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시가총액 대비 NAV가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기업가치가 적정하다는 의미다. 또 시장 의견을 반영해 자기자본비용(COE)에 대한 부분도 기업가치 제고 목표에 추가했다. -
정부 규제에 반발…UBS, 171년만에 스위스 탈출하나
국제정치·사회 2025.03.21 17:43:20글로벌 투자은행(IB) UBS가 금융 당국의 규제에 반발하며 설립 171년 만에 스위스를 떠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당국이 250억 달러(약 36조 7000억 원) 규모로 추가 자본을 확충하라는 요구를 거두지 않을 경우 UBS그룹이 취리히에서 다른 나라로 본사를 옮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는 스위스의 규제를 그대로 따를 경우 핵심 자본 비율이 현재의 14%에서 최악의 경우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익명의 소식통은 “UBS 경영진이 스위스에 남는 것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경쟁력을 떨어뜨릴 일로 믿고 있다”면서도 어느 국가가 대안이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UBS는 스위스 최대이자 유럽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초대형 IB다. 1854년 바젤에 있는 여섯 개의 은행이 합작해 출발한 스위스연방은행(Union Bank of Switzerland)을 모태로 한다. 이후 1872년 설립된 스위스은행(Swiss Bank Corporation)을 1998년 합병하면서 현재의 UBS로 재탄생했다. 2023년에는 사실상 파산 상태에 이른 라이벌 회사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기도 했다. 스위스 규제 당국은 제2의 CS 사태를 막는다는 명목하에 UBS에도 자기자본을 더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만취한 대통령경호처 직원, 경찰관 폭행해 현행범 체포
사회사회일반 2025.03.21 17:42:37현직 대통령경호처 직원이 술에 취한 채로 경찰관을 폭행해 현행범 체포됐다. 21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대통령경호처 소속 30대 남성 A 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날 밤 10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노상에서 경호처 동료 B씨와 몸싸움을 벌이던 중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에는 “술 취한 남자 두 명이 싸우는데 피를 흘리고 있다”는 행인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호처 동료 B 씨는 피를 흘리고 있었으나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에는 ‘사건 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는 조사가 불가할 정도로 술에 만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피해를 입은 경찰관의 부상 정도는 경미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현재 귀가 조치됐다”면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단독] ETF 치킨게임에…당국, 수수료 조사
증권국내증시 2025.03.21 17:42:21금융감독원이 급성장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놓고 운용사 간 보수·마케팅 경쟁이 과열되자 결국 제동을 걸고 나섰다. 운용사 보수 인하 경쟁을 점검하면서 ETF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내 상장된 운용사 ETF의 수수료 전수조사를 통해 미국 대표 지수 상품의 보수 인하로 발생한 손실을 다른 상품 등으로 전가한 사실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은 일부 상품을 추출해 점검한 결과 운용사들이 새로 출시하는 테마형 등 ETF 수수료를 높이는 방식으로 일부 비용을 떠넘긴 것을 확인했다. 자산운용사들은 ETF 보수를 인하하면서 투자자를 위한다는 대외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당국은 ETF 시장을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장에는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향후 시장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운용사 경쟁이 더욱 과열되면 한자리에 모아 경고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늦어도 하반기까지 세부적인 제도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ETF 시장이 갈수록 크게 성장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운용사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어 한 차례 냉각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베스트 금융에 ‘밸류업 선도’ KB…하나는 사회공헌 부문 최우수
경제·금융은행 2025.03.21 17:42:18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기업가치 개선과 적극적 주주 환원을 통해 금융 업계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스트 금융에 꼽힌 KB금융지주는 저출생 극복과 시니어 케어, 일자리·소상공인 지원에 앞장선 것이 좋은 점수를 획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상생금융 업무와 신중년 재취업 사업 등으로 사회에 기여한 공로가 컸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은행권의 혁신을 선도했다. 은행 부문에서는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베스트 개인금융과 베스트 기업금융 부문 수상사로 선정됐다. 베스트 혁신금융 부문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수상사로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 상품개발 부문에서는 KB국민은행이, 베스트 마케팅 부문은 하나은행이 상을 받았다. 베스트 프라이빗뱅커(PB) 부문에서는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이 수상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빈중일 KB캐피탈 대표가 베스트 여신금융인상을, KB국민카드가 베스트 여신금융사에 선정됐다. 베스트 여신금융상품 부문은 하나카드 ‘트래블로그’가 수상했다. 베스트 저축은행인상은 신승식 세람저축은행 대표가, 베스트 저축은행에는 애큐온저축은행이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베스트 상호금융인상은 송희영 전주송천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베스트 상호금융상은 청주드림신용협동조합이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다시 신설된 베스트 금융공기업에는 IBK기업은행이 뽑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내외 경제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금융 기업의 도전과 혁신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수상기관과 수상자들의 헌신과 성과가 국내 다른 금융사와 금융인에 모범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베스트뱅커 대상은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가 후원한다. 금융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금융사와 금융인을 선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올해 베스트뱅커 시상식은 27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다. -
