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이날 미국 폭스뉴스TV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독일과 일본, 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의 경찰처럼 방어해주면서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동맹들을 위해) 더 이상 해줄 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의 외교 책사인 왈리드 파리스도 지난달 30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주둔국의 방위비 분담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은 외교정책의 매파(강경파)이고 트럼프는 비둘기파(온건파)’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나는 힐러리 클린턴보다 더 터프(강경)해질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외국지도자들로부터 더 많은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 지도자들은 내가 매우 강하고 터프하기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는데, 이는 솔직히 좋은 것”이라며 “지도자들을 약간 걱정하게 만들자”고 덧붙였다.
한편 공화당의 외교 안보통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은 이날 CBS 방송에 나와 “트럼프의 세계에서는 한국과 일본, 독일이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이지만, 내 세계에서는 이들 국가가 세계와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 가치있는 동맹들”이라고 강조하며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의 ‘배후에서 조종하기’(leading from behind) 전략을 대체할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맡은 로버트 게이츠도 ABC 방송에서 미국의 경제력을 지렛대로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압박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정책구상을 비판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