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CBS방송 등에 따르면 깅리치 전 의장은 전날 시카고 윌리스타워의 한 로펌에서 취재진을 만나 “트럼프로부터 러닝메이트 제안을 받는다면 수락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든 미국 시민에게는 잠재적 대통령의 말에 귀기울이고 애국적인 결정을 내릴 의무가 있다”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측과 부통령 후보직에 대해 아무 대화도 오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한다, 만다’를 말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라면서도 “가능성을 미리 차단할 이유는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더 일찍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친구 관계이고,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의 대선 캠페인을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은 지난 11일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군을 보도하면서 트럼프가 깅리치를 ‘공화당 기득권층 및 의회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 줄 최적의 인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깅리치는 “언론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낯익은 이름들을 나열하고 확대 보도하는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깅리치는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 하원의장(1995~1999)에 올라 공화당 우파 전성기를 구가했고, 지난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 하차했다.
그는 지난달 트럼프가 뉴욕 주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한 뒤 “공화당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깅리치는 “트럼프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대선 캠프에 선거 전략 등에 관한 조언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트럼프가 막무가내식 소셜미디어 포스팅으로 젊은 유권자층에 호소하고 있는 데 대해 “요즘 문화가 그렇지 않나. 지루한 사람보다 재미있는 사람이 더 관심을 끌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붙었던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 애리조나 상원의원과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에 대해 “오바마에 비해 재미없고, 뻣뻣했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깅리치는 2004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와 함께 시카고를 찾았다. 깅리치와 딘은 시카고 로펌 덴튼스(Dentons)의 선임고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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