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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 쇼핑시즌 상품공급 차질…美유통사 "상무부가 혼란 수습을" SOS

■ 물류대란 美로 도미노 확산

항만 이어 철도·트럭업체들까지 수송 거부 움직임에

"컨테이너 54만개 한달 이상 지연 가능성" 우려 커져

월마트·타깃·베스트바이 등 美정부에 긴급지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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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사태의 여파가 미국 대형 유통업계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월마트와 타깃 등 미국 대형 소매업체들은 제품조달 차질 우려로 미 정부에 긴급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연말 최대 쇼핑시즌을 앞두고 상품공급 체인이 무너져 매장에 제때 제품들을 갖춰놓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항만터미널과 하역업체에 이어 미 철도와 트럭업체들도 한진해운 화물의 내륙 수송을 거부하고 나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타깃·베스트바이·월그린스 등이 회원사로 있는 미 소매산업리더협회는 미 상무부와 연방해사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한진해운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중대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개입해 혼란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소매산업협회는 미 정부에 “한진 사태가 화물 선사와 선적업계뿐 아니라 소비자와 미국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시카 댕커트 소매산업협회 이사는 “한진해운이 미국의 태평양 횡단 화물 운송의 7.8%를 차지한다”며 “하필이면 연휴 쇼핑시즌을 앞두고 소매업체들이 물건을 잔뜩 쌓아놓아야 할 시점에 대혼란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에 미국 내 주요 항만터미널과 하역업체들이 한진해운 선박의 출입을 불허하거나 이미 입항한 선박의 화물 취급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는 도미노처럼 확산하고 있다. 화물을 내륙으로 실어나르는 미 철도·트럭 회사들이 항만에 이미 내려져 검사까지 끝난 화물도 한진해운 소속이면 주문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은 통상 화물의 하역·운송 한 달 후 해당 업체에 대금을 지급해왔는데 미국 등 해외에서 법정관리 신청 소식이 사실상 파산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업체들이 대금을 당장 지급하지 않으면 일을 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상황이 미국은 물론 한진해운 컨테이너가 있는 곳은 세계 어디든 비슷한 처지일 것으로 진단했다.



이 때문에 수개월 전 한국 등 아시아 제조업체들에 물건을 주문해놓은 미 소매업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마릴리 맥키니스 월마트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정관리가 한진해운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먼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50억달러 규모의 미 완구업계는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을 앞두고 주문한 제품 인수에 차질을 빚을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WSJ는 화물 중개인들의 말을 인용해 “한진해운이 6개 해운사가 소속된 해운동맹체 소속이었기 때문에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며 “대형 선박 40여척 분량인 컨테이너 54만개의 배달이 한 달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로스앤젤레스(LA)와 오클랜드 등 미 서부 항만에 불어닥친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은 15년 전 조양상선의 파산에 따른 악몽을 업계에 다시 떠올리게 하며 화물 분실과 줄소송 사태도 예고하고 있다. 해상정보 컨설팅업체 전문가인 라스 옌센은 WSJ에 “한진해운보다 훨씬 작은 조양상선이 2001년 파산했을 때 1개 화물업체의 컨테이너 200개를 되찾는 데 6개월이 걸렸다”면서 “한진해운 사태는 훨씬 규모가 커 일부 화물들을 되찾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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