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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마주·조폭 개입…檢, 경마 승부조작 적발

경마 시합에서 기수가 말의 고삐를 당겨 속도를 늦추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승부조작을 해온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승부조작에는 기수 외에 마주와 사설경마장 운영자, 조직폭력배 등이 폭넓게 개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용일 부장검사)는 한국마사회법 위반 혐의로 전현직 기수 8명을 포함해 15명을 구속기소 하고 18명을 불구속기소, 6명을 기소 중지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기수 A(34)씨는 사설경마장 운영자와 조직폭력배 부두목 등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동료 기수들과 승부조작을 시도했다. A씨의 ‘은밀한 거래’에 응한 전 제주경마 소속 기수 B(30)씨는 지난 2010~2011년 총 5,200만원을 받고 11차례 승부를 조작했다. 다른 기수 세 명도 150만∼4,900만원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2011년 7월 경주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B씨는 경기 도중 말의 고삐를 당겨 순간적으로 속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6위로 들어왔다. 이 같은 방식으로 기수들은 총 18번의 경주에서 순위를 조작했고 이들에게 돈을 건넨 조폭 등은 마권을 사들여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 이들이 승부조작에 나선 경마 시합에는 경기당 20억∼44억원의 매출액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검은 거래’는 동료들에게 앙심을 품은 A씨의 제보로 알려지게 됐다. 2012년 검찰 수사로 징역형을 살고 나온 A씨는 출소 후 다시 동료들을 끌어들여 승부조작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앞선 수사에서 홀로 죄를 뒤집어썼는데 자신을 외면한다고 생각한 A씨는 앙심을 품고 한국마사회에 동료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신고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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