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남성의 생식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감염 후 정자 수가 줄고 운동성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7일 영국 일간지 더 선에 따르면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SMC)의 단 아데르카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30일이 경과하면 정자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쳐 가는 데 필요한 운동성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관찰 대상 환자 중 사망한 12명은 정자의 13%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같은 현상은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서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숙주 세포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수용체가 고환의 세르톨리 세포(Sertoli cell)와 라이디히 세포(Leydig cell)에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르톨리 세포는 정자의 성숙을 돕고 라이디히 세포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만든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세르톨리 세포와 라이디히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 불임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연구팀은 “정상적인 정자가 성숙하는 데는 70~75일이 걸리기 때문에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 두 달 반이 지난 시점에서 정자 검사를 다시 하면 정자의 기능이 더욱더 손상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자 기능 손상이 영구적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연구팀은 “같은 환자를 6개월과 1년 후 재검사해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신과 불임’(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될 예정이나 아직 피어 리뷰(peer review)를 받지 않은 상태다. 피어 리뷰는 연구 논문 출판에 앞서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전문가들이 투고된 다른 연구자 논문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필수 과정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