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를 거부해오던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23일 자진사퇴를 결정하면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복당 결정으로 불거졌던 내홍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친박들은 혁신비대위의 유 의원 복당 결정에 대해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그 책임자로 권 사무총장을 지목해 사퇴를 요구해왔다. 이에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내홍 수습을 위해 권 사무총장에게 결단을 요구했고 권 사무총장은 이를 거부해 내홍이 더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돼왔다.
하지만 권 사무총장이 이날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김희옥 위원장의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사무총장직을 물러나더라도 당 혁신을 비롯해 정권 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히면서 복당 내홍은 완전히 수습됐다. 이에 앞서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내가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고 한 것은 당무 보좌에 대한 견해차 때문”이라며 “당 발전을 위해 노고가 많았던 권성동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결정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임 사무총장은 중립적이고 능력 있는 인사로 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권 사무총장이 사퇴를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요구한 것들인데 김 위원장이 모두 수용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막후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임 사무총장 인선 등을 둘러싸고 계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일부에서는 권 사무총장이 사퇴하면서 김태흠 제1사무총장이 권한대행을 맡아 오는 8월 전대까지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친박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아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친박이 미는 ‘제3의 인물’이 ‘단기 사무총장’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친박계 의원은 “(김 의원이) 그런 제안이 와도 스스로 사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사무총장도 물러나면서 “후임 사무총장은 계파로부터 자유롭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철학이 뚜렷한 분(이었으면 한다)”이라고 밝혀 친박계 인선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지상욱 대변인은 혁신비대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후임 사무총장 인선 관련) 구체적 인물이나 시기는 거론되지 않았다”며 “김 사무부총장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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