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저출산고령화 대책특별위원회 자문위원장인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우리나라 가족계획사업은 ‘승자의 저주’ 사례다. 너무 열심히 출산억제를 한 것의 부작용으로 출산율이 떨어진 것이다.”고 현재의 저출산 현상을 평가했다. 서 자문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자문위원 위촉식 겸 조찬간담회에서 “제가 장관(김영삼 정부) 하던 시기에 가족계획 사업을 중단했는데 그때부터 적극적인 출산 장려대책을 해야 했다. 이렇게 출산율이 떨어질지 몰랐다”고 돌아봤다.
그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제자리걸음인 이유로 ▲ 여성의 경제활동 속도가 빨라졌고 ▲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했으며 ▲ 민주화 이후 정책을 나열식으로 늘어놓기만 하고 선택과 집중을 못 하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이에 따라 아동수당 도입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 수당세와 같은 목적세를 신설할지 라도 제대로 된 아동수당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위 위원장인 나경원 의원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경제·사회·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특정 분야나 일부 집단의 시각으로만 접근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며 자문위의 활동 범위를 소개했다. 이어 “각계각층의 대표를 모신 이유는 현장에서의 공감대 형성, 실천해내는 능력, 전문가의 새로운 능력을 듣기 위해서”라며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하려면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이날 간담회 직후 국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해 이 분야 전문가들과 정부가 지난 10년간 펼친 제 1·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평가하고, 제3차 기본계획 이행방안 등을 점검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0년간 (2006년~2015년) 저출산, 고령화 대책에 151조 원이 지출했지만 저출산 정책과는 동떨어진 사업에 예산을 집행하는 등 정책 목표와는 다르게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행정자치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폐쇄회로 TV 교체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549억 원을 책정한 후 2차 저출산 기본계획에 포함해 논란이 일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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