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역사 매장 계약과 관련해 이른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건설업자 이 모씨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수의 계약자 선정에 힘을 써달라”며 금품을 건넨 정황을 잡은 검찰은 이 씨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씨는 최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을 둘러싼 ‘전관 로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이 서울메트로 1~4호선 매장 수의계약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이 씨가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건네는 등 로비스트 역할을 하며 계약에 영향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 씨가 서울시 강서구 A고등학교 출신이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쌓은 정·재·법조계 인맥을 이용해 다양한 사업에 개입하며 로비 활동을 했는지도 함께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정 대표 변호인으로 검사장 출신인 H변호사와 이 씨가 A고등학교 동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이 씨가 같은 고교 출신인 옛 서울시장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서울메트로 매장 수의계약 등 각종 사업에서 로비 활동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메트로는 2012년 7월 1~4호선 매장 일부에 대한 운영권을 취득하는 수의계약을 네이처리퍼블릭과 맺었다. 이전까지 운영권을 가지고 있던 곳은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에이블씨엔씨는 2008년 7월 ‘5년 후 문제가 없으면 2년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에 서명하고 지하철 1~4호선 내 상가에 대한 운영권을 얻었으나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역사 통로를 무단 점유하는 등 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매장 철수를 요구하면서 법적 분쟁까지 벌였다. 당시 법원이 에이블씨엔씨의 손을 들어줘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지난해 7월 계약이 종료됐고 두 달 뒤 입찰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이 운영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네이처리퍼블릭은 화장품 업계 최다인 전국 155개 지하철 매장을 보유하게 됐다.
/안현덕·진동영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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