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3일 단행하는 개각에서 집권 자민당의 이나다 도모미(57) 정조회장을 방위상으로 기용할 방침을 굳혔다고 교도통신이 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여성이 방위상으로 임명되는 것은 지난 2007년 아베 1기 내각의 고이케 유리코(현 도쿄도지사) 이후 두 번째다.
4선 중의원이자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나다 정조회장은 자민당 내에서도 우파 성향이 강한 정치인으로,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정하고 일본의 전쟁과 군대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개정을 적극 주장하는 인물이다. 독도 영유권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 온 그는 최근 “옛 일본군이 20만명의 여성을 성 노예로 삼았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를 강하게 요구하는 등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한국과 마찰을 빚어 온 만큼, 그의 방위상 임명은 앞으로의 한일 안보 협력에 적잖은 잡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는 앞서 아베 2기 내각에서 각료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나다는 지난 2012년 12월 출범한 아베 2기 내각에서 행장개혁담당상으로 입각했으며, 2014년 9월부터는 당 정조회장을 역임해 왔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장래의 총리감으로 꼽는 이나다 정조회장에게 외교 안보 정책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방위상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NHK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또 다른 측근인 세코 히로시게 관방부장관을 경제산업상으로 기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재재생담당상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