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파산을 신청하는 기업 수가 올 상반기 485곳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7월에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하반기에도 도산하는 회사가 줄을 잇는 만큼 경기 하강 추세가 점점 심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 7월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총 85건으로 7월 기준 사상 최대에 도달했다.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7월(68건)보다 무려 25%나 많은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서울회생법원에 34건의 파산 신청이 들어온 것을 비롯해 수원(13건), 대전(6건), 의정부·인천·청주(5건) 등 순으로 지방법원의 문을 두드린 파산 기업 수가 많았다.
법인 파산 건수는 올 들어 단 한 달도 쉬지 않고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법인 파산 신청이 7달 연속 최대치를 경신한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인천지방법원(38곳)은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치(37건)을 뛰어넘었고 의정부지방법원(23건)도 지난해 1년 건수(23건)를 모두 채웠다. GM 군산공장 폐쇄 충격을 맞은 전북 지역 관할의 전주지방법원(14건), 제조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지방법원(11건)도 각각 지난해 연간 수치(16건, 12건)에 근접했다.
법인 파산에 비해 회생신청 건수의 증가세는 크지 않았다. 지난 7월 기업 회생 신청 건수는 85건을 기록, 지난해 7월(90건)은 물론 2015년 7월(109건)과 2016년 7월(89건)보다도 적었다. 지난해에는 연간 회생 신청 건수(980건)와 파산 신청 건수(807건)가 173건이나 차이 났지만, 올해는 7개월 동안 회생 신청 건수(582건)와 파산 신청 건수(566건) 격차가 16건에 불과하다. 법원에서 빚을 탕감받기보다 아예 사업을 접으려는 기업이 그만큼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법조계에서는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법인 파산 건수가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807건)를 훌쩍 뛰어넘어 1,000건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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