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시민권자 김동철(62)씨에 대해 국가전복음모 및 간첩 행위로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외국인 억류 사실을 공개하면서 협상의 계기로 삼아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소자(김동철)는 공화국의 최고 존엄과 정치체제를 헐뜯으면서 제도전복을 위해 책동했으며, 남조선 괴뢰들에게 조선(북한)의 당, 국가, 군사비밀을 수집, 제공하는 국가전복음모행위와 간첩행위를 감행한 범죄사실에 대해 전부 인정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북한은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1월 11일 김씨와 CNN방송 인터뷰를 통해 억류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 등이 담긴 USB와 사진기를 넘겨받는 과정에서 붙잡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3월 김씨가 평양 인민문화궁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한국 정보기관에 군사기밀을 제공했다는 간첩 혐의를 인정하면서 북한 당국의 선처를 호소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김씨는 서울 출생으로 1987년 미국에 귀화해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다 2001년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로 이주했다. 이후 중국과 북한 나선시를 오가며 국제 무역과 호텔업에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6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1)에게 호텔에서 선전물을 훔친 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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