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일본 지요다구 히비야공원에 마련된 ‘제8회 도쿄 한일축제한마당’(일본식 명칭은 ‘도쿄 일한교류마쓰리’) 무대에 환성이 올랐다. 일본에서도 절정의 인기인 캐릭터 ‘뽀로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뽀로로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의 곰 캐릭터 ‘구마몽’과 함께였다. 지난 4월 지진피해를 입은 구마모토 지역을 지원하고 한일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양국의 인기캐릭터들이 만난 것이다. 복잡한 이해타산을 잊고 문화로서 가까이 하자는 이날 축제한마당의 취지를 살린 이벤트였다.
지난 주말 도쿄는 ‘한국의 날’이었다. 한국 관련 행사가 잇따라 열렸고 일본인 위안부 합의에 대한 논란과 함께 북한의 핵 실험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여전했다. 특히 24~25일 한일축제한마당의 테마는 ‘함께 만들자 새로운 50년’이었다. 지난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후 올해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면서 한일 교류를 일신하자는 의미에서다.
이달 대거 참석한 양국의 정·관·재계 인사들은 밝은 전망을 함께했다. 한일축제한마당 한국측 실행위원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겸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은 “일본과 한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아시아 문화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2018년 평창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이 상호 협력으로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강고한 일한 관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화답했다.
행사기간 동안 히비야공원은 K팝 공연 등 무대행사와 함께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홍보부스가 마련돼 성황을 이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은 끊이지 않았다.
23~25일 도쿄 오다이바 빅사이트 전시장에서는 아시아 최대의 관광박람회 중 하나인 ‘투어리즘 엑스포 재팬’ 행사가 열려 한국은 일본 외 참가국 가운데 최대인 25개 기관, 50개 부스를 운영했다. 한국관광공사 임용묵 일본팀장은 “한국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숫자는 회복세다. 올들어 1~8월 방한한 일본인은 145만명으로 작년동기대비 23.5%가 늘어났다.
한편 행사 기간 중에 해프닝들이 발생해 개선이 지적됐다. 24일 한일축제한마당 개막식 과정에서 일본측 연사들의 발언에 대한 한국어 통역을 전혀 제공하지 않아 참석한 한국인 관람객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개막식 직전 한식 판매부스 하나에서 불이 나면서 3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투어리즘 엑스포 재팬에서의 한국관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날개 이미지를 연출’했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다소 ‘올드’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글·사진(도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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