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레’(25일 개봉)는 폼나게 살 날만을 꿈꾸며 노력해왔던 세 친구가 어느새 중년이 되고, 우연한 기회에 제주도에서 4박 5일 휴가를 보내게 되며 그동안 잊고 지냈던 설렘과 기쁨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기업 과장까지 승승장구했지만 지금은 희망퇴직 권고를 받은 중필(신하균), 13년째 사법고시를 준비한 수탁(박희순), 잘 나가는 방송국 간판 아나운서였지만 지금 마지막 방송을 앞둔 은동(오만석)이 대학 선배 부친의 부고 소식에 모여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올레’에 대한 기대감은 배우들로부터 시작된다. 외모면 외모, 연기력이면 연기력 어느 하나 빠지는 곳이 없는 세 남자 배우가 지질함과 웃음을 오가는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관객들을 끌어들일 예정. 스크린을 통해 제주도의 청량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같은 날 개봉하는 ‘범죄의 여왕’은 한국의 아줌마 양미경(박지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들 혼자 사는 고시원에서 한 달 수도 요금이 120만 원이 나오자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느끼고 사건 추적에 나서는 오지랖 넓은 평범한 아줌마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고시생들이 잔뜩 모여 사는 신림동 고시원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 오밀조밀 잘 짜인 전개를 이어가며 예상치 못한 영화적 재미를 준다. 청춘들의 ‘유예된 삶’을 상징하는 고시원 풍경을 실감 나게 살리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묘사한 것 또한 탁월한 선택이다.
31일 개봉하는 영화 ‘그랜드파더’는 57년 연기 인생을 보낸 76세의 배우 박근형의 액션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서 주목받는 작품이다. 월남전 참전용사지만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린 나머지 가족과도 등진 삶을 살던 기광이 아들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을 듣고 그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 아들의 죽음 후에야 만난 하나뿐인 손녀를 보호하기 위해 죽음조차 불사하는 노익장을 담아낸 영화다. 영화의 매력은 역시 배우 박근형에서부터 나온다. 주로 브라운관 속 점잖은 회장님 연기를 선보이던 박근형이 분노와 광기에 휩싸여 잔혹한 액션 장면을 펼칠 예정이다. 배우는 버스운전기사인 기광을 표현하기 위해 버스운전면허를 취득하는가 하면 스스로 살을 찌우는 등의 노력을 불사했다고 한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사진제공=각 배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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