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밤(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제116회 US 오픈 골프대회는 ‘빅3’ 데이·스피스·매킬로이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지만 진짜 주인공은 골프코스가 될지 모른다.
9년 만에 US 오픈이 다시 찾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파70·7,219야드)는 말 그대로 ‘지옥의 코스’다. 아홉 번째로 US 오픈을 치르는 이곳은 기준타수(파)를 71에서 70으로 바꾼 지난 2007년 대회부터 무시무시한 괴물이 됐다. 2007년 우승자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의 스코어는 5오버파 285타였다. 출전선수의 18홀 평균타수는 75.72타로 이는 통계가 작성된 이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역대 두 번째로 나쁜 스코어였다. 최악의 스코어는 1999년 커누스티(브리티시 오픈)에서 작성된 76.09타.
우선 오크몬트CC의 상징과도 같은 ‘교회 신도석 벙커’의 악명이 높다. 전체 102야드 크기에 10~12m 길이의 밭고랑 같은 잔디언덕 12개를 품은 이 벙커는 3번(파4)과 4번홀(파5) 사이에 자리해 티샷을 위협한다. 잔디언덕 높이가 약 1m, 잔디언덕 사이 모래의 폭이 약 5m인데 모래뿐 아니라 길고 질긴 페스큐(벼과의 풀)가 심긴 잔디언덕에 볼이 들어가도 낭패를 보게 된다.
288야드의 파3인 8번홀도 승부처다. 그린의 크기가 커서 홀 위치에 따라서는 300야드까지 늘어날 수 있어 대부분의 선수들은 하이브리드나 페어웨이우드로 티샷을 해야 한다. 288야드로 맞춰졌던 2007년 대회 때 이 홀의 평균타수는 3.452타(0.452오버파)였다.
2개뿐인 파5홀이 모두 600야드가 넘는다는 점 역시 버디를 넘보기 어렵게 한다. 12번홀은 무려 667야드에 달한다. 깊은 러프도 무시무시하다. 오크몬트는 워터해저드와 나무가 없기로 유명한데 대신 나무나 해저드가 있을 법한 자리에 무릎 높이까지 자라는 페스큐를 심어 페어웨이를 벗어난 샷에는 반드시 형벌이 가해지도록 했다. 대리석처럼 빠른 그린도 빼놓을 수 없다. 13일 연습 라운드에 나선 조던 스피스(23·미국)는 “75타나 76타를 쳐도 만족하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의 우승후보로는 세계 1위 제이슨 데이(29·호주)와 2위 스피스가 첫손에 꼽힌다. 디펜딩 챔피언 스피스는 올해 4월 마스터스 붕괴를 딛고 부활을 노린다. 1인자 굳히기에 나서는 데이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는 2011년 US 오픈 챔피언이다. 한국 선수는 안병훈(25·CJ그룹),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 강성훈(29) 등 3명이 출전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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