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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알랭 드 보통, 진짜 사랑을 말하다

알랭 드 보통./사진제공=은행나무




“그들은 결혼 후 영원히 행복했습니다.”

동화에서 마지막 문장으로 자주 사용되는 이 말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리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일상이 된 사랑은 쉽게 무너지고, 약해진다. 그렇다고 쉽게 관계를 끊을 수는 없다.

결국 영원을 약속한 남녀 대부분은 ‘사랑이 어떻게 계속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지만, 해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스물셋에 발표한 첫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시작으로 ‘우리는 사랑일까’, ‘키스 앤 텔’에 이르는 일명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 시리즈를 발표하며 ‘닥터 러브’라는 별명을 얻은 알랭 드 보통 역시 지난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같은 고민을 해왔다.



그의 고민들은 ‘키스 앤 텔’ 이후 21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The Course of Love)’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에든버러의 평범한 커플 라비와 커스틴의 만남과 결혼, 외도 등을 오롯이 보여주는 보통은 이들을 통해 사랑에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지를 살핀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보통은 자신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소설과 철학 에세이를 결합시켰다. “그와 커스틴은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

이렇듯 주인공의 일상을 전달하는 중간중간에 사랑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보여준다. 보통은 책을 통해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서로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고 믿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낭만적이기보다는 시작에 너무 얽매여 있지 않은 이야기, 완벽한 이해를 약속하지 않는 이야기, 사랑의 여정에서 거쳐 가야 갈 길이 우울하더라도 희망적임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가 있다고 보통은 말한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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