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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 이어…천경자 '뉴델리'도 위작 의혹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작품, 千화백 서명과 다르다"

이동천 미술품 감정 전문가 주장

위작 의혹 제기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작품 ‘뉴델리’ /사진제공=라의눈




이동천 박사가 주장하는 천경자 화백의 가짜 ‘뉴델리’ 서명./사진제공=라의눈


‘미인도’ 외에 고(故) 천경자 화백의 또 다른 작품인 1979년작 ‘뉴델리’가 위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우환·천경자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명 화가들의 위작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천 박사가 21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감정학 박사 이동천의 미술품 감정 비책(라의눈 펴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천경자 화백의 ‘뉴델리’가 위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제공=라의눈


미술품 감정 전문가인 이동천 박사는 21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감정학 박사 이동천의 미술품 감정 비책(라의눈 펴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중인 천 화백의 1주기 추모전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에 걸린 107점의 작품 중 개인 소장자로부터 대여한 ‘뉴델리’가 위작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박사가 제시한 근거는 크게 4가지다. 우선 그는 ‘뉴델리’에 작성된 서명이 천 화백의 서명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뉴’ 자 중 아래로 뻗은 두 획을 서로 연결되듯이 쓴 천 화백과는 다르게 ‘뉴델리’의 ‘뉴’는 두 획 중 앞의 획이 확연하게 왼쪽으로 삐쳐있다”며 “비슷한 시기 서명에 ‘뉴’ 자가 들어간 11점의 작품과 비교했을 때 일반인들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천 화백의 평소 습관과는 다르게 ‘뉴’ ‘리’ ‘子’ 세 글자에 개칠(덧칠)이 돼 있는 점도 위작의 근거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천 화백은 생전에 오자가 나도 서명을 고치지 않았고, 물감이 번져도 수정하지 않았다”며 “그런 천 화백이 개칠을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뉴델리’가 위작이라는 결정적 근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가짜 서명 아래 숨겨져 있던 또 다른 가짜 서명이 있는 점, 독특하게도 붓이나 연필이 아닌 검정색이나 고동색 펜으로 채색화 작품의 밑그림 드로잉을 했던 천 화백의 평소 습관과는 달리 ‘뉴델리’에서는 펜으로 드로잉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점도 위작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이동천 박사가 주장하는 천경자 화백의 진짜 ‘뉴’와 가짜 ‘뉴’./사진제공=라의눈


이동천 박사가 주장하는 천경자 화백의 진짜와 가짜 칠(七) /사진제공=라의눈


이에 대해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이 위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관은 아니지만, 진품을 걸기 위해 소장 경로와 진품 확인서를 확인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며 “감정은 저희 손을 떠난 문제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감정학 박사 이동천의 미술품 감정 비책’에는 이날 공개한 ‘뉴델리’뿐 아니라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가 위작임을 밝히는 근거, 천원권 지폐 뒷면에 실린 ‘정선의 계상정거도’와 추사 김정희의 걸작으로 알려진 ‘향조암란’, 그리고 김홍도의 작품으로 알려진 ‘묘길상, 월하취생, 포의풍류’, 강세황의 글씨와 조선 명필 이삼만의 글씨 중 상당수가 가짜임을 밝히는 근거들이 포함돼 있다. /조상인·박성규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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