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은 이날 트럼프가 애용하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세금회피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정부 부채가 주체할 수 없는 수준임에도 미국인의 절반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지적한 트럼프의 지난 2012년 트윗을 리트윗하며 “18년간 세금을 0달러 냈던 이가 하는 말치곤 꽤 재밌다”고 꼬집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1995년 소득신고서를 독점 입수해 당시 트럼프가 사업실패로 9억1,600만달러의 손실을 신고한 뒤 이를 활용해 18년간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세금 문제가 일단 탈세보다 회피 의혹에 맞춰지자 클린턴 선거캠프는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 기업인이었는지 보여준다”며 트럼프의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허무는 데 집중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가세해 “트럼프는 거액인 부친의 유산을 날린 사실이 드러날까 봐 납세보고서조차 공개하지 않는 ‘10억달러짜리 루저’” 라고 비난했다.
선거판의 관심이 단숨에 그의 세금 문제로 옮겨가자 트럼프 측은 물타기로 맞섰다. 트럼프 캠프는 “이번에 밝혀진 새로운 사실은 20년 전 세금자료가 불법적으로 획득된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를 가장 먼저 보도한 NYT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트위터에 “나는 역대 어느 대선후보다 복잡한 세법을 더 잘 안다”며 “내가 조세제도의 문제점을 고칠 유일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의 정권인수위원장으로 내정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와 열성 지지자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잇따라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세금 문제를 다루는 데 천재”라고 치켜세워 빈축을 샀다. 영국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의 납세 의혹이 탈세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을 짚으며 “트럼프에게 닥친 최대 위기”라고 적시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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