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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은 없어도 쪽박은 있다” TV토론에 사활 거는 이유

20% 육박 부동층 잡을 열쇠

전문가 “박빙일수록 토론 중요”

실수 한 번에 지지율 치명타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연합뉴스




“TV토론으로 대박을 터뜨리진 못합니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쪽박 차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3일 여야 대선 후보들의 첫 4자 토론을 앞두고 이같이 전했다. 각 후보들은 일찌감치 토론 대응 전담팀을 꾸리거나 토론 규칙을 놓고 실무자들끼리 치열하게 다투는 등 토론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전 국민에게 보여지는 TV토론이 후보자 이미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번 대선 최대 변수로 떠오른 부동층을 최대한 공략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TV토론이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이미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TV토론을 관심 있게 볼 것”이라며 “특히 지금처럼 박빙인 선거에서 토론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정치학회가 2016년 대선 때 투표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 효과 분석 연구’(2017)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9%는 TV토론 시청 후 지지 후보 변화를 경험했다. 반면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의 99.5%,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 지지자의 94%는 기존 지지를 유지했다. TV토론이 부동층의 선택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현재 20%에 육박하는 부동층의 절반을 끌어안는다면 전체 지지율이 10%가량 오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1997년 15대 대선 때부터 도입된 대선 후보 TV토론은 후보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180도 달랐다. 고(故) 이희호 여사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TV토론에서 남편(김대중 전 대통령)의 왜곡되지 않은 모습이 국민에게 보여질 수 있었다”며 “15대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TV(토론) 덕분”이라고 말했다. 토론에서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2017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MB아바타’ 발언이 대표적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토론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2012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다”고 발언했다가 분노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해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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