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이 많이 지쳐 있어요. 이제는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 정부 간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김태현(66·사진) 이사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할머니들이 한일 합의에 반대하고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할까 봐 걱정을 했는데 막상 만나 보니 의외로 대다수가 많이 지쳐 있었다”며 “‘성에는 안 차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배상금도 성에 안 차지만 이 정도로 받아들이겠다’는 얘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을 다니며 할머니 37명을 만났고 그중 80%가 재단의 지원에 동의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시간이 더 흘러 일본이 더 많은 반성을 할 기회가 올 거라고 본다”며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을 풀고 마음을 치유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일 합의에 반대하는 피해자들도 계속 만나면서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우익 정치인들이 위안부 소녀상을 문제 삼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소녀상과 10억엔 출연은 절대 병행할 수 없다”며 “만일 일본이 소녀상 문제를 들고 나온다면 나는 재단 이사장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면서까지 양국 간의 중요한 외교적 합의를 파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미 사망한 분들까지 정부에 등록된 238명과 대일항쟁위원회에서 피해자로 인정한 7명까지 총 245명을 대상으로 지원하겠지만 생존자와 사망자에 차등을 둘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미래 세대를 위해 이런 일을 다시 겪지 않도록 교훈을 남기려면 역사적 사실을 기록·보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료를 잘 보관하고 전시해 세계 사람들도 보게 해야 합니다. 재단이 예산 문제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와 같은 일을 직접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제안을 구체적으로 하고 문을 닫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단 출범일에 겪은 캡사이신 최루액 공격에 대해서는 “격렬한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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