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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으로 염라대왕께 바칠 숙제 마쳤죠”

“이 책 한 권으로 염라대왕께 바칠 숙제 마쳤죠”

맹난자 수필가 ‘본래 그 자리’ 출간

17일 종로구 인사동 한식당에서 열린 ‘본래 그 자리’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맹난자(73) 작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성규기자





“이 책 한 권으로 염라대왕께 바칠 숙제 마쳤어요”.

17일 종로구 인사동 한식당에서 열린 ‘본래 그 자리’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맹난자(73) 작가는 “죽음, 행복 등 제가 다룰 수 있는 인간의 모든 문제를 다뤄보고 답을 썼다”며 이 같이 말했다.



맹난자 작가는 1977년 피천득 선생이 제1회 현대수필문학 대상을 받은 이후 지난 2013년 40여 년 만에 여성 수필가로서는 처음으로 제12회 현대수필문학 대상을 수상한 수필계의 거목이다. ‘본래 그 자리’는 일반 수필집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책으로 저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순간순간 마주쳤던 여러 질문들에 대해 선인들과 현존하는 철학자와 사상가, 예술가와 과학자들의 저서들을 읽고 중요한 구절을 노트에 옮기며 스스로 답을 찾아간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종교, 철학과 사상, 또 인류학과 우주과학 등 여러 분야의 명저들을 섭렵한 것을 토대로 오랜 동안 심취·연구한 ‘주역’과 ‘금강경’ 등 불교 관련 책 등을 기본으로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사유를 책에 실었다.

그래서일까. 한국 수필계 거목으로 평가 받는 그에게도 이번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맹 작가는 “글을 쓰면서 잇몸에서 피가 나는 등 이번 작업은 거의 노동에 가까운 작업이었다”고 강조했다. 그간 12권의 수필집을 내면서 끊임 업이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고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필만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 그는 “소설은 인물, 시는 언어를 다루지만 수필은 마음을 다루는 장르”라며 “수필을 쓰면서 내 자신을 고백하고 이를 통해 트라우마가 치유된다”고 말했다.

이번 책을 통해 그간 궁금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정리를 마쳤다고 말하는 맹 작가는 앞으로는 집필 보다는 책 읽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 나이가 많아 생각했던 것들이 종합이 잘 안 된다”며 “지금부터는 쉬면서 책을 읽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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