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는 30일 오전 ‘조선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정책 건의서’를 발표하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책당국에 이를 건의했다.
공동정책건의에는 부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 상공회의소와 부산시, 지역 대학, 조선해양 관련 각종 연구소 및 단체 등 18개 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특히 이번 정책건의서에는 조선산업 위기 극복의 핵심 정책이 될 수 있는 정부 주도의 계획조선 발주에 대한 선종별 발주 규모와 재정수요규모, 조달방안 등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의서에는 신파나마 운하 개통에 따른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컨테이너선 50척(5조원), 천연가스 수요 증가를 대비한 LNG선 17척(3조4,000억원), 노후 관공선 32척(1,373억원), 노후 여객선 63척(9,817억원), 해경함정 55척(1조1,800억원), 노후 원양어선 123척(1조2,700억원), 노후 중소상선 45척(1조6,000억원) 등 총 385척, 13조 5,690억에 대한 정부주도의 계획발주 실행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들 선박들은 선종에 따라 최소 15년에서 많게는 30년 이상 된 노후선들로 선종별 교체수요에 이른 선박들이다.
특히 선박건조에 필요한 조선기자재는 국산 기자재 사용을 의무화해 세계적인 국내 조선기자재 기술이 사장되는 등 산업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 줄 것을 함께 건의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선박건조자금은 정부주도의 선박펀드 조성을 확대하고 정책자금에 대해서는 무이자 지원과 함께 대출상환기간도 20년 이상으로 연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선종별로 달리 적용되고 있는 선박담보인정비율도 선종에 관계없이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고 신규선박 취득에 따른 취·등록세도 면제해 줄 것을 건의했다.
선박금융 지원에 있어서도 현재 금리 3%대, 선가의 최대 5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지원을 0%대 금리수준으로 선가의 최대 95%까지 지원을 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 수준에 맞춰 줄 것을 요구했다.
연쇄도산이 우려되는 조선기자재업계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대출금리 인하와 만기연장 거절, 조기 상환, 신규 차입 거절 등의 ‘비올 때 우산을 걷어 가는 관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보증기관의 보증한도 역시 상향 조정과 보증요율 인하도 함께 요구했다.
조선기자재업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도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확대와 지원기간 연장(180일→1년)을 건의했다.
뿐만 아니라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로 108개사 약 7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이 동결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우선 결제와 성동조선해양와 SPP조선 등에 대한 납품대금도 지급 보증을 요구했다.
중소조선사에 대해서도 국책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서(RG) 발급 요건 완화 등 금융권의 RG 발급을 확대해 중소조선사의 수주를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부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18개 기관은 조선을 포함한 관련 산업들은 국가경제 위기 때 항상 구원투수 역할을 한 전략산업임을 직시하고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진 이들 산업을 지키는 데 정부는 물론 금융권과 업계를 포함한 모두의 합의와 희생이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한편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번 건의가 정책에 반영되면 수주 절벽에 내몰린 조선업계가 일감 확보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기회복 이후에도 국내 조선산업이 글로벌 1위의 핵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조선업 몰락으로 발생할 수 있는 100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실업사태를 막고 이에 따른 막대한 재정 지출을 선제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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