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국제발레콩쿠르 여자 시니어(20~25세)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대상(그랑프리)을 차지한 국립발레단 단원 김희선(24·사진)은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순간순간 스스로 위로하고 다독이며 최선을 다했다”며 이같이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무용수들이 유럽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든 가운데 최근 김기민 무용수가 브누아드라당스상을 받는 등 한국 발레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저 또한 한국의 발레를 알릴 수 있어 더욱 기쁘다”고 덧붙였다.
김희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출신으로 지난해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코르드발레(군무진) 단원으로 활동해왔다. 헬싱키국제발레콩쿠르는 지난 1984년 처음 시작돼 4∼6년에 한 번씩 열리며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황혜민이 2001년 4회 대회 때 여자 시니어 부문에서 1위 없는 2위에 오른 것이 유일한 한국인 입상사례였다.
그는 대회 출전을 결정한 지난해 10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자정까지 지독한 ‘연습벌레’로 살았다. 국립발레단 단원으로 아침10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 정기공연 리허설을 끝내고 이후 시간부터는 대회 연습을 준비한 것. 또 본인의 피나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많은 가르침을 준 스승이 없었다면 ‘현재의 무용수 김희선’은 없었을 것이라며 스승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국종합예술학교 김용걸·조주현 교수님 그리고 김선희 원장님께 4년 동안 세계에서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교육을 받았어요. 그리고 강수진 단장님의 무용수로서의 집념·꾸준함·성실함을 본받았고 이러한 모습을 배우면서 많이 성장했어요.”
더 큰 상에 대한 욕심은 없느냐고 슬쩍 떠보니 상보다는 프로 무용수로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고 싶다고 앳된 목소리로 당차게 말했다. “핀란드에서도 제 춤을 보고 감동 받았다는 관객들의 소감을 듣고 저는 어쩔 수 없는 무용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 받은 무용수로 기억되기보다는 제 춤을 사랑해주는 관객들 앞에서 계속해서 춤을 주고 싶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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