올 베스트금융 CEO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경제·금융금융가 2025.03.21 17:41:42서울경제신문·서울경제TV가 주최하는 ‘2025 대한민국 베스트뱅커 대상’의 최고상인 ‘베스트 CEO’에 진옥동(사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1일 선정됐다. 베스트 금융 부문은 KB금융지주, 베스트 여성뱅커는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가 뽑혔다. 베스트 사회공헌은 하나금융이, 베스트 포용금융은 신한저축은행에 돌아갔다. -
외납세액 대응 실기…싸우다가 논란 자초
증권국내증시 2025.03.21 17:41:11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자산운용사들은 과도한 경쟁으로 결속력이 약해졌다는 쓴소리를 듣는다. 연달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에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실정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주식 배당 상품인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서는 995억 원의 자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95억 원)’ ‘ACE 미국배당다우존스(-92억 원)’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24억 원)’ 등 다른 미국 주식 배당형 ETF에서도 줄줄이 자금이 빠져나갔다. 올해부터 ‘선(先) 환급, 후(後) 원천징수’ 방식의 펀드 외국납부세액 공제 제도가 개편됨에 따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퇴직연금 등 절세 계좌 내 배당금 과세 이연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운용 업계의 대응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납세액 공제 제도는 정부가 지난 2021년 납세 편의를 제고한다는 목적하에 개편했고 예전부터 올해 시행이 예고된 바 있다. 그럼에도 업계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탓에 의견 취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위해 증권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며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 초 폐지된 해외 주식 토털리턴형(TR) ETF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운용사 간 정보 교류는 물론 만남조차도 꺼리는 상황”이라며 “사전 안내 없이 제도 개편을 맞닥뜨린 투자자들만 피해를 본 꼴”이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격화하는 운용사 간 ETF 경쟁 속에 업계의 한목소리는 찾기 힘들어졌다. 한 중소형 운용사 ETF 운용역은 “거래소가 인력난과 상품 다양성 부족 등을 이유로 ETF 상장 수를 제한하고 있다”며 “취지는 공감하지만 명확한 규정이 없는 탓에 운용사 간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대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대응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TF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상장’의 전권을 갖고 있는 거래소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운용사 간 협력이 필수라는 얘기다. -
새마을금고 1.7조 적자…서민금융 '생존기로'
경제·금융제2금융 2025.03.21 17:41:05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1조 73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농업협동조합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주요 서민금융기관의 적자 폭만 2조 7000억 원을 웃돌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76개 단위 금고가 1조 738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고 21일 밝혔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부실 대출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3년 말 5.55%에서 지난해 말 기준 9.25%로 3.7%포인트나 급등했다. 다른 서민금융기관도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봤다.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 -3974억 원 △신협 -3419억 원 △수협 -2725억 원 등이다. 산림조합의 경우 경제 사업을 더한 최종 수치는 236억 원 흑자지만 금융사업(신용)에서는 431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0.66%로 10%를 돌파했다. 신협과 수협·산림조합도 1년 새 부실 대출이 급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규모 조합들은 대형화를 통해 자산을 합치고 사업 범위를 넓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달 거래 690건인데 2명이 심사…구청도 '토허제 패닉'
