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다양한 고졸 취업 장려 정책으로 특성화고 취업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지만 ‘열정 페이’로 대표되는 낮은 ‘취업의 질’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의 고졸 취업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이 학력이나 스펙보다 능력을 갖춘 실력 있는 인재 확보에 직접 나서고 있어 고졸 취업의 질적 성숙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고졸 취업의 질적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고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고졸 취업률은 ‘고교직업교육 선진화 방안(2010년)’ ‘산학일체형 직업교육 활성화 방안(2014년)’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으로 6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최저점을 기록했던 2009년(16.7%)을 기점으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취업률은 2011년 25.9%, 2013년 40.9%로 급격히 높아졌고, 2015년에는 46.6%를 기록하며 2001년(48.4%)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2 구의역 막자”…대기업 ‘취업 지원’ 프로그램 주목
반면 고졸 취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만큼 비정규직이나 낮은 임금 등 열악한 근로 여건에서 일하는 고졸 취업자도 증가하면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다 사고를 당한 19살 김모씨도 특성화고 출신의 고졸 취업자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이 직접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0년 마이스터고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매년 100여명의 마이스터고 1학년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선발된 장학생은 졸업 전까지 2년 동안 500만원의 학업 보조비를 지원받고 학기 중 맞춤형 방과 후 학교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배우고 있다. 특히 이들은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채용되고 군 복무 이후에도 복직해 근무를 이어나갈 수 있다. 또 삼성전자 사내대학(SSIT)에 입학기회를 부여해 학위 취득을 돕고 승급 우대 규정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스터고 학생을 포함해 올해 1,000여명의 고졸 인력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2011년 교육부와 MOU를 체결하고 3개의 마이스터고에 주문식 교육과정인 ‘두산반’을 운영하며 채용과 연계하고 있다. 또 기계·에너지 분야 마이스터고 대상 기술직 채용인원도 올해 이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물류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대상으로 방학기간을 활용한 맞춤형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수십명을 채용하고 있다. 한화는 군 특성화고 졸업예정자에게 ‘선 채용 후 복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맞춤형 인턴십도…경제5단체 ‘채용 활성화’ 머리 맞대
한편 교육부는 24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대기업 및 경제5단체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고졸 채용 활성화를 위한 부총리 주재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각 기업에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지원, 기업 맞춤형 인력 양성, 고졸 채용 연계, 인사·처우 개선과 관계된 사례 등 고졸취업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예정이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기업이 특성화고·마이스터고에 대한 재정지원부터 채용연계까지 고졸취업 활성화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대기업과 경제단체가 고졸자 대상의 괜찮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줄 것”을 당부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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