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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하나 접었다 폈을 뿐인데

이초록 '미움과 용서'

이초록 ‘미움과 용서’ 42x29.7cm, C프린트 사진, 2016년작 /사진제공=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접었던 손가락 하나 폈을 뿐이다. 집게와 새끼 손가락을 든 모습은 뿔난 악마의 상징처럼 쓰이는 반면 엄지 손가락 하나를 더 들면 ‘아이 러브 유(I Love You)’를 뜻하게 된다. 젊은 작가 이초록은 손가락 사진 두 장만으로 “좁혀지지 않을 것만 같은 첨예한 갈등과 대립도 실상은 아주 작은 차이에서 비롯된다”라며 “생각의 전환과 아주 작은 실천으로도 평화는 시작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치켜든 주먹은 윽박지르는 행위로 보이지만 엄지 하나 들어 올리면 ‘최고’를 뜻하는 칭찬으로 읽힌다. 가운데 손가락만 쳐들면 서양식 욕설이지만 ‘브이’는 승리의 희망을 얘기한다. 이 작품은 독일의 비영리 학술·정치재단인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가 기획해 오는 7일까지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열리는 ‘평화를 위한 시간의 조각들’전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재단이 미술대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 젊은 작가 13인이 꾸린 단체전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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