부동산정책·제도 2025.03.21 17:40:26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전체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거래 허가 공무원은 각 구별로 두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서울시가 충분한 대비 없이 전례 없는 규모의 토허구역 지정을 단행해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1일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 따르면 현재 토지거래허가 업무 담당 직원은 팀장을 제외하고 각 2명이다. 이들은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들어왔을 때 매수자의 주택 취득 사유 등을 보고 2년 실거주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지를 심사해야 한다. 일정 기간 후 매수자가 실제로 살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일선에서는 현재 인력으로 모든 아파트 거래를 심사 및 관리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4개 구의 아파트 한 달 평균 거래량은 강남구 558건, 서초구 691건, 송파구 471건, 용산구 107건 등으로 집계됐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토허구역 지정 이후 거래량이 줄겠지만 구 전체가 토허구역이 된 것은 처음이어서 현재 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서울시가 자치구 실정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고 전했다. 각 구는 인력 충원을 검토하고 허가 기준을 손보는 등 대응에 나섰다. 서초구는 그동안 유주택자가 토허구역 대상 아파트를 매수할 경우 기존 주택 매도계약서를 제출해야 거래를 허가했다. 하지만 24일부터 기존 주택에 대한 처분계획서만 내면 허가해주기로 했다. 시장에서도 급매 위주로 하락 거래가 잇따르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가 20일 시세보다 9억 원 낮은 54억 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
대만,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 참여한다
국제정치·사회 2025.03.21 17:40:09대만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사업인 만큼 미국 측의 관세 위협을 완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포석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국영 석유 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는 전날 타이베이 본사에서 미국 알래스카가스라인개발공사(AGDC)와의 LNG 구매·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북극권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되는 LNG를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에 수출하는 440억 달러(약 58조 원) 규모의 사업이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현재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국가를 순방하며 투자자를 찾고 있다. 이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합의는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와 AGDC 등 기업인들이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이뤄졌다. 주요 외신들은 대만이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쏟고 있는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동참함으로써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대만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1114억 달러(약 160조 800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전날 대만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만찬 리셉션에서도 미국과의 ‘동행’을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우리는 수요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알래스카 천연가스를 구매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대만은 천연가스와 함께 산업 및 농산물의 미국 구매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이에 대해 “대만은 알래스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LNG 공급원을 더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수십 년 동안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고 우호적인 이웃 국가로부터 일관된 공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며 미국의 안보 지원이 절실한 상황도 이번 투자의향서 체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즉시 전쟁 대비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하면서 안보에 힘을 쏟고 있는 대만은 국방 예산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만의 국방 예산은 GDP 대비 2.5% 수준이다. -
시장 3배 커졌는데 인력풀은 제자리…인재 쟁탈전도 과열
증권정책 2025.03.21 17:39:59상장지수펀드(ETF) 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마케팅과 보수 인하 ‘치킨게임’을 넘어 인력 쟁탈로까지 번지고 있다. 시장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전문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임직원 수는 2020년 1만 516명에서 2024년 1만 3288명으로 4년 새 2772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이 3배 넘게 성장해 200조 원에 육박한 것과 비교하면 ‘인력난’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업계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ETF 운용 매니저 등을 포함해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탓에 마땅한 인력 풀(POOL)이 없다”며 “헤드급은 물론 젊은 운용역들도 많이 모자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수장들을 중심으로 연쇄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후발 주자인 중소형사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 두둑한 ‘보수’를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인재 수혈을 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업계 최대 화두는 이경준 당시 미래에셋운용 ETF전략본부장의 키움자산운용(6위)으로의 이적 소식이었다. 1981년생 젊은 임원인 이 본부장은 미래에셋의 커버드콜 ETF 등 각종 히트 상품을 만든 대표적인 ETF 전문가다. 키움운용은 김기현 대표가 직접 나설 정도로 이 본부장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9위권인 하나자산운용도 올해 초 김승현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 담당을 ETF·퀀트솔루션본부장으로 영입했다. 현재 주요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 상당수는 ‘국내 ETF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투운용 대표가 삼성운용 시절 길러낸 이들이다. ‘돌려막기’ 식 인력 영입 경쟁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키움운용의 이 본부장을 비롯해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노아름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김남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본부장 등이 모두 삼성운용 출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 단기간의 성과가 중요하다 보니 시간을 들여 후배 인력을 키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HLB 간암신약 또 FDA서 좌절…"5월 재추진"
