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9일(현지시간)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수행하면서 (다른 곳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했다.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출입기자들과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한국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무총장으로서의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나의 모든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붓겠다”며 “이것이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입장을 지난 9년의 임기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밝혀왔으나 다시 한번 명확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대선 출마 문제로 인해 사무총장 업무에 소홀해 질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지나치고 불합리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명확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 셈이다. 그가 지난달 말 새누리당 심장부인 대구ㆍ경북(TK)를 비롯해 경기 지역을 방문하자 일각에서는 여권 표밭을 훑기 위한 대권 예비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경쟁자들과 압도적인 차이로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방한 중 그를 독대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이날 한 모임에서 “(반 총장이) 단단히 결심을 굳힌 것 같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최형욱기자 choih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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