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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달러당 108엔대로 급등]日정부, 시장과의 소통 실패...'BOJ 개입 무용론'마저 고개

"추가 금융완화 조치 취할것"

중앙銀 총재 개입 나섰지만

오히려 시장 혼란만 부추겨

엔화가치 연내 103엔 전망도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은 ‘시장과의 대화’에 실패했다.”

일본이 다음달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전까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7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와 정부 고위관계자들의 잇단 구두개입을 비웃기라도 하듯 엔화가치가 달러당 108엔대까지 치솟았다. 특히 구로다 총재가 “환율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며 엔화강세를 견제하는 사실상의 구두개입에 나선 지 하루 만인 6일 아베 신조 총리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의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상반되는 발언으로 시장 혼란을 초래한 것이 엔화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한 지금 시장에서는 BOJ의 ‘시장개입 무용론’과 함께 엔화가치가 연내 달러당 103엔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일 일본 정부와 BOJ에서는 급등하는 엔화가치를 저지하기 위한 발언들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오전 열린 지점장회의에서 “필요할 경우 양·질·금리라는 3차원으로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간접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재무성 간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달러당 110엔 붕괴에 대해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상도 바통을 이어받아 “외환시장의 과도한 움직임은 악영향을 미친다”며 “긴장감을 갖고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들의 ‘말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달러당 109엔대로 출발한 엔화가치는 오후 들어 108엔대까지 치솟아 지난 2014년 10월 BOJ가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1월29일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뒤 진행돼온 엔화가치 상승세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음달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전까지 엔고를 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헤지펀드들이 엔화를 사들이는 것이 최근 엔화강세의 배경이다. 전날 아베 총리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은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를 피하고 독단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삼가야 한다”며 시장개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도 G7 의장국으로서의 입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BOJ와 정부 관계자들이 아베 총리와는 상반되는 엔고 견제 발언을 내놓아 오히려 엔화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정부와 BOJ가 시장에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투자자의 혼란을 초래하면서 엔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엔화가치가 앞으로 한층 급격한 강세를 보일 경우 BOJ가 시장개입이나 추가 금융완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통화당국의 개입이 엔고를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개입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BOJ 출신인 사사키 도루 JP모건체이스 금리·외환 전문가는 올 들어 엔화가치가 급등한 것은 투기세력의 영향이 아니라 수출기업들의 국내 송금 때문이라며 당국의 개입이 엔화강세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말 엔화가치가 달러당 103엔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엔화가치가 연초 대비 9% 이상 급등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엔화가치 급등이 “폭력적”이라며 일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110~115엔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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