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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평터널' 졸음운전 버스기사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 있다"

지난 7월 졸음운전으로 41명의 사상자를 낸 ‘봉평터널 참사’의 관광버스 운전사 방모(57) 씨가 6일 열린 2차 공판에서 “열악한 근무 여건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졸음운전으로 41명의 사상자를 낸 ‘봉평터널 참사’의 관광버스 운전사 방모(57) 씨가 6일 열린 2차 공판에서 “열악한 근무 여건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 단독 나우상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방 씨 측 변호인은 “사고 전날 늦은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다 보니 일정이 지연됐다”며 “늦은 식사 후 숙소 지정을 기다리면서 버스에서 대기한 것이 쪽잠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방 씨가 숙소가 정확히 몇 호실인지 몰랐고, 늦은 식사 후 세미나를 진행 중이던 단체 관광객에게 자신의 숙소를 물어보기도 머뭇거려져 버스에서 잤다는 것이다.

방 씨 측 변호인은 또 “단체 관광객이 숙소를 지정해 재워주면 자고, 식사도 주는 대로 먹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며 “관광버스 운전사의 열악한 근무 여건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 임금 수준의 기본 급여에 배차 횟수에 따라 추가 지급되는 급여 체계이다 보니 운전자 처지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무리하게 운행하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방 씨 측 변호인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해당 관광버스 회사에 방 씨의 급여 체계와 근무 시간 등에 대한 사실 조회를 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방 씨 측이 열악한 근무환경을 토로하며 이 같은 주장을 한 것은 방 씨가 지난달 19일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상황에서 양형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방 씨는 지난 7월 17일 오후 5시 54분경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 입구에서 졸음운전을 하다가 승용차 5대를 잇달아 들이박아 4명을 숨지게 하고 3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편 방 씨는 지난 2014년 3번째 음주운전 적발이 돼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뒤 지난 3월 대형 운전면허를 재취득해 관광버스 회사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4일 열린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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