산업기업 2025.03.21 17:39:51HLB(028300)가 개발 중인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또 불발됐다. HLB는 FDA 재심사 신청을 연내 완료하고 유럽의약품청(EMA) 품목허가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두 번째 FDA 승인 불발 소식에 11개 그룹주가 일제히 급락해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3조 3000억 원가량 증발했다. HLB는 21일 FDA로부터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HLB가 FDA로부터 이 사안과 관련해 품목허가 보류를 통보받은 것은 지난해 5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회사 측에 따르면 FDA는 이번에 중국 항서제약 공장의 제조품질관리(CMC)와 관련해 보완을 요청했다. 지난해 1차 보류 당시에는 CMC 문제와 임상현장실사(BIMO)를 이유로 들었지만 이번에는 CMC 문제 하나만을 지적했다. 한용해 HLB 최고기술책임자(CTO)는 “FDA는 이번 생산시설 실사 당시 △미생물 오염 방지 위한 멸균 프로토콜 △품질 보완 위한 육안 검사 절차 △컴퓨터 시스템 자동화 등 세 가지를 지적했다”며 “내부적으로는 멸균 문제가 가장 클 것으로 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미흡했는지 FDA와 소통한 뒤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서제약은 2~3주 뒤 FDA로부터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답신을 받아 HLB에 해당 내용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HLB와 항서제약은 FDA가 지적한 문제를 보완해 1개월 내 재심사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FDA가 이를 ‘클래스1’로 분류하면 접수일로부터 2개월, 클래스2로 분류하면 6개월 이내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HLB와 항서제약이 5월에 재심사를 접수할 경우 이르면 7월, 늦어도 11월에는 FDA의 결론이 다시 나오는 셈이다. 진양곤 HLB 회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 5월께 세 번째 도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악을 생각하더라도 클래스1이 나올 것이라 본다”며 “계획대로라면 올 7월에는 FDA가 품목허가 재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암을 적응증으로 유지한 채 올 9월에 유럽 허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허가를 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근 2~3년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약물이 줄줄이 FDA 승인을 받았다”며 “미중 갈등의 영향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항서제약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사격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리보세라닙에 대한 FDA 허가가 불발됐다는 소식에 이날 HLB 그룹주 11개 종목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HLB·HLB제약(047920)·HLB생명과학(067630)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HLB그룹주 전체 시가총액도 전날 12조 1524억 원에서 이날 하루에만 3조 3259억 원이 사라지며 8조 826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
[단독] 트럼프의 '감자 공습'…미국산 감자, 한국 식탁 점령한다
경제·금융경제동향 2025.03.21 17:39:25그동안 국내 수입이 금지됐던 위스콘신·콜로라도 등 미국 11개 주(州) 감자가 연내 한국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이들 11개 주 감자에 대한 검역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면서다. 다음 달 2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산 감자에 대한 수입 물량 제한 등 비관세장벽 완화를 우리나라에 요구할 경우 국내 농가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관가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달 말 식물검역위원회를 개최하고 미국 11개 주 감자의 병해충 위험 관리 방안을 확정했다. 병해충 위험 관리 방안은 외국산 식물의 수입 여부를 결정할 때 국내 생태계에 미치는 피해를 따져보는 마지막 과학적 절차다. 이후 초안 작성, 행정 예고, 수입 허용 고시 등의 행정 절차만 남아 사실상 수입 장벽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이 단계를 통과했던 미 텍사스산 자몽의 경우도 석 달 뒤인 6월 검역 협상이 최종 타결돼 수입이 허용된 바 있다. 이번 수입 완화에 따라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미국산 감자의 생산 물량은 기존에 수입이 허용됐던 미국 3개 주의 물량을 포함해 약 1700만 톤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전체 생산량의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우리나라 연간 생산량(55만 톤)의 31배에 이른다. 미국은 중국·인도 등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생산량이 많은 감자 대국이다. 우리나라가 감자 수입 문호를 이 정도 규모로 한꺼번에 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감자튀김이나 감자칩 등에 쓰이는 가공용 감자는 당해 12월~이듬해 4월에는 물량 제한 없이 무관세가 적용되고 마트에서 판매되는 일반 감자는 연간 4406톤만 무관세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입 허용 이후 미국이 무관세 물량을 늘리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 감자뿐만 아니라 미국 심플로트사가 개발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감자 역시 지난달 말 농촌진흥청의 환경 위해성 심사를 통과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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