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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맞춤형 보육·미세먼지 대책 ‘3無 판박이’

사회부 임지훈기자





환경부는 1967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환경위생과 공해계에서 태동했다. 1980년 보건사회부 외청으로 설립된 환경청은 이후 환경처로 승격됐고 현재의 환경부로 확대됐다. 뿌리가 같아서였을까. 복지부와 환경부가 각각 만든 맞춤형 보육 정책, 미세먼지 대책은 너무나도 ‘판박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은 무비판에서부터 제도 입안 과정에서의 무성의, 비난을 가하면 섣불리 뜯어고치려 드는 무원칙에 이르기까지.

복지부는 2013년 무상보육을 시행하면서 0∼2세 영아 부모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평균 7시간 39분 맡기는데도 불구하고 12시간을 무상보육 시간으로 설정했다. 처음부터 잘못 설계된 제도를 이제 와 바로잡으려다 보니 막대한 사회적·행정적 비용이 초래되고 있다. 어린이집은 집단휴원 초읽기에 돌입했고 복지부는 폭주하는 민원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분주하다. 복지부의 잘못 꿴 첫 단추가 ‘무상보육’이었다면 환경부는 ‘클린디젤’ 정책이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는 경유차에 대해 초기부터 확대책을 펼쳐왔다.



복지부는 지난 4월 맞춤형 보육 시행 일정을 발표하며 7월부터 어린이집에 지급하는 0세 기준 종일반 아동 보육료(82만5,000원)는 표준보육비용(83만500원)의 99.3% 수준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표준보육비용은 육아정책연구소가 2013년 연구해 내놓은 수치다. 3년간의 물가상승치 등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 데자뷔다. 환경부는 이달 초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으며 3년 전 조사결과를 그대로 인용했다.

복지부는 맞춤형 보육에 부모는 물론 어린이집 단체와 야당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자 맞춤반 기본보육료 종전 수준 지급·종일반 다자녀 기준 완화 등의 카드를 제시했다. 부모의 보육 필요에 맞춰 서비스를 다양화하겠다며 지난해부터 맞춤형 보육을 추진해놓고서는 시행을 약 열흘 앞둔 지금에 와서 근간이 되는 사안들을 바꾸려고 들여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마련해 이달 초 발표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후속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무비판과 무성의, 무원칙으로 점철된 판박이가 아닌 바른 판단과 정교한 분석을 담고 있고 원칙을 지키는 ‘닮은꼴’ 정책·대책을 보고 싶다.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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