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 등 총수 일가에 500억원대의 부당 급여를 제공하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그룹에 1,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다. 검찰은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 총수가 구속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해 구속영장 청구에 장고를 거듭했다. 지난 20일 신 회장을 소환 조사한 후 영장 청구 여부를 정하는 데만 6일이 걸린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롯데 측에서 주장하는 경영권 향배 등 여러 가지 수사 외적 요인을 검토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안의 중대성과 그에 따른 형평성 문제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신 총괄회장 등 나머지 일가에 대해서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속 기소된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까지 포함하면 총수 일가 5명이 모두 재판에 회부되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침통한 반응을 나타냈다. 롯데는 이날 공식 입장자료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한 뒤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일본 주주들의 입김이 더욱 거세져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롯데가 추진해온 각종 투자와 고용도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일범·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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