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아시아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달러화 채권 발행이 140억5,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두 배로 불어났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휴가철인 8월은 통상 채권 발행이 위축되는 시기지만, 선진국들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워낙 좋은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고조되면서 아시아 기업들이 채권발행에 부쩍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UBS의 폴 오 아시아 채권자본시장 대표는 “저금리로 채권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도 달러화 채권 공급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JP모건 아시아 신용지수에 따르면 이날 현재 투자등급 아시아 기업들의 평균 회사채 금리는 연초대비 0.84%포인트 낮은 3.38%까지 떨어졌으며, 투자부적격 등급의 회사채 금리도 1.61%포인트 떨어진 6.4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지난달 부쩍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조사업체인 딜로직 자료를 인용, 마이크로소프트(MS)와 코카콜라 등 미국 기업들이 지난달 발행한 회사채 물량이 총 1,170억 달러로, 8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이날 전했다. 시장에서는 9월보다 12월 금리인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오는 21일 FOMC를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에 대비해 조금이라도 유리한 금리 조건에서 자금을 조달해 두려는 의도에서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여름 휴가에서 돌아오는 오는 6일 무렵부터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이달 발행 물량은 1,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미국 증시에서 은행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 정보업체인 EPFR은 지난달 마지막 주에 미국 은행주로 유입된 펀드 자금이 14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11월 이래 약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저금리로 수익 악화에 시달리는 은행 실적이 연준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애틀란틱 트러스트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융 부문의 운명은 연준과 불편하게 연계돼 있다”며 “지난달 들어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고 은행주 호조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달 미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제자리걸음에 그친 반면, 금융부문 주가는 3% 이상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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