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물산 합병 때 주식매수가 지나치게 낮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 삼성물산이 주주들에게 제시한 주식매수 청구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 35부(윤종구 부장판사)는 옛 삼성물산 지분 2.11%를 보유한 일성신약과 소액주주가 낸 가격변경 신청 2심에서 삼성물산이 제기한 5만 7,234원의 주식매수가가 정당하다는 1심판결을 뒤집고 “6만 6,602원 적정하다”고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주가가 하락한 원인은 실적부진이지만 정황을 볼 때 이는 삼성가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가 의도했을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적정한 매수가로 산출한 6만 6,602원은 합병설이 나오기 전인 2014년 12월 18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잡았다. 합병이 결의된 후 삼성물산의 시장주가가 객관적으로 평가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판결은 그동안 합병에 관련된 여러 법원 결정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어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항고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 주주총회를 거쳐 제일모직과 합병을 의결했다. 이에 일성신약과 소액주주들은 합병에 반대하며 자신들이 보유한 주식을 삼성물산이 사 달라고 요구했다. 삼성물산은 당시 회사 주가 등을 기준으로 5만 7,234원을 제시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